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장미여관」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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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훈(언론인)

요즘 유튜브에서 <봉숙이>라는 노래를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보사노바 풍의 경쾌한 리듬에, 감칠 맛 나는 부산 사투리로 쓰여 진 유머러스 하고 에로틱한 노랫말이 일품입니다. 데킬라 술 한 잔에 알딸딸해 진 젊은 연인 두 사람이 여관엘 가느냐 마느냐로 사랑의 밀당(밀고 당기기)을 나누는 가사 내용이 ‘발칙 깜찍한 재미’를 더해 줍니다.
“…못 드간다, 못 간단 말이다, 이 술 우짜고 집에 간단 말이고…저기서 술만 깨고 가자, 딱  30분만 셔따 가자…”
 인디 뮤직 스타일의 5인조 남성그룹 <장미 여관>은 이 한곡으로 떴습니다. 이 노래는 부르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을 더 즐겁고 재미나게 해 줘, 노래방에서 ‘짱’입니다. 여관에서 딱 30분만 셔따(쉬었다) 가자고 ‘여친’을 꼬시는 대목에서, 20대에서 6~70대까지 거의 모든 연령층의 대한민국 ‘수컷’들은 ‘빵’ 터집니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군대생활처럼 실제로 체험했을, 그래서 공감지수가 높지만 말하기는 불편한 진실을, 이 노래는 해학적인 노랫말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헌데 배워 부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사는 노래방 모니터에 나와 있고 멜로디도 ‘단순 경쾌‘ 해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마이크 잡고 실전(實戰)에 들어가면 음정 박자가 뒤엉킵니다. 나 같은 올드 클리쉐의 ‘60년대 장미여관 파’가 따라 부르기엔 아무래도 무리 인 것 같습니다.


한국의 장미여관 신드롬


 지난해 중순께 나오자마자 인터넷과 SNS 공간을 휘저은 <봉숙이>의 인기몰이에 편승해,   다음 주에는 <가자, 장미여관으로>라는 한국영화가 개봉됩니다. 이 시대 에로문학의 원조를 자처하는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가 쓴 동명의 시집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입니다. 출연배우 전원이 전라(全裸) 연기를 했다고 해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남성그룹 장미여관의 인기와 함께 때 아닌 ’장미여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장미 칼‘이라는 것도 나왔습니다. 고탄소 특수강으로 만들어 야구 배트도 썰 수 있다고 광고를 하는 장미 칼은, TV 홈 쇼핑 등을 통해 벌써 100만개 이상이나 팔렸다지요. 한국에 때 아니게 ’장미꽃‘이 만발했습니다.
장미여관(Rose Inn)은 젊은 연인들이나 불륜의 중장년들이 찾는, 변두리 으슥한 골목 안에 자리 잡은 허름한 여관입니다. 25년 전 마광수가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해 보통 명사가 된 낱말로, 요즘은 러브호텔이나 모텔 같은 럭셔리한 “셔따 가는 공간”이 6~70년대의 낡고 후진 장미여관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차영과 조희준, 변양균과 신정아


지난 한 주 한국사회는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이 조용기 순복음 교회 원로목사의 장남 조희
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상대로 낸 친자확인 소송으로 왁자지껄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20년간 청와대 비서관, 당 대변인 등 화려한 스펙을 쌓은 미모의 아나운서 출신 여성 정치인이, 세계적 부흥사인 조용기 순복음 교회 원로목사의 4살 연하 큰 아들과 혼외정사로 아들까지 낳았다는 얘기는, 한국 상류 지도층의 도덕적 일탈(逸脫)을 또 한 번 드러내 보여준, 흥미진진한(?) ‘막장 다큐’ 였습니다.
차영과 조희준이 처음 만난 곳은 청와대의 대통령 만찬장입니다. 2001년 차영은 문화관광 비서관, 조희준은 언론사 회장 신분으로 만나 감히(?) 대통령 면전에서 ‘불륜의 불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몇 번 청와대 만찬이라는 데를 가 봤지만, 그곳 분위기는 남녀가 상열지사(相悅之事)를 꿈 꿀 그런 한가한 분위기가 결코 아닙니다. 각각 남편과 부인을 둔 대통령 측근 고위 공직자와 현직 언론사 회장이 대통령 앞에서, 속된 표현으로 ‘눈이 맞았다’는 사실이, 좀체로 믿기지 않습니다.
같은 민주당 정권인 노무현 대통령 때는 정책실장 변양균이 신정아라는 가짜 여교수와 혼외정사를 벌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습니다. 또 노무현 청와대에서는 한 직원이 불륜 끝에 자기 아내를 자동차 안에서 목 졸라 죽인 사건도 있었지요. 부패한 역대 보수정권에서도 없었던 이런 일이, 도덕적으로 가장 떳떳하다는 민주당 정권에서, 그것도 청와대 안에서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목사 아들의 사탄 행각


조용기 목사는 내가 서울에서 신앙생활을 할 때부터 존경해 온 분입니다. 최근 교회의 사유화와 세습, 재정문제에 얽힌 탈세와 횡령 등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그의 이름이 자주 언론에 오르내려 안타까웠습니다. 얼마 전 조 목사는 교회에 15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는데, 이 돈은 장남 조희준이 주식투자를 해서 날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목사는 세 아들을 뒀습니다, 이 중 첫째가 말썽입니다. 벌써 감옥엘 2번이나 다녀왔고, 고소 고발 입건 케이스가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걸려 있습니다. 아버지의 후광이 아니었더라면 평생을 교도소에서 썩었을 위인이지요.
 도저히 ‘깜’이 안 되는 이런 아들을  32살의 어린 나이에 순복음 계열 언론사인 국민일보 회장 자리에 앉힌 것이 조 목사의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중앙 언론사의 사주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이 철부지 아들은 신문사 경영 대신 탤런트 아나운서 전문직 해외교포 여성 등 얼굴 반반한 여자들을 꼬시는 ‘엽색 경영’에 매달렸습니다. 공식 결혼 3번에 공식 이혼 3번, 드러나자 않은 ‘혼빙’ 케이스는 헤아릴 수 조차 없고, 그 중의 하나가 청와대의 여자를 감히 데리고 놀다 자식까지 낳고 차버린 차영과의 ‘막장 급’ 혼외정사입니다.
 조희준은 일명 탤런트 킬러입니다. 첫 번째 부인이 80년대 후반 인기 탤런트였던 나종미였고, 결혼 2년 7개월 만에 이혼한 후엔 당시 인기 탤런트 대 여섯명과 동시다발식 염문을 뿌렸습니다. 두 번째 결혼은 재일교포, 세 번째는 회사 여직원과 했는데, 12살 연하인 세 번째 부인과 살 때, 4살 연상인 차영 청와대 문화 관광 비서관과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외치며 놀아난 겁니다.
조희준의 엽색행각은 거의 병적 수준입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선교 사업을 하고 다니느라 늘 바빴던 조용기 목사가 아들을 챙겨주지 못해, 사춘기의 애정결핍이 큰 아들을 이렇게 망쳐놨다고 동정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조희준도 가끔 그런 말을 한다지만 공연한 핑계입니다. 그런 식의 논리라면 대한민국의 감옥은 구원 받은 훌륭한 목사님의 구원 받지 못한 자식들로 넘쳐나야 합니다. 조희준은 어쩌다 잘못 태어난 “훌륭한 목사님의 불량품 아들“일 뿐입니다.


전 야당 대변인의 화려한 혼외정사


차영은 광주 MBC 아나운서 출신입니다. 92년 김대중 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에 스카웃돼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DJ 집권 후 99년부터 2002년 까지 문화관광 비서관으로 근무했고, 퇴임 무렵 홍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때 조희준과 바람을 피우고, 조의 권유로 이혼을 한 후 살림을 차리고, 이혼 충격으로 이화여대생이던 딸이 자살을 하고, 곧 아들을 임신했습니다. 출산율 저하로 비상 걸린 조국에 인구 하나를 보태줬으니, 홍조근정훈장 받을 일을 하기는 한 셈입니다.
차영은 두권의 책을 썼습니다. 책 제목이 <나는 대통령도 바꿀 수 있다>와 <젊은 그녀, 전쟁터를 즐겨라>입니다. 대통령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남편을 바꿨고, 전쟁터를 즐기지는 못했지만 장미여관을 즐겼습니다.
지난 해 신고재산만도 23억이나 되는 재력가인 차영이 단지 10살난 아들의 양육비를 타내려 친자확인 소송까지 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부인하지만 할아버지인 조용기 목사는 장손의 존재를 이미 인정했다고 합니다. 친자 확인이 되면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엄청난 재산은 이 ‘혼외 장손’ 한테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의 정치생명과 맞바꾼 차영의 친자확인소송이 노리는 궁극적 목표가 바로 이것일지 모릅니다.
차영은 지금 이혼했던 전 남편과 재결합해 살고 있습니다. 전 남편은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자신의 딸과, 차영이 자신을 차 버리고 나가 밖에서 만들어 온 의붓아들을 키우고 있다지요. 홍조근정훈장은 이 부처님 같은 차영의 전 남편한테 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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