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시장 급습, 그 후> 주눅들은 자바시장…‘얼어붙었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자금을 봉쇄시키기 위해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을 급습했던 미연방 합동 수사반은 현재 멕시코 카르텔이 또 다른 먹이 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예의 주시 중이다. 무엇보다 미국 수사반 당국은 지난 9월10일 LA다운타운을 급습한지 2일 만에 멕시코 정부가 은행 달러 입금 한도액을 완화시킨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규제를 강화한 반면 멕시코는 오히려 완화 시켜 묘한 대조를 이뤘다. 멕시코의 니에토 대통령은 이와 관련 ‘국경무역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 라고 밝혔다. 한편 카르텔의 조종하에 돈세탁에 관련된 미국의 많은 업체들이 은행 거래에서도 편법을 사용한 점을 주목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9월 10일 급습의 표적 중의 하나인 한인 업체 Q.T.Fashion에 대해 수사 당국은 멕시코 카르텔의 돈세탁 이용의 사주를 받은 대표적 업체의 하나로 보고 있다. 지난번 1,000여명의 대규모 수사요원이 출동된 급습의 작전명도 ‘Operation Fashion Police’로 정해 패션 수출입 업계가 표적임을 알 수 있다. 자바시장 급습 후 변화하고 있는 마약 자금 돈세탁의 패턴을 짚어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이 급습을 당한 이후 그 여파는 멕시코와 인접한 국경도시까지 파급되어 있다. 출라비스타에 소재한 Baja Distributors는 업체는 연간 매출액이 1,200만 달러가 되는 업체다. 이 업체는 멕시코로부터 칩(Chip)을 수입 하여 왔는데 요즈음 회사가 조용하며, 창고는 텅 비어있다. 전화도 불통이다.
익명을 전제로 한 수사반원은 “이 업체는 그동안 멕시코 카르텔과 돈세탁으로 연관이 되었다”고 말했다. 2010년에 매달 7000달러의 현찰이 오갔고, 그 후 14,000달러로 증가하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은행에 계좌를 오픈하기에 이르렀고 페소화와 거래가 시작됐다.
Baja Distributor가 미국 이민국 세관수사반에 적발된 것은 지난해 11월 갑자기 교역이 증가 하는데 의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2012년 4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샌이시도로 항구를 통해 274회의 교역에 1천720만 달러 교역량이 됐는데 대부분이 미국은행에서 멕시코로 송금이 되었다. 수사반원들은 창고가 항상 비어있는데 교역량은 증가했다는 것이 이상했다.
결국 덜미가 잡혔다. 이 업체 대표와 동업자들은 3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돈세탁 혐의를 없애 주는 대신 불법 송금을 했다는 혐의만을 인정했다. 이 업체를 대신한 안토니오 발레 변호사는 ‘이 회사가 현금 수송을 위한 면허를 획득치 않았다’면서 ‘마약 카르텔과는 어떤 연관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인접 국경도시 돈세탁 근원지

멕시코는 지난달 은행 입금 한도액을 완화시켰다. 돈세탁 규제가 오히려 건실한 업체의 교역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다시 카르텔이 돈자루를 메고 은행으로 걸어가지 않을까 미국 측은 염려하고 있다.
이제 미국 멕시코를 왕래하는 운전자들도 트렁크에  미국 달러를 넣고 유유히 국경을 넘어 간다. 미국 국경수비대들이 현찰 이동을 적발하기란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돈세탁 혐의를 잡기도 힘들다.
지난해 멕시코로부터 미국에 입국할 때 신고 된 액수가 37억 3천만 달러인데, 이는 2009년의 31억 5천만 달러보다 급증했다. 더군다나 올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신고한 액수가 지난 8월 현재까지 39억 6천만 달러였다.
미국과 멕시코간 최대 국경도시인 샌디에고는 언제나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현찰의 중심지이다.

샌디에고 Otay Mesa 국경검문소에서는 2009년에 1억 6백만 달러였는데, 2011년에 무려 11억 7천만 달러였다. 지난해는 17억 8천만 달러였다.
이처럼 거액의 신고액 중 어느 정도가  돈세탁에 연루됐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상원 국제마약단속위원회에 따르면 ‘엄청난’ 액수가 될 것이란 보고다.
샌디에고 근처 갈렉시코에는 멕시코 정부의 규제가 심할 때는 돈가방을 운전자들에 의해 날랐다고 한다. 어떤 때는 스쿠터를 타고 돈 가방이 넘나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원래 마약 밀매꾼들은 은행을 통해 거래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 9월10일 연방수사반들이 다운타운 자바시장을 급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사반들이 의심나는 은행 계좌들을 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약조직원들이 교묘하게 은행을 이용한 돈세탁이 더 이상 힘들어졌다.
그동안 이들이 이용한 수법중의 하나가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을 이용한 것이다. 자바시장의 패션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이다. 멕시코에 의류를 수출하는 업체들을 이용했던 것이다.

페소 바꾸기 위해 의류 거래 위장

지난 9월 10일 수사반 1000여명이 동원된 대규모 작전은 ‘Operation Fashion Police’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됐는데 작전 중 타깃이 된 업체가 바로 QT Fashion 이었다.
수사반은 당시 급습을 통해 콘도와 맨션 그리고 창고 등에서 현찰더미를 발견했다. 여기저기 돈다발이 널려 있었다. 벨 에어에 있는 맨션에서는 구두박스 통에서만 3,500만 달러의 현찰 무더기가 발견됐다. 심지어 옷장이나 샤워장이나, 백 등에서 현찰더미가 나왔다.
또한 주차장에 세워진 벤트리 고급차 트렁크에서 2만 달러가 발견됐다. 패사데나에서는 2개의 맨션에서 800만 달러 현찰이 나왔고, 알함브라에서도 돈이 든 백을 압류했다.
당시 (9월10일) 하루 동안에만 무려 1억 달러에 육박하는 9천만 달러 현찰더미가 압수됐다. 이는 미국 역사상 하루 동안에 압류된 현찰로서는 최고액이다.
그뿐 아니었다. 외국과 연결된 곳에서 속속 연락이 들어왔다. 대만 은행에서 1,500만 달러를 포함해 호주 등에서 모두 4,000만 달러 은행계좌가 동결됐다.
수사반들은 의류점을 통한 소위 ‘Black Market Peso Exchange’수법으로  카르텔들이 LA자바시장을 이용했던 것이다.  

마약 카르텔들은 미국 내에 많은 현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멕시코로 보내 페소화와 바꾸어야 했다. 우선 코카인이나 다른 마약을 판 미국 내 카르텔 조직원들은 이를 더풀백에 담아 페소 브로커에 건네준다. 브로커는 미리 거래하기로 작정을 한 LA의류 수출업자에게 돈을 주어 의류를 멕시코로 보내 이를 팔아 다시 페소화를 긁어모은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거래의 중심 중의 하나가 바로 Q.T.Fashion이었다는 것이다. 수사반 은 Q.T.Fashion이 돈세탁의 중심지였다고 주장했다.
마약자금은 인질을 빼내어 오는데도 사용됐다.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인 시날로아 는 마약을 밀매하려다 수사반에 압류되는 바람에 카르텔의 미움을 산 한 밀매꾼은 멕시코 쿠라아칸 목장에 납치되어 물고문 등을 당하면서 끝내 14만 달러의 인질금을 내고서야 풀려날 수가 있었다.
또 하나 돈 세탁의 수법은 멕시코로 옷을 수출하면서 “Made in Chaina” 외국산 옷에서 라벨을 떼어 ‘made in USA’로 부착시키는 것이다. 이같이 옷에서 외국산 라벨을 떼어 미국산으로 둔갑을 시키는 일은 한 업자는 한 장당 50-75센트씩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외국산 라벨을 떼어내는 것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함이다.
미국과 멕시코 간에는 NAFTA 무역협정이 체결됐는데, 이 협약에서는 양국 간 제품은 면세키로 한 것이다. 마약업자들은 이처럼 국제무역협정까지도 이용하면서 범법행위를 벌였던 것이다.
코로드 아놀드 국토안보부 LA지역 책임수사반장은 “우리 요원들은 여러 은행에 거액의 카르텔 자금이 예치되어 있는 것을 감지했다”면서 “이들 달러가 멕시코로 가지 못하게끔 계책을 세웠는데 이것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HSBC은행에 15억 달러 벌금 부과

지난 9월 자바시장을 급습하기 수개월 전 국세청(IRS)과 이민국(ICE) 직원들은 자바시장 160개 업소를 들러 10,000달러 이상 현찰을 예금시 보고해야 하는 규정을 상기시켰다.
그 일이 있고나서부터 갑자기 은행 예금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의류점들은 당국이 자신들의 은행계좌를 조사할 것으로 짐작하여 미리 손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말하자면 은행을 통하지 않고 현찰을 숨기기에 바빴다는 것이다. 미국 내 카르텔 조직원들은 거액의 돈을 분산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KingPin Act가 1999년 발효 이후 미국정부는 마약자금이 국내외로 드나들지 못하도록 수사하면서 용의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그 결과 2013년에 재무부는 67개 조직체 83명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미국 내 은행에 예치된 이들의 예금을 동결 시켰다.
2012년 재무부는 HSBC를 급습해 이 은행이 멕시코와 콜럼비아의 카르텔과 연결해 8억8천 1백만 달러 돈세탁 혐의로 19억 달러의 기록적인 벌금을 부과시켰다.
이같이 미국정부가 은행에 있는 마약 자금을 수사해나가자 더 교묘한 다른 방법을 찾게 됐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이었다.
FBI 금융범죄수사반의 책임자인 안젤라 바이어스는 “교역을 가장하여 돈세탁을 하면서 마약 자금을 돌린다. 마약 카르텔은 의류뿐만 아니라 장난감이나 보석류 등을 이용한다.

현금 보고 3000달러로 하향 조정

지난 2012년과 2013년 중 장난감 업체인 Angel Toy Co와 Wood Toys Inc.들은 돈세탁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9월10일 급습 후 연방정부는 자바시장 2,000여 업소에 대해 현금 예치 한도액 보고의무를 10,000달러에서 3,000달러로 조정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수단이 아니다. 종전에 있던 규정에서 액수만을 일정기간 조정했다는 의미다.
이번에 다운타운 급습으로 카르텔들이 영향을 받았으나 이들은 곧 또다시 다른 방법을 통해 그들의 마약자금을 운용할 것으로 미수사반은 보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을 새로운 먹이깜을 찾기에 혈안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일부는 은행을 통한 자금을 유통시키고 있다.
그리고 LA가 아닌 다른 도시, 예를 들면 샌디에고나 산안토니오 등으로 돈세탁 장소도 생각할 수 있다. 옛날에 써먹던 돈 밀수 방법 등도 다시 나타날 수가 있다고 수사반원들은 생각하고 있다.
카르텔의 돈세탁은 여러가지다.  이들은 미국과 멕시코 간을 왕래하는 현금 수송차량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자 미국이 현금차량 수송차의 검색도 강화 중이다.

FBI의 LA 자바시장 마약 관련 돈세탁 수사가 전천후로 확대되면서 자바시장 경기에 매달려있던 코리아타운 경기가 죽사발이 되고 있다. 현금 3000달러 이상 거래시 IRS 보고, 원산지 증명 조사 등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을 겨냥한 연방 정부의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여파로 한인 교회의 헌금이 줄어들고 페이먼트 어려움으로 교회가 문을 닿을 위기에 놓였다.
자바시장 업주와 종업원 관계자들이 많이 다니는 교회일수록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한 한인교회 재정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헌금이 40%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교인의 80%가 의류도매업체 업주 등 자바시장 종사자들이다. 불경기여파로 “전체적으로 헌금액이 감소했는데 자바시장이 수사기관의 타킷이 되면서 더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극심한 불경기와 연방 정부의 돈 관련 수사가 주요 원인이며 헌금은 교회 살림살이와 직결된다.
또 다른 다운타운 및 한인타운 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아케디아, 밸리 등 LA 인근 지역의 한인 교회들 가운데도 헌금 액수가 줄어든 교회가 적지 않다.
어떤 교회는 얇아진 헌금 봉투 때문에 렌트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바시장 업주들은 보통 “각 교회의 장로와 권사들로 교회 재정에 큰 도움을 줬는데 요즘엔 여의치 않은 것 같다”며 “자바시장이 어려우면 한인타운 경제도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교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자바시장 업주는 “그간 목사님과의 관계도 있고 해서 헌금 내는데 만큼은 인색하지 않았다. 예전처럼 헌금을 내기엔 솔직히 경제적으로 부담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