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인과 음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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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찬 원장

필자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학교후배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약2년 전부터 소화가 잘되지 않고 속이 메스꺼워 힘들어한다.”고 한의원으로 전화를 하였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해도 원인을 모르며 단지 소화불량과 메스꺼움으로 소화제와 제산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는데 전혀 차도가 없다고 하면서 한방으로 치료가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필자는 당연히 가능하고 빨리 치료가 될 수 있으니 데리고 나오라고 하였습니다. 다음날 후배와 같이 온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진맥(診脈)을 보니 체질은 소음인(少陰人)이고 맥(脈)은 침맥(沈脈)에 아주 느린 지맥(遲脈)이었습니다. 아마 환자가 차가운 음식이나 물을 많이 마셨거나 혹은 체온을 많이 빼앗겨 생긴 증상인 것 같아 문진을 하면서 약 3년 전부터 G모 스포츠음료수를 매일 2~3병을 마시고 있다는 말을 듣고 질병의 원인은 바로 매일 마시는 스포츠음료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음료가 건강에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환자의 체질이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로운 소음인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마셔온 음료수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소화기능이 약하고 냉한 소음인이 매일 2~3병씩 마시는 차가운 음료수 때문에 소화기가 더욱 차가워지며 기능을 약화시켰기 때문입니다.

한방 진단으로는 비위기허(脾胃氣虛)에 냉증(冷症)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양방치료에는 소화제와 제산제가 치료의 전부이고 그것도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제 역할을 할 뿐입니다. 증상을 완화시켜 좋아지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며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소화제와 제산제 같은 증상완화제를 계속 복용해야 됩니다. 필자의 환자 중에는 소화제 또는 제산제를 20~30년을 복용해 온 사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차가워지고 약해진 비장(脾臟)과 위장(胃臟)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방법과 따뜻하게 하는 방법이 있으며 치료를 하면 쉽고 간단하게 회복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후배의 아들도 침술 치료 후 즉시 배가 편해졌고 머리가 가벼우며 메스꺼운 것이 많이 줄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후 3회 침술 치료와 10일 분의 한약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던 위장 질환의 치료를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운전 중에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는데 건강에 대한 소식을 전한다고 하여 필자는 귀를 기울였습니다. 라디오에서는 ‘하루에 물을 8잔 마셔야 된다.’는 제목부터 거론하고 있었으며 그 부분을 듣고 있던 필자는 화가 나서 라디오를 꺼 버렸습니다. 이런 건강상식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루 물 8잔을 마신다는 것’이 소양인(少陽人)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반대 체질인 소음인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음인들은 체질 구조상 물 마시는 것을 싫어하며 하물며 탕이나 찌개 같은 국물음식 조차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말만 듣고 하루에 물을 8잔씩 억지로 마시게 되면 소음인의 경우 소화불량, 두통, 어지러움, 만성피곤, 근육통, 수족냉증, 관절통….등 다양한 질병으로 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잘못된 건강이론을 방송이나 신문 잡지에서 접하게 되면 걱정이 앞서고 화까지 나게 됩니다. 하찮은 물 마시기가 위의 환자와 같이 건강을 해치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더 위험한 것은 나빠진 건강이 물 마시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건강 전문가나 권위 있는 언론에서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 했는데 어떻게 그것이 문제가 되어 건강이 나빠졌다고 생각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오래전부터 필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에서 이야기를 하였고 또한 칼럼을 통하여서도 여러 번 이야기 하였습니다. 필자는 평소 ‘어떤 것이 옳은지 해보고 이야기 하자’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건강에 좋다고 하는 이론을 따라 해보고 건강이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건강이 나빠진다면 그 이론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 중에 물 마시기 전 보다 오히려 건강이 좋지 못하거나 새로 생긴 질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으면 ‘물 마시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결과가 그 이론의 값어치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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