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비상등 켜진 LA한인사회 불법 도박실태

이 뉴스를 공유하기


















 
LA한인사회가 도박으로 인해 비상등이 켜졌다. 곳곳의 불법 도박장에서는 대박 꿈을 향한 온갖 불법이 펼쳐지고 있다. 노인들은 월페어와 자식들이 주는 용돈까지 모두 도박으로 날리고 거리로 내몰리고, 도박에 빠진 부녀자들은 가정을 내팽개치고 도박장에서 며칠씩 밤을 지새운다. 도박 때문에 학업을 포기한 대학생이나 유학생들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약을 팔거나 강도로 돌변하는 사례까지 비일비재하다. 도박에 빠진 사업가들은 끝내 야반도주로 이어지고 파탄난 가정의 아이들까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경찰의 단속도 일시적이고 운영자들은 독버섯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조직 폭력배들이 점조직으로 운영하는 불법 도박장은 마약과 사채 그리고 매춘으로 이어지고 있다. 돈을 갚지 못하면 폭력이 난무하고 심지어는 성폭행까지 행해져도 조용하기만 하다.
LA 한인사회는 물론이거니와 미주 전체가 한인들의 불법 도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주 있었던 LAPD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히려 불법도박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LA한인사회 불법 도박의 문제점과 대책을 종합취재해 보았다.   심 온 <취재부기자>

대대적인 불법 도박장 단속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인 타운의 도박장 규모와 점 조직적 운영이 놀라움을 주고 있다. 갈수록 도박장의 모습도 진화해 최근에는 카지노장에서나 볼 수 있던 구식 슬럿머신 기계까지 설치해 놓고 고객들을 유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슬럿머신 기계들은 주로 텍사스나 애리조나 주에서 퇴출된 고물 기계를 1000~5000달러에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기계 구입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주시하고, 이와 관련 중계 브로커와 도박장 운영책 등 연계 조직을 추적 수사하고 있다. 일부 도박장에서는 이들 기기를 중계한 업자와 수입을 나눠 갖는 식으로 영업하면서 승률을 조작해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LA경찰국의 ‘갱 및 마약 단속반’ 소속 경관 100명이 동원된 이번 단속에서 한인 타운 내 불법 사설도박장 7곳을 적발하고 슬롯머신 35대와 현금 3만6500달러 등을 압수했다. 특히 이들 도박장은 점조직 형태로 주택가에서 운영하면서 단속을 피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불법 사설도박장은 ▶제임스 우드와 아드모어 인근 건물 (861 S. Admore Ave.) ▶11가와 카탈리나 인근 건물(1053 S. Catalina St.) ▶11가와 아이롤로 인근 건물(1105 Irolo St.) ▶올림픽과 듀이 인근 건물(1026 Dewey Ave.) ▶산마리노와 듀이 인근 건물 (948 Dewey Ave.) ▶올림픽과 켄모어 인근 건물 (974 S. Kenmore Ave.) ▶11가와 캔모어 인근 건물 (1111 S. Kenmore Ave.) 등이다.













 ▲ 스포츠 게임 도박 사이트의 화면
심심풀이에서 시작, 가진 것 모두 잃기 십상


주택을 도박장으로 개조한 일명 하우스는 지역적으로 11가와 제임스우드, 카탈리나와 아드모어 지역에 밀집해 있고. 이 지역이외에도 단속의 눈을 피해 피코와 와싱턴 길 인근 주택가에도 다수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도박장 대부분이 1년 이상 운영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들 도박장에는 젊은 층은 물론 노인들과 주부들도 수백 명 넘게 드나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 결과 이들 도박장에서는 슬롯머신은 물론 화투, 포커판까지 준비해 놓고, 거의가 처음에는 화투판에서 시작해 포커, 슬럿머신까지 도박 중독에 빠지도록 유도하는 수법으로 밝혀졌다. 일명 꽁지로 알려진 도박판의 사채놀이 꾼까지 가세해 한번 도박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 쉽게 헤어 나올 수 없을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 또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소음과 주차 곤란을 겪었으나 험상궂은 사람들 때문에 쉽게 고발조차 못했다” 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 발달로 컴퓨터 포커 도박이나 스포츠까지 병용한 승패, 점수 맞추기 등의 도박으로 고객의 주머니를 털어가고 있다. 요즘 프로야구나 축구 등 모든 스포츠 승패나 점수 등을 걸고 돈을 거는 도박이 인터넷 사이트를 타고 유행중이다. 이들은 1년에 수백억에서 수천억씩을 벌어들이는 황금 알로 단속될 적마다 수익 금액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거점이 대개 중국이나 일본 등지 여러 나라를 전전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양파 밭에 110억 원이 넘는 거액 뭉치를 묻어둔 자들도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불과 1-2년 사이에 벌어들인 돈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7곳이 전부가 아니다. 여전히 한인 타운 곳곳에서 불법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급습을 통해 수사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타운 내 모든 불법 도박 기계를 다 압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번 급습이 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타운 내 불법도박장의 책임자급 3명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급습 당시 현장에 있던 도박장 관계자 10명에게는 가주 형사법에 따라 티켓을 발부했다.
한편, 지난달 6일에는 웨스턴과 6가의 상가 인터넷 카페에서 주로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도박장으로 운영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러한 불법 온라인 도박장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나 피시방, 당구장 등에 컴퓨터 수십 대를 설치해 운영하면서 다양한 도박 게임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불법도박장은 LA 인근 뿐만이 아니라 뉴욕, 아틀란타, 텍사스 곳곳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운영되면서 경찰 단속에 체포되고 있다. 업소에는 일련번호 형식으로 분류된 고객회원 카드를 구비하고 경품이나10%-20% 보너스를 지급하고 현금과 교환이 가능한 상품권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 카페 매장 내부에는 오피스 형태의 방이 여러 개 마련돼 있고 게임방식이 적힌 대형 포스터가 붙어 있으며 환전소가 만들어져 있었다. 고객들은 업주가 당국에 허가 받은 공식적인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경기 승율 맞추기 게임이라고 속여 왔다고 말했다.













무료 운송 카지노행 버스부터 추방해야


특히 노인들의 도박이 성행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반에 따르면, 적발된 도박장 7곳의 주요 고객들이 65세 이상의 한인 노인들로 도박장 측에서는 노인 고객 유치를 위해 식사와 주류 등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딱히 갈 곳이 없고 할일도 없는 노인들의 경우,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불법 사설도박장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나 주택 등을 개조해 영업 하는 것을 추적해 경찰은 몇 달 동안 이어진 잠복수사를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돈을 잃으면 빌리고, 또 빌리는 악순환의 연속”이라며 “웰페어를 받는 날이면 카지노 행 버스에 노인들이 많고 사설 도박장도 북적인다. 한 달을 살아야 할 윌페어를 도박판에서 날리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채업자 등과 연결돼 빚까지 져가며 빠져나오지 못하고 생계까지 위험해지는 노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인 타운 주택가의 사설 도박장은 가끔 큰 판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대개는 소일거리의 판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화투나 포커게임에서 돈 잃는 사람이 하나 둘 생기면 본전 찾기 식으로 점차 판이 커지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업자들은 이런 도박판이 몇 개월만 지속돼도 수 만 불에서 수십 만불은 쉽게 챙기고 사라진다. 빌린 하우스를 넘기고 다른 장소로 옮기는 수법이다. 돈 좀 있는 상대가 물색되면 꽁지들이 붙어 마구 뒤 판돈을 대주고 끝내는 차에서부터 집, 사업체까지 넘기고서야 판을 접게 된다. 특히 이들 사설 도박장은 거의 타짜나 사기도박을 위한 기구나 장치가 설치돼있다. 그런 이유로 백전백승의 성과로 귀결된다. 소문난 판에서는 수십 만 불이 하룻밤에 오간다.


대박노리다 쪽박찬 한인들 부지기수


도박으로 한 재산을 날렸다는 황모씨(56세) “ 심심풀이로 타운 인근의 카지노장에서 포커를 즐겼는데 어느 날 한인 타운의 사설도박장을 소개 받은 후 끝내 재산을 탕진했다” 고 말했다.
지금은 택시 운전으로 생활하는 황씨는 “그때는 몰랐지만 아는 척하며 사설도박장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곧 타짜들과 연결된 사기 도박단의 일원이었다.” 면서 “적당한 호구 손님을 카지노장이나 커머스 등지의 포커 도박장에서 알선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한탕이나 대박을 노리며 달려들었다가 발을 빼지 못해 이혼도 당하고 사업체도 날린 후, 한때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면서 “더 후회하기 전에 도박중독 교육 모임에라도 나가서 끊어야 한다.” 고 회한의 말을 털어놓았다.
과거에는 사설 도박장이 은밀히 운영되었다면 최근에는 여러 도박 장비들을 이용해 광범위하면서도 공공연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이다. 노인층과 주부, 젊은 층까지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을 통한 도박과 사설 슬럿머신까지 진화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도박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단속과정에서도 현장에 있던 노인들은 “심심풀이 정도로 하는 것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총까지 차고 와서 단속하느냐” 며 항변하기도 했다. 또 인터넷 카페 도박장에서의 한 젊은 청년은 “매일 스마트 폰으로 하던 확률 맞추기 게임이나 텍사스홀덤 같은 게임에 불과한데 왜 불법이냐” 면서 도박에 대한 한계와 위험수위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 황씨의 말이다.
“모두가 악마들이에요. 도박장을 운영하는 폭력배 같은 자들도 그렇지만 뒤에서 사채 하는 꽁지, 밤새워 음식 제공하는 아주머니, 도박장을 알선하는 불법택시들까지 모두가 악마들로 보여요. 요즘은 주택가의 사설 도박장이라지만 거의 카지노장 흉내를 내고 바카라 도박 테이블과 홀덤 테이블, 슬럿머신 기계까지 완전한 카지노장으로 둔갑해 주머니를 털어가는 겁니다.”
한편,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불법 도박장 운영자들의 신상을 파악한 정모, 안모, 송모, 유모, 인모 씨 등 여성 6명이 포함된10명을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사회단체 등 도박퇴치 운동 펼쳐야 할 때


많은 한인들은 “한인회나 각 사회단체들이 앞장서 도박 퇴치 운동을 벌여야 할 때” 라면서 “지금도 한인 타운 한 복판에 카지노장으로 손님들을 실어 나르는 대형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부터 없애야 마땅하다”고 입을 모은다. 버스 운전기사나 손님을 유인하는 자들이나 길거리에서 호객하는 자들까지 모두 한인들인데, 그들의 푼돈을 챙기기 위해 한 개인이나 가정이 파멸에 이르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한국에서 한물간 가수나 연예인들을 불러 공연장 대관비가 거의 공짜인 카지노장에서 공연하면서 많은 한인들을 불행에 빠지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한인 타운에서 한 시간 혹은 두 시간 떨어진 인디언 지역의 카지노장에서의 가수공연은 한인관객들에게 모처럼 향수를 달래기보다는 공연 전후로 도박에 빠지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공연을 보러 갔다는 한모씨(여, 53세) “백 불도 안 되는 공연 티켓 때문에 그날 3천불을 잃고 돌아와 몇 주간 한숨 속에 지냈다” 면서 “가수와 공연 주최자가 원망스러웠다. 공연업자와 카지노장이 짜고 노는 판에 관람한 한인들 주머니만 털린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갔던 사람들 모두 잃은 돈이 수 만 불이었으며, 결국 한번 잃은 돈 때문에 본전을 찾겠다거나 도박에 빠지는 덫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가주 검찰청의 한 관계자는 “동부에서 유행한 도박들이 이제 서부 곳곳에, 샌버나디노와 샌디에고 등지에까지 성행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는데 지속적으로 매춘과 도박은 뿌리 뽑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업주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고객들도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에는 애틀랜타 한인타운을 무대로 보호비 갈취•폭행•마약 판매 등의 중범죄를 저지른 한인 조직폭력단이 연방수사국(FBI)에 일망타진됐다.  FBI는 한인 조직폭력배인 정모(39•둘루스), 김모(48•스와니), 최모(30•노크로스), 이모(32•둘루스) 씨, 그리고 아시스 보라시스(24•오번) 등 5명을 폭행 및 협박, 마약 소지 및 판매, 불법 총기 소지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연방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정씨를 비롯한 조직폭력단은 2009년 7월부터 둘루스 한인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400~800달러를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력조직들은 지역을 관리하고 유흥업소나 도박장에 대마초와 마약을 공급하고 도박빚을 받아내면서 불법 총기를 소지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와 보라시스씨는 최고 종신형, 김씨 등 3명은 최고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또한 이들에게는 최고 100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될수 있다”고 밝혔다.
도박 중독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전문상담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타운내 ‘성그레고리 성당’ ‘한인 중독증 회복선교센터’ OC 셀프 헬프센터’ 등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에 도박 중독증 치료를 위한 모임을 갖고 있다.
상담전문가들은 고립된 생활과 소통의 부재가 노인 도박문제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자녀가 없거나 우울증•화병 등을 앓는 노인들의 경우, 중독증세가 더욱 심하다고 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