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문화 외길인생 26주년 이광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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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가 척박해 마치 사막과도 같았던 남가주 한인사회. 이런 불모지에 오아시스와도 같은 감성 기획으로 공연문화 26년 외길을 걸어온 ‘에이콤 엔터테인먼트(이하 에이콤)’ 이광진 대표(사진).

그는 지난해 ‘에이콤(공동대표 이광진, 박찬승)’ 창립 26주년을 맞아 자신이 총괄•기획했던 총 75개의 이벤트 가운데 23가지 공연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묶어 에세이집을 발간한 바 있다. 한마디로 ‘프로듀서’ 이광진의 공연 이야기가 주요 골자다.

그런 그가 곧 선데이저널(발행인 연훈) SJ 엔터테인먼트, tvK24(대표 에릭 윤), 유스타미디어 등과 함께 또 한편의 ‘감성’ 공연을 함께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91년 설립된 아시안골수기증협회의 창립 23주년, 그리고 그해 데뷔한 가수 장혜진이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나눔의 콘서트. 바로 ‘기적(Miracle)’ 콘서트가 그 주인공이다.

매해 좋은 공연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나 올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아주 특별한 콘서트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어보았다.  

<박상균 기자>

 
▲ 창립 26주년을 맞은 에이콤의 이광진,박찬승 공동대표(사진 왼쪽부터).

에이콤 이광진 대표에게는 늘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감성공연’이라는 타이틀이다.

1982년 도미해 미주 동아일보사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지난 88년 설립한 회사가 ‘에이콤(전신 아트콤)’이다.  가끔 몇몇 언론사 등에 일하면서 일탈(?)을 하기도 했으나 그에게 있어 ‘공연’은 천직이자 외길인생이나 다름 없다.

한인 커뮤니티 최초의 마당놀이를 무대에 올린 것을 비롯해, 7080세대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극, 악극, 콘서트 등을 숱하게 기획해 40-50-60대 중장년 한인들과의 꾸준히 교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미주 공연계의 ‘전설’이다.

그에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지난 96년 직접 기획한 ‘룰라’ 공연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 룰라와 함께 사랑의 콘서트를 기획한 것이다. 어찌보면 시작은 우연에서 출발했으나 결과는 필연이었다. 당시 표절시비에 휘말려 미국에서 잠시 체류하고 있던 룰라.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마냥 놀고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이 대표는 백혈병을 앓던 ‘성덕 바우만 환자돕기 사랑의 콘서트’를 기획하고 나섰다.

그것도 1만 5천석이 넘는 할리우드 팍 경마장 야외 공연장을 덜컥 선택했다. 입장료 15달러에 무료 티셔츠 증정, 무료파킹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솔직히 공연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인 흥행여부는 장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상을 넘어서는 한인 커뮤니티의 대대적 호응에 힙입어 흥행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수익금중 2만 달러 이상을 아시안골수기증협회(A3M)에 기증하게 되면서 ‘흥행과 기부’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최고의 순간을 맛볼 수 있었다.

오랜 지인관계를 맺고 있는 기자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던 이 대표.

“백혈병 환자인 성덕 바우만을 돕기 위해 모여든 한인사회의 뜨거운 열정을 보고 당시 헐리우드팍 카지노 & 경마장 측에서 2만 달러를 매칭해준 일이 새삼 떠오른다”며 “뒤돌아보면 참 보람차고 아낌없이 준비한 나눔의 공연에 대한 뜨거움이 가득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아시안골수기증협회와 함께 한  ‘사랑의 콘서트’

 
▲ 지난 1996년 제작된 성덕 바우만과 백혈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사랑의 패밀리 콘서트’ 신문광고.

이렇듯 그가 기획하고 참여했던 대다수 공연들을 보면 흔히 말해 흥행보다는 ‘예술성’을 중시하는 공연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이민생활에 지쳐있는 한인들을 위해 질높은 공연문화를 제공해주고 선도하자는 기획자로서의 순수함이 묻어난 발로다.

지난해 11월에도 에이콤 창립 25주년을 맞아 연극인 손숙 선생을 미국으로 초청해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故 박완서 작/손숙/모노드라마)’을 윌셔 이벨극장 무대에 올려 양질의 연극무대를 갈망하는 미주지역 연극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주었다.

그래서일까. 예술인은 늘상 배고프다고 했던가? 그의 기획 프로듀서로서의 지난 공연 스토리를 한참 듣다보니 자연스레 “수많은 공연기획으로 큰 돈 버신 적은 없으셨겠어요?”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다소 짖궂을지도 모를 질문에 이 대표는 왠지 모를 옅은 미소와 함께 “지난 26년의 외길 인생이 내심 아쉬우면서도 가슴 한켠에 뿌듯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라고 의미있는 말을 남긴다.

“지난 26년 올곶게 한 길을 걷다 보니 지난해에는 지인들의 도움으로 부끄럽지만 한권의 책도 내게 됐다”며 “그런데 혹시 압니까? 그속에 담겨진 저의 실패담과 성공담이 밑거름이 돼 이를 교훈삼아 새로운 공연기획자가 배출돼 한인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만들어줄지?”라고 반문했다.

“감성의 바다는 사막에도 있었네!”. 책 제목대로 ‘감성’과 ‘공연’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18년 만에 재연되는 ‘기적(Miracle)’의 콘서트

 
▲ 지난 1996년 사랑의 콘서트 개최에 힘입어 한국에서 골수일치자를 찾은 성덕 바우만 씨는 생명의 한줄기 빛을 찾아 아직까지 건강히 생존해 있다.

오는 8월 중순 이광진 대표는 아시안골수기증협회(A3M)와 유스타미디어가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는 ‘기적(Miracle)’의 후원 콘서트에 동참하기로 했다. 특히 tvK 24(대표 에릭 윤), 선데이저널(발행인 연훈), SJ 엔터테인먼트 등이 함께 준비해나가는 뜻깊은 공연에 빠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에이콤 박찬승 공동대표와 함께 고심끝에 의기투합을 결정해 ‘백의종군’ 협심하기로 굳은 결의를 다졌다. 무엇보다 18년만에 따뜻한 추억과 감동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이미 지난해 겨울 A3M과 유스타미디어가 마련한 아지아넥스 시즌 1에 동참한 것을 비롯해 웨스턴가에 위치한 LA 화개장터에서 골수기증등록 부스를 제공하는 등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한편 지치고 힘든 이민사회에 새 이정표를 세워줄 기적의 콘서트에는 23년차 가수 장혜진 씨가 초청된다. 91년 데뷔한 이래 지난 1994년 2집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내게로(작곡 유정연 / 작사 박창학)’는 영어가사로 재편곡돼 ‘You gave me back tomorrow’라는 헌정곡으로 준비돼 원곡 프로듀서인 김현철을 비롯해 원곡가수 장혜진, 김조한, 빅마마 출신 신연아, 플라워의 고유진, 조동희, 더필름, 최원석, 임선호, 이희중 등 한국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뮤직비디오가 완성된 상태다.

이 곡에는 로컬가수들과 뮤지션들도 대거 참여한 것을 비롯해 로빈 K(대표 빌리 강), 타워에스크로우(대표 써니 박), 천하보험(대표 박기홍), 북창동순두부(대표 이희숙) 등 로컬기업들도 후원사로 적극 동참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의 콘서트에는‘You gave me back tomorrow’의 헌정과 함께 수개월간 제작된 다큐멘터리 등이 상영될 예정으로 tvk24 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도 방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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