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취재> 이건희 건강이상설 진짜 내막은 무엇?

이 뉴스를 공유하기


















대한민국 재계의 황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주일 전쯤부터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퍼지기 시작한 얘기가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의 건강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이에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증세가 중증이 아닌 단순 폐렴이라고 진화하고 있지만, 의혹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의 건강이상설이 퍼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까지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이 회장의 건강이상설로 인한 재계의 관심은 삼성그룹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삼성그룹은 이병철 창업주와 그의 아들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에 의해서 지금까지 커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종 불법적인 행위들이 동원됐다. 그래서 나온 말들이 ‘삼성공화국’, ‘이건희 제국’ 등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선대가 가졌던 경영능력은 물론이고, 회사를 위해서 불법을 저지를 만큼의 대담성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기에 삼성을 둘러싼 시장의 상황도 예전만 못하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이건희 회장이 건강 이상으로 인해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면 그야말로 최대의 위기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삼성의 고민이 있고, 건강이상설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회장의 건강악화설이 계속해서 퍼지게 된다면 이런 문제들은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삼성이 강경대응 입장까지 밝히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국의 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상설을 <선데이저널>이 추적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13일 오후였다.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된 이 소식은 급기야 일부 언론에도 보도됐다. 이에 삼성전자가 나서서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자, 삼성은 급기야 21일 이를 설명하는 브리핑까지 열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브리핑에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의료진이 자택으로 방문해 진료하던 가벼운 여름감기였지만 폐렴 증상이 나타나 입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경과가 좋아져서 주말쯤에는 퇴원할 것으로 예상되며 23일 예정돼 있던 신경영 20주년 만찬은 자연스럽게 미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장은 “9월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8월말 출국하는 일정은 그대로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회장 위독설에 주가 하락


이 회장의 건강악화설은 지난주 한차례 소문이 나돌았던 터라, 이번 입원으로 의혹이 더 증폭됐다. 게다가 언론들이 앞다퉈 이 사실을 보도하자, 루머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기자들도 “사실이 아니다”라는 삼성의 해명을 믿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21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대비 1% 하락한 12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설이 나돌기 시작했던 20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1.32%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그룹 홍보실은 브리핑을 열어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설명했고,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왜 입원하게 됐는지 친절히(?) 알려줬다. 덕분에 하루 사이 불거졌던 ‘이건희 회장 위독설’은 어느 정도 진화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인용 사장이 “정말 건강에 이상이 있는데 아니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며 “절대 오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까지 다짐하고 나서다.



그러나 이런 급 진화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에 대한 위독설은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되면서 후계자 문제로까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한 결과 이 회장의 건강은 위독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안 좋은 상태인 것은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해명한 것처럼 이 회장의 폐렴 증상인 것도 맞다. 하지만 바로 그 폐가 문제다. 사실 이건희 회장은 ‘폐’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그는 삼성병원 VIP병동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삼성그룹과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은 이 회장의 상태는 물론,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 함구하고 있지만, 이 회장이 정맥 주사를 통해 영양 치료를 받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영양 치료는 음식을 입으로 삼키지 못하거나, 영양 상태에 문제가 있을 때 받는 특수 치료다.


15년 전에도 폐암 수술


본지가 취재한 결과 이 회장은 지난 1998년에도 미국 호스턴의 엠디앤더슨 병원에서 폐암의 일종인 림프종수종 수술을 받은 바 있어, 단순 감기에도 폐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이 회장은 겨울철이면 늘 기온이 따뜻한 지역으로 떠나 몇 개월씩 머문다. 지난겨울에는 큰누나 이인회 한솔그룹 고문의 별장이 있는 하와이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이 회장이 머문 곳은 누나의 집이 아니라 하와이 최특급 호텔인 R호텔에서 체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치열한 법정소송 관계로 인해 하와이에서 가족회의가 있었다.이 회장은 주말께 퇴원하더라도 당분간 대외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8월말로 예정돼 있던 삼성 ‘신경영 20주년 만찬’ 개최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 회장은 퇴원후 몸을 추수린 다음에 9월초 IOC 총회 참석차 출국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퇴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으로서도 이 회장 퇴원일을 못 박기 쉽지 않은 처지다. 만약 퇴원이 늦어지면 다른 루머가 떠돌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의 입원으로 삼성은 23일로 예정됐던 신경영 선언 20주년 기념 만찬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번 만찬은 삼성의 부사장급 이상 인사 400명이 참여해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었다. 삼성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이 행사를 연기한 것만 봐도 이 회장의 건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만찬을 할 구체적인 날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신경영 기념 만찬은 당초 16일로 잡혀 있었으나 23일로 한 차례 연기됐었다. 그때도 이 회장의 건강 악화설이 나돌았으나 삼성은 “전 국민적인 절전운동에 동참하느라 만찬을 연기했다”고 해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우연의 일치일 뿐 만찬이 처음 연기됐을 때는 절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부족한 황태자













문제는 이건희 다음의 삼성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포스트 이건희는 이재용 회장이다. 하지만 그의 경영능력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0년 5월 벤처 붐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인터넷사업 부문에 뛰어든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e삼성과 시큐아이닷컴의 최대주주로서 인터넷 기업 14개를 실질적으로 총괄하였으나, 1년 후 벤처 거품이 꺼지고 삼성그룹 인터넷 부문은 급격히 부실화된 바 있다. 이에 삼성 계열사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업실패로 인한 손실과 사회적 명성의 훼손을 막기 위해 지분을 매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실제로 지난 2001년 3월에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SDS 등 9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 부회장이 갖고 있던 e삼성, 시큐아이닷컴 등의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에스원은 시큐아이닷컴 주식을 32% 할증해 인수하는 등 장부가보다 비싸게 샀다. 그의 실패가 삼성그룹 전체에 커다란 리스크를 안겨준 셈이 된 것.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 들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았으나 올해 들어서는 그룹을 찾는 주요 인사들을 직접 만나 사업을 논의하는 등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그는 지난 4월 2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만찬을 하면서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과 미국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과 프랑스의 플뢰르 펠르랭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국내외 상황 타개에 관심집중


눈에 띄는 이 부회장의 행보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경영자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면서 그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오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그가 ‘삼성그룹의 후계자’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그룹을 이끌 능력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받은 적이 없었던 만큼 올해 들어 보여주는 행보의 결과물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건희 회장도 작년 초 이 부회장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한다”며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호의적이지는 않다.그룹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 매출의 80%를 만들어내는 해외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 대내적으로는 기업지배구조 투명화, 오너일가의 투명경영 등 경제민주화 요구가 높아가고 있어 기업활동 이외의 부문에도 글로벌기업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삼성그룹은 재계 맏형인 만큼 다른 그룹에 앞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요구받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도 삼성전자, 특히 휴대전화사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그룹의 매출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이끌 후계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재계의 최대관심사였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건강까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의 건강악화설이 계속해서 퍼지게 된다면 이런 문제들은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삼성이 강경대응 입장까지 밝히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삼성공화국의 고민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