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원의 ‘외교면책’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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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명 총영사.

LA한인회관을 관리운영하는 한미동포재단의 파행이 법정소송으로 번졌는데, 파행의 빌미가 된 소위 ‘조갑제 이사의 위임장’ 진실공방을 두고 당사자인 조 이사가 LA총영사관의 김현명 총영사와 전근석 동포담당 영사를 윤성원, 배무한, 서영석 이사 등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법원LA카운티 지법에 지난달 26일자로 제소했다. 이처럼 한국의 외교관들이 주재국에서 형사 및 민사소송을 당한 경우가 있지만 ‘영사면책권’으로 면소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소송에서도 피소된 LA총영사관 영사들은 당연히 ‘영사면책권’을 주장할 것이다. 특히 이번에 조 이사가 영사들을 캘리포니아주법원에 제기한 것 자체도 모순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재 외교관에 대한 소송 여부는 주법원이 아닌 연방법원이 관할하고 있다.  외교관에 대한 소송 케이스는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Vienna Convention on Diplomatic Relations, 1961, 별첨 박스 참조)’에 의거 거의 대부분 기각이 되지만, 만약 협약 내용에 제외된 경우에는 연방법원이 이를 심리할 수 있다는 판례도 있다. 아이너리컬하게도 그 판례는 한국 외교관이 관련된 사건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를 두고 한국 정부 관리가 해외 한인단체에  당연직이사 등 기타 임원으로 관련된 업무에 대한 책임한계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과제도 대두되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그동안 LA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 한국공관원과 정부파견관, 그들의 가족들이 민형사로 제소된 적이 수건에 해당되지만 대부분 ‘영사면책’으로 제외됐으며, 일부는 사전에 한국정부가 자진해서 이들 외교관을 소환해 문제소지를 없앴다.
미국은 외교관 등의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이 범법사실을 국무부에 통보하도록 하는 한편, 중범죄일 경우 국무부가 해당 외교관에게 면책특권포기를 공식요청하고 만약 포기하지 않으면 귀국을 요구한다.  스위스도 수사기관이 범법사실을 외무부에 통보하면 외무부는 해당국가 대사관에 통보해 해당 국가가 자체 제재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지난해 소위 ‘윤창중 스캔들’이 발생했을 때 사건을 수사한 워싱턴DC 경찰국은 이에 대한 사항을 국무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정부는 문제의 윤창중 대변인을 조기 귀국시켜 문제를 일단락 시켰다.

이번에 한미동포재단 관련 민사소송에서 김현명 총영사와 전근석영사가 피소된 내용에서 영사업무에 해당될 경우 당연히 면책사유가 된다는 것이 ‘비엔나 협약’정신이다. 
LA총영사를 지내고 현재 코리아타운에서 법률상담을 하는 김재수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영사 들은 고유한 업무에 대해 ‘국가면책’과 ‘영사면책’을 향유한다”면서 “이번 케이스에서도 LA공관 영사들이 소송을 당했으나 영사 본연의 임무를 행한 것이면 당연히 면책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에서 국제법 강의도 한 김 변호사는 “하지만 ‘비엔나 협약’에서 ‘영사면책’이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재국에서 외교관이 그의 공적직무 이외로 행한 직업적 또는 상업적 활동에 관한 소송은 ‘영사면책’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예외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한미동포재단 소송에서 공관 영사들을 가주법원에 신청한 것 자체도 잘못됐다”면서 “외교관에 대한 제소를 할 것이면 연방법원에 신청해야 하는 것이 국제법이다”라고 설명 했다.

영사 주택 가정부 사건

지난 2001년 당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근무하던 S모 영사는 자신의 주택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중국동포 P씨로부터 5만달러의 체불 임금소송을 당했었다. 가정부 P씨는 소장에서 주 7일 일하면서 월 300-500달러의 저임금을 받았고 여권까지 압수당했었다고 주장했었다.
또 가정부P 씨는 S영사가 주중 북경대사관에 근무할 당시인 96년부터 가정부로 들어가 일하던 중 S영사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으로 발령나자 자신에게 함께 미국으로 갈 것을 제안해 자비를 들여 여권을 만들어 입국하게 됐다고 주장했었다.

 ▲ 전근석 동포담당 영사.

그러나 S영사는 가정부P 씨가 미국에 가고 싶다고 하여 주중 미국 영사관에서 공관원 가정부에게 부여하는 A-3 비자를 받아 주었으며 당시 영사관 직원에게 임금에 대해 문의해 월 600달러 정도가 합당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P씨에게 그동안 월 700달러에 의료보험을 제공해 왔다고 소장에서 주장했었다.
이 소송은 미국 연방지법에서 면책 특권을 이유로 기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가정부 P씨는  이에 불응해 항소했다. 항소재판소는 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결정하고 2002년 12월 18일 판결을 통해  S영사가 가정부와 관련한 사항이 영사관련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어 ‘비엔나 협약에 의한 외교관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고 연방지법으로 케이스를 반려했다. 연방지법은 2003년에 이에 협상공청회를 통해 양측의 합의를 유도해 이를 판결했다.

당시 법률신문인 ‘데일리 저널’은 국제법(International Law) 섹션 기사에서 ‘이 케이스가’ 외교관이  ‘면책특권’에서 제외되는 판례사항으로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이 신문은 제9순회 연방순회 항소 법원의 판사 3명은 전원일치로 S영사의  ‘영사면책’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판결을 맡은 판사 중 한명인 수잔 그레이버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국가가 영사관계를 규정한 비엔나 협정은 원고인 가정부 P씨가 영사업무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케이스에서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196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채택된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르면 외교관은 주재국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체포•구금도 당하지 않고 형사재판관할권 면제를 받는 ‘면책 특권’이 인정된다.
외교관들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국제법에 따라 외교상 기피인물인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지목해 본국으로 추방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는 페르소나그라타(persona grata 호감이 가는 사람)와 상대되는 말이다.
외교사절의 아그레망(agrément)이 요청되었을 때, 아그레망을 요청받은 국가가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였을 때, 그 이유를 밝히지 않고 그 사람의 파견을 거부할 수도 있다(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 9조). 이는 외교사절단의 직원과, 영사나 그 직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영사관계에 관한 빈협약 23조).
거부의 이유로서는 그 인물이 언론이나 행동으로 적의를 표시한 경우나 또는 범죄를 범했을 경우 등이 해당되는데, 외교사절의 종교나 인종에 의거하여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로 인정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상 외교관계 등을 고려해 집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외교사절의 미미한 범법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 시작하면 양국이 외교적으로 심각한 마찰을 겪을 것을 우려하는 각국의 입장 때문이다.

제29조
외교관의 신체는 불가침이다. 외교관은 어떠한 형태의 체포 또는 구금도 당하지 아니한다. 접수국은 상당한 경의로서 외교관을 대우하여야 하며 또한 그의 신체, 자유 또는 품위에 대한 여하한 침해에 대하여도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제30조
1. 외교관의 개인주거는 공관지역과 동일한 불가침과 보호를 향유한다.
2. 외교관의 서류, 통신문 그리고 제31조제3항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한 그의 재산도 동일하게 불가침권을 향유한다.
제31조
1. 외교관은 접수국의 형사재판관할권으로부터의 면제를 향유한다. 외교관은 또한, 다음 경우를 제외하고는 접수국의 민사 및 행정재판관할권으로부터의 면제를 향유한다.
(a) 접수국의 영역내에 있는 개인부동산에 관한 부동산 소송. 단, 외교관이 공관의 목적을 위하여 파견국을 대신하여 소유하는 경우는 예외이다.
(b) 외교관이 파견국을 대신하지 아니하고 개인으로서 유언집행인, 유산관리인, 상속인 또는 유산수취인으로서 관련된 상속에 관한 소송
(c) 접수국에서 외교관이 그의 공적직무 이외로 행한 직업적 또는 상업적 활동에 관한 소송
2. 외교관은 증인으로서 증언을 행할 의무를 지지 아니한다.
3. 본조제1항(a), (b) 및 (c)에 해당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교관에 대하여 여하한 강제 집행조치도 취할 수 없다. 전기의 강제 집행조치는 외교관의 신체나 주거의 불가침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 취할 수 있다.
4. 접수국의 재판관할권으로부터 외교관을 면제하는 것은 파견국의 재판관할권으로부터 외교관을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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