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박정희-근혜, 代 이어 계속되는 父女의 비판언론 재갈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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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사법당국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재갈물리기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5촌 조카 살인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서울의 소리 백은종 편집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수사는 박지만 씨가 고소한 사건에 대해 재빠르게 수사를 시작했고, 명예훼손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두 사람에 대한 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15일 법원은 주 기자의 영장을 기각한 반면, 주 기자와 똑같은 사안의 기사를 보도해 역시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백은종 편집인에 대해서는 이 날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이중성을 드러냈다. 특히 백 편집인의 경우 몇개월 전 검찰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후 재차 영장을 청구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기자가 취재해서 쓴 기사의 명예훼손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집요하게 수사를 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며, 국제적인 망신이라는 비난이다. 실제로 주 기자에 대한 영장청구 소식은 뉴욕타임즈에 보도될 정도로 국제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번 사태의 내용을 종합 취재해 보았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인터넷 언론인 서울의 소리 백은종 편집인에 대한 영장 청구 소식은 주진우 기자에 대한 영장청구 소식에 밀려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백 편집인이 구속된 이후에서야 몇몇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그의 구속 소식을 트위터 등에 전했다. 하지만 백 편집인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박지만의 5촌동생 청부 살해사건 배후 의혹을 심층보도한 본지 보도를 그대로 전재한 백 편집인에 대한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 그동안 상세하게 보도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24일에도 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보도 경위와 형식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통상적으로 명예훼손 사건은 구속영장을 잘 청구하지도 않지만, 한 번 청구해서 기각됐을 경우 불구속기소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검찰은 백은종 편집인을 기소해 지금까지 5번에 걸쳐 공판이 진행 중에 있는 사건을 느닷없이 이번에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법원의 판단도 자의적이었다. 당시에는 기각됐던 영장이 이번에는 발부된 것이다. 때문에 각각 영장 전담 판사가 달랐다는 점을 고려해도, 두 명 모두 박지만씨에 의해 검찰에 고소된 뒤 같은 날 같은 사건을 두고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법원의 이중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영장판사의 사전조율 의혹


주 기자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15일 새벽 주 기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백 편집인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고 관련 사건의 재판 중에 본건 범행을 하는 등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법원이 정권의 눈치를 봄과 동시에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을 모면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사실 서울의 소리는 주 기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 세력으로 분류되는 군소 인터넷 매체의 편집장이었다. 따라서 본지를 제외한 본국 언론 어느 한 곳에서도 백 편집인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지 않았다.



‘나는 꼼수다’의 패널 김용민씨는 이날 트위터에 “유사한 건으로 당일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는지조차 몰랐다. 과문했다”며 “백은종 선생 관련 보도, 한겨레, 경향 어디도 단 한 줄의 언급도 없었다. 스크린할 시간이 없었다. ‘무심하다’ ‘차별한다’ 억측은 과하다. 자제를 부탁한다”고 썼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주진우 기자 영장기각에 만세를 불렀건만 서울의 소리 백은종 기자 구속은 금시초문”이라고 썼고, 문성근 민주당 전 대표대행은 “같은 사건, 같은 내용, 같은 사안에 대해 서울의 소리 대표 백은종 편집장은 구속영장 발부. 이는 이중잣대이고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했다. 애초부터 영장 발부가 어려웠던 사안에 대해 법원이 백 편집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현 정부에 대한 눈치보기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나는꼼수다’ 등으로 유명세를 탄 주 기자의 구속영장은 사회적 논란을 고려해 법원이 기각하고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군소 인터넷 매체의 편집인은 부담없이 구속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이중 잣대가 아닌지 의문을 표하며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국민적 혼선이 초래되지는 않을지 우려한다”고 밝혔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go발뉴스’에 “법원 입장에서는 둘 다 불구속을 했을 경우 눈치가 보일 수 있다. 나쁜 의미에서의 고려를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판 언론 재갈물리기 국제적 망신














 ▲ 박의 5촌동생 피살의혹보도로 고소된 인터넷 방송 ‘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은종씨. 백씨는 본지 보도를 전제했다가 구속되었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대한민국은 이번 영장청구로 인해 또 한 번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2일자에서 주 기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저널리스트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라는 기사에서 사건의 개요, 쟁점과 함께 한국 내 표현의 자유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검찰은 지난 10일 주씨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주씨가 지난 대선에서 기사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된 정보를 유포’하여 당선을 막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사건을 전했다. 이어 주씨가 진행을 맡았던 <나는 꼼수다>를 통해 종교, 경제, 정치계의 비행을 고발한 사실을 전했다.

신문은 검찰의 주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한국 내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을 전했다. 검찰이 이번 청구에 앞서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 PD와 인터넷 블로거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으로 기소한 사실을 전하고, 이러한 시도가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라고 보도했다. 이어 주씨의 “내 죄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며 “그들은 내가 바퀴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증오하고 밟아 죽이고 싶어한다”라는 최근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공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죄로 시민을 고소하고, 사전 구속이라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투옥하는 일은 다른 나라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국경없는 기자회,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프랭크 라 루 등 국제사회에서 한국 사회에 대해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며, 명예 훼손이 처벌 대상이 되는 점을 우려해 왔다’고 지적한 사실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내 검찰에 대한 불신도 전했다. 신문은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검찰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검찰이 정권에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열성적으로 기소를 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재정 변호사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 정부에 지배받는 후진국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사법부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박정희 정권 때처럼 다시 한 번 권력의 시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사법부는 박정희 정권 시절 권력에 대해 비판한 자들을 법정에 세워 ‘사법살인’까지 저질렀다. 대표적인 것이 인혁당 사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 사건에 대해 인정하지 않다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이를 사법살인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검찰과 법원의 행태는 30년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린 것처럼 보인다.

수사에 대해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잉충성까지하는 모양새다. 얼마 전 검찰은 ‘불량식품을 뿌리 뽑겠다’며 전담 수사 조직을 만들었다. 불량식품 근절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대검찰청은 1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을 ‘식품안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했다. 검찰이 이런 TF까지 만들어 불량식품 단속에 나선 것은 그야말로 대통령과의 코드맞추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비판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는 과잉충성까지 벌이는 모양새는 30년 전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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