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1> 다시 주목받는 ‘朴-MB’ 대선 전 단독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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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여주지청장. 수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윗선의 외압과  검찰의 부당개입을 폭로하고 있다.

국정원댓글사건 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업무배제를 둘러싼 논란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채동욱 혼외자식 논란으로 혼란에 빠진 검찰은 이번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됐다. 따지고 보면 이번 사건은 지난 8월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원 전 원장의 기소 및 구속 여부를 놓고 검찰 내 갈등, 여기에 검찰 수뇌부와 청와대 간 갈등 등이 이어지면서 사태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무엇보다 정권 출범 6개월 만에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경질되면서 검찰과 정권과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원 전 원장의 기소가 이처럼 큰 후폭풍을 몰고 온 것은 그가 유죄가 되면 현 정권의 정당성이 의심받기 때문이다. 원 전 원장의 유죄는 곧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이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격노했다는 것도 그가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정원과 군, 국가보훈처 등 정부 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대거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현 정부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9월 2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서 100분 간 가졌던 단독회동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는 지난 해 대선 전 이 회동 후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본지가 제기했던 의혹이 지금와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내막을 파헤쳐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해 9월 2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 간 100분 간의 회동이 있었다. 이 날 회동은 당에서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과 이 대변인, 청와대에서 하금열 대통령실장, 이달곤 정무수석비서관,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으나 초반 5분가량을 제외하곤 배석자 없이 비공개 회담이 이어졌다.
회동을 두고 야당이 청와대의 선거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측은 즉각 논평을 내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 복구, 민생경제, 성폭력 및 안전 문제는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루면 될 사안이다. 시급하게 처리할 문제는 처리하고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치안부재 문제는 대책을 강구해 실천하면 될 일”이라며 “새누리당 발표대로 대화가 오고갔다면 굳이 배석자 없이 단둘이서 만남을 가질 이유가 있었는지 의아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우려했던 대로 선거중립을 지키고 엄정하게 선거를 관리해야 할 대통령이 특정 정당 대선후보의 정책과 공약사항을 들어주는 모양새로 대화가 오고갔다”며 “명백히 선거중립을 훼손한 자리”라고 비판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해찬 의원 역시 “만나서 둘이 무엇을 이야기하겠는가. 박 후보는 이 대통령에게 도와 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이 대통령은 꼭 당선돼서 민주당을 진압하라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그래서 이 사람들은 ‘이명박근혜’다. 우리는 이명박근혜를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날 비공개 회동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고, 야당 역시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 날에 무슨 일이


다만 이 날 회동에 주목한 것은 본지뿐이었다. 본지는 선거를 한 주 가량 앞뒀던 지난해 12월 13일 <국정원-원세훈 원장, 드러내 놓고 조직 동원해 박근혜 편들기…. ‘정권 재창출 위해 선거개입 정황 드러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두 사람의 9월 회동에 주목했다.
그런데 실제 본지의 추가취재 결과 이 날 회동 이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으로 일했던 인사가 박근혜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서로 견원지간처럼 싸우던 두 사람이 이 날 회동을 계기로 사이가 좋아졌고, 핵심멤버까지 자리를 옮긴 것. 이 인사는 박 대통령 취임 후 공기업 고위직으로 영전하기까지 했다. 캠프 비선의 핵심멤버가 자리를 옮긴 것 이외에도 이상한 일은 또 벌어졌다. 이 날부터 국정원 직원들의 사이버 활동은 본격화된 것.

















“고작 70여 개의 댓글”이라던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 개입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다.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대대적인 선거개입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12월 12일까지 3개월여의 짧은 기간 동안 국정원 직원들은 402개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5만 5689개(재전송 RT 포함)의 글을 쏟아냈다. 게시글에는 문재인ㆍ안철수 대선 후보들을 원색적으로 비방하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찬양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이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개입 행위에 대해 축소수사를 한 것과 달리 검찰은 윤석열 팀장을 중심으로 수백만 건의 트위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트위터 댓글 활동’ 등의 혐의가 반영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이를 위해 2237쪽에 달하는 ‘범죄 일람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범죄일람표를 입수한 민주당은 5만 5689건에 달하는 트위터 내용을 공개했다. 국정원의 트위터 활용 행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무리한 대선 개입이 검란 불러














 ▲ 조영곤 검사장은 윤성열 팀장의 외압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는 날조라고 일축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 간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의미있는 변화들이 이후에 이어졌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정원의 대선 개입은 결국 꼬리를 밟혔고, 검란의 원인으로까지 비화됐다. 윤석열 지청장 사태는 향후 정국의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당장 야권의 대선결과에 대한 불복 움직임이 보여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을 ‘불공정 선거’로 공식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문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서 박 대통령과 대결했던 당사자란 점에서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면서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에 대해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박 대통령의 결단만이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공식성명에서 여권의 ‘대선 불복’ 공세에 대해 “대선 개입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을 개혁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당연한 목소리까지 대선 불복이라고 윽박지르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의 잇단 의혹 제기를 ‘대선 불복’으로 규정하면서 민주주의 선거 절차마저 부정하는 세력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문 의원의 ‘불공정 대선’ 주장과 박 대통령 책임론 제기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 출신의 당사자마저 대선 불복의 ‘본색’’을 드러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문 의원이 드디어 대선 불복에 대한 자신의 본심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책임 운운하는 것은 대선 후보까지 지냈던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문 의원은 전대미문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라는 사초(史草) 폐기의 총괄책임을 졌던 사람”이라며 “석고대죄해야 할 문 의원이 일언반구 없이 오히려 책임론을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국정원이어 군까지 댓글 작업













▲ 국방부앞에 나타난 ‘무적의 댓글부대’ 진보연대, 평화재향군인회, 민권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앞에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선거개입 규탄 및 특검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해 총선ㆍ대선 전후 사이버공간에서 정치개입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한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의 수가 15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에 드러난 4명 이외에 11명의 요원들이 트위터와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사이버사 소속 4명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고 별도의 (상부) 지시는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는 22일 국방부의 조사결과 발표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의원(민주당ㆍ비례대표)은 23일 지난 총선과 대선기간 블로그에 정치글을 올린 사이버사령부 소속 요원 A씨(아이디 psy504244), B씨(아이디 lsh_pink) 등 2명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정치성향이 짙거나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도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를 분석한 결과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 8명를 포함해 34명이 특정 IP를 공유하면서 대선개입 의혹이 있거나 정치성향이 강한 글 707건을 올린 것으로 확인했다. 이 의원은 IP를 공유한 다른 26명도 사이버사령부 요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국방부가 “개인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던 트위터 활동요원의 경우에도 기존 4명 이외에 1명이 더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숟가락(@spoon1212)’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해당 요원은 ‘오빤 MB스타일’ 동영상을 퍼나르고, 다른 요원과 함께 정치글을 리트윗하는 등 확산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3일 현재까지 사이버공간에서 대선과 관련한 정치글을 올린 사이버사령부 요원은 모두 15명으로 늘어났다. 조직적 개입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새누리당 인사의 글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과 함께 리트윗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 C씨(아이디 zlrun)가 지난해 6월 대선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SNS본부장이었던 윤정훈 목사의 ‘민주당은 종북’ 글 등 5건을 리트윗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정원 심리전단 요원의 계정 2개의 글 4건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앞서 윤 목사의 글을 국정원 요원들이 리트윗한 사실도 21일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수사를 맡았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국정감사 증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새누리당-국정원-사이버사령부 사이에 모종의 연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다. 추가의혹에 쏟아지면서 국방부 수사의 신뢰성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여당 내부에서도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지만 5촌조카 살해 관련 의혹 보도 고소사건

법원, 주진우·김어준 국민참여 재판서 무죄 선고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박지만씨가 5촌조카 살해사건과 관련, 박지만씨 배후설 의혹을 보도하자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패널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씨를 고소했었으나 23일 국민참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박근혜 당시 후보와 동생 박지만씨는 동 사건을 보도한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와 <선데이저널> 리챠드 윤-조현철 기자를 고소했으며 <선데이저널> 기사를 전제한 한국의 인터넷 신문 <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은종씨를 함께 고소했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환수)는 김씨 등에 대한 국민참여 재판에서 배심원 평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25일 있을 백은종 편집인에 대한 재판도 무죄판결로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검찰은 <선데이저널>의 윤-조 기자들을 제외한 주진우-백은종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긴급 체포했었으나 백은종씨만 구속시켜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앞서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주 기자에게 징역 3년을, 김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주 기자는 최후진술에서 “그동안 사이비 종교나 조직폭력배, 밀입국 탈북자 등 무서운 사건을 많이 취재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정말 무서운 사건이다. 오랫동안 취재했다. 무서운 사건에 대해 취재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 있는 동안은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고소인이자 증인으로 채택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가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정 증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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