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돌파 흥행 대박 영화 LA상영내용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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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기간 1200만 관객동원 고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화제의 영화 ‘변호인’이 LA 등 미주지역에서 7일부터 상영된다. 당초 지난달 CGV를 비롯한 일부 북미 극장에서 개봉하기로 예고편까지 내보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상영이 미루어져 왔다.
‘변호인’의 한국 배급사인 NEW 측은 북미배급사 웰고USA를 통해 LA를 포함한 북미 지역 30여개 극장에서 7일 개봉한다. 뜨거운 관심 속에 논란이 돼온 영화 ‘변호인’을 둘러싼 내용들을 <선데이 저널>이 살펴보았다.
심 온 <취재팀> 

‘변호인’의 흥행 돌풍은 구정을 넘어서 계속 질주중이다.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변호인’은 개봉 이래 줄곧 박스 오피스 1위를 지키며 지금까지 약 1100만의 관객동원을 넘었다. 한국에서는 ‘아바타’가 세웠던 역대 최고 관객 동원 기록 1,362만명을 갈아 치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변호인’의 미국 개봉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1월 중순 LA 한인타운내 CGV에서 개봉하기로 예정되어 예고편까지 상연하다 지연되기 시작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언론의 의혹 제기와 한인 영화 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한국 측 투자배급사인 NEW는 서둘러 2월 개봉을 확정짓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국민코드에 제대로 부합


‘변호인’은 현대사의 유명 인물을 소재로 대형 흥행에 성공한 첫 영화다. 현대사에 등장한 정치인을 스크린에 등장시키기는 쉽지 않다. 유족의 반발과 정치집단의 견제 때문이다. 영화관계자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개봉 초기부터 다시 보는 관객이 많았다고 말한다. 영화가 국민감정을 제대로 건드려 관객들이 극장으로 갔다는 이야기다. ‘변호인’은 역사적 상처, 민주적 상식, 권력에 대한 반감, 따뜻한 정, 보호자 영웅 등의 코드에 국민이 반응했다. 이 대목은 다른 1000만 영화(광해-5위)들과도 상통한다. 2위 ‘괴물’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권력에 맞서고 시민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다. 4위 ‘7번방의 선물’은 약자를 범인으로 모는 경찰 권력자가 등장했다. 6위 ‘왕의 남자’는 권력에게 희롱당하는 광대의 이야기고, 7위 ‘태극기 휘날리며’와 9위 ‘실미도’는 군대 권력에 관한 내용이다.



‘변호인’의 흥행 성공은 놀랍다. 돈 벌어 가족 고생 안 시키고 살려던 소박한 꿈을 가진 변호사 노무현이 인권변호사로 변신하는 과정과 그 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또 이어진 불행한 죽음까지를 안타깝게 기리는 사람들은 영화가 할 말을 다했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관객들이 보는 문제는 영화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검사가, 판사가, 법정이, 국밥집 아들이 모두 현재진행형이다.
영화 변호인은 보는 내내 관객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영화다. 현대사를 관통한 중년의 관객들에게는 70년대의 잊었던 기억들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온몸을 여기저기 헤집고 파내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못한 신세대에게는 고문과 독재라는 미지의 공포로 주눅 들게 만드는 영화다.


왜곡된 역사에 분노 표출


모든 살아남은 자들의 회한, 잊고 싶었던 기억을 건드린 영화이고 70년대를, 유신시대를, 2014년에서야 고발한 영화라고 보았다. 신세대들은 레미제라블 영화에서 보듯 우리 현대사에도 그런 대목도 있었구나 하며 지나치기도 할 영화다.
감옥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고 데모 한번 해본 적도 없는 70년대를 보냈지만 70년대는 상상만으로도 온몸이 떨리게 만든다. 71년의 제1차 사법파동, 전태일 분신 사건, 언론탄압과 통폐합, 부마사태, 긴급조치 9호… 데모를 해서도 안 되고 했다는 기사를 써도, 했다는 말을 전해도 감옥에 가는 박정희 시대였다. 고문을 당한 사람은 결코 그 기억을 치유할 수 없다고 정신과 의사들은 말한다. 영구집권을 꾀하던 유신시대가 총구에서 끝났다. 뒤를 이은 전두환은 광주에 군대를 투입했고 1987년의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고문 사건과 6·10항쟁이 일어났다.
그리고 긴 군사독재가 지났다. 부림사건 때 검사였던 사람은 불법 구금도, 고문도, 없었고 노무현은 듣보잡이었고, 민주인사는 간첩이었고, 모든 시국사건은 북한과 연결되어 있고,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는 좌경세력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아직도 반성은커녕 역사의 왜곡을 부르짖고 있다. 현대사 교과서를 기어코 다시 쓰려는 시도가 바로 그것이다. 유신시대가 34년이나 지나서,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되는 70년대를 떠올리며, 2014년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깊이 생각한다.


사회성 영화 잇단 개봉 예정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사회문제성 영화들.
▲김태윤 감독의 <또 하나의 약속>은 실제 일어난 삼성반도체 노동자 고 황유미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황씨는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2007년 원인모를 백혈병을 얻어 숨진다. 아버지 황상기씨는 딸과 같이 일한 노동자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산업재해 판정을 받기 위해 투쟁한다. 반도체 노동자 인권을 위한 단체 ‘반올림’ 등의 도움으로 2011년 승소판정을 받았다. 영화는 이 사건에 숨어 있는 부성애와 인간애를 녹여냈다. 제작비를 위해 제작 프로듀서들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독지가를 찾았고, 온라인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기부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시도됐다.



▲이 밖에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홍리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탐욕의 제국>도 지난해 공개됐다. 영화는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첫 상영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영화인, 용산참사를 다룬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소수의견>의 출연배우 유해진, 윤계상, 김옥빈이 주연인 영화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김성제 감독, CJ엔터테인먼트 제작) 강제 철거현장에서 16세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진압에 투입된 의경의 살인범으로 몰린다. 그리고 사건 자체를 덮으려는 국가권력과 그를 보호하려는 변호인팀의 법정공방을 다뤘다. ▲부지영 감독의 영화 <카트>는 비정규직 마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평소에 노동운동이나 노동조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던 마트 계산원과 청소노동자들이 사측의 부당해고로 위기를 겪으면서 연대한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담고 있다. 계산원으로 염정아, 문정희, 청소노동자로 김영애가 분하고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도 출연한다.




















▲ 부림사건 피해 당사자들이  노전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부림사건 피해자 고호석(58·교사)씨 등 11명은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 묵념한 뒤 사저를 방문해 권양숙 여사를 면담했다. 영화 ‘변호인’에 등장하는 부림사건 피해자들은 봉하마을에서 만난 권양숙 여사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인사에 “미안해 할 것 없다. 노대통령도 고마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노대통령이 부림사건을 맡으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아 소신을 갖고 대통령까지 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또 “변호사로 자리를 잡을 즈음에 부림사건을 맡자 한밤에 아이들을 위협하는 전화도 오고해서, 당시에는 왜 맡았느냐며 원망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변호인 영화에서 보여주듯 불법 고문을 일삼고 심지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증인들에게도 갖은 고문을 해 놓고 당시 검사들만 아직 반성하지 않고 있어 외계인 같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영화에서 송강호의 연기는 당시 재판정에 나온 노 전 변호사의 격정적이고 논리적인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이 너무 흡사하다”며 찬사를 보냈다.
고호석씨는 “(노 전 대통령님) 고맙고 미안하다”며 “변호인 영화를 본 뒤 당시 변호사님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가족들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참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지하에 계시는 대통령님도 가슴이 아프실 거라 생각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러나 민주주의 퇴보를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며 “저희를 믿고 편안히 잠드십시오”라고 말했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사건이다. 그 가운데 19명이 기소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에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았다. 




전 MBC 프로덕션 영화기획실 프로듀서, 올댓스토리 창작본부 이사 등을 역임한 그는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스틸 레인’ 등 ‘웹툰 작가’로 이름을 알렸고 이제 ‘변호인’을 통해 ‘천만관객 영화감독’이 됐다. 첫 작품으로 천만 관객의 감독이 되는 기록도 가졌다.
‘변호인’은 영화가 아니면 웹툰으로 기획된 작품이었다. 영화제작 단계에서 여러 차례 위기도 겪었지만 송강호가 캐스팅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그가 아니었으면 훨씬 적은 규모의 독립영화 형태로 완성됐을지도 모른다. 함부로 말하기가 조심스러워 인터뷰조차 나서지 않았다는 양 감독은 변호인이 필연적으로 껴안게 될 오해와 편견을 지금껏 극장을 찾아준 수많은 관객이 깬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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