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그후2> 적폐 1순위 대통령의 후안무치한 책임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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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발견된 학생들의 시신은 대부분 어깨를 웅크리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고 한다. 물속에 빠져 공포 속에서 아이들은 숨진 것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추운 바닷속으로 수 백 명의 아이들을 밀어넣은 세월호 침몰사건은 대한민국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대참사 앞에 정작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대통령은 사과했지만, 진정성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합동분향소에 조문 온 대통령은 가짜 유가족이라고 의심받는 사람을 내세워 사진찍기에 급급했다. 유가족들부터가 대통령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었다고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이 비겁하니 수족들도 책임을 회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는 국가 재난 최고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했고, 총리는 사태가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사표부터 냈다. 이처럼 세월호로 수 백 명의 아이들이 바닷속에 빠져있을 때도 국가 최고 권력자와 권력기구는 멀찌감치 물러서 있었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안전행정부를 만든 국정 최고 책임자는 한발 물러나 뒷짐을 지고 있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장·차관을 꾸짖거나, 선장과 선원을 ‘죽일 놈’으로 몰아세웠다. 진짜 비겁한 선장은 따로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도피 모습을 보며 ‘선장’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세월호 참사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총체적 무능과 무책임을 드러내며 스스로 침몰하는 양상이다. 정부의 무능은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16일 첫날부터 부처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나타났다. 경기교육청은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오보의 원인을 제공해 지탄을 받았고, 정부의 재난 컨트롤타워로 기능했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탑승객 숫자 등 통계조차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대본은 실종자 가족들이 애간장을 태우던 18일 구조대가 선체 진입에 성공했다는 그릇된 내용을 발표해 커다란 혼선을 야기한 후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로 자신의 역할을 위임하는 촌극을 벌였다. 목포해경은 침몰 소식을 최초 신고한 단원고 학생에게 어처구니없게도 위도와 경도를 묻는 등 금쪽같은 골든타임을 허비했고, 세월호와의 교신에서도 승객 대피를 적극 지시하지 않고 선장에게 공을 넘기는 등 허둥댔다.



해경은 구조작업에서도 허점을 노출했다. 사고 해역으로 달려온 다른 선박들에게 바다에 빠진 승객 구조를 맡기고 선내 진입을 시도할 수 있었음에도 초기 구조에 있어 너무나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무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해수부 소속 제주VTS는 1분 1초가 아까운 마당에 세월호로부터 침몰 신고를 접수한 뒤 11분이 지나서야 이를 해경 관할인 진도VTS에 통보했다. 아울러 진도VTS는 사고 당일 교신 내용을 공개한 제주VTS와 달리 나흘이 지난 20일에 기록을 공개해 당시 상황을 은폐 또는 조작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정부의 무능력 시리즈에 진도 팽목항은 실종자 가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아비규환이 됐다.

정부가 아비규환 만들었다


비극은 정부가 무능만 뽐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는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세월호 선장의 행위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였다고 비난하며 정부를 향한 여론 비난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박 대통령은 선장과 공무원들에 대한 문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만 했을 뿐 진정성 있는 사과는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가 터진지 13일이 지난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을 앞에 놓고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사과했다. 대통령으로써 모든 게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던 과거 대통령들과 달리 자신의 책임에 대해 완곡하고 불분명하게 돌린 표현이다. 장소도 국무위원들 앞이었고, 시기도 무려 2주가 다 돼서야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종자 가족이나 국민들에게 그 진심이 과연 분명히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을 낳게 했다. 틀만 차리고 진정성 없는 발언들에 공감하기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박 대통령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문제였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무엇을 사과해야할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실제로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했다.
대통령이 비겁한 모습을 보이니 밑에 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비겁했다. 책임자가 아니라 단죄자와 같은 박 대통령의 무책임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빠르게 전염됐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책임을 회피했다.












 ▲ 정홍원 국무총리 
급기야 사고수습을 맡아야 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의 수장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은 현 정부의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사퇴한 것은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더욱이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는 정 총리의 사퇴의 변은 박 대통령을 구하기 위한 면피용 사의가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정부의 전방위적 무능은 선장만 단죄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 총리와 강병규 안행부 장관·이주영 해수부 장관·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 책임자들이 자진 사퇴 형태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해임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대통령 스스로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은 민심이 어디 있는지를 보여준다.


무엇을 사과해야 할지도 몰라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은 이미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그리고 1년 2개월 간의 통치기간에서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문제는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개선시키기 보다는 주변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그런 박 대통령의 태도를 국민 앞에 확인시켜줬을 뿐이다.
그것도 모자라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며 세월호 참사가 과거 정권에서부터 비롯된 낡은 관행에서 비롯된 것인 양 과거 탓을 했다. 그리고 국가 개조라는 단어를 써가며 웅대한 미래계획 구상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와 반드시 도려내겠다는 그 적폐는 도대체 언제부터 쌓이기 시작했다는 말인가. 이승만 때인가 아버지 박정희 때인가 아니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인가. 무엇이든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터지만 이런 말은 당선자 시절에서나 할 얘기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던 집권 2년차의 대통령이 할 소리는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김선일씨 납치살해 사건에 대해,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고 발언한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의 자기 발언을 상기한다면 더더욱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무능하고 부적절한 처신을 일삼는 관료들이 이 나라에 가득 차게 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자신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진에서부터 안행부, 해수부, 해경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눈치만 보느라고 관료사회가 비정상에 빠졌고, ‘여왕 통치’가 단 한명의 실종자도 구해내지 못한 무능한 정부를 만든 근본 원인이다.























 ▲4월 30일 유족과 포옹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위로 사진. 그러나 사진속의 할머니는 유족이 아니라 박사모 회원 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측은 뒤늦게 ‘섭외’는 했지만 연출은 하지 않았다고 궁색한 해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0일 온라인상에서 전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이 날 오전 안산 합동분향소가 일반인에게 공개되기 전 전격적으로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20여 분만에 떠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한 할머니를 위로했고 그것이 사진에 찍혀 언론보도로 나갔다. 일반인이 없던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 할머니는 유가족으로 추정됐고, 따라서 박 대통령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실제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을 향해 강하게 항의했고, 심지어 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마저 돌려놓는 등 상황은 격화됐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한 할머니를 위로하고 있는 장면은 다소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 날 이 할머니의 정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한 학생의 아버지가 본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할머니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 것. 
그는 라디오에서 “(박 대통령이) 분향소 안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을 같이 대동을 하고서 분향을 하고 사진을 찍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궁금해서 어느 분이신가 하고 수소문을 해 봤는데 희한하게도 (유가족들 중에) 아는 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알아보니까 우리 유가족 대표들이 팽목항이나 진도체육관에서 수많은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는 분이 아무도 없다”고 강조하며 “그러면 도대체 어느 분하고 한 건지 이것도 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얼마 뒤 네티즌들은 이 할머니가 합동분향소에서 줄을 서서 조문하는 방송 장면을 찾아내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했다. 과연 어느 유족이 줄을 서서 조문을 하냐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의혹이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이 어제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했는데 할머니 한분을 위로하는 사진에 대해 연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분향소에는 조문객과 유가족도 있었고, 일반인도 섞여 계셨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중 한분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인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변인은 “저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분이 계셨고, 서로 다가가서 인사하는 상황으로 이해했다”며 “만일 연출했다면 연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도 아니고, 연출을 해서 득 될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민 대변인은 또 “지난 번 진도를 방문했을 때도 (대통령이) 울고 있는 어린 아이에게 다가가서 위로했는데 병원에 있는 아픈 아이를 데려다 연출했다고 보도가 나갔다. 이에 대해서 아이 가족이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항의한 적 있었다”며 “이번에도 연출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자꾸 퍼뜨려지고 확산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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