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선거욕심이 세월호 참사 판 키웠나? 의혹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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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설명
 ⓒ2005 Sundayjournalusa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TV에는 승객 전원구조라는  자막이 나왔다.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완전 침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구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의 똑같은 희망이었다. 하지만 실종자들을 구조해야 할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설마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5월 6일 오후 10시 (LA시각 기준)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268명, 실종은 34명이 남았다. 이 정도면 후진국형 사고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대형사고다.
본국의 어떤 언론도 지적하지 않았지만 사실 이번 사고와 관련된 주무 부처의 장관들은 대부분 참사 1~2달 전 물러났다. 즉 업무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초짜 장관들이 사고 수습에 나서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두 부처의 장관 교체가 모두 지방선거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사실상 대통령의 정치적 고려가 ‘화’를 키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6일 본국 석가탄신일에 조계사 법요식에 참석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자승’ 스님이 세월호 소유주 일가를 빗대어 “‘물욕’이 ‘업’을 불러왔다”고 했다. 물론 세월호 소유주의  ‘물욕’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지만, 박근혜 정부 역시 선거에서 이기려는 ‘과욕’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진도를 재방문해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다.

세월호 사후수습은 박근혜식 낙하산 또는 ‘선거용 돌려막기’로 인해 급조된 초보운전자들이 맡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이끈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지난 4월 2일 취임해 장관 업무를 갓 시작한 초보였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도 윤진숙 전 장관의 낙마로 지난 3월 6일 취임해 한 달을 갓 넘긴 초보였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임 장관이 출마를 이유로 자리를 비우면서 후임이 되게 된 경우다. 전임 유정복 장관은 오랫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인물로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사퇴했다.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정권에서 행정 공백 우려가 당연히 나왔다. 유 전 장관의 차출 전, 박찬우 안행부 1차관도 현직 차관 최초로 사표를 내고 충남 천안시장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박 차관의 후임으로는 박경국 전 국가기록원장이 지난 4월 10일 임명됐다. 신임 박경국 1차관은 차관 임명 전 줄곧 지방(충북도)에서 근무했고, 임명 일주일도 안 된 상태에서 새 장관을 보좌해 전국적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버거웠다. 안행부는 사실상 수뇌부 공백 상태에서 세월호 사고를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안행부 장관을 지방선거용으로 차출한다는 여론을 의식해 강병규 장관을 유 전 장관의 사표 수리 후 이틀 만에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이명박 정부 때 행안부(안행부의 전신) 제2차관을 지내 업무파악이 빠르다는 점이 고려됐다. 인사마다 장고를 거듭해 온 박근혜 정부에서 이례적으로 신속한 지명이었다. 하지만 강 장관은 지명 초 배우자와 자녀의 위장전입과 농지법 위반 등으로 장관직 인수인계가 늦어졌다. 야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까지 거부했다. 결국 지방선거 돌려막기를 위해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안행부 장관의 임명 강행은 세월호 침몰 초기부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안행부 장관은 해외재난 등을 제외하고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당연직 본부장이 된다. 해외재난은 외교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다. 하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 초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정보공유에 차질을 빚는 등 거듭 실책을 범했다.


선거용 해수부 장관의 무능함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임 윤진숙 장관이 설화(舌禍) 누적으로 실각하자 지난 3월 6일 후임 장관으로 취임했다. 4선 국회의원이란 ‘정무 감각’을 감안해, 야당에서도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동의했다. 하지만 판사 출신으로 국회 해양수산상임위 경력도 전무해 전문성 논란이 줄곧 따라다녔다. 사실 이주영 장관이 해수부 장관에 발탁된 것은 오는 5월 8일 있을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였다. 이 장관이 입각할 때만해도 그는 남경필 의원, 이완구 의원 등과 원내대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충청권 출신인 이완구 의원의 원내대표 입성을 원하고 있다는 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충남지사직을 던진 적이 있다. 박 대통령과 계속 같은 길을 걸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의원이 입각하고 남경필 의원만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하면 이완구 원내대표라는 ‘친박’주자를 통한 당권 장악이 가시화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당시만해도 이런 마터 플랜을 부인했으나, 원내대표 선거를 이틀 앞둔 현재 플랜은 현실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주영 장관이 입각하면서 그는 취임 2개월 만에 대형 참사를 겪게 됐고, 그가  사건 초기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는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해난사고인 만큼 해양경찰청을 외청(外廳)으로 둔 해수부가 주도권을 쥐고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하지만 육경(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산하에 거느린 안전행정부가 주도권을 가져갔다. 또 이주영 장관은 취임 초 해수부 분위기 쇄신차 우예종 기획조정실장, 문해남 해양정책실장 등 1급 간부 5명의 사표를 받았다. 하지만 사표를 수리할지 안 할지 결정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냈다.
결국 초보 장관들의 역할분담은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 4월 17일 전남 진도 사고수습현장을 찾아 국무조정권을 행사해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를 신설한 뒤 교통정리됐다. 하지만 본부장으로 이주영 장관이, 총괄팀장은 우예종 기획조정실장이, 상황반장은 문해남 해양정책실장이, 대변인은 박승기 대변인이 맡는 ‘도로 해수부’가 됐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해수부가 초기에 적극 개입했더라면 총리와 대통령까지 나서지 않고도 사고수습을 이끌 수 있었다”며 “상황실만 만들다가 상황이 종료돼 버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잇따른 사과 내막은 지지율 때문


사실상 선거용 개각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청와대에서는 이번 사태를 선거에 역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 대통령의 빈번한 사과도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는 분석도 많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 앞에서도 사과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을 정도로 책임자를 엄단하겠다는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여론이 빗발친 지난달 29일부터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과를 입에 달고 산다.
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진도에서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으로 책임질 사람은 엄벌할 것”, 21일 국무회의에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 눈치만 보는 공무원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사고 발생 보름이 돼서야 사과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사과는 5월 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와 2일 종교 지도자 간담회, 4일 2차 진도 현장 방문, 6일 조계사에서의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까지 이어진다. 4월 29일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는 표현에서 8일이 지난 6일에는 “국민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죄송스럽고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혀 사과의 강도도 한층 높아졌다.












▲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8년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삼귀의례(예불이나 법회 때 가장 먼저 하는 의식)를 하고 있다.
원래 사과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좀 먼 듯이 보이던 박 대통령이 8일 동안 무려 네 차례, 이틀에 한 번꼴로, “무한 책임”이라는 단어를 쓰며 사과의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대통령으로서도 죄송스럽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강도 높은 사과 뒤에는 지방선거를 28일 남겨둔 마당에 지지율이 50%대 밑으로 계속 떨어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나름의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대부분의 조사에서 50%를 밑돌았다. 이런 수치는 조사가 이뤄질 때마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 추세를 이쯤에서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20일 전만해도 60% 후반 대를 나타낸 자신의 지지율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려는 의도가 세월호 참사로 어긋나면서 자신의 책임 때문에 여당이 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대통령을 압박해 ‘릴레이 사과’를 나오게 했다는 것.
박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은 유일무이한 정치인이다. 이번 지방선거도 자신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치러 승리함으로써 ‘선거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유지하려는 속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朴 봉축법회에 간 까닭을 알고보니


선거운동을 직접 할 수 없는 대통령인 관계로 직접 나서지는 못 할지라도 간접방식으로라도 선거를 이끌어 완승하겠다는 승부욕이 그 누구보다도 강한 정치인이 박 대통령이다. 이처럼 강한 승부욕에 국정의 책임론까지 맞물릴 지경에 처하면서 대통령이 릴레이 사과를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새누리당이 6.4지방선거에서 패한다면 그건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청와대와 정부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 중심에 박 대통령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갈리는 민심을 되돌릴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이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은 봉축법요식에 직접 오겠다고 조계사 측에 연락을 취해 강한 어조로 사과를 한 것도 불심을 잡겠다는 의도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기독교계의 반발이 있을지언정 불교계를 껴안는 것이 급했던 것으로 보여 진다. 박 대통령은 시신 수습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 형식으로 직접적이고 대담한 사과를 할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후속 조치도 아주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처음에는 책임자 엄벌은 운운하며 꼿꼿한 자세를 취했지만, 이로 인한 지방선거 참패 그리고 이어지는 레임덕의 연쇄작용을 막겠다는 다급함이 박 대통령의 잇따른 사과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그의 대국민 사과와 안전대책 발표가 뒤로 미뤄지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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