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막장’드라마 ‘끝장’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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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임모(54) 여인 집 전 가정부의 증언과 임 여인이 은신 중인 청평의 한 아파트를 잠입 취재한 언론의 보도 등으로 하나 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4년 동안 임 여인 집 가정부로 일하면서 채 총장이 그 집에 와 아이와 함께 놀아주며 아빠노릇을 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는 이모 여인(61)의 증언(TV조선 보도)이 나온 후, 여론은 채 총장에게 불리한 쪽으로 급변했다. 채 총장이 이 가정부에게 보냈다는 연하장의 필체가 ‘진필’임이 드러나는 등 물증도 잡혀나가고 있다. 뉴스 전문 채널과 종편 채널에 나와 연일 채동욱을 옹호하던 진보좌파의 ‘호위무사’ 논객들도 서서히 꼬리를 내리고, 정권의 검찰총장 찍어내기 음모에 발언의 초점을 맞춰 나가고 있다.
10월 1일 중앙일보와 한겨레신문엔 각기 다른 뉴앙스의 임 여인의 발언이 실렸다. 청평의 은신처에서 중앙일보 기자가 아파트 문을 사이에 두고 녹취한 발언에서 임 여인은 친지인듯한 여성과의 대화에서 “그 인간이 제정신이 아니다. 나쁜 건 제 자식을 부정하는 것”이라 말하는 등 채동욱을 향한듯한 격한 감정을 쏟아 냈다. 그러면서도 같은 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앞서 언론사들에 보낸 편지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아들은 채 총장의 자식이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일각에서는 궁지에 몰린 임 여인이 채 총장 및 언론을 상대로 고도의 심리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춘훈>



채동욱이 찾고 있다는 임 여인은 현재 청평에 있는 자신의 외삼촌 주모(65)씨의 아파트에 은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달 6일 혼외아들 의혹 첫 보도가 나간 직후 잠적했던 임씨는 “내 아들은 채 총장과는 상관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각 언론사에 보낸 직후 다시 잠적했었다.
임씨는 보름 전부터 외삼촌 소유의 이 아파트에 친척들과 함께 거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낮 12시 30분 쯤 중앙일보 기자는 아파트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방안에서 흘러나오는 임 여인과 친척인듯한 여성과의 대화를 녹취해 보도했다. 임 여인인듯한 여성은 고성으로 울부짖듯 격한 감정을 드러내 그 소리가 밖에 까지 들린 것으로 보인다.
“무응답 하라는 거다…. 내 인생은? 한달 동안 가만 있으라고?”
“내 정체성 망가져…. 내가 살아가는 건 그거 때문에 버티고 있는 거잖아요? 내가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세요. 나는 나가야겠고. 그 인간 얘기 듣고 행동 취할거야. 난 언론에 노출될 거야. 여권도 있잖아. 비자 받아서 미국도 갈 거야. 그 인간이 천하의 거짓말쟁이가 돼서 제 정신이 아닌 거야. 무엇보다 나쁜 건 자기자식을 부정한 거라고….”
“가증스러워….”
존경을 해서 아이 아빠 이름을 채동욱이라 학적부에 올렸다는 임 여인이 이 대화에서는 채 총장을 ‘그 인간’ ‘천하의 거짓말쟁이’ ‘가증스럽다’ 라고 모멸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날 대화의 당사자가 임 여인의 친척이 맞다면 그는 친척 중 누군가를 통해 채동욱과 간접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채동욱 측에서 아무 대응도 하지 말고 한 달간 칩거해 있으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 채동욱씨 친필과 가정부가 받은 연하장 필적 분석…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여인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이모씨가 받았다는 연하장(위)과 채 전 총장이 지난 6월 평택 2함대 방문 당시 방명록에 남긴 글씨의 필적을 전문 감정인 2명을 통해 비교했다. 전문가들은 ①‘ㄹ’을 두 획으로 나눠 쓰는 습관과 ②‘습니다’를 쓰고 마침표를 찍은 모양새 등 운필 연결의 습성, 필기 습성이 독특한 점을 고려할 때 동일인의 글씨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TV조선 제공

임 여인 가정부에 연하장 보낸 채동욱


채동욱은 9월 30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전격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조선일보 소유 종편방송인 TV 조선은 임 여인 집 가정부였던 이모씨(61)의 충격적인 인터뷰를 내 보냈다. 4년 7개월 동안 가정부 겸 보모로 일했던 이씨는 “채 총장이 임 여인  집에서 수도없이 자고 갔으며 아이 아빠는 채동욱이 맞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2003월 서울 강남의 임 여인 집에 들어 가 아이가 여섯 살 때인 2007년 가을까지 함께 살았다”면서 “채 총장이 자주 올 때는 자주 오고, 어느달인가는 뻔질나게 왔다”고 말했다.
“00아빠가 밤 늦게 와도 임 여인의 어머니는 밤 화장을 하고 나가 인사를 하고는 나와 다른 방에 꼭꼭 숨었다. 무슨 위대한 사람이기에 별꼴이야 속으로 생각했다. 임 여인 어머니가 죽고 세월이 흐르니까 채 총장이 내 밥도 얻어먹고 터놓고 살게됐다. 아이 아빠가 수사기획관 할 때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을 보고 채 총장의 이름도 알게됐다….”
“채 총장은 아이에게 영어도 가르치고 돌잔치도 챙겼다. 바닷가에 놀러 가 네발 오토바이 타고 골프 가르쳐 주는 사진도 있고, 세 식구가 잠옷 입고 침대에서 찍은 사진도 봤다….”
이씨는 2006년 12월 채동욱이 자신에게 줬다는 친필 연하장을 공개했다. 이씨를 ‘이모님’이라 호칭한 이 연하장엔 ‘아이를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내용이 있고, 말미엔 ‘OO아빠’라 쓰여있다. 필적을 복수의 감정인에게 의뢰해 연하장 필적과 채동욱의 평택 제2함대 방명록 필체를 대조한 결과 “동일인 필적”이라는 감정을 받았다“고 TV조선은 보도했다.


여론 “채동욱의 완패다”
 
가정부의 증언과 청평 은신처에서 녹취된 임 여인인듯 한 여인의 발언, 이에 대해 채동욱 측에서 아무런 반론이 없다는 점, 채동욱의 조선일보 상대 고소 취하 등 여러 정황을 미뤄볼 때, ‘혼외자 의혹’은 사실상 채동욱의 ‘완패’로 끝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가 인책 사임한 만큼 이 문제는 여기서 일단 논쟁을 끝내자는 ‘출구 전략’도, 매스컴과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채동욱을 동정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채동욱과 그의 가족, 그리고 혼외자 의혹을 받고있는 열한살 짜리 아이는 이번 사건으로 너무나 큰 상처를 입었다. 고위 공직자의 개인적 사생활 실수로 치부될 수 있는 사건이 정치적 사건으로 변질되면서 일이 커졌다. 사건 초 이 문제를 집권측의 정치적 음모로 몰고 간 채동욱 본인의 전략적 실수 탓이 무엇보다 크다.”
채동욱의 역공과 야당의 정치공세가 계속될 경우 가정부 이씨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 외의 여러 자료와 증언을 통해 채동욱과 아이의 관계를 폭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자료는 각종 문서와 사진 등이다. 임모 여인의 돈 거래 내역과 특정 시점에 대한 자세한 기록 등 폭발성 강한 증거자료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채동욱과 임 여인이 거짓말을 계속하면 공개토론이나 증언에 나서는 등의 중대결단을 내리겠다”고 3일 TV조선에 나와 거듭 주장했다. 그는 “내가 키운 아이를 위한 마지막 배려 차원에서 채 총장과 임 여인 측의 진실한 대답과 책임있는 행동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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