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모추적> ‘파독광부 간호사 상대 고국 초청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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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독광부파견 50주년을 기해 본국의 ‘정수코리아’(회장 김문희)라는 불투명한 단체가 “파독 전사들을 고국에 초청해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미국, 캐나다, 독일 등지에 거주하는 파독 광부, 간호사 출신들 240여명을 대거 초청하고는 ‘나몰라’하는 바람에 파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번 초청 사기극에 다행히 LA지역 파독 광부와 간호사 출신들은 피해를 면했다. LA지역 파독광부 모임인 서독동우회의 김창수 회장은 25일 “수개월전 누군가로부터 모국 초청 계획을 들었다”면서 “하지만 구체적인 초청단체 나  공식적인 초청장등이 미비해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캐나다 지역과 뉴욕과 시카고 서독동우회와 간호사 출신 회원들 약 150여명은, 독일에서 참가한 80여명과 함께 고국을 방문해 크게 피해를 당했다. LA를 제외한 이들 240여명 해외 파독광부 , 간호사 출신들은 ‘파독 50주년 기념 광부 ․간호사 모국 방문 환영회’라는 정수코리아 주최 방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고국을 찾았다가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됐다.  애초 지난 23일부터 묵기로 했던 호텔에는 예약이 돼 있지 않았고, 7박8일 방문 일정 프로그람에서도 청와대 방문 등을 포함 대부분 약속이 되어 있지 않았다. 사기극의 전모를 전격 취재했다.  하지만 고국동포들의 온정으로 고국에서 푸근한 대접을 받고 돌아갔다. <성 진 취재부 기자>

LA지역의  서독동우회의 김창수 회장은 “이번 파독광부 초청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이상했다”면서 “일정에는 청와대 특별 방문 등으로 마치 박 대통령도 만나게 될 것 처럼 포장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창수 회장은 “시카고나 뉴욕 등에서 나에게 ‘왜 LA는 참가를 안 하는가’라는 문의도 왔지만 우선 초청 주최측이 불투명했다”면서 “정수코리아라는 명칭을 사용해 더욱 의문시 되었다”라고 밝혔다.
동우회의 김창수 회장은 나름대로 본국 등 여러 곳을 수소문했으나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다. LA지역의 일부 회원들은 다른 지역 회원으로부터 ‘왜 LA는 이번 고국방문에 참가를 안하는가’라는 이야기도 들려 왔으나 “여러가지 의문점이 많아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창수 회장은 “이번 고국방문 사기극에는 필경 해외지역의 일부 관계자들이 공모사기에 관련되었을 수도 있다”면서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정수코리아는 유령사기단체


많은 사람 들은 ‘정수코리아’를 ‘정수장학회’로 착각을 하였고 일부는 대구에 중앙본부를 두고 있는 박정희대통령-육영수 여사 추모 단체인 ‘정수회’ 로도 생각했다는 것이다.
본보가 대구에 있는 정수회(총재 유옥생)에 문의한 결과, 한 관계자는 “우리도 정수코리아라는 사기단체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는 중”이라면서 “관련 부처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정수코리아’ 김문희(68) 회장은  ‘파독 광부•간호사 모국방문 추진 위원회’를 결성하고10월23일부터 30일까지 7박 8일 동안 모국방문 행사를 추진했다고 한다.하지만 비용을 부담 하기로 한 모 종교단체 협찬 측이 지원을 철회하면서 일이 꼬였다는 것이다.
방문단이 묵을 호텔 측은 정수코리아로부터 계약금 4000만 원을 받았으나 후속 잔금을 치루지 않아 계약을 파기했다. 그러나 주최자인 김문희 회장은 예약 취소를 알리지 않았고, 결국 이같은 사실을 통보 받지 못하고 이미 입국한 파독 출신 방문자 7명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지난 22일 강남 경찰서 를 방문해 “240여 명 동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홀대받고 노숙하게 생겼다”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 했다. 이번 방문단으로 고국에 온 박씨는 “고향이 그리워 15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이 마음 조차 속임수에 희생되니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다행히 당초 예약을 받았던 호텔 측이 노숙 위기에 내 몰렸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에게 객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무 이유 없이 사건에 말려들게 된 호텔 측은 이들 모두 에게 3일간 숙박∙조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호텔 관계자는 “1억5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나라를 위해 고생하신 분들을 위한 일 아니냐”며 “정수코리아에 따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특별방문’ 오도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정수코리아 김문희 회장을 지난 24일 연행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서 김문희 회장은 ‘애초 약속한 독지가들이 기금을 내지 않아 문제가 됐다” 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수코리아’라는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게 제시한 7박8일 일정표도 모두 거짓으로 들어났다. 일정표에 따르면 방문 첫날인 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상봉의 밤 기자회견’ 과 만찬이 예정돼 있었지만 언론사엔 연락도 하지 않았다. 경주시장 만찬(26일), 울산시장 만찬 (27일), 경남 도지사 면담(28일), 경기도지사 오찬(29일)도 해당 지자체는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청와대 삼성전자∙포스코건설∙국립묘지∙진해해군사령부 등 방문 일정도 있었지만 실제 약속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사건을 처음 취재한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울산시 측은 사전 어떠한 요청도 없었고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 또 경기도청 관계자는 ‘요청은 있었지만 약속을 잡지 않았고, 공문에는 정수코리아를 정수장학회라고 표현한 문구도 있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정수코리아 관계자는  “준비 부족으로 혼선이 생겼을 뿐 절대 의도적으로 속이려 했던 건 아니다”라며 “그쪽(일정표에 언급된 정부기관∙지자체∙기업)에서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주장 했다는 것이다.



“항공료만 직접 내고 오시면 청와대 방문 등 7일간 모실 것” 이라며 파독 광부 간호사들을 본국에 초청한  정수코리아는 정체 불분명 단체로 보여지고 있다. 50년만에 고국방문 이라는 설레임으로 고국을 찾았던 237명 해외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들은 뒤늦게 사기극에 말려든 것에 땅을 치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국 땅에 입국하니 예약됐다던 숙소예약 깨진 상태, 나눠준 일정표도 모두 거짓으로 밝혀져 숙소 로 예정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로비에서  항의 모임이 벌어지는 촌극마져  야기됐다. 결국 이를 딱하게 여긴 호텔측이 3일간 숙소를 제공키로 하는 등 온정도 쏟아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정수코리아 측은 “후원비 5억 모금이 차질을 빚는 탓”이라며 변명과 함께 예정된 7박8일 관광일정을 강행 시키면서 계속 파행을 일으켰다. 정수코리아의 김문희 회장은 “예정된 7박8일 일정을 모두 소화하겠다”며 “여행 경비는 한 푼도 없지만  독지가들이 나타 나주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정수코리아는 25일에는  확정된 일정 없이 방문단을 데리고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 →경기도 송추→청와대→경복궁→강남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일대를 떠돌아다녔다. 점심은 경기도 양주의 한 식당에서 때웠고, 식대 190만원은 돌연 나타난 ‘독지가’가 계산했다고 단체 관계자는 말했다.


주최 주인공은 전과 4범


이날 행사를 위해 관광버스 6대를 빌렸지만, 버스 회사 측엔 계약금(약 2800만원) 한 푼 내지 않았고,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영부인 정수코리아’라고 적힌 명함만 내밀었다.
이번 앵벌이 여행에 동원된 파독 광부•간호사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호석  파독 광부 출신은 “북악스카이웨이 거기 가서 2시간 동안 아무 가이드도 없이 사진 몇 장 찍고 나왔어요. 그리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역시 똑같은.. 사진 몇 장 찍고 왔다”고 말했다.
파독 간호사 출신 이숙이(69)씨는 “식사도 노숙자처럼 먹었다. 싸구려 약장수나 다름없는 100% 사기 행각”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정장과 드레스를 사왔는데, 오늘 청와대 분수대 가서 사진 찍은 게 전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참석자는 “행사 추진한 사람들이 꼭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정수코리아 측이 “대한민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면서 “항공료 를 제외한 모든 관광 경비를 책임지겠다”고 해 고국을 찾았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지난달 28일 정수코리아 임원이 파독 광부•간호사 모임을 찾아가 설명회까지 열어 가이드비를 따로 걷었다. 파독 간호사 출신 박모(74)씨는 “설명회에 120명 정도 모였는데 청와대 방문 일정 까지 있어 정수 코리아를 정수장학회와 혼동했다”며 “거의 모두 현금으로 가이드비를 냈다”고 말했다.
한편 정수코리아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과 객실 100여개를 나흘간 1억5000만원에 사용 하기로 협상했지만, 4000만원만 납입한 뒤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계약 협상은 깨졌다. 그러나 정수코리아는 이 사실을 파독 광부•간호사에게 알리지 않았다. 대체 숙소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고국방문에 들떠 한국에 도착한 방문단은 첫날부터 ‘노숙자’ 신세가 된 것이다.



이번 사기극 고국방문단을 초청한 김문희(66) 회장은 사기전과 4범으로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 만든 ‘정수장학회’를 여러 차례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정수코리아는 지난 5월 자원봉사자 40여명으로 설립한 단체로 이번 ‘모국 방문 환영회’가 첫 기획 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당초 한 종교 단체에서 5억원을 후원받기로 했는데, 이것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혼란이 일어 났다고 주장했다. 행사 직전까지 돈을 구하러 뛰어다니다 보니 예약을 중간에 취소하지 못하고 엉망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후원하기로 한 종교 단체가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 회장은 과거 ‘정수회(正修會)’라는 단체에서 활동했고, 자신을 ‘서울 정수회 회장’이라 소개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회는 정수장학회와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正)’자와 육영수 여사의 ‘수(修)’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이 단체는 박 전 대통령 추모제를 올리는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희 회장 명함에는 앞면 로고에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영부인’이란 문구가 선명하다. 뒷면에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경선 특별보좌역 등 직책을 적었다. 현재 김문희 회장은 출국정지를 당했다
김 회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할 때 경기도지사 비서실에 공문을 보내면서 단체 이름을 ‘정수코리아 (정수장학회)’라 썼고, 관광버스 6대를 빌리면서도 자신을 ‘정수장학회 관계자’라 사칭했다. 관광버스 회사 대표는 “‘정수장학회’ 소속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파독 광부•간호사들을 대접하는 일이라 하니 일단 차량을 내주기로 했다”며 “내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해서 차량을 빌려줬는데, 손해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50년만에 고국을 찾았다가 행사 주최측의 사기로 마음 고생을 했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에게 온정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정수장학회 이름으로 사기행각


언론에 딱한 사연이 보도되면서 도움을 주겠다는 공공기관과 복지단체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26일부터 3박 4일 동안 태권도진흥재단에서 숙소와 식사, 관광 등을 책임지기로 했다. 구미산업단지 시찰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도 조율했다. 그리고 구미시, 대한의사협회, 한국관광협회, 태권도진흥재단, 현대오일뱅크 등은 여행 경비와 의료 서비스 등을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한 단체 관계자는 “유령 단체가 이들을 계속 모시고 있는데 어떻게 도와야 할지 답답하다”고 했다.
7박 8일 일정을 완전히 망칠 뻔했던 방문자들은 뜻밖의 고국 사회의 온정에 그나마 위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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