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임기 마치고 귀국하는 신연성 LA 총영사 본지 단독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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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영성 LA총영사와 단독 인터뷰
“IT나 사회, 문화만이 진화하는 게 아니라 영사업무도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데 영사관 자체도 뒤처져 있고 본국에서도 업무 자체에 대한 시각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고 말문을 연 신연성 LA 총영사를 15일 귀국에 앞서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최장 임기 3년간의 활동에 대해 소회와 아쉬움 그리고 LA를 떠나면서 한인 사회와 동포들에게 당부하는 사항들을 <선데이 저널>이 들어 보았다. 
심 온 <편집위원>

누구나 새로이 부임해 오면 의욕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려 했겠지만 귀국하면서 아쉬운 점을 지적한다면 . . .
3년 전 부임당시 ‘소통 목민관’을 자처했지만 결국은 아쉬운 결과를 빚었다. 첫 총영사 근무지가 최대 동포 거주지였기에 생각과는 달리 쉽지 않았다. 첨예한 한인 사회나 단체들의 이해관계나 설득, 조정, 지원 부분에서 본인의 역량부족을 실감해야 했다. 이상과 현장은 너무나 괴리가 컸다. 결국은 동포들이 헤쳐 나가야 될 문제라고 보고 있으며 멀지 않아 분명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역점 사업으로 크게 3가지로 분류해 추진한 내용 중,  한-미 FTA 발효와 활용, 10개의 차세대 한인단체(클러스터단체)의 활동과 네트워크 확대 지원, 영사관 민원업무 서비스 개선 및 확충을 예로 들수 있겠다.


3가지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다면 . . .
남가주 지역 연방하원의원들의 FTA 지지를 이끌어내고 미 연방 및 지역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FTA 활용을 위한 홍보 및 기반 확충에 노력했으며, ‘한-미 FTA 아카데미’ 운영과 미국진출 국내기업 및 동포기업의 한-미 FTA 활용능력을 지원했다. 특히 법률, 물류 등 분야별 총 20여명의 자문단이 구성되어 260여건의 상담과 교육을 실시한 점이다. 다음으로 차세대 한인단체(클러스터단체)의 활동 지원을 위해 정․관계, 법조, 공인회계사, 엔터테인먼트, 청년상공인, 과학기술인, 세무사, 관세사, 공공도서관 사서, 대학생 단체 등 10개 분야 클러스터 구축 및 활성화 지원에 노력했다. 각계 차세대 리더로 구성된 NetKAL(Network of Korean American Leaders) 활동 후원으로 초청 만찬과 매년 총회를 개최했다. 특히 허리우드 특성을 살려 ‘코리안 아메리칸 인 할리우드’ 멘토프로그램과 전미 한인검사 총회 등을 주목해 달라. 마지막으로 꾸준히 지적되어온 영사관 민원실 개선을 위해 순회영사 강화와 콜센터 운영을 확대했다.


진화하는 영사관의 민원업무가 이채로웠는데 자세한 설명을 . . .
1년에 2만건 정도 민원업무가 접수되는데 5년 전, 10년 전 업무와는 전혀 다른 업무들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담당자나 본국의 시각이 따라가야 하는데 미흡한 점을 인정한다. 특히 달라진 법규나 국제관계에 따라 거소증 발급, 이중국적인정서, 가족관계증명서, 무비자 발급으로 늘어난 방문자에 따른 민원 등 무한대로 늘어나는 업무량에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본국 지원과 현장 인식에 따른 개선이 절대 필요한 대목들이다. 앞으로 재산 신고나 세금 관련 부분도 크게 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파악되는데 미리 대비가 필요한 부분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공관의 정치인 수발 금지령이 다시 떨어졌는데, 방문자가 가장 많은 LA에서 그동안 고충도 많았을 것 같은데 . . .
없다고 할수 없다. (웃으며) 알아서 생각해 달라. 공무 방문이야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만 정치인, 고위공무원들의 청탁 전화에 골머리도 아팠다. 심지어 구 고위인사들이나 고관 친지들 부탁에는 고개가 절로 흔들어진다. 철저히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떠나면서 LA 한인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 . .
먼저 리더들이 생각을 바꾸고 시야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만 사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 안목과 본국과 현지 한인사회를 병합해 고민해야 한다. 부임 당시나 떠나는 마당에나 도저히 이해조차 안될 일들이 발생하고, 자격 없는 인사들의 뻔뻔스러운 만행을 보면서 개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단체들을 들여다보면 10년 넘도록 자리를 차지하고, 뿌리내린 구악들의 행태에 수치심까지 느꼈다.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력을 준것인지 묻고 싶다. 구악들의 관행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한인사회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기대한다. 절대 한인은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을 구악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특히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한다면 . . .
3년을 뒤돌아보면, 단체들이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점에 크게 놀란다. 부임당시 LA 한인회는 둘로 쪼개져 있었다. 지금의 한미동포재단이 둘로 쪼개졌고, 3.1여성동지회가 3.1여성소사이어티로 갈라졌다. 또 재향군인회 자격정지, 평통 등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희망을 갖고 LA를 떠난다. 그건 역사를 보는 눈이 있다면 우리 민족이 부정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민족이라는 사실이다. 그들도 그것을 깨달아야 하고 분명 깨닫는 날이 곧 오리라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부에서는 동포재단 문제에 강하게 개입할 것을 주장하지만 그 방법보다는 LA 한인들에 의해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인과 한인사회가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변화와 혁신은 밑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어 총영사관의 미약한 활동에 대해 좀 더 설명한다면 . . .
특히 기림비와 소녀상 건립, 또 동해병기 문제 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관점의 차이로 이해를 바란다. 사회단체가 아닌 총영사관의 대응은 곧 외교적 마찰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게 공관차원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꼭 말하고 싶다. 아는 분은 아실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소녀상이 해외 최초로 관할지역에서 건립됐다. 동포사회가 잘 지켜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동포재단 내분에 대해서도 당연직 이사인 총영사가 아무런 중재에 나서지 못한 점도 지금은 유감으로 생각하고 죄송할 뿐이다.



힘든 일도 많았던 것 같은데, 특히 힘들었던 일들은 . . .
한인단체들의 이전투구와 모함과 싸움이다. 한미동포재단 분규는 정부기관을 대표해 당연직 이사로 활동하면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내부인사들의 어처구니없는 조치는 지금 생각해도 뻔뻔하고 몰염치한 행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둘로 쪼개진 동포재단도 곧 봉합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파바사태도 안타깝다. 꼭 다시 부활시켜 더욱 활발한 2세 봉사단체로서의 면모를 유지해야 한다. 어떤 단체보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인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중추기관으로 한인사회 중심이 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오랫동안 분규의 중심에 있다.

3년간의 업적을 살펴보니 주로 주류 쪽 인사들이나 단체 고위인사들과의 접촉이 많은데 그 외 인상에 남은 사람들은 . . .
외국인으로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와 한국어 보급을 위해 KAFE라는 단체를 만들어 미국의 교육자들에게 한국 알리기에 앞장 서온 메리 코너 여사와 평화봉사단(피스코)의 제임스 마이어, 노숙자 봉사에 평생을 바친 글로리아 김 선교사, 그리고 우정의 종각 보수에 힘을 보태준 에릭 가세티 시장, 남가주 수출위원회 가이 폭스 명예위원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김 선교사와 조촐한 크리스마스 예배를 함께 한 밤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논조가 강해 유감이지만 항상 목요일 아침을 긴장 속에 보내게 해준 <선데이 저널>도 잊지 못할 것이다.(웃음) 사실 언론의 역할도 막중한 것이다. 특히 LA 한인사회처럼 산적한 고질적 병폐를 안고 있는 곳에서는 바르고 강한 언론도 필요하다. 신문과 방송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해 아쉬운 점도 고민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 .
차세대 한인 인재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 3년간 법조계, 경제계, 엔터, IT, 도서관 사서 등 10개 분야를 나눠 차세대 인재들의 네트웍 구축을 위해 노력했고 지난해 말 IT와 엔터 등 그룹별 교류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이것이 한국정부가 그리고 있는 창조경제다. 앞으로 각 분야별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교류를 나누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한인사회의 위상을 끌어 올리는 등 상상 이상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통일을 위해 미주동포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유대인과 아이리쉬가 본국에 기여한 역할을 넘어 통일을 위한 중간거점으로서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국제적 이해 관계국들 사이에서나 본국과 북한을 놓고 볼 때 제3자적 거점인 미국이야말로 그 역할이 제몫을 다할 시기가 꼭 오리라 본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통일 미션을 위한 역할이 올것이고 본국에서도 적절한 대응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해외 동포 750만은 남한의 15%, 한반도의 1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베트남이나 필리핀 해외 동포와는 달리 한인동포들에게는 특별한 임무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세월도 빠르다. 엄청난 문제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벼운 문제일 경우가 많다. 모쪼록 역사와 사회전반을 고려해 가며 옆도 살핀다면 고질적인 문제들도 쉽게 풀리리라 본다. 이민 역사의 관점에서도 고민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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