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폭동으로 번지는‘인종차별, 과격진압’흑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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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주 퍼거슨에서 18살 비무장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6발) 죽은데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25살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3발) 숨지는 사고가 발생, 흑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가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발사하며 진압했다. 매일 수십 명이 체포되고 2명이 총상을 입기도 했다.
주방위군까지 투입되었지만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면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일주일째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곳곳에서 사망자도 늘고 있다.
지난 17일 LA 경찰국(LAPD) 앞에서는 5백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이젤 포드(18세)와 마이클 브라운(25세) 등 최근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청년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선데이 저널>이 흑인 폭동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사태를 집중취재 했다.  심 언 <탐사보도팀>

퍼거슨 시에서 10대 흑인 소년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흑인사회의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흑인청년이 LA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희생된 사건이 시위를 부채질 하고 있다.
지난 17일 LA 경찰국(LAPD) 앞에서는 5백여 명(경찰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이젤 포드와 마이클 브라운 등 최근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청년들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시위에서 “이젤 포드를 위한 정의”(Justice for Ezell Ford), “LA는 변화를 원한다”(LA demands a Change), “살인경찰, 이제 그만”(Stop, Killer Cop)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며 경찰의 과잉 대응을 질타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을 지난 1965년 ‘왓츠 폭동’(Watts Riot)과 1992년 LA 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로드니 킹 사건’과 비교했으며, 지나가는 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이들에게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참가자들 중에는 LA 인근은 물론 수 시간씩 운전을 하고 현지에 도착,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으며 시위대에는 백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특히 참여자들은 “당시 손을 들고 무저항 의사표시를 했음에도 경찰이 총격을 가한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라며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는 우려와는 달리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오후 3시가 넘어 LAPD 앞 4차로에서 경찰의 과잉대응 규탄 행진시위까지 벌였지만,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은 없었다. 시위대들은 끝까지 질서를 유지했으며 과격한 행동 없이 평화롭게 해산했다.
LAPD측은 숨진 포드가 검문 과정에서 저항해 총을 쐈다며 ‘정당 방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유족들은 그가 평소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다며 ‘억울한 죽음’이라고 맞서고 있다.
LA경찰국(LAPD) 앤디 스미스 대변인은, “많은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면서 “11일 오후 8시20분께 LA 남부 뉴튼 구역에서 경찰이 수색을 위해 흑인 청년에게 정지 명령을 내렸고 다툼이 일어나 총격으로 이어졌다. 흑인 청년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편, 르로이 힐이라는 목격자는 “포드가 길을 걷고 있을 때 경찰이 그에게 다가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다, 그를 벽으로 밀어붙인 뒤 때리기 시작했다. 포드가 바닥으로 쓰러졌고 이어 3발의 총성이 울렸다. 나는 길 건너편에 앉아 있어 모든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포드의 가족들은 포드가 총격이 일어날 당시 저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의 총격은 정당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드의 어머니 트리토비아 씨는 “내 아들은 착한 애”라며 “당시 포드는 땅바닥에 엎드린 채 경찰 지시에 순응했음에도 경찰이 쏜 총 3발을 맞았다”고 밝혔다. 또 포드의 가족은 “이 지역의 경찰들은 포드가 정신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LAPD 강력범죄 조사반은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에 발 빠르게 착수했다.

부검 결과 “머리에 두발, 우측팔에 네 발 총알”

흑인 사회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는 과정이나 정도가 심하기 때문이다.
브라운의 경우, 가족들의 전 뉴욕시 검시관에 의뢰한 부검 결과 브라운은 머리에 두 발, 오른쪽 팔에 4발이나 총알을 박혔던 것으로 조사됐다. 총격을 받을 당시 브라운은 비무장이었으며 저항을 한 것도 아니다. 1차 부검을 한 현지 경찰은 자세한 부검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더욱 불신을 초래했다.
포드의 경우, 경찰의 심문에 달려드는 행동을 보여 총격을 가했다고 경찰은 주장했지만 일부 목격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으며,
지난 92년 LA 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로드니 킹 사건’을 겪었던 LA경찰은 시위대에 길을 터주며 자극하지 않으려는 대응을 보였다. 하지만 흑인청년들이 미국 경찰에 잇따라 사망한 사건들로 인해 미국의 해묵은 인종차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인근 도시에서도 경찰에 20대 흑인 또 피살

 ▲ 이젤포트를 추모하는 기원소가 그의 집 앞에 마련되어 있다.

퍼거슨 시에서는 주방위군이 배치된 심야에도 경찰과 시위대가 격하게 충돌했다. 19일 새벽까지 계속된 시위에서 참가자 2명이 총상을 입고 31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이번 총상은 시위대 내부의 총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가 동원을 승인한 주방위군은 시위대와 충돌하지는 않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대와 경찰 당국 모두에 자제를 당부한 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을 20일 퍼거슨시로 보내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지시했다.
17일 밤부터 시작된 시위에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는데 폭동 진압 장비를 착용하고 방독면에 중무장 장갑차를 앞세운 100여 명의 경찰이 최루탄을 일제히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시위대는 이에 맞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주일 예배를 진행하던 목사와 민권운동가들까지 나서 시위대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현장에는 특수기동대(SWAT) 차량이 배치되고 상공에 헬기가 선회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
로이터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와중에도 평화시위가 2시간 동안 이어진 이후 경찰이 결국 강제진압에 나섰다고 밝혔다.
CNN은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가 일부 참가자들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경찰과의 팽팽한 대치로 비화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이 지역 일부 한인 업체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지역 한인들과 언론들에 따르면 미용 재료상 6곳과 휴대폰 업체 등 한인 업소들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한인업소들 약탈 피해도 심각

다행히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 업체들의 피해 규모는 업소당 3천~3만 달러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한인회 박중성 총무는 12일 “폭동이 일어난 지난 10일 오후 흑인들이 공항 인근 노스 카운티에 있는 업소들에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난장판을 만들어놨다고 들었다”며 “한인 업소들이 직접적인 대상은 아니었지만 다른 업소들과 함께 피해를 입었다. 또 다른 한인은 “한인 업소 2곳은 물건이 모두 없어졌으며 다른 업체 5곳은 유리창이 깨지고 상품 일부가 없어진 정도”라고 전했다. 현지는 흑인 밀집지역으로 한인 업체 20여 곳이 소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도 23살 흑인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장 샘 돗슨은 사망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나를 지금 죽이라”고 고함을 치면서 경찰관 2명에게 다가가던 중 총에 맞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현지에서 경찰들은 편의점에 강도가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길에서 이 남성을 발견한 뒤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저녁에는 퍼거슨시 인근 대도시 세인트루이스에서 진압경찰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백인이 주축이 된 100여명은 ‘우리들의 경찰을 지지하자’ ‘퍼거슨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특히 시위대는 브라운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대런 윌슨 경관을 응원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흑인들의 살해 협박에 시달리는 윌슨과 가족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쳤다. 시위대는 온라인 기부사이트 ‘고펀드닷컴(gofund.com)’에 모금 창구도 개설했다.
한편 서부지역 최대 신문인 LA타임스는 오늘 퍼거슨 경찰이 LAPD(LA경찰국)에게 배워야할 점을 보도해 이채를 띄었다. 4.29 폭동 이후 LAPD가 폭동 시위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보다 다양한 인종의 경찰들을 채용하고 시위대를 조심스럽게 진압하는 행동 등은 퍼거슨 경찰이 배워야한다고 지적했다.
 
백인들, 경찰 지지 시위

현재 LAPD에는 라티노 경찰이 소수계 경찰로는 가장 많고 흑인 경찰도 전체 10%에 달한다. 이는 LA시 인종 비율과 비례한 것이다. 반면 퍼거슨시의 경우, 인구 3분의 2가 흑인이지만 경찰 53명 가운데, 흑인 경찰은 3명에 불과할 만큼 백인 경찰이 대부분이다. 시장도 백인이고, 6명의 시의원 중엔 흑인이 한명이다. 교육위원 6명 중 5명이 백인, 1명은 히스패닉이다.
또 LA타임스는 성난 시위대를 어떻게 진압해야 할지 LA에서 배워야 한다고도 짚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노동절 행진에서는 LAPD와 시위대 사이 충돌에서 과잉 폭력 진압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LAPD도 처음에는 몇 차례 문제가 된 경찰 신분을 공개하는데 주저했었지만, 이제는 경찰 신분을 곧바로 공개함으로써 경찰 역시 책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퍼거슨 경찰은 처음부터 최루탄을 이용하는 등 과도한 진압에 나섰다고 LA타임스는 꼬집었다. 특히 퍼거슨 경찰은 처음에 총을 쏜 경찰의 신분을 공개하지 않아 시위대를 자극하고 경찰만 보호한다는 여론 때문에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임기 6년째를 맞았지만, 미국의 인종차별 현실은 더욱 나빠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흑인 응답자의 80%는 백인 경찰에 의한 브라운 피격사망과 그 이후 시위 사태가 인종문제를 부각시켰다고 답했다. 반면 백인들은 37%에 불과했다.
또 흑인 응답자 76%는 경찰 조사를 ‘전혀 또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52%의 백인 응답자는 경찰 조사를 ‘상당히 또는 매우 신뢰한다’고 말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당원의 68%는 인종문제를 부각시켰다고 응답했지만, 공화당원의 61%는 반대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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