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광주에서는…> 노風, 안風 근거지 광주 전략공천 후 역풍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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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정치 60년 동안 야권의 텃밭으로 불렸던 광주에서 야당을 배척하는 이상기류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 공천은 당선’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미궁에 빠졌다. 6.4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후보가 전략 공천되자, 이에 반발한 강운태, 이용섭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결과는 시계제로가 되었다. 결국 이번 광주시장 선거가 안철수 정치 행보에 대한 심판대이자 신임투표가 되고 만 것이다. <선데이 저널>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승패의 변곡점이 될 안철수의 정치와 광주시장 선거를 조명해 보았다.
심 온 <탐사보도팀> 

노풍(盧風), 안풍(安風)의 근원지였던 광주에 이제 무소속의 바람이 거세다. 실제 광주시민이 원했던 정치는 과거 구악 정치인들이 보여 주었던 계파 확장이나 계파 줄 세우기가 아닌 비록 단기필마 일지언정 새정치를 원했던 것이다. 누구보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곳곳을 누비는 안철수가 과연 국민이 원하는 새정치 정신으로 6.4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 비판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7일 광주를 찾아 5.18국립묘지를 참배했지만 윤장현 광주시장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하는 일부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추모사는커녕 방명록도 쓰지 못하고 서둘러 현장을 떠나야했다.


김·안의 오만 독선 비난


김한길-안철수대표는 이날 오후 5.18국립묘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5.18단체들과 별도로 개최한 제34주년 5.18 민주화운동 추념식에 참석했으나 공정경선수호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 30여명이 두 대표가 도착하기 30분전부터 5.18국립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 앞에 모여 “5.18 영령 우롱하는 새정련 각성하라”, “오만·독선·밀실 정치 중단하고 안철수는 떠나라”, “새정치가 웬말이냐, 안철수는 즉각 정치 중단하라”, “이번에도 민주당을 무조건 찍으라는 명령이냐” 등의 피켓을 들고 윤장현 전략공천을 질타했다. 경찰은 수백 명의 병력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사복경찰 수십 명은 날계란 투척 등에 대비해 우산을 지참하기도 했다.













 ▲ 광주시장 선거 후보자 얼굴들(왼쪽부터) 이정재 윤장현 강운태 이용섭 후보

시민들은 이어 장병완, 강기정, 임내현, 박혜자 의원 등 윤장현 후보를 지지선언한 의원들과 김효석 최고위원, 이낙연 전남도지사 후보, 윤장현 후보가 도착하자 곳곳에서 “나눠먹기가 새정치냐”, “밀실야합이 새정치냐”, “광주정신 훼손하는 안철수, 김한길 물러나라”, “새정치 하랬더니 헌정치가 웬말이냐”며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스크럼을 짜고 철통 경호를 시작했다. 두 대표는 추모사도 하지 않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반주 없이 제창하고 도착 30분만에 행사장을 서둘러 떠났다. 양 대표는 방명록 작성은 물론, 언론 인터뷰도 하지 못했다. 이어 17일 밤에는 광주 MBC정문 앞에서 방송 출연을 마치고 나오던 안 대표의 차량을 50여명이 시민들이 가로막고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안 대표가 탑승한 차량의 문을 열고 욕설을 퍼붓고 계란을 던지거나 차량 지붕위로 올라가는 등 위협적인 언행을 하기도 했다.


‘밀실 야합’ 광주시민 정신 말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2일, 광주시장 후보로 새정치연합 출신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민주당 출신인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이에 반발해 탈당한 데 이어 이들의 지지자들도 집단 탈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원 200여명은 지난 6일 ‘반민주적 폭거를 자행한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낸 뒤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음직한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의 퇴행적 처사는 당에 남아 있을 만한 티끌만큼의 이유도 없게 만들어버렸다”며 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이어 무소속 강운태‧이용섭 광주시장 후보는 18일 “밀실 야합공천으로 시민정신을 짓밟은 안철수‧김한길 두 사람이 참회는커녕 오만하게도 5월 광주를 활보하는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면서 “금남로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전략공천이 잘못된 것이라고 이미 시인했으면 지금이라도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잘못된 공천을 취소해야 맞다”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도 관철해내지 못한 야당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5월 영령을 참배하는냐”고 지적했다. 이들은 “두 사람은 휴지조각이 돼버린 국회결의안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을 특별법으로 관철시켜라”면서 “이것만이 광주시민을 무시한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속죄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특히 안 대표는 연휴 전날 밤 자기사람을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공천하는 심야의 폭거를 자행하면서 거센 역풍에 휘말리자 이를 덮으려는 듯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비겁한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학규 고문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소상공인 토론회’에서 “당 민주주의에 심각한 문제”라며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고 민주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광주에서 국민의 뜻, 당원들의 뜻과 배치되고, 선택권을 박탈하는 전략공천을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 행사 30분 전과 후, 그래도 썰렁해! / ‘제3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좌석이 행사 시작 30여분 전까지 비어 있다가 유가족 대신 합창단, 경찰 등으로 급히 채워졌다.

궁색한 전략공천 변명에 반발


강운태 광주시장은 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후보 경선을 무시한 채 밀실야합 공천을 강행했다”며 “민주의 성지 광주를 모독한 반시민·반민주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치를 갈망하는 시민에게 헌 정치로 답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지배하의 정당에 더는 머무를 수 없다”며 “6·4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광주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광주시민은 “강운태 이용섭 윤장현, 세 분의 후보 중에 지지도가 가장 낮은 윤장현 후보를 경선을 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전략공천으로 바꾼 것은 궁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것도 “연휴가 시작되는 밤중에 윤장현 후보를 전략 공천함으로써 광주 시민을, 국민을 우롱한 결과로 나타났다”며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선거 결과가 어떻든 후유증이 클 것”이라면서 “혼란한 선거보다는 시정의 연속성을 생각해 강운태 후보가 시장직을 이어가는 게 낫겠다”고 비아냥댔다.

또한, 이용섭 의원은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저와 강운태 예비후보를 제치고 15%도 안되는 후보를 자기 사람이라고 해서 낙하산 공천하는 것은 안철수의 새정치가 얼마나 허구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강운태 현 시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은 무소속 단일화에 대해 “시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혀 후보 단일화가 이번 광주시장 선거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운태 시장은 “단일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겠는가. 시민이 결정한대로 따르겠다”고 밝혔고, 이 의원도 “민주세력, 시민후보가 이기는 길이라면 단일화를 포함해서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시민이 원하는 길을 갈 것”이라며 무소속 단일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지난 7일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고 배수의 진을 친 이용섭 전 의원은 “김한길 안철수 두 대표는 우리 정치 역사상 가장 구태스럽고 폭악스러운 정치 횡포를 자행했다”며 전략공천의 부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소속 두 후보, 단일화 28일까지 추진


윤장현 후보는 존재감이 약한 반면 정치거물인 두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천여진은 광주선거의 최대변수다. 전략공천 이후 윤장현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용섭.강운태 후보가 오는 28일까지 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겠다고 밝혀 선거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새누리당도 “안철수 공동대표가 자기 사람을 내리꽂은 ‘심야의 정치테러’는 나흘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 밤에 이뤄졌다”며 안철수 대표를 맹비난했다.
광주시민들도 밀실공천 지분 나누기 공천에 격노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광역시장 전략공천에 대한 공감도 조사에선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6%가 ‘공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공감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8.8%에 불과했다. 또한 강운태, 이용섭 후보 등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선 응답자의 51.6%가 ‘공감한다’고 답해 높은 공감도를 보였다. 반면 응답자의 30.4%는 이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3일 만19세 이상 광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긴급 여론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응답률 4.9%)는 광주의 현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대해 광주시민 48.5%가 반대하고 있어 찬성(35.8%)보다 12.7%포인트 많았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도 ‘찬성 41.0%’, ‘반대 46.9%’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윤장현 후보와 강운태-이용섭 무소속 단일후보간의 가상대결에서는 무소속 단일후보(54.4%)가 윤장현 후보(32.1%)를 2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도 윤장현 후보는 38.1%에 그친 반면 ‘무소속 단일후보’는 54.6% 지지를 얻었다.


반쪽 518추모행사, 관변 단체만 참석  


한편,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5·18 관련자와 유가족들이 대부분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됐다. ‘광주’가 빠진 관제 기념식이라는 오명속에 끝났다. 전략공천 후유증우로 난장판이 된 민주성지는 오월영령들에게 참담함의 상처로 남게 되었다.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등은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노래로 지정하지 않고 제창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자 기념식 참석을 거부했다. 결국 정부의 반발로 ‘주인 없는 기념식’이 된 행사장에는 2000여개의 의자가 거의 비어 있었다.
정부 주요 부처와 5·18 관련 단체 대표·유가족들이 앉았던 맨 앞줄은 보훈 관련 단체장들이 차지했다. 정홍원 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옆에는 대한민국상이군경회장, 광복회장,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장, 등의 자리로 채워졌지만 텅텅 빈 행사장은 썰렁한 모습이었다. 특히 340명이나 되는 합창단은 급조된 탓에 연습 한번 없이 기념식 직전에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고 ‘5월의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그러나 대부분 연습부족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단원들에게는 1인당 5만원이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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