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7시간 행적 수사 골머리 앓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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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사생활 의혹을 보도했다가 고발당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서울지국장의 기소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지난 8월 7일 보수단체의 고발 이래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가토 지국장을 소환해 해당 보도를 하게 된 경위와 고의성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피해자인 박 대통령과 정윤회 씨의 처벌 의사를 직ㆍ간접적으로 확인한 데 이어 사건 당사자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확인도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사자 중 하나인 정 씨는 가토 지국장을 기소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조사가 끝난지 2주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례적으로 기소를 검토만 하고 있을 뿐 그 여부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하고 기소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검찰이 기소를 미루는 이유는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 하더라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소할 경우 언론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국제적인 비난여론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 자칫 일본과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반면 검찰이 불기소를 선택할 경우 청와대의 눈 밖에 나게 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 오른쪽 박스사진)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왜곡 보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본 우익지 산케이신문의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서울지국장을  두번 소환하고 수사를 마무리했으나 아직까지 기소를 미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 의혹 당사자인 정윤회 씨(59)가 검찰 조사에서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고 있었다’고 암시하는 기사를 쓴 가토 다쓰야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 씨는 지난달 중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에서 가토 지국장 명예훼손 사건의 참고인(피해자)으로 조사를 받았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로 피해 당사자의 의사가 중요한 범죄다. 

검찰은 일단 윤두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산케이가)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것을 기사로 썼으며 엄정하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포함한 두 피해자 모두 가토 지국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특히 정 씨는 “서울 강남의 자택에 머물다 (이동 시간을 포함해) 4시간여 동안 강북 모처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한학자를 만났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한학자의 진술과 통신기록에서 나타난 정 씨의 동선을 파악해 정 씨가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한 만큼 가토 지국장을 기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은 또 19일에는 산케이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한 사이트 ‘뉴스프로’ 관계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기사 번역자 민모 씨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보름 넘게 결론 못 내려

검찰은 가토 지국장의 임기가 10월 말로 만료됨에 따라 9월 내에 신병 처리를 마칠 계획이었다. 검찰은 가토 지국장에 대한 열흘 짜리 출국 금지 조치를 몇 차례 연장해 왔다. 하지만 외국 언론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검찰의 계획이 발목을 잡히고 있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검찰은 기소를 전제로 수사하고 있지만 기소할 경우 언론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국제적인 비난여론을 감수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일본과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산케이신문>과 국제 언론인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 일본 문인단체 ‘일본펜클럽’ 등이 비판 성명을 내고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쉽사리 불기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역력하게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불기소할 경우 검찰의 처지가 난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와의 형평성 문제도 검찰로서는 부담스럽다.
산케이신문 쪽은 “해당 글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된 정윤회씨 부분은 조선일보의 칼럼을 인용한 것인데, 왜 조선일보는 문제삼지 않고 산케이신문에만 법적 조처를 취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고바야시 다케시 산케이신문 편집국장은 “문제가 된 기사는 한국 국회에서의 질의 응답이나 조선일보에 게재된 칼럼 등 공개된 정보를 중심에 놓고 이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지난 달 17일 법조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의견 진술서’에서 “본인 칼럼에는 산케이 기사에서 나오는 것처럼 ‘남녀 관계’라는 단어도 없고 특정하지도 않았다. 본인 칼럼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관한 비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산케이측에서 본인 칼럼을 그대로 베꼈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황당했을 뿐”이라며 “고의로 칼럼을 오독(誤讀)한 것인지, 본인 칼럼과 일부 소재가 비슷하다고 취지가 같을 수 있는지 검찰이 법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산케이 vs 조선일보

과연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 것일까. 산케이신문 기사와 조선일보 컬럼을 꼼꼼히 비교해봤다.
200자 원고지 21장 분량의 산케이신문 기사는 먼저 앞의 절반 가량에서 박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싼 국회 운영위원회의 공방을 소개했다. 7월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상세히 소개한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이어 나머지 절반에서 조선일보의 칼럼을 일일이 인용하면서, 증권가의 소문과 나름의 해설을 곁들여 소개했다. 또 두 기사와 칼럼을 읽어보면, 두 신문이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도 차이를 거의 발견하기 어렵다.

▲ 산케이신문은‘朴槿恵大統領が旅客船沈没当日、行方不明に…誰と会っていた?-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 누구와 만났을까?’라는 기사를 통해 조선일보의 칼럼을 인용하였다. 산케이신문은 당시 박근혜와 만난 사람이  박근혜의 처녀시절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최태민 목사의 사위인 정윤회씨로 최근 그가 이혼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욱 드라마틱하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조선일보의 칼럼을 그대로 옮긴 셈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청와대가 화를 내고 있는 ‘박근혜 연애설’이다.

 

산케이신문 기사와 조선일보 칼럼의 차이점을 굳이 꼽자면, 최 선임기자의 지적처럼 산케이신문이 ‘증권가’의 말을 빌어 대통령을 둘러싼 소문이 “박 대통령과 남성의 관계”라고 직접 언급한 정도다.
하지만 조선일보 역시 ‘남녀 관계’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세간에는 ‘대통령이 그날 모처에서 비선(秘線)과 함께 있었다’는 루머가 만들어졌다”며 “풍문 속 인물인 정윤회씨의 이혼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더욱 드라마틱해졌다”고 적었다.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의 주인공이 정윤회씨임을 명시하고 그가 최근 이혼을 했다는 사실까지 ‘친절하게’ 알려준 것이다. 조선일보는 또 정씨가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이며, 정치인 박근혜의 7년간 비서실장’이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청와대는 산케이신문 보도에 대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기사”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즉각 반응했다. 이어 검찰은 가토 지국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또 산케이신문 보도 내용을 번역해 실은 외신 번역 사이트 <뉴스프로> 민성철 기자의 소재를 찾기 위해 동료 기자의 집까지 압수수색했다. 반면 최보식 선임기자는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으나, 그는 검찰청 기자실에 ‘검찰의 산케이 보도 수사와 관련된 입장’이란 제목의 의견진술서를 내고 검찰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의 판단은 조선일보 보도는 ‘논평’에 의도가 있지만, 산케이신문 기사는 ‘비방’에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행한 비극 역사 되풀이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은 최근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 칼럼에서 “최보식 칼럼의 임팩트가 100이라면 산케이가 주는 임팩트는 70 정도로 보인다. 도대체 청와대 사람들과 검사들의 독해력은 우리의 독해력보다 어떻게 다르기에 최보식은 괜찮고 산케이만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시대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대통령의 검찰’이 이렇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게 탄압하고 있는 것은 역사의 엄청난 후퇴로 보인다. 산케이를 문제 삼으려면 조선일보의 최보식을 먼저 문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오후, 인천 서구 백석동에 있는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 결승전에서 정윤회씨의 딸 정유연(18)씨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유연씨는 현재 청담고 3학년생이다. 청담고(강남구 압구정로 소재)는 지난 1990년 설립된 공립학교다. 그는 사립 초등학교와 예술중을 거쳐 청담고에 진학했다. 정유연씨는 예술중에서 성악을 공부했지만, 네 살부터 시작한 승마에 강한 열정을 보였다. 
정유연은 청담고 1학년생이던 지난 2012년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대한승마협회에서 수여하는 신인상을 받았다. 승마계에서는 ‘무서운 여고생’으로 불렸다. 승마훈련장도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금안회’로 바꿨다. 금안회는 승마명문가인 ‘김철규-김형칠-김균섭’이 3대에 걸쳐 운영하는 곳으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승마장(60년)이다.

아버지인 정윤회씨는 딸이 가진 열정 이상으로 승마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딸에게 승마를 권유한 사람도, 딸을 열심히 뒷바라지한 사람도 정윤회씨였다. 정윤회씨가 승마에 강한 애착을 보였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강원도 평창 말목장 건설 계획’이었다. 정씨는 박근혜 의원 보좌관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 2004년부터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땅을 사들였다. 지난 2009년 측량과 인허가 등을 진행한 뒤 공사를 시작했지만, 자금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 강남 등지에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 등을 소유하고 있던 정씨 부부가 자금 문제로 말목장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정유연씨는 지난해 하반기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지난 1년간 대회 성적을 합산한 결과(4위)에 따른 것이었다. 이어 올해 6월 경북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4위(202.675%)를 기록하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런데 정유연씨가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전인 지난 4월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의 지시로 국가대표가 되기에 부족한 정아무개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가 돼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아버지의 후광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유연씨의 국가대표 선발로 또 다른 승마 유망주였던 김혁이 국가대표 선발에서 탈락했다는 사실과 연결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대한승마협회 등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정유연의 성적을 근거로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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