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기로에 선 미주한국일보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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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재규 한국일보 회장
부조리한 기업 운영으로 회장이 구속되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서울의 <한국일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중소기업인 삼화제분과 이종승 <뉴시스> 회장이 함께 꾸린 컨소시엄이 선정 됐다고 한국의 언론들이 보도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부(재판장 이종석)는 지난해  12월17일 한국일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삼화제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온 한국일보는 지난달  8일  매각을 위한 공개경쟁 입찰을 공고한 바 있다. 이어 한국일보 사내외 인사들과 매각 주간사로 이뤄진 평가위원회가 본 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를 평가했는데 삼화제분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은 입찰금액은 물론이고 ‘편집권 독립’ 등 언론의 공공성 보장, 향후 투자 계획, 사원 복지 증진 등의 평가 지표에서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금액은 3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서울본사인 한국일보와 미주한국일보와의 향후 체제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한국일보 본사에서 계속 컨텐츠 공급이 이루어질지 의문시 되고 있다.
한국일보 서울본사가 삼화제분에서 인수 될 경우, 미주한국일보(회장 장재민)의 운명도 여러모로 변화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본사와 계속적인 관계를 가질 것인지, 아니면 한국일보 제호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지에 운명이 갈리게 된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법원 파산부가 삼화제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장재민 미주한국일보 회장은 ‘내가 한국일보 본사에 투입한 돈이 얼마인데 300억원에 넘어가다니…’라고 통분했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사실 그 동안 미주한국일보를 비롯한 계열사 담보로 골드만삭스 등에서 빌린 돈만해도 1억달러에 이른다. 대출금 중 한국일보 본사 송금액만 해도 약 5,000만 달러에 이른다는 소문이 전혀 근거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골드만삭스가 대출금 1억달러를 3,000만 달러로 채무 삭감해 주어 기적적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일보 본사에 선정된 인수자가 계속 미주한국일보에 컨텐츠 사용과 제호사용을 허락할 것이지가 최대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969년 미국에 최초로 진출하여 40여년간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며 최대의 신문으로 자부하고 있는 미주한국일보는 자칫 한국일보 제호사용을 받지 못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이에 따른 대비책 마련에 전력을 모으고 있으나 쉽지는 않아 보인다.


컨텐츠 공급받지 못하면 치명타


최대 관건은 경영권이 완전히 삼화제분으로 넘어갔을 경우 서울본사와 미주한국일보간의 뉴스를 포함한 컨텐츠 계약이다.
한국일보 본사는 2005년에 미주한국일보(Koreatimes USA Inc.)와 뉴스공급 계약을 체결했었다. 한국일보의 기사와 사진 등을 쓰는 대가로 미주한국이 한국일보에 월 2,5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건이다. 미주한국일보 대표이사로 되어 있는 전성환 시장과 한국일보 대표이사 이종승이 체결한 계약이다.
그러나 미주한국일보는 한국일보 본사에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컨텐츠비를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3억원에 달하는 금액인데, 8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원금만 20억 원이 넘고 이자를 계산하면 30억원은 족히 넘을 큰 금액이다.



서울의 한국일보는 주기적으로 미주한국 측에 대금을 청구하는 문서기록을 남기기는 했지만 이는 요식 절차에 불과할 뿐 마땅히 받아야 할 뉴스 이용료에 대해 제대로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미주한국일보로부터 컨텐츠비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상반기 기준으로 작성한 외상매출금 목록에 2009년 1월~3월까지의 미주한국 컨텐츠료만 외상매출로 기재되어 있다. 이를 제외한 미지급 컨텐츠료를 한 번도 내지 않았고 지난해 장재구 회장 구속과 경영권 박탈로 이 계약은 자동 파기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 번도 돈을 받지 못했는데도 계약을 매년 갱신해 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계약 제2조에 따르면 양쪽의 이의 제기가 없는 경우 계약이 1년씩 자동 연장 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결국 한국일보 본사가 미주한국일보 측에 한 번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받을 돈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매년 이 계약을 갱신해 줌으로서 장재구 회장의 또 다른 배임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다.
한국일보 본사가 미주한국일보에 컨텐츠료를 사실상 포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는 이가 누구인지를 살펴본다. 미주한국일보의 지분은 장재민 40%, 장재구 60%씩 분점하는 형태이다. 결국 한국일보 대주주인 장재구 전 회장이 한국일보의 대표이사로서 미주한국 컨텐츠료 회수를 포기하는 것은 한국일보에 손해를 끼쳐 미주한국일보의 대주주인 본인 및 자신의 동생(장재민)을 이롭게 하는 행위라고 규정할 수 있다. 한국일보 대표이사 장재구 전 회장의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일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중소기업인 삼화제분과 이종승 <뉴시스> 회장이 함께 꾸린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오른쪽은 서청원 의원)
동아일보와 제휴 가능성가장 커


현재 언론계에 나돌고 있는 소문은 현재 한국일보의 자매지인 서울경제가 동아일보에서 인쇄를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주변사정을 고려하면 조선일보보다는 동아일보의 컨텐츠를 제휴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미주한국일보 고위관계자는 이런 소문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추측이다’라며 일축했다.
한편으로는 인수자인 삼화제분 측이 미주한국일보의 지대한 영향력을 고려하여 계속 지사로서의 미주에서 기능을 유지하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만약 이런 결정이 난다해도 과거처럼 본사로부터의 유형무형의 혜택이 없어질 것이 분명해 미주한국일보 측은 극단의 선택을 위해 다른 언론사와의 제휴를 모색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서 나온 소문이 동아일보사와  제휴를 모색했는데, 동아일보 측이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주한국일보는 새로운 본사 경영진과의 협상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지도 모른다.
비리 혐의로 물러난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이 회장직에 있을 때인 지난해 초 한국 일보와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된 바 있다. 삼화제분은 자본금이 87억여원이고 직원 수도 수십 명에 불과하지만 재무 구조가 탄탄한 알짜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제분 창업주인 박만송 회장은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둘째 아들로 현재 삼화제분의 경영을 맡고 있는 박원석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재선거로 정계에 복귀한 ‘친박 실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사위다. 이 때문에 신문의 정체성을 두고 한국일보 내부에서 일부 우려가 제기됐으나, 한국일보 관계자는 “평가위원회에서 이런 문제들도 충분히 심사했기 때문에 보도의 공정성이나 편집권 독립과 관련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계열사인 <서울경제> 기자 출신으로 한국일보 사장과 부회장을 지낸 이종승 <뉴시스>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삼화제분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은 실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의 증자 대금으로 채무를 갚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한국일보는 회생 절차를 마치게 된다.













 ▲ 미주한국일보 장재민 회장
구속 장재구회장 2월 선고 예정


한편 장재구 한국일보 전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 1심 재판이 지난 13일 진행됐다. 장 전 회장 재판은 오는 16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마무리 되는 만큼 사실상 마지막 법적공방이 오가는 자리다. 장 전 회장의 선고공판은 오는 2월 중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구 전 회장은 지난 2006년 한일건설에 중학동 옛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축사옥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 회사 측에 196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와 서울경제가 한일건설 관계사로부터 빌린 150억원을 자신한테서 차입한 것처럼 재무제표를 조작한 뒤 서울경제에 상환해야 할 빚 40억여원을 상계처리하고 주주차입금 반제 명목으로 100억원이 넘는 돈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재구 전 회장은 이날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돈은 한국일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쓰였다고 진술했다. 서울경제가 한일건설 관계사로부터 빌린 150억원을 마치 자신에게서 차입한 것처럼 재무제표를 조작한 뒤 이후 80억원을 개인 용도로 인출한데 대해서도 “한국일보에 경영정상화 자금으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전 회장은 한국일보 경영정상화를 위해 투입되었다는 80억원의 용처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장 전 회장은 “결과적으로 그 돈은 한국일보 경영자금이었지만 정리만 (개인이 인출한 것으로) 해놓았다”며 “운영자금은 한국일보에 주면 사장 이하 회계 책임자가 정리한다”고만 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그럼 개인의 채무에 원리금으로 변제된 80억원은 어디서 나온 돈이냐”고 묻자 장 전 회장은 “기억이 지금 안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서울경제에 갚아야 할 빚 40억여원을 상계 처리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조사에서 내용을 알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 전 회장은 일부 답변이 검찰진술 때와 법정진술 때가 달라 판사로 부터도 지적을 당했다. 장 회장은 서울경제의 채권채무관계에 대해 검찰조사 당시 “(정기적 보고를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반면 법정진술에서는 “정기적으로 보고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본인의 책임소재를 덜어낸 것이다.


장회장, 재판과정서 진술 번복


또한 서울경제신문이 장 전 회장의 출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한국일보 유상증자에 출자한 60억원에 대해서도 검찰진술 당시 해당 금액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 없다”고 했다가 이날 법정에서는 “(서울경제에서 한국일보로 유상증자 하는 과정에) 충분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후에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진술과 검찰조사가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검찰도 “진술할 당시 변호인이 같이 있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장 전 회장은 “변호인은 그냥 앉아계셨다”며 “하루아침에 (검찰에) 나오라고 해서 나갔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조사를 한 번만 한 건 아니지 않나”고 되묻자 장 회장은 “불찰이 있었으나 속이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월29일 한국일보 노조가 장재구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 장재구 전 회장은 ‘보복 인사’를 단행했고, 그뿐 아니라 용역직원을 동원해 한국 언론 사상 초유의 ‘편집국을 폐쇄’라는 사건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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