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1> 역외탈세 의혹 한국일보 새 주인 동화그룹 실체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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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은호 회장.
한국일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화그룹 오너 일가가 최근 역외탈세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지난 5일 동화그룹 승은호 회장과 두 아들이 해외 조세회피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동화코린도와 계열사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 회장 등은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회사 주식을 거래하면서 양도세를 납부하지 않거나 금융자산의 이자 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4월 이 같은 혐의를 포착하고 승 회장 부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목재, 종이 사업을 주로 하는 코린도그룹은 1969년 설립돼 현재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20위권으로 평가된다. 코린도는 ‘코리아’와 ‘인도네시아’의 앞글자를 딴 한국계 인도네시아 기업으로 동화기업 창업주 고 승상배 회장이 1969년 해외 조림 개발을 위해 세웠으며 장남인 승은호 회장이 물려받았다.
승 회장 일가는 그 사업 구조만큼이나 복잡한 가족관계와 여러 차례 LA와 홍콩 등지에 각종 부동산 등에 투자했다 실패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승 회장 일가가 과연 언론사 사주가 될 만한 능력과 도덕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갖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의 새 주인이 되려는 동화그룹과 승 회장 일가의 과거를 추적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동화기업(회장 승은호)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기업으로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중견기업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동화코린도』그룹으로 합판 신발 펄프제조 회사로 인도네시아 재벌순위 20위권에 들 정도다.
한국에서는 바닥재 전문 동화자연마루를 대표 브랜드로 하는 중견기업으로 연간 매출은 4000억 원대지만 현금 동원 능력이 국내 10위권에 드는 알짜배기 현금 기업으로 통한다. 승은호 회장은 해외 상공인의 모임인 한상연합회의 회장을 두 번씩이나 연임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업인이다. 그러나 이번에 동화그룹이 한국일보 인수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승은호 회장과 동화그룹에 대한 평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화그룹은 어떤 기업이며 문제거리인 한국일보를 수백억원을 들여 인수하려는 저의와 속셈을 무엇인지를 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정경유착 기업













 ▲ 고 승상배 동화기업 회장.
동화그룹의 창업주인 고 승상배 회장은 1921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났으며, 서울 왕십리에서 제재소 사업을 하다 1948년 동화기업을 설립했다. 그룹의 뿌리는 1948년 4월 동화토건이다. 이 회사는 1953년 1월 동화흥업과 동화 목재를 거쳐 동화기업으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동화그룹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박정희 정권 때다. 동화그룹은 당시 정권 최고의 실세였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을 등에 업고 인천 가좌동 일대 바다를 매립해서 100만평을 얻었다. 이후 1968년 인천 서구 이 매립지에다 국내 최초로 목재공업단지를 조성해 현재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러다 김형욱이 박정희를 배신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 의회에서 박정권의 잔악무도한 행각을 폭로하자 격분한 박정희는 김형욱과 관련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보복조치를 단행했다. 이 때 유탄을 맞은 동화기업의 창업주 승상배 회장은 모든 사업을 접고 인도네시아로 떠나 사실상 동화기업은 간신히 간판만 유지하는 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역외탈세로 1980년 말부터 90년대와 2000년대에 현재 역외탈세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법인을 설립하기 시작했으며, 2004년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90년대초 LA에 수억불 부동산 투자


그 후 동화기업을 물려받은 장남 승은호 회장은 막강한 로비력을 발휘,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등에 업고 회사가 커지면서, 오너들은 해외재산 축재에도 열을 올렸다. 당시 LA에서는 승은호 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도피 창구라는 말까지 돌 정도로 5공 실세들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1980년대 말에는 이곳 LA에도 부동산을 여러 군데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 시가로 6000만불 짜리 8셔가의 4쌍둥이 건물(3440 윌셔)과 웨스턴가 코리아타운에 있는 현 갤러리아라 쇼핑 몰(과거 BOYS 마켓)을 소유했었다.
그리고 그렌데일에 1천유닛에 달하는 아파트와 베버리힐스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호화저택을 매입하는 등 80년대 말과 90년대초 약 5억달러을 부동산에 투자할 정도로 놀라운 재력을 과시했었다.(본지 1994년 1월 발행 391/392호 보도:사진참조)












 ▲ 본지는 지금부터 20년전인 1994년 1월(391/392호) 두 차례에 걸쳐 동화기업 (현재 동화그룹)의 승은호 회장 일가의 LA윌셔가와 놀만디 코너의 4쌍둥이 건물과 아시아나 항공이 입주해있는  메트로 건물 등을 매입하면서 수억불을 투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승 회장 일가는 이외에도 웨스턴과 9가의 현재 겔러리아 몰을 비롯해 그렌데일에 수백유닛의 아파트와 베버리힐스에 호화저택 매입 등 충격적인 내용들을 집중 보도한 바 있다. 이들 일가의 역외탈세는 이렇듯 20년전부터 자행되었었다. ⓒ2014 Sundayjournalusa


또 승 회장 일가는 LA에 올림피아 은행이라는 명칭의 현지 은행을 설립했다가 자본금 잠식으로 당시 감독국의 제제조치를 받아 폐쇄 조치되기도 했었다.
서울 고등학교 출신인 승은호 회장은 현재도 지인 명의로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로 LA 일부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승은호 회장은 본국의 서서울CC이외에도 지난해 1월 1일자로 일본 가고시마의 게도인 GC를 사들인 바 있다.
승상배 전 회장의 아들 간에 재산다툼도 심한 편이었다. 승 전 회장의 본처로부터 나은 아들이 세 명 있었는데 지금의 승은호 회장과 승창호(사망), 승명호가 그들이다. 현재 승은호 회장은 코린도그룹을 맡고 있으며, 승명호 회장은 동화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동화가 조세피난처 쪽으로 눈을 뜨게 된 데에는 사망한 둘째 승창호 씨의 역할이 컸다. 그는 한 때 LA에 올림피아 은행(웨스턴과 9가)을 세웠으나 곧 문을 닫았고, 수억달러가 투자된 부동산 사업도 90년대 초 이른바 미국 부동산 붕괴로 실패하면서 미국 쪽 사업에서 철수했던 것. 세 형제 외에도 승 전 회장이 나이 55세에 당시 18살이었던 김옥랑 씨를 만났고 그 사이에서 낳은 배다른 형제가 한 명 더 있었으며, 승상배 회장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후처와 세 아들 간에 재산 다툼도 본격화됐다.
김옥랑씨 사이의 승현준 회장은 현재 목재회사인 포레스코의 회장을 맡고 있다. 김옥랑 동승아트센터 관장은 동숭아트센터를 지어 운영하면서 연예인들을 많이 도와 ‘연예계의 대모’로 통할 정도로 막강한 재력을 과시하고 다닌다.


검찰 수사와 한국일보 인수 연관성


동화그룹 오너 일가는 90년 대 초반 미주 동아일보를 인수하려고 시도했으나, 당시 한 달에 50000만불 정도 손해가 예상되면서 사업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언론사 사주의 꿈을 꾸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거의 이력 때문에 본국에서는 과연 동화그룹 승 씨 일가가 전통의 한국일보 사주로 적합하냐는 의견이 적지 않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탈세의혹과 형제 간 재산 분쟁 등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 많기 때문이다.












승명호 동화홀딩스 회장.
당장 역외탈세 의혹은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면서 그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세청은 승 회장 부자가 조세회피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 주식을 거래할 때 발생한 양도소득세와 차명 금융자산의 이자소득세 등 500억원대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잡고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승 회장 측은 국세청의 과세와 고발에 대해 국내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세청과 검찰은 과세 기간 2년 가운데 국내에 1년 이상 머물면 ‘국내 거주자’로 분류하는 세법을 들어 승 회장 부자를 국내 거주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최근 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탈세 사건과 같은 맥락이다. 국세청은 2011년 4월 권 회장이 탈세를 목적으로 수천억원의 세금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4,101억원을 추징하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권 회장과 검찰은 권 회장이 국내 거주자인지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만약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승 회장 일가가 역외탈세를 한 사실이 확정될 경우 동화그룹의 한국일보 인수건은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동화그룹이 한국일보 인수 후 탈세 사건에 대한 여론전을 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리한 인수전 참여 왜?


현재 법원 법정관리 중인 한국일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동화그룹을 선정한 바 있다. 차순위협상대상자로는 부영그룹이 선정됐다. 동화는 이번 입찰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내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에서 고루 높은 득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삼화제분 컨소시엄의 한국일보 인수 금액은 320억 원이었으나, 이번 입찰가는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에 따라 한국일보는 다음 주쯤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를 거친 뒤 이르면 9월 말에서 10월 초 경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일보는 삼화제분과의 M&A 작업보다 일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안에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입찰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화제분 컨소시엄이 인수대금 미지급 등 투자계약을 이행하지 않자 계약 시한(6개월)이 종료된 지난달 26일 투자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다음날 재매각 공고를 냈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이 써 낸 인수금액이 32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화 측에서는 400~500억 사이의 인수금액을 써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금액은 현재 역외탈세로 의심되는 금액과 거의 엇비슷하다. 따라서 언론계 일각에서는 승 회장 일가가 언론사 인수를 통해 이번 사건의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화기 위해 올인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동화그룹은 이미 본국 민영통시사인 뉴시스의 지분도 11%를 가지고 있다.
본국 증권가에서는 동화기업의 한국일보 인수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상황이다. 동화기업의 주가는 올해 1월 2일만해도 약 5000원 대 중반이었다. 그러던 것이 전반기 실적이 계속 좋아지면서 한 때 31000원을 넘어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다 8월 동화기업이 한국일보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는 227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사실 동화기업이 한국일보 인수전에 뛰어들기 전만해도 증권전문가들은 증권 시장 최대 알짜 기업으로 동화기업을 꼽을 정도였다. 해외사업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언론사를 되고자 하는 욕심과 역외탈세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그야말로 동화기업은 오너 리스크에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형국이다.
한편, 동화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한국일보 기자들 역시 이런 오너 리스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형국이다. 동화기업 오너 일가의 과거 행적들을 봤을 때 언론으로서의 독립성이 지켜질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한국일보 노조는 동화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불편부당한 한국일보의 중도 가치를 지키려면 외부 간섭으로부터의 독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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