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와 거리 두는「중앙」의 脫保守 ‘수상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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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3대 보수일간지의 하나인 중앙일보가 최근 ‘중도’쪽으로 노선을 이동하면서 이른바 ‘조중동 체제’의 와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를 뜻하는 조중동은 한국 종이신문 시장의 60%를 독과점 해온 막강한 신문권력으로, 중앙의 이탈은 보수진영 전체는 물론 박근혜 정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경영권과 편집권이 정면충돌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일보 사태도 언론계 재편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법원은 밖에서 농성중인 기자들이 편집국에 다시 들어가도록 일단 이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허지만 신문은 여전히 사측에 의해 편집국 밖에서 제작되고 있고 파업사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도 계속되고 있어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좀체로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과 중앙은 미주에 진출해 있는 유이(唯二)의 한국 일간지로 이곳 교포사회도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 큰 관심을 나타내며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편집자주>












중앙일보의 탈 보수 논조 변화는 최근 국정원 댓글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관련 발언 보도와 논평에서 뚜렷이 드러났다. 조선과 동아의 논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엇비슷했지만 중앙은 달랐다.
“댓글사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저지른 불법 정치개입이긴 해도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는 단순 해프닝성 ‘사고’였다. 불법사실이 밝혀지면 엄중처벌 해야지만, 이를 야당이 대선 불복으로까지 몰고 가는 것은 무리이고 지나친 정치공세다. 노무현의 NLL 관련 발언은 사실상 영토주권을 방기한 거나 다름없고, 김정일과의 대화에서 드러난 저자세 외교와 일국의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은 경망스럽고 품위 없는 발언은 분명 문제였다….”
NLL과 관련한 남재준 국정원장의 녹취록 공개에 대해서도 조선 동아는 “외교 관례상 문제는 있지만 여야의 상반된 주장에 따라 국론분열이 심화되고 국민의 의혹이 날로 증폭되고 있는 이상 공개는 불가피했다”는 식의 논조를 폈다.



반면 중앙은 사설 논평 칼럼 등을 통해 조선 동아의 기사와 논조를 정면으로「디스」하는 차별성을 보였다. 특히 중앙은 원세훈 남재준 두 전 현직 국정원장은 혹독하게 비판 하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남북간의 무력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충정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수사적 발언”으로 에둘러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중앙은 또 조선과 동아의 종편채널인 TV조선과 채널A의 ‘5.18 왜곡보도’와 관련해서도 전례 없는 비판공세를 폈다. TV조선과 채널A는 5.18 33주년을 맞아 일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당시 북한군 특수부대가 광주 현장에 투입됐었다고 보도해 5.18관련단체와 광주시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중앙은 같은 날 <5.18에 대한 근거없는 왜곡을 비판한다>라는 사설에서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근거없는 북한개입설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신분이 불명확한 몇몇 탈북자의 주장이 걸러지지 않은 채 일부방송에 보도됐다”고 TV조선과 채널A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때문에 동아의 채널A는 공식사과 까지 하는 수모를 당했다. 전문가들은 5.18등 최근 일련의 보도를 계기로 중앙이 조선 동아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탈 보수 노선을 걷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조중동 체제’의 와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중앙은 얼마 전 대표적 좌파언론인 한겨레와 ‘사설 교류’라는 전례 없던 제휴관계를 맺었다. 이를 두고 언론계 일각에서는 보수연합인 ‘조동’과 진보연합인 ‘한중’의 ‘신 밀월시대’가 도래했다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사건등 보도서 ‘조중동’ 와해


 중앙과 계열사인 JTBC의 보수 이탈은 삼성식 1등주의가 불러 온 필연적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조중동 체제에서 중앙은 단 한번도 조선을 따라잡지 못하고 만년 2등에 만족해야했다. ABC 협회의 2011년 조사에서 조중동의 발행부수는 조선 180만, 중앙 130만, 동아 120만부로, 동아와 겨우 10만부 차로 2등을 유지하고 있는 중앙으로서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1년 12월 1일 중앙은 종편채널인 JTBC를 개국했다. 이를 계기로 1등 신문 조선을 따라잡고, JTBC 역시 과거 TBC 동양방송의 영광을 되찾아 업계 1위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 구체화 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의 조중동 이탈 시도는 이전부터 몇차례 있었지만 종편 개국과 더불어 본격화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JTBC는 지난 5월 대표적 진보 방송인인 손석희를 스카웃해 「보도총괄사장」자리에 앉혔다. 언론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손석희 스카웃은 중앙과 JTBC가 조중동을 벗어나 진보쪽으로 방향을 트는 신호탄이 됐다. 손석희의 보도총괄 사장 직책은 보도에 관한한 그가 전권을 행사한다는 포석으로, 방송 뿐 아니라 중앙일보의 좌클릭 노선변화도 사실상 손 사장 체제 출범과 때맞춰 이뤄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만년 2등에 상처 받은 삼성 제일주의


중앙의 변신은 중도층과 젊은층을 신문 독자와 방송 시청자로 적극 끌어 들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조중동 체제에서는 3사가 보수층과 중장노년층 독자를 나눠 가질 수 밖에 없어 1등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존의 독자를 다소 잃더라도 젊은층과 중도층 새 독자를 더 많이 끌어드리는 게 1등 도약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방송 역시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층을 시청자로 끌어 들이는 것이 영업 전략상 유리할 수 있다. 과거 TBC가 축적한 방송 노하우로 예능 오락 드라마 부문에서는 이미 JTBC가 다른 종편들 보다 비교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와 시사 프로만 개선하면 젊은층과 이념적 중도층 공략이 보다 용이해진다. 손석희 보도총괄 사장은  홍석현 회장등 중앙 최고 경영진과의 암묵적 합의에 따라 앞으로 더욱 더 중앙의 탈보수화를 밀어 부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손석희 취임 직후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손석희의 도전이 성공하길 바란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미디어스>에 기고하며 그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에 대해 손 사장은 “정말 다르게 해 보겠습니다”라는 답신으로 화답했다. 방송사 사장이 특정 야당에 ‘충성서약’을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손석희는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취임 직후 JTBC의 고정출연자인 보수논객 이석우에 대해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인터넷 언론인 변희재는 “손석희가 특정 정당에 충성서약이라도 하듯 신속하게 패널 하나를 자르는 과정은 조직폭력배들의 작전수준”이라며 “방송독립과 공정성 면에서 엽기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중에 김진이라는 골수 보수논객이 있다. 글 솜씨가 빼어나 논설진 중에서는 가장 많은 고정 독자층을 갖고 있는 정치부 기자출신 언론인이다. 매주 나오던 김진의 칼럼이 근 한달 째 나오지 않고 있다. 김진 역시 이석우처럼 타의에 의해 지면에서 강제퇴출 당한 건 아닌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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