나꼼수의 묘비명-“쫄며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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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언론인)

작년 봄 총선 무렵, LA총영사관의 한 영사와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시국 얘기를 나누던 중 그가 불쑥 한마디 하더군요. “요즘 우리 회사는 난리도 아닙니다. 난리도 아니예요-” 그가 말하는 우리 회사는 물론 영사관이고, 난리란 바로 나꼼수였습니다. 영사관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나꼼수를 몰래 훔쳐 듣느라 ‘난리도 아니게’ 난리가 난다는 얘기였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외교 엘리트이며, 선택된 국민의 공복인 영사관 직원들이, 대낮에 비자 도장 찍어주는 일 제쳐놓고 나꼼수에 ‘뿅’ 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명치끝이 아려왔습니다.
“ 공부 많이 하고 똑똑한 영사님들이 너절한 나꼼수 얘기를 믿나요?”
“전적으로 믿진 않지만 어쨌든 재미 있잖아요? 육두문자 욕설이 좀 거북했는데, 요즘은 여직원들도 대수롭지 않게 듣더라구요.”
바로 그 ‘재미’가 문제였습니다. 재미를 쫓다보니 10초에 한 번씩 육두문자 쌍욕이 나왔고, 1분에 한 번씩 억지 말장난이 난무했고, 10분에 한 번씩 거짓 폭로가 춤을 췄습니다. 거짓으로 떴고 거짓으로 망한 나꼼수한테, 어떤 네티즌은 “쥐뎅이로 흥한 자 쥐뎅이로 망한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김어준과 주진우 쫄면서 도망


나꼼수가 드디어 임종을 맞았습니다.  ‘쥐뎅이 4인방’중 정봉주와 김용민이 지난주 각각 나꼼수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나머지 김어준과 주진우는 지금 해외 도피중입니다. 2011년 4월부터 장장 20개월 동안 ‘쫄지마, 씨바!’를 외치며 대통령한테 팔뚝감자를 먹이던 기개(?)는 어디가고, 감옥 갈 두려움에 잔뜩 ‘쫄아’, 김어준과 주진우는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틀 후 유럽으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나꼼수 4인방 중 정봉주는 BBK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1년의 실형을 살고 지난달 출소했습니다. 성적 욕설을 입에 담고 사는 ‘국민 욕쟁이’ 김용민은,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다 망해가던 새누리당을 살리는데 결정적 공을 세웠습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근혜는, 김용민의 막말파동이 없었다면 총선에서 패배해, 어쩌면 대권 도전 자체가 불가능 했을지도 모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씨바’ 내가 만들었다”고 김용민이 떠벌리며 공치사를 할만도 합니다.
정봉주는 일찌감치 이명박 때문에 ‘큰집’엘 다녀왔고, 총선공신(?) 김용민은 박근혜 쪽이 ‘미워도 다시 한 번’ 봐 줄만도 한 처지입니다. 그렇다면 차기 정부가 손 보고 싶은 나꼼수 멤버는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으로 10여건이나 고소 고발돼 있는 김어준 주진우 두 사람뿐입니다. 국민 대통합과 대탕평을 약속하고 대통령이된 박근혜가, 선거 당일까지 온갖 거짓 악담으로 자기를 괴롭힌 김어준 주진우 두 사람까지 용서할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대선때‘꼼풍’박근혜 도와주다


지난해 12월 나꼼수는 박근혜 낙선을 겨냥해 5차례의 팟캐스트 폭로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들로서는 운명을 건 대도박이었지요. ‘박근혜의 굿판의혹’과 ‘박근혜 아이패드 사건의 전말‘등 두 편은 허위로 이미 확인 됐습니다. 대선 날짜가 다가오자 박근혜 진영이 ’마지막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 기획 입국설‘과 ’박근혜 후보의 테러 자작극’등을 연속으로 런칭했습니다.
상대방이 반박 해명을 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젊은 유권자들을 ‘헤까닥’시켜 선거의 흐름을 바꿔놓는 나꼼수 특유의 선거개입 꼼수였지요. 예전 선거에서 북풍 병풍이 불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꼼풍’이 분 셈입니다. 헌데 이번엔 이 수법이 먹혀들지 않고, 오히려 보수 표를 결집시켜, 박근혜 당선을 도운 꼴이 됐습니다. 사람들이 나꼼수 방송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증입니다.
해외 도피중인 김어준 주진우가 돌아오면 즉각 구속 기소될 것이라는 소문이 정치권과 언론계엔 파다합니다. 워낙 죄질이 고약한데다, 새 대통령에게 충성맹세를 하고픈 검찰이 당장 ’손을 보러‘ 나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불구속 수사를 하고,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은 사법부에 맡기는 것이 순리입니다. 젊은 층과 진보좌파 진영엔 아직도 나꼼수의 부활을 확신하며 기다리는 팬덤들- 이른바 ’나꼼빠 부대’가, 두 눈 부릅뜨고 새 정부의 무리수와 악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00% 국민행복과 대통합의 시대를 선언하고 나선 박근혜 정부가 나꼼수 잔당 세력에 출범 초부터 발목이 잡힐 필요는 없을 겁니다.


정봉주의 후회와 반성


지난 1월 31일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는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고해성사’를 했습니다. “난 편파적이었다. 상대방 주장을 깎아 내리거나 듣고 싶지 않았다. 선악의 개념으로 이분법적으로 바라봤다. 감옥에서 반성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꼼수의 유통기한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나꼼수 몰락의 원인을 자만과 나르시시즘(자기도취), 그리고 재미만 쫓다 콘텐츠의 업그레이드에 실패한 점 등을 들었습니다. 그의 뒤늦은 고백은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사회를, 나꼼수들의 표현대로라면 온통 ‘저질 잡놈사회’로 만든, 거대한 B급 정치-문화 권력의 종언을 뜻합니다.
 김용민은 입만 열면 “떡을 왜 마누라 하고만 쳐야 하느냐”는 식의 성적 막말을 쏟아 내던 위인입니다. 제1야당 대표 한명숙은 그런 김용민한테 국회의원 공천장을 주면서 “진보로 가고, 미래로 가고, 희망으로 가고, 행복으로 가는 시대를 함께 열자”고 외쳤습니다. 파워 트위터리안이라는 여류작가 공지영은 김을 사위 삼고 싶다고, 딸들이 들으면 기겁을 할 소리를 했지요. 서울대 교수 조국은 변종 ‘떡쟁이’ 김용민의 선거후원회장을 자청해 맡았습니다. 이런 사회는 정상이 아닙니다.


북핵보다 무서운 씨바-졸라 문화


지난주 칼럼에서 내가 우려한대로 북한은 엊그제 그옇고 3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미국과 유엔이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부질없는 짓입니다. 그들을 고립시켜 봤자 죄 없는 주민들만 개고생이고, 김정은은 4차 5차 핵실험을 계속 해 나가면서 사거리와 정밀도를 한층 개선한 장거리 미사일도 쏘아 댈 겁니다. 결과론이지만 김대중 노무현 두 좌파정권의 막대한 대북지원, 특히 현금지원이 지금의 민족적 재앙을 불러왔습니다. 핵실험 한번 하는데 드는 돈이 최소 15억 달러라는데, 남쪽의 좌파정부들이 갖다 바친 현금이 최소한  핵실험 서너 번은 할 수 있는 액수, 혹은 그 이상이라는게 정설입니다.
 5년전 대선에서 이명박 대신 민주당 후보가 이겨 좌파정권이 또 들어섰더라면, 김정은은 핵실험 서너 번을 더 할 수 있는 현금지원을 또다시 우려냈을 겁니다. 북한에 핵폭탄 만들어줄 돈으로 4대강 사업해, 해마다 계속되는 홍수피해와 인명피해, 그리고 만성적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한 이명박 대통령은 대역죄라도 진 것처럼 지금 온갖 욕을 다 먹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전혀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북쪽의 핵 사업을 도와줘 나라 형편을 이 꼴로 만든 야당이 이명박의 4대강 사업에 시비를 거는 건 염치없는 적반하장입니다. 북의 살인정권에 줄 돈이 있으면, 4대강이 아니라 10대강 사업이라도 계속 해야 합니다.
북이 서울상공에서 핵을 터뜨리면 수 시간 내에 수십만 명이 죽고, 핵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세계지도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식의 섬뜩한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보다는 만인이 만인을 향해 졸라와 씨바를 외치는 한국사회 내부의 기강해이, 증오와 위선의 ‘영적 핵폭탄‘이 째깍거리며 타들어 가고 있는 현실이 더 큰 문제입니다. 나라의 미래인 젊은이들이, 아무리 현재가 절망스럽다 해도, 나꼼수 방송에  열광하고 안철수 콘서트에 환호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젊은이들부터 졸라와 씨바의 망령에서 해방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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