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북한 여행, 과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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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에서 북한 여행객 모집을 알리는 광고와 홍보성 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관광 내용은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뒤 5박6일 동안 평양-개성-판문점-평양-원산-금강산을 둘러본 후 베이징에 도착하는 것으로 짜여있다. 그러나 해외 여행객들과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총영사관에서는 사태 파악마저 못한 채 무관심과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과연 다시 시작된 북한 여행이 안전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선데이 저널>이 긴급진단해 보았다.
<특별취재팀>

 ▲  북에서 풀려난 메릴 뉴먼 씨(왼쪽), 지난 4월 북한을 관광차 방문했다가 억류중인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

지난해, 굳게 닫혔던 북한 여행길이 5년 만에 다시 열렸다. 미주 동부지역 일부 여행사들이 북한 여행상품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관광객 모집에 나섰다. 여행 코스는 개성과 금강산, 남포, 평양, 묘향산 등 북한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망라하고 있다. 그러나 미 시민권자만을 대상으로 모집되었으며 특히, 북한과의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한인들을 위해 공장 견학 코스와 18홀 골프를 즐기는 옵션도 포함되어 있었다.
최근 LA 인근 세리토스에 위치한 하나로여행사는 대대적으로 북한 관광객 모집을 시작했다. 5박 6일 동안 평양 대동강 및 옥류관, 개성 박연폭포,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및 송도원, 금강산 구룡폭포 및 온천 등을 관광한다. 비용은 2500불 정도이다. 그러나 LA가 아닌 베이징 출발이므로 각자 도착후 북한 입국 신청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은 후 입국해야 한다.
여행사 관계자는 “한인 시민권자는 북한 여행에 법적인 문제가 없으며, 영주권자는 LA 총영사관에서 북한방문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손님이 예약을 마치면 여행사가 북한 입국 신청서를 내고 허가를 받고 비자까지 서비스를 대행해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전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 관광이 12월~1월에 제한됐는데 지난해부터 원산 마식령 스키장이 개장한 뒤 일 년 내내 가능하다”며 “북한 여행이 위험하지 않냐고 문의하는 한인이 많은데 순수한 관광 목적으로 북한 정부가 금지하는 행동만 주의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여행사에서는 10명 이상 단체 예약 시 수시로 출발하는 상품도 선보이고 있으며, 평양 골프 관광, 백두산 관광 등 테마 상품 여행객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LA총영사관을 통해 북한 관광문의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없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총영사관에서는 북한 방문에 대해 한인 영주권자의 경우 본인이 직접 방문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고만 설명하고 아직까지 아무런 경고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 국무부가 적대국가에 발령한 여행객 주의 경고와는 다른 조치로 자국민 안전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자국본’ 단체 관계자는 “응당 사전 대책이 있었어야 했다. 미 정부도 주의 경고를 하는 마당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행위는 총영사관이 빌딩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한심할 뿐이다”라고 성토했다.

일부 단체 한인들 총영사관 비난 거세

과연 북한 여행은 안전할까?
미 국무부는 지난 달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하며 여행객의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국무부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5월, 북한 여행 주의보를 발표했다. 이 주의보에는 여행사가 모집하는 단체여행에 합류하거나 관광안내인과 동행해도 여행 중 체포·구금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국무부는 근거로 지난 18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 중 일부가 단체관광을 간 여행객이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또 북한 당국이 합법적인 비자를 소지한 미국인을 체포하거나 특별한 이유없이 미국인의 출국을 금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모독하는 행위는 범죄로 간주되고, 휴대전화는 도청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여행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허가받지 않은 환전·사진촬영 등은 벌금 부과나 체포 사유가 되며 USB 이동식저장장치·노트북 컴퓨터 등을 북한에 가져가면 그 안의 정보를 검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북한에서 법을 위반하면 수년간 노동수용소에 구금되거나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인 관광객 3명 북한 억류는 처음

현재 미 시민권자가 북한 여행 중에 억류된 사람은 3명이나 된다.

■ 매튜 토드 밀러(24)
지난 4월 초, 평양에서 억류된 20대 미국 관광객은 뉴저지 출신으로 홀로 북한에 여행을 왔다가 억류되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매튜 토드 밀러(24)가 평양국제공항에서 북한정부가 발급한 관광증을 찢고 망명하겠다고 소리치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한 혐의로 구금됐다고 발표했다.
밀러의 경우 뉴저지 소재 여행사인 우리투어의 맞춤형 개인투어 상품을 통해, 파울은 단체관광단에 합류해 북한에 입국했다. 북한은 밀러가 북한에 들어간지 2주 후인 4월 25일 그의 억류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북측은 밀러가 단순 관광객이 아니며 북한에 도착하자 마자 고의로 자신의 비자를 찢어버렸다고 밝혔다. 존 댄츨러-울프 우리투어 매니저는 밀러와 동행한 가이드들의 말을 인용해 북측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해주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억류 관련 보도를 알고 있다. 현재로서는 공개할만한 추가 정보가 없다”며 “해외에 나가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이 최우선 순위”라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또 “북한 여행을 고려 중인 미국 시민은 국무부의 여행경보를 반드시 읽어볼 것을 촉구한다”며 “특히 미국 시민은 임의적인 억류나 체포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을 방문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 제프레이 에드워드 파울(56)
이어 4월 29일에는 관광차 북한을 방문한 미국인 제프레이 에드워드 파울씨가 북한 당국에 억류되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파울씨가 호텔에 성경을 남겨둔 채 출국하려고 했다는 점을 억류 이유로 제시했다’고 발표했다.
오하이오주 마이애미스버그에 거주하는 도로 유지보수 근로자인 파울이 단체관광단의 일원으로 북한에 도착했다. 북측은 5월 중순경 파울이 북한에 “적대행위”를 저질러 억류됐다고 밝히면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울이 억류된 후 파울 가족을 대변하는 티모시 테페 변호사는 파울이 선교사가 아니며 단순히 휴가여행차 북한을 방문한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장소를 관광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그의 변호사 팀 테프는 설명했다. 테프는 스웨덴 대사관의 ‘지속적인 노력’과 전세계가 그들에게 보여준 성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파울의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테프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파울이 북한에 입국할 당시 누구와 함께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종교 포교활동을 정권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실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파울 씨를 억류한 것이 북한 내 선교·종교활동에 대한 경고 차원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북한은 북·중 국경에서 수년간 활동 중인 종교활동가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억류 케이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북한은 종교활동가들이 탈북자들의 탈출과 남한 정착을 돕고 다시 북한에 돌려보내 선교활동에 나서도록 하는 것을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울이 억류되기에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5월 20일 “단체여행단에 합류하거나 투어 가이드가 있으면 안전하다고 단정짓지 말라”며 임의적인 체포와 구금 위험을 이유로 미국 시민들의 북한 여행 자제를 거듭 촉구한바 있다.
밀러와 파울에 대한 재판은 유죄 판결을 내린 후 자백을 받아내고 석방하는 짜여진 절차의 시작일 수도 있다. 최근 몇 개월 사이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서면으로 혹은 비디오테잎 녹화로 자신의 죄를 자백한 후 석방된 바 있다. 피해자들은 석방된 후 이것이 북한 당국의 강요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 2012년부터 북한에 장기간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ㆍ46)

한국계 미국인으로 북한 관광을 주선하던 기독교 선교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는 1년 넘게 북한에 억류된 상태다. 2012년 11월 함경북도 나선을 통해 입북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는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한편, 지난 12월 북한은 한 달 넘게 억류됐던 미국인 메릴 뉴먼(85)을 석방했다.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거주하는 뉴먼은 개인투어에 합류해 북한을 찾았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이기도 한 그는 석방을 보장받기 위해 자백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올 3월 북한은 호주인 선교사 존 쇼트를 추방했다. 선교용 자료를 배포하는 “죄를 저질렀다”는 자백서에 서명하게 한 후다.
밀러와 파울의 재판일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뉴스는 북한이 동해안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온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북한이 미국인 3명을 동시에 억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2009년에는 북-중 국경지대를 취재하던 미국인 여기자 2 명이 북한 당국에 억류됐었고, 2010년에는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와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박 씨가 열흘 정도 동시에 억류된 사례가 있었다.

미 정부도 별다른 대책 없어 북, 눈치만

한편, 미국인 관광객 추가 억류에 미국 정부는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이들의 석방을 위한 영사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케네스 배씨의 경우 지난 4월 8일까지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모두 11차례에 걸쳐 영사접촉이 이뤄졌으나 아직까지 북한의 태도변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 시점에서 북한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억류 미국인들을 풀어주기를 기대해야 하는 형편이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매튜 밀러와 제프리 파울 등 2명의 미국인에 대한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파울과 밀러 및 그 가족들에 대한 인도적 배려 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이들을 석방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스웨덴 북한 주재 대사관이 파울과 면담을 마쳤으며 밀러와도 지난 5월9일과 6월21일 두 차례 면담을 가졌다며 스웨덴 대사관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과 정기적으로 면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들의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재판을 거쳐 이들에게 형벌을 부과하고 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중앙통신은 30일 파울과 밀러가 북한에 적대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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