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50년 은행 전설 ‘민수봉’ BBCN행장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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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수봉 행장
한인은행가의 전설로 불리는 민수봉 BBCN 은행장이 끝내 건강상의 이유로 50년 은행원 생활을 마감했다. 지난 해 5월, 화려하게 은행가에 컴백한 민 행장은 정확히 7개월 만에 이제 영원히 은행가를 떠나게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슬픈 이별이 아닌 아름다운 이별. 76세의 원로 은행가의 퇴임의 의미가 던져주는 교훈은 참으로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한 때는 질시와 반목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던 사람들조차 산전수전 다 겪었던 원로 은행가의 조용한 퇴임에 아낌없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굴곡의 세월을 함께했던 시간들을 회상하며 아쉬워했다.
지난 5월 취임사에서 50년 은행원 생활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다는 민수봉 행장은 끝까지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졌고 약속을 지켰다.
취임 후 7개월 동안 민 행장은 노구의 몸을 이끌고 열정적으로 거래처를 찾아다녔고 반목으로 얼룩졌던 은행 조직을 일원화하는데 전력투구했다.
민수봉 행장은 취임 직후 본지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BBCN은 한인사회 최대 은행으로 책임감을 갖고 봉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취임 소감을 피력하면서 책임의식과 소명감으로 미주 최대의 은행으로 발돋움하는데 초석이 될 것을 천명했었다. 
그러나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었다. 느닷없는 민 행장 영입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들이 이탈과 함께 적지 않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한마디도 그들을 원망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처한 상황을 이해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그리고 자신이 취임한 직후 단행 된 인사에서 조직을 떠난 후배 은행원들을 생각하며 항상 가슴아파했다. 그러나 오직 BBCN은행을 한인은행이 아닌 리저널 뱅크로의 도약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한마디도 내색 하지 않으며 슬픈 표정으로 아픔을 대신했다.
한잔의 소주잔을 기울이며 슬픔을 토했던 전설의 은행가 얼굴은 항상 고뇌와 실의에 차있으면서도, 언제나 대범하고 자신에 차있는 모습과 표정으로 충실하게 50년 세월을 그렇게 버텨냈다.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그도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양 15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은행에서는 완전히 자리가 잡힐 때까지 유지해 달라는 권고도 있었지만 그는 과감히 은행의 발전과 앞날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일각에서는 그를 비난하거나 폄하하는 세력들도 없지 않았지만 그의 결정에 숙연해 했다. 반대했던 일부 이사들이나 직원들도 그가 남긴 업적과 발자취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도 1년 이상 남은 임기지만 연연하지 않은 것도 은행의 발전과 화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으며 조직을 위해 개인의 사리사욕은 버려야한다는 평소 지론을 지킨 전설의 은행가 민수봉은 영원히 우리의 곁은 떠나는 것이다.
이번 그의 이별에 BBCN은행의 각별한 배려도 남달랐다. 은행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 주었다.
자의로 인한 퇴임인데도 불구하고, 은행에서는 이토록 그에게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전무후무한 아름다운 전례를 남겼다. 단 한사람의 이사도 그에 대한 배려에 반대하지 않았으며 그의 이별을 그리워했다. 한인은행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은행은 다음 주 그에 대한 성대한 퇴임식을 준비하면서 50년 은행원 생활을 마감하는 그에게 건강을 기원했다.
민 행장은 50년 은행원 생활을 마감하면서 후배들에게 남길 말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줍은 듯이 웃으며 ‘생활의 절제’를 말한다.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개인뿐 아니라 조직을 무너트리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후일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묘한 말로 대신하며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조직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이 자금의 상황에서 가장 필요함을 역설하면서 ‘오늘까지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하는 그의 눈가에는 회안의 시간들이 생각나는지 알지 못할 눈물이 고였다.
민수봉 행장은 지난 1959년 상업은행에 입사해 일본 동경지점장, 시카고와 LA지점장을 거쳐 약관 40대에 상무이사로 승진했으며, 한국상업증권 사장 시절 한미은행 행장으로 부임한 이래 윌셔은행장 8년까지 도합 20년 동안 한인은행장을 역임했던 전설의 은행가 민수봉 행장은 이제 영원히 은행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와 절제된 생활로 타인에게 귀감이 되어왔으며 소박함의 덕목을 일상생활로 신의와 겸손을 좌우명으로 살았던 거목의 마지막 이별에 숙연해 지기만 한다.
50년 은행원 생활을 접고 이제 영원히 은행가를 떠나는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낸다.
김 현(취재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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