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콘서트 “LA 공연문화의 새 쟝르를 열었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메세나’라는 말의 기원은 문화예술 보호운동에 헌신했던 로마제국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가이우스 마에케나스(Maecenas)의 이름에서 유래되어 프랑스어로 ‘Mecenat(메세나)’가 되었다.

메세나는 시인 호러스 등 당대 예술가들과 친교를 두텁게 하면서 그들의 예술ㆍ창착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예술 부국을 이끌었다.

오늘날 ‘메세나 운동’은 커다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또는 이러한 활동을 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잘 알려졌는데, 한국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기업은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며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한다.

따라서 자연히 기업은 이같은 메세나 운동을 통해 좋은 사회적 평판을 얻고 좋은 평판은 좋은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주게 되고, 좋은 기업 이미지는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해 궁극적으로 기업 성과에 플러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기업 이윤을 사회로 환원하는 사회 공헌의 의미를 가지며, 조건 없는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의 발전을 도모하여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데에 근본적인 의의가 있다.

또한 최근의 메세나 활동은 문화 예술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브랜드와 기업 및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메세나 운동은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사회적ㆍ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익사업에 대한 지원 등 기업의 모든 지원 활동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기적 콘서트’가 성사된 것은 한인사회 제1의 은행 ‘BBCN Bank’와 LA한인회를 선두로 윌셔은행, 한미은행, 대한항공(Korean Air), Robin K, 캘코보험, 타워 에스크로우, CJ 그룹, 힐리우드 차병원, 농심, 태평양은행, CBB Bank, Open Bank, Aroma spa & Sports, 천하보험, 북창동순두부, 한남체인, 유니티 뱅크, CKP LLP, 한인축제재단, 윌핏 Fitness Club, ATELIER, 태양여행사 등이 ‘메세나 운동’ 정신으로 후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 아시아골수기증협회 활동이 소개되고 골수기증 헌정곡이 무대에 올려지고, 한국에서 골수기증 홍보대사인 장혜진을 포함해 컨템퍼러리 피아니스트 써니 최, 남미에서 활동하는 바이올니스트 유정연, 피아니스트 페페 모타 등 예술인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 인간은 한 번의 삶만을 살아간다. 그러기에 한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그 생명이 꺼져갈 때 새로운 빛을 주는 것은 기적이다. 선데이저널(발행인 연 훈) 창간 32주년과 TVK 방송(대표 에릭 윤) 창사 10주년을 기념해 골수 기증 캠페인을 위해 펼쳐진 장혜진의 ‘기적 콘서트’는 코리아타운 공연문화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주었다. 

생명을 나누며 또 한 생명을 이어가는 골수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위한 캠페인을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했다.

무엇보다 15일 밤 광복절을 기념하며 윌셔이벨 극장에서 개최된 ‘기적 콘서트’ 공연장에서 특히 30여명의 관객들이 즉석에서 골수기증등록을 해 관계자들을 한층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날 극장을 거의 가득 메운 1천여명의 많은 관객들도 ‘의미있는 공연’이라며 “주위사람들에게도 알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타운에서 개최되는 여러 연예행사들은 철저하게 영리목적으로 실시되지만 이번 ‘기적 콘서트’는 인간가치를 전파한다는 공연 취지에 부응한 BBCN Bank를 포함한 한인금융기관들,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를 포함한 한인단체들, 대한항공(KAL)과 캘코보험 등을 비롯한 한인기업 등 30여 기관단체들이 전적으로 후원하면서 성공적으로 개최 됐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에서도 ‘메세나 운동’이 자리 매김할 수 있다(별첨기사 참조)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 골수기증 등록한 장리아 씨.
 ⓒ2014 Sundayjournalusa

이날밤 공연이 끝나자 로비에 마련된 골수기증등록 접수대에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서로 신청서를 달라고 했다. 그리고 한 중년의 관객은 “10년전에 등록을 했는데 아직도 유효한가” 라고 물었다.

이처럼 기적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가 이날밤 공연의 의미를 더 해주었다.

이날 제1부 공연 ‘헌정 프로젝트’에서는 골수기증에 대한 기적 다큐멘터리(나레이션 허준호)를 포함해 실제 골수기증을 받은 이부현 씨, 골수를 기증한 주성식 씨 등이 무대에 나와 그들의  아름다운 기적 이야기들을 들려줘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오렌지카운티 플러튼에서 온 제임스 정(64)씨는 “오늘 공연을 보고 많이 후회했다”면서 “조금 젊었다면 나도 등록을 했을터인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나이 때문에 등록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우리 가족 친지 젊은이들에게 적극 권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부 순서가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에 극장 1층 로비에 마련된 골수기증등록 접수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서로 신청서를 받기에 한동안 부산했다. 맨처음 달려나온 장리아 씨가 신청서를 받아 들고 부지런히 적은 다음 접수시켰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요”라며 “꼭 일치되는 분이 나타 났으면 좋겠어요”라면서 기자에게 승리 표시의 V자를 해주었다. 

UC어바인에 재학한다는 강소라 씨도 동료 친구와 함께 신청서를 작성한 후 흐믓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공연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등록을 마친 후 흐믓한 표정으로  친구와 함께 자리를 떴다.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

이날 30여명의 골수기증등록을 받은 아시아골수기증협회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에서 특히 30여명의 신청자가 젊은세대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청소년들이 생명을 나누는 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미래의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은 “이번 콘서트의 의의는 향후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새로운 ‘메세나 운동’의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콘서트로 한인사회에서 주의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을 돌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LA한국교육원의 권영민 원장은 “참으로 의미있는 공연이었다”면서 “무엇보다 교육적으로 훌륭한 공연으로 우리사회가 관심가져야 하는 주제를 공연으로 전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LA시 메트로국에서 근무하는 홍연아 씨는 평소 자원봉사자로도 자주 활동하는데 “우리 커뮤니티의 많은 분들이 보아야 할 공연이었다” 면서 “이같은 골수기증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리아타운 7가에 거주하는 최성필(57) 씨는 “이런 공연을 한인사회의 대표적 은행들과 한인 단체와 업체들이 후원을 하여 이루어졌다고 들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공연이 한인사회를 정신적으로 풍요하게 만들기에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극장 로비에는 모금함도 준비했는데 이를 발견한 김영석 BBCN 뱅크 이사는 즉석에서 100 달러 지폐를 꺼내 유리 모금함에 넣었다. 이후부터 모금함에 도네이션 금액이 쌓이기 시작했다.

한 사람에게도 힘든 골수기증을 두 사람에게 해주고 또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기증 하겠다고 하여 감동을 준 이야기가 있다.  지난 2011년 한국에서 보도된 기사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했다. 무엇보다 기증자가 40대 여성이라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믿음이 있는 사람이 기적을 만든다.

“골수 정보가 서로 일치한다는 것, 정말 큰 인연이잖아요. 제 작은 용기로 한 생명이, 한 가정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큰 보람이죠.”

40대 여성 공무원이 자신의 골수를 두 차례나 기증, 2세 여아와 15세 여학생의 생명을 살려 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당시 경기도 의회 비서실 소속 윤은진씨. 윤씨의 골수 기증 사연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병으로 입원 중이던 아버지를 간호하기 위해 우연히 서울대 병원 골수기증 센터에 들르면서부터다.

“당시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입양아 출신 성덕 바우만 씨 사연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온 국민의 눈물샘을 자극했잖아요. 그 기사를 보고 여건이 되면 이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기증 동의서를 작성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씨의 가족들도 이같은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윤 씨의 아버지는 69년 국내 최초로 연탄가스 중독 치료장비를 개발한 고 윤덕로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대 교수로 일하는 두 오빠도 윤 씨가 골수 기증 의사를 밝히자 “환자의 아픔을 직접 지켜보는 우리가 어떻게 말리겠느냐”며 격려했다. 그러나 실제 ‘골수를 기증해 달라’는 연락이 오자 ‘덜컥’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골수채취를 앞두고 많이 두려웠지만 통증도 없고 하루 이틀 입원만 하면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이 가능하더라구요”라고 말했다.

특히 두 살 배기 여자아이가 자신의 골수를 받고 부작용 없이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두 번째 기증 의사를 물어왔을 때는 잠시 망설였다. 주변에서는 “늦게 결혼 (2007년)을 한데다 임신도 해야 하는데 건강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냐”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지만 이식 대상자가 중3 여학생이라는 얘기에 곧바로 기증을 결심했다.

윤 씨는 이 같은 기증 사실을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조차 비밀에 부쳤다. 하지만 ‘조혈모세포 협회가 윤씨에게 방송 출연을 부탁했다가 거절 당했다’는 사연을 접한 경기도의원이 ‘소문’을 내면서 주위에 알려졌다.

‘협회에서 또 기증 의사를 물어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윤 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당연히 세번째 대답도 ‘예스’에요”라고 했다.

윤씨는 “골수는 화수분과 같아 주위에 나눠줘도 문제가 없는 만큼 기증자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