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건희, 밀월 유착관계 <밀착취재> 황창규 KT 회장 선임에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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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석채 KT 회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이석채 KT 회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삼성그룹의 로비의혹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면접을 통해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최종 CEO후보로 선정됐으며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1월 중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KT의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회장 후보로 정확히 어떤 인물이 면접에까지 올라갔는지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삼성 출신이었다는 것이 KT 내부의 전언이다. 이번에 회장에 내정된 황창규 후보자 이외에도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및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최종 후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와 삼성과의 유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역대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박근혜 정부와의 밀월 관계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가깝다는 것이 정치권 인사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언론에 크게 주목받은 바 없지만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지난 10일 낙하산으로 한국 마사회 회장에 선임된 것도 박근혜 정부와 삼성 간 밀월 관계의 또 다른 증거다. 현재 재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후반에 삼성그룹이 KT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황 후보자에게 그 역할을 맡기 위해 삼성이 이번 KT 회장 선임 과정에서 물밑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이다. 최고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두 권력이 만나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번 KT 회장 선임은 사실상 삼성그룹 출신들의 대결이었다. 정확히 어떤 후보가 최종면접까지 올라갔는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이 삼성 임원 출신이었다는 것이 KT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도체 신화를 일군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황의 법칙’을 만든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애니콜 신화를 일궈낸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들 외에도 정치권 인사나 KT 내부 임원들을 비롯해 여러 후보가 거론됐지만 그들은 최종 면접까지도 올라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출신들이 최종 후보로 꼽힌 데에는 현재 KT의 상황도 있지만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됐다. KT 회장은 이사회에서 결정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승인 없이는 회장 선임이 어렵다. 따라서 현 정부와 삼성 간의 물밑 교감이 없이는 삼성 출신의 KT 입성은 불가능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삼성은 향후 KT를 인수해 전자와 통신 사업을 동시에 가지고 가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꿈꾸는 속셈과 야욕


황창규 후보자는 삼성의 메모리 부문 사장으로 일하면서 삼성을 세계적인 전자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유능한 CEO인 것은 맞지만 그는 삼성에서 그만 둔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의 관리 대상에 있던 인물이다. 특히 삼성이 재단으로 있는 성균관대의 석좌교수를 맡았다.
정부 쪽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들어 김기춘 비서실장이 임명된 이후 TK출신은 배제되고 PK출신들이 중용되는데 황창규 내정자도 부산고를 나온 PK출신이다. 그래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밀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당장 KT 일각에서는 삼성 출신이 CEO로 오면 KT가 삼성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직 계열화에 엮여들 것이라거나 KT가 삼성전자 제품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황 후보자는 17일 밤 KT 사외이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제 삼성과의 연(緣)은 끝난 사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박근혜 정부와 삼성 간의 밀월 관계는 어느 정도 조짐을 보여 왔다. 지난 10일 34대 마사회장에 취임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삼성맨’이다. 2006년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 제주지사 낙선 등 부침을 겪다 2010년 삼성물산 고문으로 복귀하며 삼성과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 왔다. 현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어디든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가장 알짜 공기업으로 꼽히는 마사회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朴-李, 뜨거운 밀월관계


비단 인사분야 뿐만이 아니라 삼성은 박근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제 일자리다. 시간제 일자리 박근혜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가장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정책이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시간제로 일하지만 최저임금, 4대보험 가입 등 기본 근로조건이 보장된 일자리다. 기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되 노동시간만 줄어든 형태로,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로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과제다. 그런데 사기업 중에서 이 정책에 가장 많은 노력을 투자하는 곳이 바로 삼성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11월 말 대대적인 시간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삼성은 이미 6월 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계열사 수요조사를 시작했다.
기존 계약직 일자리를 하루 4~6시간 등의 시간제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 대상 직원은 그룹 전체에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업종·업무가 달라 적용 가능한 범위와 시간, 임금 기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건희 회장의 직속 조직이 대책을 마련해서 지난 10월 말 내놓았으나 이 회장이 이를 다시 만들 것을 지시했다.


MB는 현대, 朴은 삼성


특히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 귀국 후 곧바로 최지성 실장 등 미래전략실 고위 간부들을 소집해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사팀이 보고한 시간제 일자리 시행 방안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4일간의 외국 출장에서 돌아와 첫 출근한 자리에서 일자리부터 챙긴 것이다. 이 회장은 이미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삼성이 최대한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삼성 우대 정책은 MB 정부의 현대 우대 정책을 연상시킨다. MB 정부에서 가장 중용됐던 인물로는 한국전력사장에 임명됐던 전 현대건설 김중겸 사장. 그는 TK 출신에 고려대를 졸업하고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TK-고대-현대 라인으로, 재계의 최측근 MB맨이었다. 현대건설 사장 시절 건설업계의 4대강 공사를 실질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의 끝은 좋지 않았다. 2011년 9월 취임한 그는 지난해 11월 임기를 2년 가량 남겨두고 갑자기 사표를 냈다. 김 전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두고 “대폭 인상은 안된다”는 지식경제부, 청와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사퇴 배경에 전기요금 건 말고도 4대강사업 비리에 연루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는 결국 4대강 담합 비리로 불구속 기소됐고, 비자금 수십억 원을 조성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공사를 진두지휘했던 이지송 전 LH공사 사장도 현대건설 사장 출신이었다. 이 전 사장 역시 새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3월 말 사의를 표명했다. 이외에도 MB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현대건설 출신 인사들로는 정승일 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안승규 전 한국전력기술 사장 등이 꼽혔다. 김중겸 전 사장의 경우처럼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유착은 대한민국 경제계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두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계 파괴


당장 시민단체 등에서는 황창규 후보자 내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경제개혁연대는 “황 후보자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총괄사장을 역임하는 등 반도체 분야에서는 최고의 전문가이나, KT의 주력인 유·무선 통신서비스 사업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후보자가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몸 담아온 인물로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KT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매우 밀접한 사업적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기간통신사인 KT와 글로벌 단말기 제조사로 발돋움한 삼성전자가 유착된다면 이는 관련 산업분야의 건강한 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과거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에 통신산업정책이 지나치게 제조사 위주로 추진돼 우리나라 통신산업 발전에 장애를 초래했다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된 점을 상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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