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실각, 쿠데타-김정은 암살 등 ‘급변사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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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주변정세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남북한이 동시에 국가적-정권적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에서는 사실상 정권 2인자이던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실각하고, 그의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이 진행 중이다. 개방파인 당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군부강경파가 실권을 쥐는 등 권력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북한 내 권력구조의 개편에 그칠 수도 있고, 쿠데타 등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북한은 내부단속을 위해 갖가지 대남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커 남북 간 긴장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위기는 한반도의 남쪽에서도 진행 중이다. 과거사 문제와 영토문제로 티격태격하던 한-중-일 3국간의 갈등에 미국이 끼어들면서, 한반도 주변 동북아에 긴장의 3각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이 다가오는 데도 불법선거와 종북 논란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민생과 안보는 거의 챙기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자신이 내외의 위급성에 대해 비상한 상황인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임춘훈>
 
“현재 한국사회가 처한 현실은 1900년대 대한제국이 패망하기 직전의 상황과 거의 동형이다. 그때보다 외부적인 상황은 더 나빠졌다. 주변 외세의 4강구도는 변하지 않았고 여기에 통제불능의 북한이라는 변수까지 생겨 훨씬 더 악화된 상황이다.”
최근 <시민의 탄생>이라는 저서를 출간한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는 엊그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송 교수는 100년 전의 내외적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본질에서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그동안 큰 사건을 많이 겪어 위기에 대해 면역이 돼 있지만 지금 현실은 100년 전 국가패망 직전의 상황과 많이 닮아있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어제(3일) 중앙일보에 쓴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장이 아니다. 오히려 덧붙이고 싶다. 100년 전 보다 더 열악하다고. 북한 변수가 돌출한 이 시대 역학구도에서 한국의 입지는 한없이 쪼그라들었다고. 내부 분열? 당시에는 분열상이 조정에 한정되었지만 지금은 시민사회 전반을 갈라놓고 있다….”
“대한제국의 패망이 식민지, 전쟁, 독재를 치르게 했듯이 ‘침몰하는 한국’의 유산은 당대의 것이 아니다. 우리 자녀들과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할 고난의 짐이다. 망국을 부르는 전면전에 나서기 전에 한번 자녀들의 얼굴을 보라. 그 맑고 순진한 표정이 그것을 허락한다면 같이 싸워 끝장을 봐도 좋겠다…”
송 교수의 연합뉴스 인터뷰 직후 공교롭게도 북한에서 권력 2인자 장성택이 실각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온건개방파인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반대로 내부 권력투쟁으로 정권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 왼쪽부터 장성택, 최룡해, 김정은.
북한전문 매체인 데일리 NK는 북한문제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 “장의 실각은 김정은과의 관계 내지는 갈등문제로 인해서 발단된 것”이라며 “최는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방과 관련해 김정은을 비롯해 최룡해 및 군부 강경파들과 장성택이 의견을 달리하다 결국 이번에 실각하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장성택은 부분적 개방이 아닌 전반적인 개혁-개방을 주장했지만 김정은과 그의 핵심 강경파들은 제한적인 개방, 즉 ‘모기장 개방’을 원해 갈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다른 고위 탈북자도 “김정은과 최룡해는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하면 사회주의는 망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장성택을 제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 NK는 전했다. 다수의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이 군부실세인 최룡해와의 권력투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주민들 사이에 장성택은 경제통이고 중국을 잘 아는 경제관료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북한의 개혁개방이 김정은 아닌 장성택 주도로 이뤄지고있다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장성택이 주민들 사이에 평가 받는 게 김정은으로서는 거슬렸을 것이며 최룡해가 이를 부추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숙청이후 북한의 최고권력 핵심부에서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북한외교관 출신의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4일 “장성택의 실각으로 그의 정치기반이던 행정부가 해체위기에 놓여있다. 대남-대외적 여건도 악화된 셈”이라며 “핵심권력층의 갈등구도 대치되고 있으며 장성택의 처인 김경희의 사망 등 돌발상황 발발시 급격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희가 살아있음에도 장성택을 해임하고 그의 수족이던 부부장 2명을 공개처형한 것을 두고 “후견세력인 당 세력과 최룡해의 군부, 김원홍의 보위세력 사이의 권력다툼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정권 내엔 당 중앙위원회 비서들, 부장과 부부장들, 경제부문 고위관리들과 외화벌이 일꾼들, 장성택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던 인민보안부와 사법검찰 등에 장성택 인맥이 깊게 포진해있다. 이들에 대한 숙청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들이 가만히 앉아 당하지 않겠다며 행동에 나설 경우 극도의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장성택 추종세력들이 향후 가까운 시일 내에 ▲김정은이 정책적 과오를 범하거나 ▲국가가 더 큰 혼란에 빠질 경우 ▲자신이 제거될 수도 있다고 느끼는 경우 이판사판 식으로 김정은 제거작업에 나설 수도 있다.
고유환씨는 결론적으로 “2014년 북한은 최룡해 등 군부의 향배에 따라 숙청과 권력투쟁의 회오리바람이 거세게불 것”이라면서 “내년 북한정세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도 고씨는 김정은 집권 2년간 ▲개인적 욕구충당을 위한 국가재원의 집중적 소모 ▲충동적이고 무원칙한 인사행태 ▲지시 번복에 따른 정책 혼선 ▲현실인식 부재에 따른 허황된 발상 등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면서 “군부에 대한 흔들기, 후견인 세력에 대한 숙청 등 김정은의 통치에서는 리더십의 심각한 부재가 시현되고 있다”고 혹평했다.
한편 한국의 정보당국은 어제 “최룡해가 장성택을 제거하고 2인자로 등극하게 된 것이라고 보는 건 옳은 분석이 아니며, 최도 역시 언제든지 제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김정은이 앞으로 신진 엘리트 심복들을 대거 기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장성택 숙청이 ‘핵 개발-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버리고 서방세계와는 물론 남한과의 전면적 대결노선을 걷겠다는 신호라면 우려할만한 사태로 봐야한다.

장성택은 2002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서울을 찾은 적이 있고, 이후 신의주행정특구를 진두지휘했다. 그의 실각으로 앞으로 북한의 경제개방은 더욱 위축되고 한반도 정세에도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됐다.
북한은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 같은 존재다. 한국정부로서는 북한체제의 예측불가능성이 커진만큼 대북정보망을 총동원해 급변사태 등 상황을 관리해야할 중대하고 절박한 책무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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