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미사 갈수록 거칠어져…“가짜 대통령 국민이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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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의 박근혜 정권 퇴출압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 특검과 박 대통령의 사과 및 자진사퇴 요구로 시작된  시국미사는, 이제 ‘사퇴’를 넘어 대통령의 ‘축출’을 공론화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특검도 필요 없다. 사퇴도 사치다. 시민들의 불같은 의지를 모아 대통령을 해임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 주 광주에서 열린 4번째 시국미사에서는 이같은 초강경 발언이 신부의 강론에서 터져 나왔다. 현행 헌법상 대통령을 강제로 축출할 수 있는 방법은 민중봉기나 쿠데타 밖에 없다. 따라서 이날 ‘대통령 해임’ 강론은 마치 천주교가 앞장서서 민중봉기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파장이 예상된다. 시국미사는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보다 대선의 투-개표 의혹에 초점을 맞춰, 천주교가 앞으로 선거무효소송에 직접 나설 뜻도 밝혔다. 이들은 천주교의 정치개입이 프란체스코 교황의 뜻이라고 미사 때 마다 강조하고 있다. 오는 8월 방한 예정인 교황과 교황청이, 좌파사제들의 이같은 초강경 현실정치 개입에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할지 주목된다.     <임춘훈>

천주교 시국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자진사퇴 요구를 넘어 해임을 시켜야 한다는 발언이 처음으로 나왔다. 지난 10일 광주 남동성당(5.18 기념성당)에서 열린 천주교 광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최 시국미사에서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열린 이날 시국미사에서 강론에 나선 정규완 신부는 “이제 우리는 숨  죽이고 엎드려 있는 대통령에게 기대하지 말고 당당히 국민주권을 행사할 엄중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특검만이 유일한 돌파구인 양 소란을 피우지만 이제부터는 구차하게 특검도 구걸하지 말자”고 말했다.
 정 신부는 “이 긴박한 시기에 온 국민이 뜻을 모아 역사적인 선택을 해야 할 일이 있다. 모두가 나서서 가짜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해임하자는 말”이라며 “기회를 잃어버린 ‘자진 사퇴’도 이제는 사치스러운 상황이 돼 버렸다. 깨어있는 시민의 불같은 의지를 모아 ‘해임’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글프고 몹시 마음이 아프지만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기에 하느님께 용기를 청하면서 굳세게 나아가자. 하느님을 닮아 가려는 사람은 성실하고 정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신부의 발언을 두고 천주교에서 지금까지 요구했던 자진사퇴 촉구를 넘어 박 대통령을 해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직접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보수적인 천주교인 대다수와 사제들, 그리고 정진석 염수정 추기경 등 수뇌부는 대통령 사퇴같은 극단적 정치행위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천주교 내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시국미사에 참석한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인 이영선 신부는 “누군가의 죄를 묻기위해 기도를 하는 건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우리의 땀과 피가 함께 있어야 진리가 서고 정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도 “이 싸움이 언제까지 계속되겠나. 어쩌면 길고 긴 싸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악의 일상성에 대응하는 선의 일상성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를 다시 찾아낼 때 까지 모두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이날 강론자인 정규완 신부는 대통령의 해임을 요구하면서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인단의 소송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선거무효소송인단은 지난 2013년 1월 4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직무정지 집행 가처분을 신청하고 동시에 대법원에 선거무효 취지의 소를 제기했지만 아직 법적판결이 내리지 않은 상태다.












 ▲ 시국미사 방해, 성당 밖 성당 예수회센터 건물 안으로 들어온 보수단체 회원들은 시국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또 미사 후에도 고함을 지르며 몸싸움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정 신부는 선거무효소송인단이 작성한 ‘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의 내용과 관련, “수개표를 소홀히 한 전자개표는 선거법에 결정적으로 저촉된다는 사실과, 지난 대선 때 불법적인 투개표가 있었음을 밝히고 있고, 가장 놀라운 일은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에 이미 개표결과 조작이 선관위 전산 서버에 되어 있었다고 한다. 선관위가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겠느냐”라고 선거부정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그는 “선거에 관한 소송은 우선적으로 신속히 재판해야 하고 18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하는 엄격한 규정이 있음에도 400일이 넘도록 손을 놓고 있어 법조항을 사문화시키고 있다. 선거법대로 재판을 했다면 이미 어떤 결판이 났을 것이다. 과연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신부의 말을 종합하면 선거무효소송인단의 법적판결에 주목하며, 특검 요구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통령 해임요구를 천주교에서 앞장 서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강론미사에서는 또한 국정원 선거개입사건에 머물지 않고 박근혜정부의 총체적인 문제도 제기됐다. 정 신부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해 “일급 비밀문서로 보존하고 있던 대화록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당장 파면 구속감”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 인간의 본능적 자기방어적 구차한 변명일 수는 있어도 행정수반으로서의 책임있는 말은 아니다. 국민의 심정을 달래주는 대통령의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도 거론했다. 정 신부는 “사건의 발단이 작년 6월 통진당 집회 때의 대화내용이었고, 소란을 피우며 압수수색을 감행하던 8월 까지 별다른 위급상황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가 싱겁게 끝날 무렵 난데없이 강압수사를 펼친 것”이라며 이석기 사건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덮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시국미사는 지금까지 열렸던 것 중 가장 큰 규모여서 향후 국민여론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남동성당 미사에는 이날 평일임에도 132명의 사제와 2000여명의 신자가 참석했다. 성당 관계자는 “지난해 시국미사와 비교하면 굉장히 많은 숫자”라며 “다른 교구 쪽 신도들이 많이 왔다고 하지만 몇 명이 왔는지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사에 앞서 오후 1시 30분 고엽제전우회 회원 등 100여명은 광주 동구청 앞에서 시국미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부는 미사가 시작되는 2시경 성당 앞에서 확성기를 통해 “종북신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지만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성당 측은 정문과 출입구 쪽에 “장례식, 제사, 예배 또는 설교를 반대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형법 제158조 규정을 명시한 문구를 써 놓기도 했다.
이날 미사로 천주교는 서울 수원 거제에 이어 올해 네 번 째 시국미사를 열었다. 17일과 24일에도 각각 원주와 서울에서 시국미사가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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