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초점> ‘현대,기아, GM’ 국제기업 비윤리 경영 비난 확산

이 뉴스를 공유하기






대기업, 국제적 대기업들의 비윤리적 운영이 도마에 올랐다. 세계 제1기업 GM이 57센트의 하자 부품을 숨기고 교체를 은폐해오다가 결국 수십억 달러의 비용부담과 기업 도산위기라는 중대한 국면에 빠졌다. 국내기업인 현대, 기아차 역시 그동안 급발진 사고를 갖은 핑계로 발뺌하다가 블랙박스 영상에서 사실이 밝혀지자 그것도 비공개 각서를 받고서야 차 수리를 해준 사실이 드러나 일파만파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국제적 대기업의 이 같은 고객의 생명을 담보로 한 파렴치 행위에 대해 여론을 넘어 분노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미 <선데이 저널>은 지난해부터 현대, 기아차의 고객 불만을 꾸준히 보도해 왔다. 국제적 대기업의 비윤리적 운영 실태에 대해 취재했다.                                  심 온 <탐사보도팀>


대기업 그것도 국제적 대기업은 양심적일까?
대답은 천만의 말씀이다. 국제적 대기업이라도 57센트, 1불도 안 되는 돈에 자사 제품을 산 고객의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그리고 재발 사고가 위험스러운데도 숨기고 거짓 주장으로 결국 13명을 죽게 했다. 한편에서는 3백 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아프리카나 공산 독재국가의 이야기도 아니고 옛날 얘기도 아니다. 10년 전에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의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다. 세계 최대기업인 GM이 차부품의 불량을 숨기고 리콜사태를 속여서 생긴 일이다.


충격적인 급발진 사건들


본보는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현대, 기아차의 불법을 단독보도해 왔다. 여기서 단독이란 특종의 개념에, 외롭게 <선데이 저널>이 홀로 보도했다는 의미를 보태야 한다. 가장 많이 생산하는 대기업의 제품이니 가장 많이 팔렸을 터이고 고객도 많을 것이지만, 왠지 언론 보도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매번 단독보도가 되었다. 아마도 이번 사태도 그러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채찍보다는 당근이 더 좋은 세상이니까. 광고가 사실보도의 자리를 채워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1년에 수조원, 수천억을 벌면서도 대기업은 왜 그렇게 비양심적이고 무덤이 될 수도 있는 자충수를 자행하는 것일까?



현대차의 충격적인 실태를 살펴보면, 현재 현대차를 운행하는 고객들은 충격에 휩싸여있다. 지금까지 뚜렷한 원인과 과학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구구한 억측에 싸여 있던 급발진 사고 장면이 과학기기의 발달로 생생한 당시 장면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으로 고스란히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차 제조업체들은 급발진에  대해 운전자가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았다고 주장해 왔었다. 그러나 영상장면에는 운전자가 급발진에 당황하며 브레이크를 밝고 엔진 시동까지 끌려고 노력했으나 급발진이 계속되면서 건물 벽이나 옆 차량들을 들이받는 장면이 생생하게 기록된 것이다. 현대자동차 소나타를 운전하는 영상속의 운전자는 매우 놀란 표정으로 운전대를 움켜쥐고 방향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고 열쇠까지 돌려봤지만 차가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서 차량은 운전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물을 들이박고서야 멈췄다. 소나타 운전자는 인터뷰에서 “차량이 이상하게 ‘꿀꺽, 꿀꺽’ 두 번 하더니 이어 ‘와앙’ 하는 소리가 나면서 제어가 안 됐다”며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끄려고 차량 열쇠까지 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비밀 보장 각서 받고 수리 논란


해당 소나타 차종에서는 2년 전 엔진 제어의 핵심 장치인 ‘ECU’에서 공정상 불량이 발견됐다. ECU는 자동차의 엔진, 자동변속기, ABS 등의 상태를 컴퓨터로 제어하는 전자제어 장치를 말한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급발진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으나 사고가 접수된 차량에 대해선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받고서 ECU를 교체해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서약서를 쓰고 ECU를 교체한 소나타 운전자는 “실제로 차는 이상이 없지만 고객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교환해주는 거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로 발설하지 않겠다는 것을 서약 하라고 강요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당시 이 사고에서 정 모씨 등 3명이 크게 다쳤고 서 모씨는 전신마비로 장기 입원중이다.
이후 밝혀진 내용이지만 동일한 유형의 사고는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고 상황이 이쯤 되자 현대차에서도 어쩔 수 없이 긴급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놀랍게도 긴급조치는 또 다른 제2의 사기행각을 고객들에게 자행했다. 급발진 사고차 주인들에게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부품을 교체해주고 수리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단 각서를 제출한 고객에 한해서 은밀하게.
구리긴 되게 구렸던 모양이다. 외부에 알려지면 해당 직원들이 책임질 일이 터지거나 회사에 지대한 손실이 예상되었기에 때문에 수작을 부렸을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고가의 차량을 매입한 고객의 생명을 담보로 그런 사기행각을 펼쳐서는 안 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현대, 기아차 고객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이 계속되었다. 한마디로 ‘충격적이고 무서워서 운전하기가 겁난다’는 한결같은 중론이었다. 이어 ‘대기업이 불법에서 불법으로 땜질하는 것을 보니 대기업의 윤리는 사라진지 오래다’는 비난도 많았다.

급발진사태 불안한 소비자


이어 소나타 이외에도 현대차의 에쿠스 역시 급발진 사고가 발생해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역시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소나타와 동일한 장면이 그대로 나타났다. 갑자기 엔진 속도가 올라가더니 그대로 출입문을 들이 받은 후 멈춰선 것이다.  이미 급발진으로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인명사고도 많았다. 판매한 제품의 책임은 무한대로 제조사의 몫이다. 대기업, 그것도 국제적 대기업이 이런 식의 파렴치한 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 어떤 부품으로든지 방치된 사고로 무고한 생명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사고의 원인규명이 안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급발진 사고만 해도 아직껏 원인규명을 못한다고 발표되었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은 알 길이 없다. 차 전문가나 제조사 그리고 과학자들의 몫이지만 어찌된 셈인지 십여 년이 넘도록 원인 규명은 안 되고 급발진 사고는 오늘도 불안감속에 터지고 있다. 3만개의 부품이 결합되어 생산되는 차들을 일반인들은 알 수 없다. 그리고 지구상에는 오늘도 수십억대의 차들이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이렇듯 더러운 양심을 가진 기업에서 생산한 비윤리적인 구조 속에 소비자들은 피 흘리며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가의 모든 것, 그리고 기업의 생명을 담보로 무모한 시험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지 이윤추구만을 위해서라면 뭔가 크게 잘못돼있다는 지적이다. 단지 이 케이스만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기업인의 사고와 기업윤리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말이다. 어찌 한 두번은 의도대로 속여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GM이 지난 10년간 잘 속여 왔듯이 또, 그럭저럭 조용히 넘어간 경우도 있을 것이다. 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단 몇 푼에 고객의 목숨을 담보하는 기업은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것도 알면서 은폐와 거짓을 계속 해왔다면 더욱 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런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욱 이상하지 않는가.


GM 불량 부품 결함 최대위기


GM이 점화 스위치 불량과 관련해 리콜한 차량들 가운데 또 다시 추가 결함이 발견됐다고 한다. 추가 결함이 발견된 차량은 2003~2011년형 새턴 이온, 쉐보레 코발트, 폰티액 솔스티스, 폰티액 G5, 쉐보레 HHR, 새턴 스카이 등 총 220만대에 이른다. GM이 추가로 밝힌 결함은 주행 중에 열쇠가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잠금장치 실린더로 자동차 열쇠가 삽입되는 부분이다. 결함이 있는 점화 스위치와 잠금장치 실린더도 함께 교체해야 열쇠 이탈이나 엔진이 꺼지지 않는 결함을 고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측은 추가 리콜로 인한 비용이 당초 개당 57센트인 점화스위치를 기준으로 예상했던 3억 달러에서 13억 달러로 4배가 넘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열리고 있는 GM사태 청문회에서 2005년 GM 엔지니어들이 문제가 된 점화장치 결함에 대한 해결책을 보고했으나 회사가 묵살한 사실과 GM이 제출한 자료에서도 부품 교체에 드는 비용은 고작 57센트인 것이 확인되었다. 나사를 풀고 새 스위치로 바꿔 다는 데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수리였다. 그런데도 결함은 은폐됐고 리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야 뒤늦게 부품 결함을 인정한 GM은 점화장치 결함 차량 260만 대를 비롯해 600만 대를 리콜했다. 일부에서는 GM이 도산위기를 점치고 주가하락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GM의 늑장 리콜은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다. GM은 앞으로 수십억불대 비용을 치러야 한다. 2010년 차량 급가속 문제로 수백만 대를 리콜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도요타도 스타일을 구기고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11억 달러를 지불했고 기소유예 조건으로 법무부와 12억 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GM은 훨씬 혹독한 상황이 예상된다. 오랜 기간 결함을 은폐했고 그로 인해 많은 인명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객 상대 꼼수 부리다 사태 키워


현대, 기아차는 또 다른 사건인 연비과장 보상금 지급 또한 편법과 고객 우롱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본보 3월23일자, 1월22일자 등) 보상 합의금 4억여 달러 지급을 놓고 고객들의 불만이 높다는 보도를 한바 있다. 판결 난 보상 지급까지 대기업에서 꼼수를 부리기보다는 이제라도 사실을 규명하고 신속히 보상 지급에 신뢰를 갖고 임해야 한다. 고객이 무섭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나쁜 뉴스를 감추고 숨기기보다 드러내고 대처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평범한 교훈을 GM 리콜 사태가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그 교훈을 현대, 기아차가 어떻게 새길 것인지 두고 볼일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