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인권보고서 ‘韓,中,日 인권침해 사례’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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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가 지난 달 27일 발표한 한국 인권보고서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 양심적 병역 거부자 처벌, 동성애자와  이주노동자, 탈북자 등에 대한 차별, 인신매매, 미성년자 매매춘 등을 거론했다. 또 이번 보고서에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철도노조 파업 탄압 등 새로운 내용들이 포함됐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미 국무부의 인권에 관한 질의에 한국 경찰청이 허위로 보고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에 관해 <선데이 저널>이 분석 보도한다.  심  온 <탐사보도팀>

미 국무부는 인권보고서에서, 2012년 대선이 비교적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지긴 했지만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국무부는 “지난 한 해 동안 국정원과 다른 국가기관들이 2012년 대선과 총선 때 보수적인 집권 여당에 유리하도록 유권자의 표심을 조작하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두 선거 모두 여당이 승리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이 2200만건의 댓글을 달아 여론을 흔들려고 시도했다는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한 경위를 기술했다. 국정원의 이러한 혐의를 수사 지휘하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자식 의혹으로 중도하차한 경위를 전하며 이 일에도 국정원이 개입됐다고 했다. 보고서는 검찰의 말을 인용해 국정원이 자기 조직을 조사하던 채 전 총장에게 사임 압력을 가하기 위해 한 언론에 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기밀문서를 보수 여당에 부적절하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표면화됐다면서 집권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이 문건을 2012년 대선에 활용해 야당 대선 후보인 문재인 의원을 비판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지난해 국회 국감 과정에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도 비슷한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야당 의원들에 의해 공개됐다고 기술했다.


지난 대선, 유권자 표심 조작 시도


정부의 철도노조 파업 탄압도 언급됐다. 철도노조원들은 정부의 새 고속철도 법인 인허가 방침이 민영화로 이어져 노동조건 악화가 우려된다며 파업을 벌였지만 정부는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지도부 검거를 위해 수색영장도 없이 5000여명의 경찰을 동원해 민주노총 사무실을 급습했다고 국무부는 기술했다.
또 여야가 초당적 합의를 이뤄 철도노조원들이 대부분 업무에 복귀했음에도 경찰은 여전히 민주노총 본부와 조계사에 피신한 노조지도부 검거를 계속했고, 코레일 사측이 파업 지도부에 대한 해고와 소송 등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국무부는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화해 국제노동기구로부터 결사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비판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한 프로그램을 방송통신위원회가 징계한 것은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로 소개됐다.
한국에 대해서 그동안 제기했던 국가보안법 해석 논란에 대해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총평에서 ‘한국의 주요한 인권문제는 국보법에 대한 정부의 해석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인터넷 접근 제한, 양심적 군 복무 거부자에 대한 처벌 등’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 동안 거듭 지적해온 한국 정부의 국가보안법 해석에 대해서도 ‘가장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국의 주요 인권 침해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인터넷 접근 제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처벌, 등을 꼽았다.


한국 경찰청, 미 국무부에 허위보고 일삼아














 ▲ <왼쪽>미 국무부 한국 관련 인권보고서 총평 부분.
<오른쪽>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 한국 관련 내용 중 일부.

또 일부 관료들의 부패, 성폭력과 가정폭력, 미성년 성매매, 인신매매 등과 함께 탈북자와 소수 인종,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자 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노동권 제한 등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참정권’, 즉 국민이 정부를 바꿀 권리를 소개하는 각론에서 정치권의 공방과 검찰 수사 및 기소 과정을 장문으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문제로 사퇴하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사생활 정보를 흘리거나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출한 주체가 국정원이라고 검찰과 야권이 믿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박근혜 출산 그림’으로 논란을 빚은 민중화가 홍성담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 사례 등도 소개했다.
미 국무부는 매년 2월 세계 각국의 인권상황을 평가해 국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한국 경찰청에 집회시위 관련 질의서를 보내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매년 두 차례 답변서를 제출하고 있는데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경찰청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경찰의 권력남용이나 과잉진압에 대한 주장이나 고소 고발 등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 ‘특별한 주장이나 내용이 없다’고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남춘의원은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는 매년 제기돼 왔고, 과잉진압과 경찰의 폭행과 관련해 3년간 16건의 소송이 제기된 사실이 있음에도 경찰이 인권질의서 회신자료에 허위로 보고해 명백한 거짓을 일삼았다”라고 주장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 자유까지 말살


특히 2011년 한미FTA저지 범국민대회 후 행진하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사건과 제주해군기지 현장에서 경찰이 와이브로 무선전송 시스템으로 시위대를 몰래 촬영해 인권침해 주장이 제기된 사실은 명백한 경찰의 권력남용, 과잉진압의 증거라는 설명이다. 물대포 사용은 위헌소송까지 제기돼 경찰이 집회ㆍ시위 시 물대포 사용으로 인한 외국의 손해배상 청구 현황 자료를 수집하는 등 소송 대응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청은 국내 불법폭력시위가 2010년에 33건, 2011년 45건, 2012년 51건이라고 답변했는데, 단순 도로점거나 시설점거농성도 모두 ‘폭력시위’로 규정해 국내 집회시위의 폭력성을 부풀려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경찰청의 집회시위에 대한 편파적인 답변내용은 경찰이 시위대를 대하는 시각이 얼마나 편파적인지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폭력과 불법으로 매도하고, 한국 국민의 집회시위문화가 폭력적인 것으로 호도하게 한 경찰청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최악의 상태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개탄스럽다(deplorable)”면서 “탈북자들은 사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형을 비롯해 실종, 임의적 감금, 정치범 체포, 고문 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고서에서 드러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최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고문과 범죄 등에 대한 명백하고 강력한 증거를 찾아낸 것과 우연히 일치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특히 “유엔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사람들을 즉결 처형해 항공기를 격추하는 122㎜ 방사포에 매달아 발사함으로써 말 그대로 인간의 흔적을 지워버린다”며 “군중을 모아놓고 이를 지켜보게 하는 것은 극도의 공포이자 억압 행위” 라고 개탄했다.
전날에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악’(evil)이라고 규정하면서 인권 침해를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국무부 건물
악의 축 北, 공개처형 등 억압정치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일어난 장성택에 대한 특별재판 및 처형 과정도 남북한 언론 보도를 인용해 소개했다. 북한에는 요덕과 개천, 함흥, 청진 등 정치범 수용소 5곳에 8만명 내지 12만명의 정치범들이 수용돼 강제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먹을거리도 공급받지 못하고 의료치료도 거부당한 채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일부 송환된 탈북자와 그 가족들이 중형에 처해지고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여성 인신매매가 이뤄진다는 보고도 있다”면서 “그러나 인권침해를 자행하는 관리에 대한 당국의 처벌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미국 국무부는 일본 인권 상황도 인권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에는 법률로 금지돼 있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중국, 한국, 브라질, 필리핀계 영주권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적혀있다.
거주와 교육, 의료, 고용 기회에 대한 제약이다. 일부 호텔과 레스토랑은 ‘일본인만 출입’이라는 푯말도 붙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극우단체인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인종차별적 혐한 시위를 사례로 거론했다. ‘일본 극우단체들은 도쿄의 한인 밀집지역에서 연속적인 혐한 시위를 벌이면서 인종 모욕적 언어를 쓰고 증오연설을 해 언론과 정치인들로부터 비난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인권보고서에서는 ‘중국 당국이 기본적인 자유를 계속 제한하고 있다’며 인권 활동가에 대한 탄압과 표현의 자유 제한, 티베트 원주민과 위구르 이슬람교도에 대한 억압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정작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않는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미 국무부의 국별 인권보고서 발표 시점에 맞춰 ‘2013 미국 인권기록’ 보고서를 공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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