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취재> 웨스턴 병원, 줄기세포로 난치병치료 ‘돈벌이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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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사각지대 한인타운. 근거도 없는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광고 윤리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광고 내용을 제멋대로 한다고 나온 말이다. 특히 건강관련 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 광고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치료한다고 주장하는 광고가 부지기수다.
최근에는 한 한인병원이 줄기세포로 난치병을 치료한다고 환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웨스턴병원은 ‘LA의 유일한 자가줄기세포 지정연구병원’이라며 자가줄기세포로 치매와 당뇨, 파킨슨병, 중풍은 물론 정력증진, 미용성형, 동안얼굴 등도 치료한다는 광고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한인 의료계에서는 “어떻게 이런 광고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직 줄기세포로 이런 병들을 치료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줄기세포 치료를 미 식품의약청(FDA)의 허가 없이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직 배양기술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는 자기 줄기세포 치료를 LA의 한인병원이 치료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로 난치병 환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 같은 웨스턴 병원의 꼼수에 대해 LA 한인 의료계는 “웨스턴 병원의 광고 내용에 대해 기가 막힌다”며 혀를 찬다. FDA의 허가도 없이 줄기세포로 난치병을 치료한다는 웨스턴 병원을 심층취재해 보았다.
김 현(취재부기자)
 
웨스턴 병원(356 S. Western Ave. #200 L.A.)의 광고에는 자가줄기세포로 치매와 파킨슨병 등 각종 난치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버젓이 내고 있다. 본보가 이 병원의 매니저에게 문의한 결과 “환자의 대퇴골이나 엉덩이뼈에서 지방을 추출해 줄기세포를 분리해 치료한다”고 했다. 웨스턴 병원의 관계자들은 버젓이 라디오코리아 방송에까지 출현해 갖가지 감언이설로 난치병 환자들을 자가 줄기세포로 치료한다고 현혹시키는 프로그램까지 출현해 허위 과장 홍보를 일삼고 있다. 만약 웨스턴 병원이 광고처럼 자기줄기세포를 통해 불치의 난치병을 치료한다면 정말로 노벨의학상 감이다.
웨스턴 병원의 광고는 줄기세포 치료라고 할 수 없다고 의료계는 지적했다. 한 의료인은 병원에서 ‘줄기세포 시술’이라고 하는 것이 줄기세포가 극소수 함유되어 있다고 알려진 혈액이나 골수의 지방 조직을 활용한 의료행위로 짐작하고 있다. 줄기세포의 양이 많아야 치료가 되는데 지방이나 골수에서의 줄기세포는 양이 적어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료행위를 ‘줄기세포 시술’이나 ‘줄기세포 치료’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고 의료계는 강조한다. 줄기세포가 포함된 조직을 이용한다는 것만으로 ‘줄기세포 시술’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실제 줄기세포의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환자들에게 치료를 기대하게 하는 사기라는 것이다.


돈벌이 혈안 ‘줄기세포 치료’ 현혹













의료인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웨스턴 병원에서는 지방에서 추출한 극소수의 줄기세포로는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치료라는 광고를 계속 내고 있다.   웨스턴 병원은 ‘LA의 유일한 자가줄기세포 지정 연구병원’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광고에는 누가 지정했는지도 밝히지 않은 채 지정 연구병원이라고 했다.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광고 기법이다.  마치 정부 등 권위있는 기관에서 연구병원으로 지정한 듯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본보가 이 병원을 지정 연구병원으로 한 단체를 확인한 결과 ICMS라는 곳으로 의료계에서는 평판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을 위해서는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임상시험검토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IRB는 여러 곳이 있다. 이는 정부의 기관이 아니라 사설 민간단체이다. 웨스턴 병원을 연구병원으로 지정했다는 IRB는 ‘ICMS’라는 곳이다.
한 미국인 의사는 ICMS가 어떤 곳이냐고 묻기도 전에 “ICMS에서 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미국인 의사는 ICMS는 ‘문제가 많은 곳’이라며 일종의 rubber stamp(내용 검토 없이 마구 도장 찍는)라고 했다. 그는 ICMS가 부당한 행위가 많아 의사인 전무가 사임했다고도 밝혔다.


FDA 신약허가 받지 않고 치료


자가줄기세포로 환자를 치료하려면 임상시험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균실을 갖춰야 하는 게 기본이다. 임상시험실을 갖추고 이곳에서 개발한 신약을 미 식품의약청(FDA)의 허가를 받아야만 된다. 줄기세포로 당뇨병을 고쳤다면 임상시험을 거친 결과를 FDA에 보내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웨스턴 병원은 이 같은 허가를 받은 게 없다.
이 임상시험의 기본 조건은 무균실(Clean room)이다. 무균실을 시설하는데는 수천만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다. 무균실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수백 만 달러에서 수천 만 달러 규모다. 미국의 유명 대학병원들 중에서도 무균실을 갖춘 곳은 몇 개 안 될 정도다.



자가줄기세포 치료를 하려면 환자의 줄기세포를 추출, 배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웨스턴 병원에 무균실이 있을 가능성은 애초에 없었지만 그래도 확인을 위해 물었다. 이 병원 매니저는 “있다”고 했다. 웨스턴 병원은 의사 오피스 정도의 규모에 불과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다음날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으나 계속 “상담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고 리턴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며칠이 지나도 전화는 오지 않았다. 
원장은 허준이라는 의사다. 이름도 한국인라면 모를 사람이 없는 동의보감을 쓴 조선시대의 명의 “허준”과 같은 이름이다.  원래 이름은 허준이 아니라고 한다. 나중에 이름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에 그는 서울대와 미시건대학을 졸업했다고 되어 있지만 의과대학은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밝히지 않았다. 서울대 의대와 미시건 의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허준 원장은 줄기세포 치료에 관한 허가부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off label use로 쓸 수 있다”고 답했다. ‘off label use’란 미국 FDA에서 인가된 목적이 아닌 다른 치료 목적으로 약품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바이아그라(VIAGRA)는 원래 심장약으로 개발됐지만 발기부전에 효과가 좋아 의사들이 발기부전제로 사용하는 경우에 사용되는 말이다. 무슨 약을 ‘off label use’로 쓰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짝퉁 ‘줄기세포 시술’ 환자들에게 고통만 
 
기자는 계속해서 치료 실적에 관한 질문을 하자 “기자에게 얘기할 수 없다”고 대답을 피했다. 기자에게 대답을 못한다면 이는 실적이 없다는 것으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기자에게도 치료 실적을 밝힐 수 없는 치료법을 왜 광고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왜 기자에게 밝히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식 인터뷰가 아니라서 못 밝히겠다”는 것이다. 병원 직원들이 직접 의사의 얘기를 들어보라며 기자가 의사의 진료실로 안내받아 인터뷰하는데 인터뷰가 아니라서 못 밝히겠다는 상상 외의 이상한 답변만 들었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병원 매니저에게 물었다. 치매도 고친다고 광고에 나왔다. 지금까지 자가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매를 치료한다는 의학계 뉴스는 없었다. 더욱이 현대의학으로 아직 치매를 완치한다는 보고는 없다. 치매를 정말로 고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치매는 더 이상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치료를 한다”라는 것이 이 매니저는 답했다.
최근 피부 관리나 성형 수술, 임플란트, 항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들이 줄기세포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광고들은 줄기세포 치료나 시술이 아니다. 일종의 환자들을 현혹하는 광고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은 짝퉁 줄기세포 치료인 셈이다.




한국인들은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사건으로 인해 줄기세포에 관해 한국만큼 잘 알려진 나라도 드물다. 금방이라도  줄기세포가 만병통치의 약으로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줄기세포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전 세계에서 줄기세포 치료제들이 개발 중에 있다.
줄기세포는 사람의 몸에서 아직 기능이 정해지지 않은 원시세포다. 줄기세포는 분화 과정을 통해 특정 세포가 될 수 있고 또 스스로 복제를 통해 증식할 수 있어 단백질이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를 복원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웨스턴병원의 자가줄기세포를 배양해 난치병을 치료한다는 광고는 돈벌이에 급급한 꼼수에 불과한 것이다.
줄기세포의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많은 의학자,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고 지난 15년 간 엄청난 기술적 진보가 이뤄져 난치병 치료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개 약품 외에는 허가받은 제품 없어 


그러나 현재까지 임상시험 등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판매허가를 받은 줄기세포 의약품은 단 4개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허가받은 제품은 관절염, 심근경색, 크론성 누공 치료제다. 또 하나는 미국 기업이 개발해 캐나다와 뉴질랜드에서 허가받은 장기이식 합병증인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다. 중요한 것은 이 4개 의약품 외에는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제품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로 잘 알려진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병원에서 ‘줄기세포 시술’이라고 광고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이며 소비자 우롱 행위라고 지적한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 시술’이라고 광고하는 시술이 어떤 종류의 줄기세포가 몇 개나 들어 있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원리로 효능을 나타내는지, 안전한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의료계에서는 무분별한 ‘짝퉁 줄기세포 시술’이 환자들에게는 고통과 피해를 주고 있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의료인들이 양심적인 진실된 광고를 해아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6년 세계적으로 망신당한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을 한국인들은 누구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황 박사는 척추를 다쳐 걷지 못하는 환자에게 “곧 일어나서 걸어다니게 해주겠다”며 환자에게 희망을 줬지만 그의 줄기세포 논문 자체가 조작임이 밝혀지면서 기대를 걸었던 환자들은 희망을 잃고 정신적인 충격에 싸여야만 했다.
다른 학문과 달리 의학은 정확해야만 한다. 잘못될 경우 인명은 물론이지만 원상복구가 어려워 그 피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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