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취재> 구리왕 차용규, 삼성의 또 다른 해외비자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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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저널>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해외비자금 의혹에 대해 2주 연속 보도하면서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해외비자금에 대한 본국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본국 언론들이 본지 보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삼성그룹의 언론장악력에 가로막혀 보도되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정기관 정보관계자들이나 기자, 기업 정보맨들이 공유하는 정보지에는 본지 보도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본국 시민단체가 카작무스 구리왕 차용규 씨의 탈세혐의에 대해 고발한 것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차 씨의 탈세 의혹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차 씨가 탈세한 돈이 삼성그룹의 해외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 씨가 적을 두고 활동하는 지역이 홍콩이라는 점은 본지가 이미 몇 차례 공개했던 이 부회장의 홍콩은행 계좌와 모종의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차 씨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해 검찰이 자세히 들여다 볼 경우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해외비자금의 또 다른 꼬리가 잡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차용규 씨의 재산형성과정에 더욱 의문이 드는 것은 여러 가지 과정에서 홍콩이 핵심적인 장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가 보도했던 것처럼 삼성물산이 삼성홍콩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카작무스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다. 이 시기는 이재용 부회장이 홍콩과 일본, 스위스, 미국 등지에 비자금 계좌를 개설한 시기와 일치한다.
차용규 씨는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의 부자 1000명’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엄청난 자산가다. 당시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 재산으로 한국에서 8번째, 세계적으로는 843번째 부자였다.
차 씨의 재산이 화제를 모은 것은 그가 삼성물산에 다니는 평범한 샐러리맨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샐러리맨의 신화라고까지 불렀다. 1995년 삼성물산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차 씨는 카자흐스탄의 최대 구리 채광·제련업체 카작무스(당시 제즈카스간 동 콤비나트)를 위탁 경영하라는 삼성물산 본사의 임무를 받는다. 당시 카작무스는 파산 직전의 골칫덩어리 국영기업이었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억만장자로


이후 차 씨는 2000년 6월까지 5년 동안 카작무스의 경영을 주도했다. 삼성의 위탁경영으로 카작무스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실적도 점차 나아졌다. 그러자 삼성물산은 자회사인 삼성홍콩과 함께 카작무스 지분을 사들여 2000년 7월 42.55% 지분을 가진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삼성물산은 카작무스가 상장되기 전인 2001년 10월, 2004년 8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삼성으로부터 헐값에 지분을 산 사람이 바로 차 씨다. 그는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페리 파트너스라는 회사를 통해 삼성이 매각한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그 후 1년이 지난 2005년 10월 카작무스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곧바로 거대 회사로 성장했다. 차 씨는 1년 뒤인 2006년 9월 대표이사 사직과 함께 지분을 모두 팔아치워 1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의혹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매각하기 두 달 전인 2004년 6월 일부 외신에서 카작무스의 런던증시 상장이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상장이 되면 대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카작무스 지분을 서둘러 넘겼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 지분매각 가격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특히 처음 매각이 이뤄졌던 2001년 10월에 15%의 지분을 주당 16만8918원의 높은 가격에 처분해 784억원 가량의 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2004년 8월 2차 매각에서는 지분 24.77%를 주당 1만9051원에 팔았다. 상장을 앞두고 1차 때의 가격에 10분의 1도 미치지 않는 값에 주식을 팔아치운 것이다. 이 거래로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은 각각 212억원과 1191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 런던증시 상장을 앞두고 1,500억원의 손실을 보며 차용규씨에게 헐값 매각한 배경에 삼성 비자금 의혹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은 지분 전량을 매각한 1조 5천억원을 본국에 반입하지 않고 해외 부동산 매입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카작무스 본사 사옥 전경.

이번에 경제개혁연대가 고발한 배임 혐의도 이 부분과 관련된 것이다. “2차 매각가는 2003년 말 기준 주당 순자산가액 4만9617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액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개혁연대는 “카작무스의 런던증시 상장 계획과 국제 구리가격 급등세로 향후 막대한 이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물산이 주식을 팔아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헐값 매각을 한 것은 명백한 배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들로 일각에서는 차 씨의 재산이 삼성물산의 해외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광업진흥공사로부터 카작무스 투자금을 빌릴 때 지분매각을 할 경우 사전승인을 받겠다고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국세청이 지난 2011년 차 씨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해명자료를 통해 “당시 불투명한 구리시장 전망과 급격한 인건비 상승, 환경기준 강화, 외국인투자 우대정책 폐지 등으로 사업 여건이 악화돼 보유주식을 팔고 철수했다”고 카작무스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또 차 씨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과정에 대해 “카작무스 지분은 2004년 8월 블라디미르 김이 대표로 있는 페리 파트너스사에 매각했으며, 차 씨에게 매각한 게 아니다”며 “이후 2005년 10월 카작무스 상장보고서에 페리파트너스 대표가 차용규씨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카작무스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선 “당시 카작무스의 회계 투명성 부족과 심각한 환경문제 등 경영 상황을 고려할 때 선진국 증권거래소 상장은 장기간 어렵다고 보고 무수익 자산 처분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자금출처는 어디?


차 씨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출처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그가 무슨 돈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카작무스 지분을 인수했냐는 것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다. 이에 대해서는 카자흐스탄 집권층이 차씨를 별도로 접촉해 차익을 챙겼을 것이라는 설과 삼성이 자금을 대고 시세 차익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결국 사건의 열쇠는 해외 비자금과 역외탈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찰과 국세청이 쥐고 있는 셈인데, 국세청이 2011년 차씨에게 역외탈세 혐의로 16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하려다 실패할 당시 차 씨와 관련한 자금흐름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국세청 측은 차 씨에 대한 세금추징은 국내 부동산 투자금 등의 출처를 조사해 이뤄진 것이고, 애초 (조세회피처인 버진 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카작무스를 사들인 자금(약 1억달러)이나 막대한 시세차익(약 1조2000억원)의 흐름을 파악한 것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또 국세청이 당시 차 씨가 삼성물산으로부터 카작무스 주식을 헐값에 사들이고, 런던증시에 상장한 뒤 되팔아 거둔 시세차익이 실제로는 카자흐스탄 실력자의 차명재산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 이 역시 구체적 물증 없이 차 씨의 진술에 의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 씨는 카자흐스탄의 실력자가 현지 최고권력자의 동생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당시 청와대에 이런 조사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카자흐스탄을 처음 방문한 데 이어 2012년에도 다시 국빈방문을 했을 정도로 카자흐스탄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국세청이 차 씨에 대한 세금 추징에 실패한 것은 해외 비자금 여부와는 상관없이, 차 씨가 대한민국 거주자라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술적 요인’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역외탈루로 세금을 추징하려면 해당 소득의 형성 과정에서 국내 거주자로서 활동한 게 확인돼야 하는데, 차 씨의 경우 카작무스와 관련된 기간에는 주로 카자흐스탄과 런던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조세 전문가들은 카작무스 헐값 매각과 관련된 해외 비자금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검찰이나 국세청이 자금 흐름을 조사해야 하고, 실제 의지만 있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말한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004년 삼성물산의 카작무스 헐값 매각 사건과 관련해 삼성물산의 등기이사인 이건희 회장 등 8명과 차용규씨를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차 씨는 당시 카작무스를 사들인 ‘페리 파트너스’의 100% 소유자다. 페리 파트너스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페이퍼 컴퍼니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금조부에 배당해 수사에 나섰다. 과연 이번에는 차 씨의 재산형성과정의 비밀이 드러날까.









지난 21일자 중앙일보(3면 하단)는 CJ의 이재현 회장이 1천여만달러 상당의 미술품들을 CJ미주본사 사옥에 전시해 놨으며 이 미술품은 이재현 회장이 조성한 개인 비자금으로 매입한 미술품으로 단정하는 기사를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무관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본지 취재팀은 보도 즉시 윌셔가의 CJ미주 본사가 입주해 있는 사무실을 전격 방문해 사실 확인에 나섰으나 미술품은 커녕 그 흔한 거울 한 장 걸려 있지 않은 평범한 사무실이었다.
약 5천여 스퀘어 피트(약 200평) 사무실에는 20여명의 직원들이 비좁듯이 근무하고 있었고 현지 법인장은 검찰조사때문에 서울에 출장 중이었다.



직원들에 의하면 ‘지금까지 미술품은 한 점도 걸려있지 않았으며 신문에 사옥이라고 표현했는데 우리는 사옥을 가진 적이 없다’고 반문하면서 중앙일보가 어떤 근거로 CJ를 모함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아심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던 이재현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 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구속에 자신감을 비추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가 삼성 음모론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황하는 기색도 역력하다. 이번 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재민)는 이미 CJ그룹의 자금 담당책이던 Y모씨로부터 내역을 넘겨받고 확인만하는 정도의 인지수사였다. 이 회장이 검찰수사에서 대부분의 사실을 인정한 점도 구속을 피해보자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검찰이 가지고 있는 비자금 내역 조성과정과 사용처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피해 나갈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의 CJ 수사가 ‘삼성의 청탁수사인지, 청와대 하명수사’인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고소 고발에 의한 수사가 아니라 지금은 폐지된 과거 중앙수사부 역할처럼 인지수사라는 점에서 ‘삼성 음모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 구리왕 차용규 수사도 물타기 여론용이라는 의혹이다. 이번 중앙일보 보도는 연합뉴스가 먼저 보도한 것을 받아쓰는 과정에서 부풀려진 보도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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