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올림픽 거리 단장 프로젝트 실패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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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1년 코리아타운거리 미화작업이 완성되자 시관계자들과 한인 인사들이 축하하고 있다.

한마디로 올림픽 거리 단장 프로젝트는 실패한 사업이었다.
LA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추진했던 코리아타운 올림픽거리의 미화작업이 2년 전에 완공되었으나 지금은 잡초 넝쿨과 각종 쓰레기들이 넘쳐나는 볼썽사나운 거리로 방치되어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올림픽 거리 중앙분리대는 제 구실을 하기는커녕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으며 거리 곳곳에 설치된 벤치도 인도를 거니는 사람들의 방해물로 변해 안전을 위협하는 흉물이 되어버렸다. ‘올림픽 불러버드 재단장 프로젝트(Olympic Blvd. Streetscape Project)’로 불리는 이 계획은 LA시가 400만 달러를 투입해 야심차게 벌인 사업이었다.
이 프로젝트 는 원래 타운의 안전과 새로운 볼거리로 타운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4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자금이 투입했지만 애초의 취지를 달성하기에는 훨씬 못미친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도시기획 전문가의 도움 없이 주먹구구식 행정이 초래한 부산물로 그 몫은 고스란히 한인타운으로 돌아 왔다. 올림픽 거리 단장 프로젝트 실패의 저변을 <선데이저널>이 집중 취재해 보았다.
성 진(취재부 기자)
 
지난 8일 취재진이 올림픽가 킹스리 애비뉴 근처에 조성된 중앙분리대를 보고서 눈을 의심했다. 두 그루 나무 사이로 동그란 돌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잡초처럼 풀나무가 덤불이 되어 태극무늬가 새겨진 동그란 돌에 가려 코리아타운 표지판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원래 잘 자라고 오래 견디는 화초를 심어 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모양은 한갓 잡초 넝쿨로 보이고 있었다.
윌셔 거리나 다른 구역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는 우선 깨끗하고 시원하게 보이는데 비해 유독 올림픽 거리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는 마치 잡초 넝쿨로 뒤덮여 있는 형상이라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흉물화된 벤치는 통행 방해꾼


올림픽 거리 하바드 불러버드 교차로 근처 버스 정류장에는 3개의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데 유독 한 개의 벤치는 인도 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이같은 3개 벤치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두개는 차도 편에 설치되어 있고 한 개만 도로 중간에 설치되어 있지만 벤치를 막아주는 칸막이나 지붕이 없어 보행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도 중앙에 설치된 쇠로 만든 벤치가 오히려 통행자들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수산물 유통 전문업자인 동 김씨는 “이같은 벤치가 올림픽 도로에 설치된 이후 길을 걷다가 부딪혀 한 때 시를 상대로 소송을 할까도 생각 했었다”라고 말하며 “왜 사람이 다니는 인도 중앙에 벤치를 설치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의아해 했다.



또 다른 70대 노인 임 모씨는 올림픽 거리가 재단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올림픽과 웨스턴 근처 은행에 들렀다가 신문을 보며 인도를 걸어가던 중 도로 중간에 설치된 벤치에 부딪혔다고 말한다. 발 무릎이 단단한 벤치에 부딪혀 말할 수 없는 통증에 한동안 고통 속에 지내야 했다고 토로하며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들을 시정부나 단체들이 나서 조취를 취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벤치 3개중 하나는 다른 위치로 설치해 조형미를 이뤄보려고 한 것 같았다”고 말하면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걸어 다니는 시가지 도로 중앙에 벤치를 설치한 것은 방해물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공원이나 산책로 등에서는 벤치를 다른 방향으로 설치해 조형미를 이룰 수는 있다”며 “하지만 올림픽 거리는 사람들이 항상 왕래하는 인도이기에 통행자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실종된 올림픽 거리 조악한 디자인


지난 2008년 LA한인상공회의소(한인상의)는 기자회견을 통해 올림픽과 환경미화 사업을 위한 거리 디자인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림픽과 환경미화 사업을 위해 커뮤니티 재개발국 (CRA)이 400만 달러의 초기 예산을 올림픽 BID(경제개발구역) 성립 전에 거리단장을 위해 투입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한인상의에 따르면 CRA지원금과 연방정부 지원금 등 총 1000만달러의 예산을 가지고 올림픽가 웨스트모어랜드에서 맨해튼까지 구간에 대한 환경미화작업을 위한 거리 디자인을 공모한다고 했다.
한인상의는 미화작업의 취지는 코리아타운이 형성된 이후 30년간 올림픽 거리에 변화가 없었다며 유동인구를 늘려 비즈니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테마가 있는 거리로 꾸밀 것이라는 목적이었다.
특히 타운이 형성된 올림픽가를 할리우드 거리의 ‘명성의 거리(Walk of Fame)’처럼 단장하고 한인타운이라는 특성을 살리는 것이라고 했다.












▲ 중앙분리대가 마치 덤불지대처럼 황량하다.
재단장 프로젝트 디자인 관계자는 애초 태극기에 담겨있는 음양의 상징적 의미인 균형과 조화를 올림픽 거리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낡은 도로와 보도를 개보수하는 것에서 나아가 올림픽과 코리아타운의 역사와 서울 올림픽 정신과 한국 정체성을 한국 전통 스타일로 표현하면서 녹색 공간으로의 균형과 조화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계획에 따르면 차이나타운의 용 형상이나, 리틀도쿄의 부채처럼 한국 전통의 대형 상징물이 올림픽 블러버드와 놀만디 애비뉴 교차로에 세워진다는 것. 게이트웨이도 처음에는 현대식으로 젊은 세대 취향에 맞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적인 것,  즉, 한인이 아닌 미주류 사람들이 볼 때  ‘코리아타운’임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한국 전통미를 고수했다는 것이다.
한인 2~3세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길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였다.  거리 재단장 구간 곳곳에는 간결한 디자인으로 멀리서 보거나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갈 때 눈에 잘 들어오는 문틀 문양을 채택했다고 했다.


무늬만 K타운, 상징물 제구실 못해


LA 시 당국 공공사업국(Department of Public Works) 산하 도로정비서비스국(Bureau of Street Services)관계자는 지난 2011년 12월 올림픽거리 재단장 공사 완공을 발표하면서 올림픽 거리 웨스턴 애비뉴와  버몬트 애비뉴간 1.1 마일 구간을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 구간 사이에 4개의 코리아타운 게이트, 12개 버스 정류장 단장, 3개 중앙분리대 모뉴먼트, 5개 인도 교차로 단장, 80그루 가로수 식수, 40개 벤치, 70개의 휴지통 설치 등으로 재단장 했다며 비용만도 400만 달러가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LA코리아타운의 중심 거리인 웨스턴과 올림픽 근처와 버몬트 애비뉴와 올림픽 근처에는  ‘코리아타운’이라는 입구를 알리는 커다란 문(게이트웨이)이 서있다. 20피트 높이의 기둥 끝자락에는 기와지붕이 얹어져 있고 아래 현판에는 큼지막하게 ‘코리아타운’이라고 쓰여 있다. 기둥에는 한국 고유의 문살이 새겨진 가로등이 달려 있다. 기둥 아래에는 타운에 대한 정보가 담긴 안내서가 붙어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이처럼 코리아타운을 알리는 상징물이 있으나 제 구실을 나타내기에는 여러모로 미비하다. 우선 확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 없다.



실제로 올림픽 거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정작 코리아타운 올림픽 거리가 확 달라진 기분은 느낄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일부 한인 건축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재단장 사업에 400만 달러가 투입 됐다고 하는데 재단장 항목과 비교하여 볼 때 비용을 제대로 투입했는지도 의문이 간다”고 했다.
또 다른  건축 관계자는 “올림픽 거리 단장에 600만 달러가 배정됐었는데, 왜 400만 달러로 삭감 됐는지도 의혹이다”면서 “다른 지역은 눈에 확 뜨이게 거리 단장 사업을 추진했는데 코리아타운은 시늉만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코리아타운 미화작업 등에는 1천만 달러가 배정되었다고 했다”면서 “이런 계획이 여러차례 수정되면서 400만 달러로 삭감된 과정도 의혹이다”라고 제기했다.
이제 올림픽 거리 재개발 사업의 남은 과제는LA시 커뮤니티 재개발국(CRA)과 연방정부로 부터 각각 400만달러와 200만달러의 예산을 지원받아 LA한인타운 후버와 그래머시 사이 올림픽 거리를 미화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현재 LA시 재개발국은 기능이 정지된 상태이라 이 미화작업은 언제 실현될지 미지수로 남겨져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 참여 부족이 부른 실패작
 
LA 시정부는 재개발 예산만 지원하고 보수 및 유지비용은 올림픽BID(경제개발구역)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에서 충당해야 한다. BID예산은 재개발 구역내 건물주에 재산세를 추가징수하는 방법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BID구성을 위한 건물주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4월 BID 지정을 통해 올림픽가의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다. 경기 침체를 이유로 2년 여간 중단됐던 올림픽 BID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BID는 해당 지역 건물주들로 부터 추가 재산세를 거둬들여 거리 환경 미화 작업을 실시하고 순찰 요원 확보를 통해 자체 치안을 확보해 경제 활성화를 이뤄낸다는 프로젝트다.
한인 상의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올림픽 BID는 동서로는 후버에서 그래머시 드라이브, 남북으로는 올림픽가가 포함된 샌 마리노와 11가 구간이다.
BID 운영 비용은 연 120만 달러에서 150만 달러 사이로 모든 비용은 BID 구획에 포함된 건물주로 부터 거둬들인 재산세로 충당된다. 올림픽 BID가 시작되면 이 지역 1200 여동의 건물들은 연 최대 1천 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올림픽 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두번째는 타운의 건물 가치가 올라가고, 치안이나 살 수 있는 환경때문에 세번째는 미화작업으로 상가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었다. 
한인 상권 활성화를 위한 올림픽 BID는 오는 2014년 1월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선 건물주들의 찬성을 얻어 2013년 8월 까지 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올림픽 거리의 미화작업은 완공된지 2년도 되지 않아 애초의 계획이 많이 퇴색되고 있다.
리틀도쿄나, 차이나타운처럼 뚜렷한 코리아타운의 상징을 나타내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나와야 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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