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새누리당, 지방선거 앞두고 내홍 ‘분당’ 위기

이 뉴스를 공유하기


















 
새누리당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친박과 비박(친이명박계ㆍ비주류)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 때는 두 계파 간의 갈등이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었으나,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두 계파의 본격적인 헤게모니 다툼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친박 세력들이 청와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데 대한 비박계의 불만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압력 때문에 친박 인사들이 비박 인사들을 지방선거에서 대거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내홍이 극에 달해 결국 분당 사태까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새누리당의 현 주소를 짚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새누리당 내홍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사건은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 두 세력 간에 벌이는 신경전이다. 친박계 주류 측에서는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을 치른 후 8월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반면, 친이계 등 비주류 측에서는 차라리 조기 전대를 열어 지도부 공백을 없애야 한다며 전당대회 연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이러한 전대 개최시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비주류 측 다수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내홍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비주류 측에서는 “지도부 본인들의 정치 진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 “자신들의 정치 활동 연장을 위한 것”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비주류, 지도부 공개적 비판


이날 홍문종 사무총장은 의총 공개발언을 통해 “전당대회를 지방선거 전과 후에 치르자는 두 가지 안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사실상 8월 전당대회로 가닥을 잡은 듯한 발언이 이어졌다. 5월 전당대회에 대한 문제점도 조목조목 열거했다. 홍 사무총장은 “6월4일 지방선거 전인 5월에 전당대회를 치르면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지방선거와 당내 선거가 시기상 겹쳐서 당력과 국민 관심이 분산되고, 당내 선거 과정에서 언론 등을 통해 갈등 양상이 부각될 경우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야권이 당 지도부 내부의 문제점을 공격 수단으로 삼을 경우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김황식 전 총리.
하지만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주류 측 의원들을 중심으로 8월 전당대회 개최에 반대하면서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홍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당 지도부가 이미 전대시기를 지방선거 이후로 방침을 세운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비주류 인사들은 “전당대회 연기가 누구를 위한 것이냐”라며 “일부 당 지도부 본인의 정치적 진로와 정치적 활동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는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은 또한 “의도적으로 전당대회를 준비하지 않고 지방선거가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5월 전당대회를 문제점을 말하는 것은 지도부의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내부 격론으로 의견 수렴이 어려워지자 권성동 의원은 조만간 다시 의원총회를 열자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추가 의원총회를 열지 않고, 그대로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한다는 입장이다.


벌써부터 20대 총선 걱정?


이처럼 전대 시기문제로 당내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차기 지도부 임기 2년 안에 20대 총선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5월 전대로 뽑힌 지도부의 경우 6월 지방선거 결과나 7월 재보선 승패에 따라 일정정도 책임을 져야할 위치이기 때문에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
당내 비주류 측에서는 전대 연기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현재 정치상황에서 2016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차기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나온 정치적 노림수가 숨겨있다고 보고 있다.



당내 주류인 친박계 입장에서는 거꾸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튼튼한 여당을 만들어 지원할 수 있는 안정적 당 지도부 구성이 필수적이어서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상처나지 않고 ‘롱런’할 수 있는 전술인 8월 전대론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지방선거를 둘러싼 두 계파 간의 치열한 논란은 이른바 ‘박심 논란’으로도 옮겨 붙었다.
최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싸고 청와대가 점 찍어둔 사람이 있다는, 이른바 ‘박심(朴心ㆍ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 한창이다. 친박 주류가 김황식 전 총리를, 비주류가 정몽준 의원을 민다는 얘기가 돌면서다.












 ▲ 정몽준 의원(왼쪽), 이혜훈 최고위원.
이를 두고 주류에선 “박심은 없다”고 일축하는 반면, 비주류 일각에선 “우려가 되고 있다”면서 비판했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염두하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 ‘박심 마케팅’ 논란 등 계파지원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인데 청와대 의중을 특별히 전달 받았다는 것처럼 암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면서 ‘박심 논란’을 차단한 것이다. 지난 10일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작심한 듯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 박심이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있다”는 말을 흘리는 주범으로 친박계 의원들을 지목했다. 이날 이 최고위원은 “최근 지방선거에 거론되는 후보와 관련해 ‘한 관계자’ 등 익명 코멘트의 방패 뒤에 숨어 ‘청와대가 민다’, ‘친박 주류가 민다’는 등 소위 ‘박심 마케팅’을 조장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들 주장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공직자는 엄단하겠다’고 공표해 놓고 뒤로는 자기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낙점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당내 세력구도상 박심이 작용할 여지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저는 그렇게 안 하시리라고 본다”라면서 에둘러 지적했다.


朴心은 없다면서 박심타령


한편 친박 주류에선 “박심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박심을 믿고 출마를 검토한다는 것은 다소 모욕적”이라면서 “계파와 관계없이 저를 선호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마땅치 않아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11일 아침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전 총리가)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분이라서 한 번 해볼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거지, 누가 특정세력이 어떻게 도와주기 때문에 (김 전 총리가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아니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당대회 개최시기나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세 대결을 벌인다면 비주류 측 인사들이 수적으로 밀리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세 대결에서 밀리는 친이계 등 비주류 세력들이 8월 전대론과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어떤 전략으로 돌파할지 주목된다.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직까지는 여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원순 시장은 당내에서는 경쟁자조차 없고,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들과의 가상대결에서도 무난히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새누리당이 쫓기는 상황에 처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에서도 크게 초조해 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잘하면 서울시장을 탈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대선급 경선판이 된 게 새누리당의 믿는 도끼다. 그만큼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설 후보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정몽준 의원은 7선으로 서청원 의원과 함께 현역 최다선이다. 중도 포기했지만 2002년 대선에도 출마했다. 무엇보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만들어내는 등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그만이 갖고 있는 후광이다. 김황식 전 총리도 대법관과 감사원장, 총리를 역임한 거물이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여성 경제통이다. 새누리당은 예측 불허의 ‘트리플 경선’을 통해 흥행몰이를 하면 박 시장과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경선 이벤트 후에 지지율이 올라가는 컨벤션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선을 하면 정당의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고, 인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경선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3명의 후보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거물급 정치인인 데다 승패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정치적 무게와 인지도가 높은 게 강점이다. 당내에서는 친이(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 등 비박(박근혜)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주류여서 세력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얼마나 잠재우느냐가 승부처다.
김황식 전 총리는 다크호스다. 박심을 얻어 친박(박근혜)계에서 지원한다는 소문도 있다. 호남 출신(전남 장성)으로 표의 확장성도 기대할 수 있다. 대법관·감사원장·총리 등을 역임하면서 검증을 거쳤고, 안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정치에 처음 입문하는 만큼 대중 정치인으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원조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2위로 당선하는 등 넓은 당원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이 최고위원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비하면 민주당은 무력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조용하다. 박원순 시장에 대항마가 될 수 있는 박영선·이인영 의원 등이 출마를 이미 포기했다. 경선판 자체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 박 시장 측에선 민주당이 나서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당이 가만히 있어주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 이슈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한 특검제 도입을 제기하는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에서 특검제를 요구하는 등 중앙 이슈를 제기하는 것 자체를 자살행위로 보고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