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뉴욕 라디오 코리아 AM-FM 전환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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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라디오방송 ‘라디오 코리아’가 AM 라디오 송출을 포기하는가 하면 한인케이블방송 ‘미디어 코리아, MKTV’는 결국 파산으로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또 뉴욕지역 한인일간지인 한국일보와 중앙일보는 인건비 줄이기 차원에서 신문 자체 인쇄를 포기하고 인쇄를 외부에 맡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뉴욕한인언론계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처럼 뉴욕한인언론계의 쓰나미가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데자뷰처럼 재연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LA지역 한인언론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날이 갈수록 언론사 경영이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마다 자구책 마련을 세우고 있지만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짚어 보았다. 
김 현(취재부기자)

AM 1660으로 송출되던 뉴욕한인라디오방송 ‘라디오코리아’는 구랍 31일 자정을 기해 AM 송출을 중단했다. LA 라디오코리아와의 분쟁으로 ‘라디오코리아’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KRB 코리아 라디오 브로드캐스팅’이라는 방송을 하던 뉴욕라디오코리아는 그동안 한인사회에 숱한 논란 끝에 엄청난 AM방송 송출료를 감당할 수 없어 끝내 AM 방송을 포기한 것이다.
뉴욕라디오코리아는 지난해 1월에도 멀티컬처럴 브로드캐스팅과 계약이 만료된 뒤 엄청난 송출 리스비를 견딜 수 없어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을 했었다. 그러나 결국 1년도 못돼  AM 송출 중단사태를 맞고 말았다.

과도한 송출료 부담이 원인

뉴욕라디오코리아가 AM 주파수 1480, 1430등에서 1660으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04년 1월 31일 자정, 즉 2004년 2월 1일이었다. 당시 권영대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멀티컬처럴 브로드캐스팅과 5년 리스 및 5년 옵션계약을 체결했고, 연간 임대료가 3백만달러로 보도됐었다. 인건비등 운영비 지출을 제외하고도 매달 꼬박꼬박 25만달러를 내야 했기 때문에 권사장 등 경영진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과도한 부담은 지난 2005년 라디오코리아가 모금한 쓰나미성금 유용의혹을 낳기도 했었다. 라디오 코리아가 한인사회에서 모금한 동남아시아 쓰나미 구호성금이 6개월 이상 구호단체에 전달되지 않았고 일부 한인들이 크레딧카드로 기부한 성금은 아예 전체성금액수에서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한인사회가 분노했고 항의시위가 이어졌었다. 이 같은 논란도 모두 엄청난 방송임대료 부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영이 어렵더라도 동포사회가 모금한 구호성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다는 것은 라디오 코리아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뉴욕라디오코리아는 지난해 1월말 재계약 때는 한 달에 15만달러선으로 AM렌트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에 15만달러라면 애초 2004년 방송시작 때보다는 방송임대료가 절반  가량 낮아졌지만 그래도 연간 임대료가 180만달러에 달해서 부담이 컸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권사장이 짊어져야 할 몫이었다. 미국경기가 침체되고 한인경기는 더더욱 침체되면서 뉴욕 한인사회 광고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 문제였다.

뉴욕라디오코리아의 AM송출중단기미는 지난해 11월 감지됐다. 뉴욕에서 가장 뛰어난 방송인, 한국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장미선의 여성살롱’ 진행자인 장씨가 지인들에게 11월말로 방송을 그만둔다고 밝히면서 라디오코리아에 변화의 기미가 감지됐다. 장씨는 11월 중순 자신을 후원해준 광고주들에게 연락해 11월말로 방송을 그만둔다며 라디오코리아에 변함없는 지원을 당부했다. 그래서 라디오코리아가 사라진다는 소문까지 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장씨가 12월 1일에도 방송을 계속하면서 이 소문은 수그러드는 듯 했었다. 그러나 12월 중순 라디오코리아가 멀티컬처럴브로드캐스팅에 ‘AM 1660의 퀄러티가 낮아서 12월말로 더 이상 렌트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는 말이 나돌면서 다시 소문은 불붙었다.
그러다가 12월 22일 라디오코리아가 방송을 통해 1월 1일부터 FM 87.7을 통해서 방송된다고 밝히면서 AM 중단은 기정사실화됐다.

뉴욕 광고시장으로 감당 못해

라디오코리아는 이때 AM 방송중단사실은 일체 밝히지 않으면서 새해부터 FM을 통해서 가청지역을 넓힌다는 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냈다. 12월을 하루 이틀 남긴 시점에서 1월1일부터는 AM1660을 통해서는 방송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AM 방송중단을 이틀 전에 청취자들에게 알린 것이다.
11월말로 방송을 그만한다던 장미선씨도 구랍 31일을 마지막으로 ‘장미선의 여성살롱’을 접었다. 한국의 유명방송인 ‘임국희의 여성살롱’에 버금갈 만큼 인기를 누렸고,’ 라디오 코리아 =장미선’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최고로 평가되던 방송인이 퇴장한 것이다. 구랍 31일의 고별방송에서 장씨는 10여년간 중단 없이 계속됐던 ‘여성살롱’을 회고하면서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라디오코리아는 1월 1일부터 FM 87.7로 방송되고 있다. 가청권이 더 넓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AM 1660은 출력이 10킬로와트인 반면 FM 87.7 은 3킬로와트에 지나지 않는다. 출력만 놓고 본다면 FM87.7은 AM 1660의 3분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과연 라디오코리아의 주장대로 가청권이 더 넓어졌는지 여부는 실제로 좀 더 지켜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FM 주파수 임대료가 AM 주파수 임대료 보다는 훨씬 싼 것으로 알려져 과도한 방송임대료 부담에서는 한숨 돌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라디오뿐만 아니라 TV도 크나큰 변화가 있었다. 10여년전 뉴저지에 설립됐던 한인케이블방송 ‘미디어코리아’ MKTV[사장 벤자민 유]가 파산한 것이다. 뉴욕 라디오코리아와 마찬가지로 MKTV도 파산에 앞서 불길한 징조가 감지됐었다. 지난해 4월2일 타임워너케이블이 MKTV의 방송송출을 중단한 것이다.

또 4월 5일부터 며칠간은 케이블비젼에서 MKTV를 볼 수 없었다. 당시 타임워너케이블은 MKTV의 송출을 중단하는 즉시, MKTV가 방송되던 채널에 MBC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MKTV가 타임워너케이블에 방송료를 지급하지 않아 방송이 끊겼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MKTV는 ‘타임워너케이블과의 시스템조정으로 일부지역에 방송이 되지 않으나 빠른 시일 내 복원하겠다’고 주장했다. 타임워너케이블도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한 리걸노티스를 통해 MKTV는 다른 방송으로 대체한다고 밝혔지만 MKTV는 시스템조정이라며 한인사회와 광고주를 우롱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거짓말은 오래가지 않았다.

MKTV도 결국 파산 직원들만 피해

벤자민 유사장이 6월 30일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에 전격적으로 MKTV 파산신청을 한 것이다. 또 7월 1일부터 방송송출을 전면 중단, 10여년간 명맥을 유지한 MKTV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광고주와 TV프로그램 공급자, 그리고 직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MKTV는 변호사 사무장출신의 방송시장흐름을 잃지 못하고 컨텐츠 확보를 소홀히 하고 직원들과 한인사회에 ‘갑질’을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숱한 논란을 낳았었다.

 ▲ MKTV  벤자민 유 사장.

유씨는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KBS프로그램을 방송했으나 계약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2008년 9월말 KBS로 부터 2008년말로 방송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었다. 그러자 유씨는 KB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3년간 더 KBS프로그램을 방송했으나 KBS는 2012년 1월1일부터 프로그램공급을 중단했다. 당시 KBS가 뉴욕지역 신문을 통해 MKTV에 대한 KBS프로그램공급을 중단한다는 광고까지 내기도 한 것은 MKTV의 계약위반에 대한 KBS의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뒤 유씨는 중앙일보의 종편방송 JTBC와 MBN등 종편프로그램을 방송했으나 결국 이들 방송사에도 프로그램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파산을 신청, 한국방송사들이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유씨가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에 제출한 채무현황에 따르면 ▲타임워너케이블 95만달러 ▲MBN 2만2천6백달러 ▲JTBC 만8천달러 ▲YTN 만3천달러 ▲IRS 11만6천여달러 ▲ 광고비 반환금 10만달러 ■ 직원 급료 100여만달러 ▲뉴저지주정부 지방세 3천5백여달러 등 12만달러의 세금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0만달러이상을 받지 못한 한 직원은 지난 7월 21일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지방법원에 유씨와 MKTV, KNN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갑작스런 파산은 송사를 몰고 오고 있다. 이처럼 광고주와 직원, 한국의 방송사, 타임워너등 케이블업체 등에 큰 손해를 끼쳤지만 유씨의 자산목록을 검토한 결과 유씨는 벤츠 S 550등 2대의 벤츠차량을 몰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중앙-한국’ 자체 인쇄 포기설

변화의 물결은 방송에만 그치지 않고 신문업계까지 몰아치고 있다. 뉴욕에서 발간되는 중앙일보는 파트타임직원들까지 포함해 15명이 넘는 공무국인력, 즉 신문인쇄 작업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쇄를 직접 하지 않고 외주를 줄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중앙일보도 살아남기에 나선 것이다. 이미 워싱턴 DC등 일부지역 중앙일보 지사들은 외주인쇄를 통해 제작되며 뉴욕도 올해 상반기 이를 외주로 돌릴 것이라는 소문이다.

뉴욕중앙일보는 공무국인력이 많을 때는 17명에 이르러 전체 인력의 4분의 1에 가까운데다 이들의 임금이 높은 것은 물론 이 인쇄 직종에 대한 상해보험 등의 보험료도 매우 높아서 효율대비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중앙일보의 윤전기가 낡아서 심심치 않게 고장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수리비용이 비싸고 윤전기 교체시점이 임박했다는 점도 외주제작을 고려하는 배경이라고 한다. 발행부수가 얼마돼지 않아 윤전기 사용시간은 하루에 2-3시간에 불과한데 거액을 주고 윤전기를 교체하고 임금, 보험, 수리비등을 부담하기에는 아무리 주판알을 튕겨도 계산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뉴욕한국일보도 자체인쇄를 중단하고 미국신문사에 외주제작을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에 사옥을 소유하고 있는 뉴욕한국일보는 자체인쇄와 외주인쇄에 대한 비용을 면밀히 분석, 체면 차리기보다는 경제논리로 간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용을 분석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외주제작이 엄청난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이 자명해 조만간 외주제작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두 신문사는 명분을 버리고 실리를 택하려 한다는 측면에서 LA한인언론계에 커다란 시사점을 던지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LA도 예외가 아니다. LA지역에서도 난립하는 TV방송과 적자가 가중되는 방송계, 그리고 신문 등도 이제 체면 차리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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