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사악한 박근혜 정권, 代 이은 ‘공포정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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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사건과 관련해 아들로 지목됐던 채 모 군의 개인정보조회 의혹의 실상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정보유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박정희 정권 때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신헌법을 만드는 초법적 발상을 했던 것처럼, 박근혜 정권에서도 권력유지를 위해서라면 초법적 행위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는 말이 허투루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검찰은 채 군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서초구청 조이제(53) 행정지원국장을 지난달 28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국장을 상대로 채모군 모자(母子)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열람한 배경 등을 조사했다. 조 국장은 지난 6월 중순 지인으로부터 채군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넘겨받고 구청 내 개인정보 민원서류 관리를 총괄하는 ‘OK민원센터’ 직원을 시켜 가족부를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국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가족관계등록부 조회 사실은 시인했으나, 조회를 부탁한 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파장이 커지면서 청와대도 꼬리자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4일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를 조국장 부탁을 받은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 모 행정관으로 분명히 선을 그었다. 조 모 행정관의 직속상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십상시 중 가장 실세로 알려진 이재만 총무비서관이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사전에 불길 차단에 나선 모양새다. 청와대는 그동안 채 전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관련해 ‘보도 후에야 알았다’고 일관되게 부인해 왔지만 그 거짓말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조선일보에 채동욱 혼외자 의혹이 처음 보도된 직후인 9월16일 “(언론) 보도 전에 검찰총장 관련 의혹을 미리 알고 각종 자료를 확인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보도된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규정에 따라 특별감찰을 했을 뿐이다. 보도 이전에는 어떤 확인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수석은 또 “불법사찰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규정에 따라 보도 이후에 한 일”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말하면 이 수석은 채 군 모자에 대한 개인정보조회가 불법사찰이라는 사실을 당시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수석은 청와대의 불법사찰에 선을 그은 채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직접 조회의뢰 ‘고맙다’ 문자까지


조이제 국장은 검찰 수사에서 가족관계등록부 조회 과정에서 청와대 조모 행정관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총 6통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검찰조사를 통해 “6월 11일 (채 군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이 문자로 오면서 가족관계등록부 조회를 요청해 ‘알았다’고 응해줬다”며 “직원한테 알아보라고 지시했더니 틀리다고 해서 ‘아니다’라고 보냈더니 주민번호를 다시 보내줘 조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3일에 ‘고맙다’고 문자가 와서 ‘밥 한번 먹자’고 답한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조 행정관과의 친분에 대해서는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사람과 함께 하는 모임을 통해 1년에 네 번 정도 만나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조 행정관의 부탁을 들어준 이유는 “조 행정관 고향이 안동인데 아이 본적이 대구라서 친척과 관련된 서류 작성에 필요한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여기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 행정관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조 행정관은 서울시에서 청계천 복원 사업 담당 팀장 등으로 근무하다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청와대로 파견돼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그가 계속 청와대에 남아서 승진까지 한 데에는 그가 철저하게 박근혜 정부 실세들에게 잘 보였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그는 ‘문고리 권력’ ‘십상시’로 불리며 청와대 내 실세로 꼽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실 소속 직원인 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도 몇 차례 보도한 바 있지만 이 비서관은 십상시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살림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업무활동비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앉히는 것이 관례였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정상문 씨를, 이명박 정부에서는 김백준 씨가 그 자리에서 앉았었다. 이 비서관을 총무비서관에 앉은 것으로 보아서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 중의 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복심 중의 복심 이재만


따라서 이번 개인정보유출에 이재만 비서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사실상 박근혜 정부 가장 핵심부에서 이번 일이 이뤄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수사에서 이 비서관의 지시 또는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조 행정관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개인정보 불법 유출 의혹을 둘러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행정관 단독으로 조 국장에게 가족부 조회를 부탁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 행정관은 청와대 내에 흔한 부이사관급 행정관이고 고위공직자 사정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청와대 내 시설관리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조 행정관이 조회를 부탁한 조 국장 역시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원 전 원장의 비서관을 지냈다. 검찰은 조 행정관이 조 국장과 서울시에서 같이 근무하며 쌓은 친분으로 이 같은 부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원 전 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시 인맥’이 이번 사건에 깊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이재만 총무비서관


검찰 수사가 청와대로 향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청와대도 당혹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조 씨가 채 전 총장 혼외 아들로 의심받는 소년의 개인정보를 요청한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정수석실에서 자세하게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또 “이에 대해 전혀 숨기고 할 것 없이 정확하게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사건이 커지면서 청와대가 꼬리자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청와대는 이번 일을 “조 행정관 개인의 일탈행위”라고 규정함과 동시에 외부인사의 ‘정보 확인 청탁’에 의한 것이지 청와대 내부 인사의 요청은 없었다고 책임 소재를 ‘개인과 외부’로 좁혔다. 이 수석은 4일 오후 가진 브리핑에서 조 행정관이 채군 가족관계 등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전달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하면서도 “조 행정관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안전행정부 공무원 김 모 씨로부터 요청을 받았다”면서 분명한 것은 조 행정관의 일탈행위이며 청와대 소속인사가 조 행정관에게 부탁한 건 없다“고 강조한 것. 청와대가 이날로 조 행정관을 직위해제한 것도 개인적 일탈행위임을 강조하기 위한 ‘처분’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의 이런 사실 확인과 입장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이에 따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루 의혹에 당황하는 청와대


이러한 청와대의 태도 변화는 이번 사건이 불러올 파장이 워낙 큰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정무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미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문제가 불거진 직후 이 사건 전반에 대한 ‘특별 감찰’을 진행한 바 있어, 청와대가 조 행정관 관여 사실을 파악하고도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주장처럼 ‘채 전 총장을 찍어내려는 사전 기획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 감찰을 통해 청와대 소속 직원이 채군 정보 수집에 개입한 사실을 파악했을 가능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파악하지 못했다면 민정수석실의 ‘무능’ 또는 ‘고의적인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만약 수사 결과 이재만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조 행정관이 움직였다면 정권 중심부에서 채 총장 찍어내기를 기획했다는 의혹은 더욱 증폭될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조 행정관이 개인적으로 검찰총장 관련 개인 신상정보를 캤을 가능성은 낮은 만큼 그 배후가 누구인지가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다.



조 행정관이 자료를 요청한 시점이 대선 개입 사건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기소되기 3일전인 6월12일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와중에 채 전 총장에 대한 뒷조사가 이뤄졌음을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가 취합돼 청와대 어느 선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도 이번 사건 수사의 관건이다. 청와대에서는 그동안 지난 9월6일 조선일보 보도를 보고 이를 알았다고 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만으로도 이런 주장은 뒤집히고 있다. 더군다나 조 행정관이 채군의 개인정보를 미리알고 이를 확인했기때문에 조 행정관에게 지시한 배후인물은 채 총장과 관련해 별도로 개인정보를 수집했을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불법행위가 이뤄졌을 것이란 의심을 살 만하다. 검찰이 조 행정관의 배후에 대해 어디까지 수사망을 펼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치 독립성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장성택 실각설 국면전환 물타기?


청와대가 여러 가지로 불리해지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장성택 실각설을 보도한 것도 석연치 않다. 실제로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알려진 것은 지난 3일 오후 4시50분이었다. 여야는 4시간 30분 뒤인 오후 9시20분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에 합의했다. 국정원 개혁 특위 합의를 직감한 국정원이 선제적으로 장 부위원장 실각설을 공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논란 등 여권에 불리한 정치적 상황이 계속되자 국정원이 국면 전환을 위해 실각설을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정원은 장 부위원장의 측근들이 공개처형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난달 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형 사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으나 정보기관의 특성상 출처를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장 부위원장 실각설과 공개처형 등을 최초로 인지한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정보를 입수한 뒤 적절한 공개 시점을 선택하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은 개혁 특위 말고도 여러 악재들에 둘러싸여 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채 전 총장 혼외아들 의혹과 연관된 국정원 개입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이슈들을 물타기 하기 위해 장 부위원장 실각설을 외부에 알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의 이같은 행동이 계산된 것이라면 여전히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을 눈속임하려는 야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에서 언급했듯이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초법적 행위나 정치적 술책을 서슴지 않은 박근혜 정부는 대를 이어 공포정치를 한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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