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취재> 문정왕후 ‘어보’ 반환 왜 늦어지는 속사정 따로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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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DHS) 특별수사팀이 LA카운티박물관(LACMA)에 소장 중인 문정왕후 ‘어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최근 본보가 확인했다. 문정왕후 ‘어보’ 조사에 관련된 한미국가 공조 체제에 관련된 한 관계자는 본보 질의에 대해 “현재 ‘어보’를 불법으로 한국에서 미국에 반입한 경위와 이를 불법으로 인수한 관계자들도 조사하게 되어 경우에 따라서 지금까지 불법 소장한 LACMA측의 책임과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애초 빠르면 올해안에 한국으로 반환 될 것으로 알려진 ‘어보’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9일 LACMA측은 “도난품 인 경우 반환한다는 원칙을 갖고 한ㆍ미 우호의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반환키로 결정했다”면서 “지체 없이 반환 절차에 착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당시 안민석 의원(민주당)이 설명하면서 ‘수개월이내 환수될 것’ 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하지만 본보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문화재 관련 환수에는 반드시 미국토안보부 문화재 관련 특별수사반의 조사를 거치게 되어있어 조사가 완료된 이후에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재판까지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보’ 한국반환과 관련된 양국의 입장차를 정리해 본다.
성 진(취재부기자)



현재 미국 DHS 산하 특별수사반(HIS)의 ‘어보’ 조사는 미국 해외문화재 반환 법률에 따라 한국에 공식적으로 반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미 미국 DHS는 지난 9월에 한국전쟁 중 미군이 훔쳐간 ‘호조태환권 원판’을 한국검찰과 공조 수사를 벌여 재판까지 하면서 수사를 마친 후 한국 정부에 반환한 첫번 사례가 있다.
지난달 27일 LA총영사관에서 실시된 2013년 국정감사에서 박병석의원(민주당)은 “LACMA측의 문정 왕후 어보 반환의 구체적 시기가 언제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신연성 총영사는 “아직 환수 시기는 결정된바 없다”라고 답했는데, 박 의원은 거듭 “언제까지 환수가 되는 가”라고 질의 했는데 신 총영사는 ‘실무적 문제가 남아 1년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라고만 답했다. 그 실무적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문정왕후 어보 반환  ‘1년 기다려야’


지난 9월 19일 LA카운티 박물관 측은 한국의 민간단체가 3년전부터 줄기차게 요청한 문정왕후 어보를 조건없이 한국정부로 반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어보 반환운동에 참가한 국회 교육 문화체육 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LACMA측이 도난품인 경우 반환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으므로 한ㆍ미 우호의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반환키로 결정했다면서 지체 없이 반환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 했다.
그리고 당시 안 의원은 이어 “도난당한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환수노력과 환수운동가들에 대한 지원이 미진하다”면서 “이번 문정 왕후 어보 반환의 결실을 계기로 정부의 지원이 대승적이고 전향적으로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정부의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국내외 언론들은 문정왕후 어보는 2010년 반환운동을 시작한지 3년여 만에 절차를 거쳐 수개월 안에 우리나라로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수개월안에 반환’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감에서 신 총영사가 답한 ‘1년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현재 미국토안보부 문화재 환수 특별 조사팀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 문정왕후 ‘어보’
미국정부는 해외문화재 환수를 원칙으로 하고, 이에 관한 조사를 국토안보부(DHS)가 관장하도록 법률로 정해, 국토안보부 산하에 문화재 특별수사반(HIS)이 구성되어 있다. 특히 미정부는 한국과의 공조수사를 위해 한국에 수사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미국의 국토안보부(DHS) 특별수사팀은 지난 2010년에도 한국 검찰청의 요청으로 미국에 불법 반입된 호조 태환권에 대하여 수사를 벌여 장물임을 확인하고 재판까지 벌여 장물을 취득한 한인 등 관계자들을 처벌하고 끝내 호조태환권을 한국에 반환했던 사례가 있다.
이 결과로 한국의 대검찰청과 문화재청은 지난 9월 3일 대검청사에서 성 김 주한 미국대사로부터 63년전 미국에 불법 유출됐던 호조 태환권 인쇄 원판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았다. 이 호조태환권을 전달 받게된 것은 미국의 국토안보부 수사반이 문제의 호조 태환권이 불법으로 미국에 반입됐다는 점을 공식수사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불법 반출된 문화재 총 1만여건


호조태환권은 1893년 고종이 대한제국의 경제근대화를 위해 화폐 개혁을 단행했을 당시 구화폐 회수를 위해 발행한 일종의 교환표이다. 실제 유통되지는 않았지만 대한제국이 근대화된 인쇄술로 만든 최초의 지폐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또 학술적으로 적지않은 의미를 가진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특히 호조태환권 환수는 한국 검찰이 국제 수사공조를 통해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한 첫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또한 미국으로서도 불법 반입된 한국문화재를 수사를 통해 확인하고 최초로 반환 해준 사례이다.
최근까지 한국에 환수된 해외문화재는 미국 등 10개국으로부터 9,745점이다. 국가별로는 일본 6,313점, 미국 1,295점, 스페인 892점 등의 순이며 방법별로는 기증 5,851점, 정부간 협상 3,232점, 구입 64점 등의 순이다.
지난날 대표적인 환수 사례로는 1965년에 ‘한일문화재협정’ 1,432점, 1991년에 ‘영친왕비 복식 양도 협정’ 295점, 2011년에 외규장각 도서 297점과 일본 궁내청 소재 조선왕조 도서 1,205점이 있다.
한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개국 549개 기관과 개인 소장품을 조사하여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 140,560점을 확인하였다(2011년 2월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84년부터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해외소재 한국문화재목록’을 간행하고 있으며, DB로 구축하여 ‘국외한국문화재 자료 정보관’을 통해 서비스 중에 있다.
한국 문화재청은 2012년 7월에 해외 소재 문화재에 대한 조사 및 연구와 환수를 목적으로 산하 특수법인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설립하였다.








6.25전쟁 중 불법 유출된 문제의 호조태환권의 환수는 양심적인 한 미국 정부 공무원의 제보가 빌미가 됐다.
지난 2010년 4월 당시 국무부 한국과에서 2년째 근무 중인 셰리 할러데이는 주미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한국에서 도난된 유물이 미국에서 매각되려 한다. 내가 도와줄 테니 막아봐라.”로 시작됐다. 할러데이는 경매회사, 관련 수사기관까지 알려주며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는 “경매품에 한국 왕실 물건도 있다”며 “어떻게 한국 유물이 외국에서 공개 경매될 수 있느냐”고 밝혔다고 한다.
당시 워싱턴의 한국대사관 법무관실 이종철 법무관은 이같은  전화를 받고 할러데이가 알려준 미시건주 옥스퍼드의 미드웨스트 경매장 인터넷 홈페이지를 뒤졌다. 거기에는 한국 유물로 보이는 130여점과 함께 호조태환권 10냥짜리 원판이 소개돼 있었다.












 ▲ 호조태환권 원판
6.25전쟁에 참전한 미국 병사 라이오넬 헤이스(사망)가 서울의 덕수궁에서 가져온 유물이란 설명도 있었다. 한국에서 몰래 들여온 유물이 틀림없었으나 경매날짜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태였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먼저 경매회사인 미드웨스트 대표 제임스 아마토에게 불법유출 유물일 가능성을 고지하고 경매중단을 요청했다.
당시 한덕수 당시 주미대사는 문화재청에 유물의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문화재 위원들은 이례적인 사진판정을 통해 “대부분 청나라 유물로 가치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일부 유물은 환수할 가치가 있다”는 감정평가서를 보냈다. 대사관은 즉각 국토안보부와 법무부에 이를 보내 수사를 의뢰 하고, 환수를 위한 한미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수사는 미 국토안보부 산하 도난유물 조사 및 환수 전담반이 있는 국토안보조사팀(HSI)에 맡겨졌고, 카운터파트인 한국 검찰도 환수작업에 가세했다. 그러나 환수작업은 난항이었다. 경매가 강행되면서 유물이 흩어졌고, 수사당국도 사건 진척이 어려워지자 난색을 표했다. 주미 대사관 측은 호조태환권 원판을 3만5,000달러에 낙찰 받은 뒤 잔금 1만달러 결제만 남겨두고 있던 재미동포 윤원영씨를 접촉, “도난 유물이니 매입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이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2년째 미궁을 헤매던 지난해 7월 뜻밖의 호재가 날아들었다. 미국 법원이 경매회사 미드웨스트 에게 구매자 정보공개를 명령한 것이다. 미 국토안보부 수사팀은 이후 화폐전문가로부터 호조 태환권 원판의 진품 감정을 받고 한국 반환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불법 유물임을 알고도 낙찰 받은 윤씨를 기소해 유죄판결을 받아내면 원판을 압류해 한국에 돌려준다는 계산이었다.
불법 반입된 문화재를 해당국가에 돌려준다는 원칙에 따른 조치이기도 했다. 한국 당국도 윤씨 주변을 탐문하는 등 공조체제를 가동하면서 결국 윤씨가 전격 체포됐고, 재판에서 유죄선고를 받았다.
미국 정부는 이처럼 불법 반입된 한국 문화재를  한국 정부에 돌려주기 위해 문화재 소장자를 체포, 형사재판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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