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패러독스…일은 꽝! 인기는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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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 (언론인)

서울시장 박원순의 또다른 이름은 ‘대한민국 시장 박원순’입니다. 그가 유력한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라는 것, 그리고 그의 행보가 ‘서울’을 뛰어넘어, 보다 ‘광폭적’ 이며 보편적인 국가적 이슈에 집착하고 있다는 뜻에서 일부언론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그는 60만의 ‘트친’ (트위터 친구)과 사귀고 있습니다. 하루 4~50명 정도의 트친에게 일일이 정성스런 답장 트윗을 보냅니다.
박원순이 가장 열심히 밀어붙이고 있는 서울시의 역점사업으로 <마을 공동체 사업>이라는게 있습니다.  작년 9월 725억원의 엄청난 지원금을 받은 이 사업의 수탁자는 권력과 거대자본에 대한 투쟁을 부르짖는 사단법인 <마을>로, 이 조직의 대표가 유창복이라는 좌파 시민운동가입니다. 유창복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마을 공동체 종합지원 센터>는 오는 2017년 까지 3.180명의 마을 활동가를 양성해, 이들을 중심으로 공동체 사업을 해나갈 예정이라지요. 서울시가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인큐베이팅 하겠다는 것으로, 박 시장의 2017년 대권 플랜과 무관치 않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좌파시장의 공짜 쇼


 박원순이 서울시장으로 취임한지 1년 반이 됐지만 이뤄놓은 업적은 이렇다 할 게 별로 없습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등 국민의 혈세로 ‘생색 내기용’ 공짜 잔치만 요란스레 벌였습니다. 마을공동체 사업과 보편적 복지라는 이름의 나눠먹기 공짜 쇼에 모든 예산과 행정력이 집중되면서, 인구 1.000만의 메가 시티인 서울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동아시아의 매력적인 물류 관광 허브도시로 만들려던 전임 시장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는 언론사의 파업 현장이나 용산참사 추모모임 같은 반정부 집회에 열심히 참석해 격려를 합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1년 이상 불법적인 천막시위를 벌이고 있는 쌍용차 노조원들 한테는 특별히 뜨거운 동지적 유대감을 보내고 있지요. 중구청이 천막을 강제철거하고 그 자리에 화단을 만들자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 어쩌구 하면서, 국가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에 재를 뿌렸습니다.
박원순에게 때로는 사람보다, 꽃보다, 동물이 더 아름답습니다. 수십억원의 시 예산으로 서울 대공원의 돌고래 ‘제돌이’를 제주 바다에 방사하기로 한 것은 박원순표 ‘동물사랑’의 결정판입니다. 제돌이는 자연생태에 적응을 못하고 결국 방사된 제주 앞바다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시장 업무가 꿀벌 기르고 배추 농사 하기?


박 시장은 시청옥상에 양봉장을 만들어 꿀을 짜내고, 광화문 광장에 인공 논을 만들어 쌀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쌀이래야 한해 수확량이 LA 한인마켓에서 파는 20kg들이 3포대 분량인 60kg 정도이고. 꿀도 한번 짜내 봤자 몇 만원 어치 밖에 안됩니다. 시 직원들이 자기 하던 일 팽개치고 나가 거둬들인 이 꿀과 쌀을 사회복지 단체에 기부했다고 자랑입니다.
서울시에는 고건 전 시장이 5~6.000천억원에 사들여 예술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려던 ‘노들섬’ 부지가 있습니다. 박원순은 이 노들섬 프로젝트를 전면 백지화하고. 그 땅을 느닷없이 텃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노들섬 전체에 만약 배추를 심는다면 포기당 제조원가는 얼마나 될까요? 땅값 이자만도 연 수백억원일 테니 배추 한포기 생산원가만도 수십만원은 될 겁니다.
이명박 전 시장은 노들섬에 세계적 규모의 오페라 공연장을 세우려다 이곳이 맹꽁이 서식지라며 환경단체들이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박원순이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배추밭으로 만든 것도 ‘맹꽁이가 사람보다 아름답기‘ 때문일 겁니다.
박 시장은 여름에 핫바지-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는 날이 많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 폐하가 찾아와도 그 몰골로 맞을 판입니다. 시장이라기 보다는 아직도 겉치례 쇼나 반대에 익숙한 시민운동가 같고, 현실문제에 고뇌하는 냉철한 행정가 라기 보다는 헛된 꿈을 좇는 몽상가 같습니다.


오세훈 박원순 빅 매치 붙으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큰 죄를 졌습니다. 전면무상급식을 저지하기 위해 시장직 까지 내놓고 주민투표를 강행한 것- 그 결과 야생마처럼 살아 온 전업 시민운동가에게 후임 시장 자리를 헌납 한 것- 오세훈의 씻을 길 없는 ‘죄업’입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과 박원순이 함께 출마해 진검승부를 펼쳐봤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박원순은 무상급식, 시청옥상 벌통 ,광화문 쌀, 노들섬 배추, 돌고래와 맹꽁이를 ‘업적 겸 공약’으로 내 걸고, 오세훈은 자신이 추진하다 지금은 박에 의해 모조리 연기되거나 폐기된 한강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 선택적 급식등을 다시 한번 공약으로 내세워 시민의 심판을 받아보는 겁니다.
서울시민의 다수는 오세훈이 서울의 얼굴을 바꿔 외국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공로를 인정합니다.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등의 역점사업도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인기도 괜찮은 편입니다. 전면 무상급식은 시와 각 구청에 엄청난 재정 부담을 주고 있지만, 한번 공짜 맛을 본 시민들이 달콤한 공짜의 유혹을 쉽게 내치기는 어렵습니다. 박 시장의 서민 친화적 시정운영, 일에 대한 열정, 시민에 다가가려는 소통 능력등이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일 안한 시장 되겠다”


1.400여억원이 투입돼 완공된 반포대교 남쪽 3개의 인공섬 ‘세빛 둥둥섬’은 전-현직 시장인 오세훈과 박원순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구조물입니다. 2011년 9월 준공됐지만 오시장이 사임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못연게 아니라 박원순 시장이 이런저런 이유로 개장을 미뤄 2년동안 월6억원씩의 금융비용만 낭비하며 서울의 흉물로 남아 있습니다.
대형 복합문화 시설이 태부족인 서울에서 세빛 둥둥섬은 서울의 새로운 관광명소 및 문화공간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습니다. 박원순은 이 인공섬 프로젝트를 세금만 낭비한 ‘총체적 부실사업’으로 깎아내리고 밤에도 불을 꺼 유령 섬을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민자로 추진된 인공섬이 세금낭비라는 주장은 다소 생뚱맞습니다. 전시형 사업이라고 비판하지만 영국의 디자인 전문지 ‘월페이퍼’는 세빛 둥둥섬을 2013년 국제 디자인 어워즈의 도시부문 수상자로 뽑았습니다.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투자금액의 수십 배를 거둬 들일수 있는 전망있는 수익형 민자사업입니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엔 이밖에도 서해 뱃길, 오페라 하우스, 한강 수상호텔 프로젝트등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에 걸쳐, 볼품없는 콩크리트 호안과 아파트들로 둘러 쌓여 있는 한강변을, 뉴욕이나 싱가포르 처럼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아름다운 수변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포함돼 있습니다. 박원순은 이 모든 것들이 다 예산낭비고 전시적이며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공적 토목 사업이라며 폐기시켰습니다. 임기 2년 반 짜리의 보궐선거 출신 시장이 전임시장의 역점사업을 이런 식으로 난도질하기는 전례 없는 일이지요.
박원순은 시장취임 직후 “아무 일도 안한 시장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두가지 속내가 드러난 발언으로 짐작됩니다. 자신은 전임인 이명박 오세훈 시장과는 달리 전시형 토목사업을 일체 안하겠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런데 쓸 돈을 공짜 급식, 공짜 보육등  복지확대에 집중적으로 지출하겠다는 뜻이지요. 그는 벌통 메고 다니면서 맹꽁이 걱정을  하고, 트위터 친구나 거리의 시위꾼들과 어울리기를 즐깁니다. 다른 공약은 몰라도 “아무 일도 안한 시장으로 남고 싶다”는 약속만큼은 확실하게 지키고 떠날 것 같습니다.
내년 시장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박원순은 2017년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대선공약으로 “아무 일도 안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를 내걸지 모르고,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 옥상에 벌통 만들고, 로마 교황 성하께서 청와대를 방문해도 핫바지 차림으로 접대에 나서게 될지 모릅니다. 박원순을 시장으로 만든 오세훈의 ‘원죄’가 너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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