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LACMA(LA카운티 미술관) ‘조선미술대전’ 관람을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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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오는 9월 29일까지 전시되는  ‘조선미술대전’은 LA동포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이다. 한국의 국보급 미술품 해외전시 중에서 특히 조선왕조 말기 미술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이런 전시는 한국에서도 관람하기가 어렵다.  현재 전시중인 ‘조선미술대전’에는 150여점의 문화재가 선보이고 있다. 이중에는 국보 166호인 ‘백자철화매죽문호’를 비롯해 ‘백자 철화끈화병’(보물 1060호)이 있고, LA타임스가 극찬에 극찬을 보낸 백자 ‘달항아리’(보물 1437호)도 있다. 또 프랑스에서 3년전 돌려받은 외규장각 의궤 중 ‘현경혜빈양례도감의궤’, 비운의 사도세자가 왕세자로 책봉됐던 글을 대나무에 새긴 ‘장조죽책’,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등 해외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었던 대한민국의 보물들이 수두룩하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LACMA의 마이클 고반 라크마 관장이 한국측에 꼭 보내달라고 부탁한 ‘백자철화끈무늬병’이 있다.  이 병은 국보가 아닌 보물인데, 우리나라 백자의 멋을 너무나 잘 표현한, 굉장히 현대적 감각을 가진 도자기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한 가지만 보고와도 대만족이다. 이처럼 훌륭하고 귀중한 전시가 코리아 타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전시가 되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한인들이 무관심해 “문화민족”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백자철화끈화병(왼쪽)  ▲ 달 항아리(오른쪽)

지난 6월 29일 개막되어 오는 9월 28일까지 3개월동안 열리는 ‘조선미술대전’(Treasures from Korea: Arts and Cultureof the Joseon Dynasty, 1392~1910)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국보급 보물을 LA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미주한국일보의 문화담당 정숙희 부국장은 ‘조선미술대전’을 소개하는 칼럼에서  “(우리가)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분명히 거기서 왔다는 사실이다. 그 뿌리와 긍지를 잊어서는 안될 뿐더러, 다시 그런 품격과 자존심을 가진 민족으로 나아가기를 기도하는 다짐과 소망, 그것이 ‘조선미술대전’이 주는 메시지다.”라고 했다.

민족의 품격과 자존심 ‘조선미술대전’

이번 전시는 지난해 한국에서 했던 ‘미국미술 300년’(Art Across America)의 교환전시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때 협력했던 필라델피아와 LA, 휴스턴의 세 뮤지엄에서 연속으로 열리게 되는데 LA가 제일 크고, LACMA는 해외 한국 미술의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전시라고 김영나 국립박물관장은 밝혔다.
김영나 관장은 이번 전시를 잘 감상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 ‘조선미술대전’은 미술전시라기보다 문화전시라고 단언했다. 일반 회화전처럼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왕실, 사회, 불교, 제의, 근대화 등 문화 전체가 다 포함된 것이라는 점이다.  처음 관람할 때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부담을 갖지 말고 익숙해지라고 했다.

▲ 내부전시장과 마이클 고번 관장.

처음에는 전체 분위기를 느끼고, 다음에 하나하나씩 감상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미술관에 올 때 전에 배운 것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데 전시에서 중요한 것은 확인이 아니라 모험이고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것, 모르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과 묘미를 많이 느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나 관장은 부모들에게 주고픈 이야기는 자녀들이 재미없어 하면 내버려두고 굳이 가르쳐 주려고 하지말라고 했다.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부모와 함께 봤던 것이 생각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요즘 관심을 모으는 해외문화재 환수에 대해 김 관장은 “2년 전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이 설립돼 해외 문화재 환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이 파악하기로는 전 세계에 14만점이 흩어져 있으며 이 중 6만점이 일본에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당하게 나간 것이 있고, 빼앗긴 것도 있는데 그 과정이 애매해서 규명이 힘든 것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한인 소장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좋은 문화재를 가진 사람들이 한국관이 있는 LACMA에 많이 기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외 미술관에 기증해서 한국 미술 컬렉션이 더 풍부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미술사 연구가 해외에서도 많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소장품이 너무 없으니 한국 미술 전공자와 큐레이터가 나오기가 힘든 상황이다.
현재 해외 많은 미술관에서 일본과 중국 미술 전문가가 한국 미술 큐레이터도 겸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경우 한국 미술의 관심이 적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천천히 여러번 보아야”

김영나 관장은 LA동포들에게 특별히 당부했다. “여기 사시는 분들이 LACMA 한국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휴스턴 미술관은 그곳 한인들이 똘똘 뭉쳐서 한국 미술 갤러리를 열성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필라델피아에도 한국 미술애호가 그룹이 있어서 지속적인 후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곳에서도 중심이 되는 단체가 결성돼 LACMA 한국 갤러리를 많이 지원해 주면 좋겠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 LACMA 측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찾아오고 관심을 가지면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LACMA 전시는 수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열린다. 주말인 금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8시,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7시, 그리고 월, 화, 목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무료입장은 매일 오후 3시 이후부터이고, 17세 이하 어린이는 언제나 무료이다. 그외 노인과 학생은 10 달러, 일반인은 15 달러, 단체관람은 할인이 된다.

LA카운티뮤지엄(LACMA)내에 자리잡은 한국관(Korean Art  Galleries)은 지난 196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내외가 LA를 방문하면서 시초가 됐다.  당시 육영수 여사는 LACMA를 방문했는데 박물관 내부에 일본과 중국 예술품은 있지만 한국 작품이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이를 박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귀국 후 1년 만인 1966년 한국 도자기 25점을 LACMA에 기증해 LACMA가 한국관을 개관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LACMA의 한국관은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뮤지엄(Asian Art Museum) 내 ‘한국관’을 제외하고는 미국내 대형 뮤지엄의 한국관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다. 그동안 LACMA측은 한국정부 및 기업 등으로부터 약 5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9년에 재개관 하면서 당시 한국관 전시관 상부에 ‘Korean Art Galleries’라는 영문 표지판을 가로로 장식했고, 전시관 입구 양편 벽에 세로로 ‘한국 미술’ 이라고 한글로 쓴 두 개의 표지판을 부착했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10월 전시관 입구의 한국관 영문 간판(Korean Art Galleries)과 한글 표지판도 슬그머니 사라지고 대신 전시관 입구 유리문에다 ‘중국ㆍ한국관’(Chinese  Art & Korean Art)으로 축소해 버렸다.

LACMA 측은 최근 ‘한국관’ 전시실에 중국 전심품을 동시에 전시해 이 전시관이 한국관인지 중국관인지를 분간할 수 없게 만든 해프닝도 저질렀다. 이는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모두 모독하는 행위였다.
그뿐 아니다. 지난 2012년에는 한국관 전시실 내에 중국 미술 콜렉션이 통합 전시되면서 기존의 한국 미술 전시물이 줄어들고 있어 한국관의 이미지마저 축소시켜 한인 커뮤니티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한인 커뮤니티의 분노는 본보를 포함해 일부 언론의 보도로 끝났다. 이런 문제는 커뮤니티가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LACMA 측이 그동안 한국정부 관련부처와 한국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기부 받아왔다. 하지만 LACMA측은 그 기금을 ‘한국관’ 등을 포함해 어디에 사용 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선미술 대전’도 LACMA가 솔선해서 한 것이 아니고, 애초 필라델피아에서 시작된 것이기에 순회전시상 LA가 빠질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한국전시실도 다시 찬밥이 될 가능성이 많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관심도 갖지 않으면 더욱 찬밥이 된다. 한인사회는 이제 많은 예술 문화단체들이 많이 있는데 LACMA안에 ‘한국관’에 대해서는 관심들이 없다. 만약 이들 예술인단체들이 하나로 뭉쳐 한소리를 내면 LACMA도 찔끔할 것이다.

사실 이같은 문제는 LA한인회 등이 문화단체들과 연합해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한인회는 생색내는 건수에만 관심을 갖는 이상한 단체가 되어버렸다. LA총영사관이나 LA한국 문화원도 관심을 갖아야 하는데 역부족이다.
지난 2012년 10월 18일 LA총영사관에서 실시된 국정감사에서도 LA카운티뮤지엄 한국관 문제가 거론됐으나 질의자나 답변자나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책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루빨리 ‘LACMA 한국관 후원회’같은 모임이 활성화되기 바랄 뿐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해외최대 한인사회가 있는 LA코리안 커뮤니티가 우리문화의 정체성이 있는 LACMA 한국관에 대해 그 실체조차도 모르는 동포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관을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것을 LACMA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우리동포들이 한국관을 먼저 아끼고 많이 관람해 주어야 이들도 함께 성의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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