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깡패’김정은 일족‘벌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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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언론인)

벌초는 조상의 무덤에 난 잡초를 깨끗이 깎고 묘소 주변을 말끔히 정리하는 한국 전래의 풍습입니다. 보통은 추석 전 백중과 처서 사이에 묘소 근처에 사는 후손들이 하게 되지만, 요즘은 도시에 나가 사는 자손들이 추석연휴 때 귀성해. 성묘 당일 벌초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 전래의 미풍양속인 벌초가 요 며칠 사이 ‘요상 야릇’한 뜻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김병관 벌초’ ‘정홍원 벌초’에 이어 ‘금수산 벌초’ 까지 등장했습니다. ‘벌초’가 북한으로 가면 ‘죽인다’는 으스스한 뜻이 된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총리인 정홍원과 국방장관 김병관은 북한의 각종 언론 매체들에 의해 벌초대상 1호가 됐습니다. 김병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거론했다가 첫번째 벌초 대상으로 찍혔구요. 정홍원 총리는 지난 주 연평도 군 부대 시찰 때 북한이 공격해 오면 10배의 보복 타격을 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가 역시 벌초대상 1호가 됐습니다.
벌초를 ‘조상 무덤의 풀 깎기’가 아닌 ‘싹 밀어 없애 죽이기’라는 뜻의 ‘신종단어’로 처음 사용한 인물은 북한의 김정은입니다. 이달 초 김은 연평도를 공격한 황해도의 한 인민군 부대를 시찰한 자리에서 “적의 진지를 무참히 벌초해 버리라”고 지시했습니다. 미풍양속의 뜻이 담겨있는 벌초의 사전적 의미를 제대로 몰랐을 애송이 지도자의 이 한마디를 좇아, 북한의 신문 방송 통신 인터넷 매체들은 일제히 벌초 타령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지금껏 늘 써오던 ‘불바다’가 남한 국민 전체를 향한 전쟁위협이었다면, 벌초는 그들에 적대적인 남한 내 특정인물에 대한 테러나 암살위협입니다.


벌초 망언에 미국도 뿔났다


이번 주에 끝나는 한미합동 군사훈련 <키 리졸브>에 자극 받은 북한이, 요즘 그들 식 막말 욕설을 매일같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욕설중엔 60년전 1.4 후퇴 때 월남한 실향민들도 처음 듣는다는 신종 욕설이 많습니다. 주둥이, 배때기, 눈깔, 지랄, 뒤졌다 정도는 알겠는데, “삶은 소대가리가 웃다가 꾸레미가 터지겠다” 같은 욕설은 옛날 북한에서 살 때는 듣지도 못했다고 실향민들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쥐새끼, 협잡배, 역도, 정치 매춘부, 괴뢰 통치배, 사대 매국노, 불망나니, 유신 배설물 같은 ‘보통이 아닌 보통명사’로 불립니다. 김대중 노무현 두 좌파 대통령만 ‘남조선 집권자’라는 호칭상의 특별예우를 받았습니다.
북한정권은 남한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 투쟁정신을 주민들에 심어주기 위해 상스럽고 공격적인 욕설을 골라 씁니다. 언론매체와 군대, 기관, 일반 주민은 또 그들대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거친 말을 사용하지요. “불망나니들이 도발을 걸어오면 씨도 없이 죽탕쳐 버릴 것“이라는 최근 인민군의 성명은 차라리 점잖은 편입니다.


김정은 정권 종식만이 해답


일찍이 북한을 깡패국 리스트에 올려놓은 미국은 북한이 어떤 자극적인 욕설을 퍼부으며 도발해도 대꾸하지 않고 무시해 왔습니다. 헌데 이번엔 엉클 샘들도 뿔이 단단히 난 모양입니다. 엊그제 국무부와 국방부가 잇달아 이례적으로 북한의 ‘벌초 망언‘에 경고를 하고 나섰습니다. stop trash talking!  “쓰레기 같은 그 입 다물지 않으면 혼 내 주겠다” 정도의 뜻을 지닌 대북 경고성명입니다.
지난해 말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경제 및 군사 제재 강화조치가 잇따르면서, 북한의 무력시위와 대남 협박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미치광이 통치가 종말을 향해 내닫고 있는 느낌입니다. 미국과 한국, 심지어 중국에서도 북한의 레짐 체인지, 즉 “김정은 세습 정권의 교체 외에는 북핵 위기의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요 며칠새 한국 내에서는 “핵 문제는 핵으로 풀어야한다”는 ‘핵 무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만큼 한국도 자위권 차원에서 핵 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지요.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0~70%가 핵 무장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핵 무장은 기술력이나 자금력에서는 하등 문제가 없지만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반대가 걸림돌입니다. 한국의 핵 무장은 일본등 ‘동북아 핵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다가 북한의 핵 개발을 “동족과 인류를 파멸시킬 악행“으로 규탄해온 한국으로서는, 스스로 핵 카드를 꺼내들 명분이 없습니다. 핵으로 무장한 강대한 통일한국의 등장을 국제사회가 원치 않는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18일 천안함 폭침 3주년 기념 ‘북핵 대응 세미나’에서는 자체 핵개발 대신 미국의 전술 핵을 다시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당장 핵무기를 만들수는 없지만 핵 억지력을 위해 핵 재처리 권한만큼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미국으로부터 얻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공감을 얻었습니다.


사이버 테러-제2 조선전쟁 서막인가


핵 선제공격론 까지 떠벌리는 북한은 과연 한국을 전면 공격해 올수 있을까요? 북한의 국력은 한국의 2~30분의 1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한국은 핵 우산을 포함한 미국의 세계 최강 군사력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핵 능력도 아직은 미국이 보기엔 어린애 장난감 수준입니다.
김정은이 핵 단추를 누르는 순간 북한 정권은 송두리째 사라질 운명입니다. 유엔 결의 255호는 핵 보유국이 비보유국을 공격하면 다른 핵 국가들이 즉각 개입해 그 나라를 핵으로 응징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아마 핵 공격 대신 장사정포등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단기적인 공격이나 ‘저비용 고효율’의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으로 IT강국 한국에 치명상을 입히는 방안을 찾고 있을겁니다.
20일 KBS등 주요 방송 3사와 신한은행등 일부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사이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을 북한의 소행으로 거의 단정짓고 있습니다. 북한은 <키 리졸브>를 계기로 정전협정 백지화 위협과 함께 “상상을 초월하는 무서운 위력을 가진 다종화된 타격으로 제2의 조선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여러차례 위협해 왔습니다.


20년전 영변 핵시설 공격했다면


북한은 경제난으로 전통적 군사력 증강이 어려워지자 90년대부터 사이버 전쟁을 준비해 왔습니다. 사이버전 전문가만 3만명에 이른다고 하지요. 앞으로 정부기관이나 군, 원자력 발전소등이 공격을 받았을 때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될겁니다.
그들의 호언처럼 ‘제2의 조선전쟁’은 이미 시작된지 모릅니다. 20년전 클린턴 행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면, 지금 한반도 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고 위중하게 꼬이지는 않았을겁니다. 어쩌면 이미 통일이 됐거나 평화와 통일의 시기가 앞당겨졌을지도 모릅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핵 망나니 3대’를 20년 동안이나 버릇없이 키워준 미국과 국제사회의 책임이 큽니다.
북한은 제2의 조선전쟁이라도 하겠다고 핏발 세우며 달려드는데, 한국은 지금 여야 정치권이 저희들끼리 ‘전쟁 같은 정쟁’을 치르느라 영일이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출범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완전한 정부구성도 못하고 있습니다. 통진당의 이정희 같은 좌파세력들은, 마치 못사는 친정집 피붙이 감싸듯, 연일 박근혜 우파정권을 공격하며, 김정은의 핵 모험주의를 꼬드기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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