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수공개> 美 연방교통안전위원회, 대한항공-아시아나 사고기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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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너 내려 회항’사건으로 조종실내 음성녹음장치(CVR)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조종실내 충격적인 대화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가 공개한 이 녹취록에서 아시아나 등이 운영하는 이른바 저가항공사외에 에어 부산, 에어 제주 등 저가 항공사의 조종사 체력검증기준이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저가항공사가 아시아나 등 정가항공사에서 퇴직한 조종사를 채용, 인건비부담을 줄임으로써 자칫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이른바 ‘조종실의 뒷담화’로 조종사들도 한 기업체의 평범한 종업원으로서의 진솔한 대화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선데이저널>이 조종실 안에서의 그들만의 은밀하고도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음성녹음장치 내용을 입수해 공개한다.
박우진(취재부기자)

 ▲ 당시 아시아나 여객기에 장착된 CVR은 허니웰사 제품으로 모델번호는 980-6022-001 이었다. 또 이 제품의 시리얼넘버는 CVR 120-07983 이었다. ⓒ2015 Sundayjournalusa

 

지난 2013년 7월 6일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등 모두 307명이 탄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한국시간 7월 7일 오후 1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도중 현지시간 7월 6일 오전 11시 28분 활주로 앞 방파제를 들이받으면서 착륙사고를 내고 만다. 당시 여객기에는 한국인이 77명, 중국인이 141명 등 압도적으로 중국인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중국인 수학여행 학생들도 많았다. 다행히 대형항공기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3명에 그쳤고 60여명이 다쳤다. 인명피해가 적어 불행 중 다행인 사고였다.
사고가 나자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한국 국토교통부가 입회한 가운데 공동조사를 실시했고 비행기 조종석의 대화내용 등을 녹음한 칵핏보이스레코더, 즉 조종실내 음성녹음장치가 원인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조종석 내 음성녹음장치는 FDR, 즉 비행기록레코더와 함께 이른바 블랙박스로 불리는 장비다.

회사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커

지난해 교통안전위원회가 공개한 많은 조사보고서중 가장 관심을 끈 것 중 하나가 바로 조종실음성녹음장치의 녹취록이다. 이 장치가 바로 조현아 ‘너 내려’ 회항사건 때도 회항을 누가 지시했는지 밝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공개가 되지 않았다.
교통안전위원회가 공개한 아시아나 여객기의 조종실음성녹음장치 녹취록에는 CVR이라는 장비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구성된 장비인지 잘 설명돼 있다.

 ▲ 교통안전위원회 분석결과 아시아나 여객기의 CVR에 녹음된 분량은 모두 2시간 2분 45초 분량이었고 수거했을 때 전혀 데미지가 없었고 디지털화된 녹음파일도 정상대로 다운로드 되는 등 착륙 중 충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2015 Sundayjournalusa

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발생 바로 다음날인 7월 7일 CVR을 수거, 교통안전위원회 내 음성녹음 분석실에 분석을 의뢰할 정도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당시 아시아나 여객기에 장착된 CVR은 허니웰사 제품으로 모델번호는 980-6022-001 이었다. 또 이 제품의 시리얼넘버는 CVR 120-07983 이었다.
이 조종실 음성녹음장치는 모두 5개의 채널, 즉 5개의 마이크로부터 들려오는 음성을 녹음할 수 있다. 2개 채널은 모두 2시간분량을 녹음할 수 있고 3개 채널은 30분 분량을 녹음할 수 있다. 즉 2개 마이크를 통해 녹음되는 것은 2시간까지 저장되고, 3개 마이크를 통해 녹음되는 것은 각각 30분전까지의 소리를 녹음하는 것이다. 조종실에는 이른바 칵핏 에리어 마이크로폰으로 불리는 CAM과 각각의 위치, 즉 기장, 부기장, 항공기관사 앞에 각각 설치된 이른바 HOT란 마이크 등 5개 마이크가 있다.  즉 각각 다른 5개의 마이크에서 수집한 음성이 녹음돼 각각 다른 5개의 파일로 저장되는 것이다.

교통안전위원회 분석결과 아시아나 여객기의 CVR에 녹음된 분량은 모두 2시간 2분 45초 분량이었고 수거했을 때 전혀 데미지가 없었고 디지털화된 녹음파일도 정상대로 다운로드 되는 등 착륙 중 충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이른바 FDR과 함께 블랙박스로 불리는 CVR이 얼마나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지를 잘 보여준다. 또 5개의 오디오파일 중 음질도 하나만 양호일 뿐 모두 엑셀런트한 상태였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CVR의 음질을 우수, 양호, 보통, 불량, 청취불가 등 5개 등급으로 나누며 아시아나여객기 CVR의 음질은 매우 우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교통위원회가 공개한 녹취록은 추락 약 2시간 전인 7월 6일 오전 9시 22분 28초부터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추락직전의 조종사간의 대화내용은 언론에 간간히 보도됐지만 전혀 보도되지 않은 내용이 있다. 이른바 조종사들 간의 사담이다. 가족들에 대한 간단한 언급은 물론 ‘뒷담화’라고 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도 거침없이 표출된다.

시력교정 수술 문제 진지한 고민도

착륙 중 충돌사고 약 40분전인 7월 6일 오전 10시 48분 58초 조종실로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왜 선글라스를 안끼느냐, 나는 원시라서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다’고 말하자 ‘나도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다’는 말이 이어졌고 ‘선글라스는 눈을 보호한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즉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눈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가 권장되고 있지만 나는 선글라스를 안 쓴다. 주로 자동항법장치로 비행할 때 선글라스를 쓰지만, 어프로치, 즉 착륙할 때는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다. 착륙할 때 포커스 즉 더 잘 보기 위해서 선글라스를 벗는다’고 말했다. 선글라스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말이다.
그랬더니 ‘보잉 767을 조종하며 공항착륙을 위해 어프로치할 때 한번은 섬광이 반사돼 불편한 적이 있었고 그 뒤부터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시력이 이들의 주 대화내용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눈이 나쁜 경우가 많은데 고등학교 2학년인 내 조카는 시력이 0.5일 정도로 나쁘다’고 말했고 ‘내 아들은 신체검사에서 시력 3등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시력으로 3급을 받았습니까’ 라고 말했고 ‘응 그런데 0.01정도로 나쁘지 않으면 면제를 못 받아’라고 답했다. 병역신체검사에서 시력을 말하는 것이다.
라식 수술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아들이 라식수술을 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권하고, 어떤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하고, 그런데 눈이 정말 나쁜 내 조카는 수술을 하고 난 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 바꼈다고 말하더라’고 말하자 ‘의사의 능력에 달려 있다, 의사가 망막의 두께를 어느 정도로 깎아내느냐가 문제다, 그러나 그들이 수술을 잘못하기도 한다. 조종사들이 시력교정을 받은 뒤 불평을 하는 주이유다’고 말함으로써 조종사의 체력문제로 대화가 넘어갔다.

곧이어 ‘시력교정은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망막이 얇은 사람에게는 라식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동맥협착증을 겪은 A기장이 에어부산으로 옮겨 갔는데 안구압도 높았다. 그의 망막이 보통사람들보다 1.5 두꺼웠다’고 하자 ‘아~’라는 말이 이어졌다
‘그는 신체검사 때마다 안압이 항상 높았다’고 하자 다른 사람이 ‘에어부산에서 A기장을 봤다’고 말했고 ‘맞다. 그는 에어부산의 안전운항 팀 매니저다’라고 말했다. 계속 A기장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에어부산이 그에게 호텔에 머물든지, 전세를 구하든지 선택하라고 했고 전세를 택하자 10만달러(1억원상당)상당의 전세금을 지급해줬다’고 설명했다.

저가항공사 고령자 채용문제 시한폭탄

이들은 ‘60세가 넘어서 00항공사에 더 머물 이유가 없다, 조건이 같거나 나쁘다’고 말했다. 이는 60세이후에는 저가항공사와 조건이 같거나 더 나빠지기 때문에 기존 직장에 머물 필요가 없다는 말로 추측된다. 특히 이들은 ‘제주 에어와 우리를 비교해 보면 첫째 (우리는) 신체검사가 까다롭다. 제주에어는 한번 신체검사에 통과하면 이를 5년동안이나 인정해 준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는 해마다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고 해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 등의 조종사 신체검사기준이 까다로운 반면 제주에어는 한번 신체검사를 5년간 인정해 줄 정도로 그 기준이 느슨하다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의 체력은 해마다 달라지고 특히 퇴직시기의 중년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기 때문에 항공기 등을 조종하는 사람에게는 엄격한 체력검사가 필수다. 그러나 저가항공사는 이처럼 체력검사에 문제가 많고 이는 언제든 대형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시한폭탄같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연방교통위원회가 공개한 녹취록은 추락 약 2시간 전인 7월 6일 오전 9시 22분 28초부터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추락직전의 조종사간의 대화내용은 언론에 간간히 보도됐지만 전혀 보도되지 않은 내용이 있다. 이른바 조종사들간의 사담이다. 가족들에 대한 간단한 언급은 물론 뒷담화라고 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도 거침없이 표출된다. ⓒ2015 Sundayjournalusa

‘회사는 60세가 넘으면 매년 체력검사를 요구하고 우리는 1년에 8개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그 정도 검사는 우리가 지금까지 재직하면서 받은 신체검사의 절반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것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조종사가 ‘아니 1년에 8개’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 다른 조종사는 ‘혜택은 그야말로 극적으로 줄어든다, 우리는 60세 때 에어제주로 옮겨갈 수 있다, 에어제주나 00사나’라고 말했다.
이 대화가 이어진 것이 착륙 중 충돌사고 발생 33분전까지였다. 저가항공사의 조종사 체력기준이 정가항공사보다 느슨하고 60세이후에는 가능한 옮겨가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특히 기존회사, 아시아나는 60세가 넘으면 조종사에 대한 혜택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체력검사가 강화되므로 옮기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는 아시아나 등 정가항공사는 조종사에 대한 엄격한 체력기준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반면 저가항공은 정가항공사 퇴직 조종사, 즉 60세 이상의 고령 조종사를 채용, 인건비를 낮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체조건 문제로 근무조건 불만도

이들이 교관기장과 훈련기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종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자신들의 퇴직 이후 등을 생각하는 뒷담화도 적지 않았으며 이 같이 느슨한 조종실 분위기도 사고의 요인 중 하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착륙관련 안내멘트를 한 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B기장은 언제 회사를 옮겼습니까’라고 묻자 ‘이제 막 1년 정도 됐지…아마’ 라고 말했다. ‘해마다 지상의 재교육학교에서 만나는데, 재교육학교과 에어부산과 계약을 맺고 있어서 거기서 그를 본다. 아시아나조종사들이 교육받는 재교육학교에서 그들도 에어부산 조종사로 참석한다’는 말이 이어졌다.
특히 ‘A,B,C,D 4명의 기장이 동기로서 매우 친한 사이이며 이들 모두 에어부산으로 옮겼는데 이중 두 명은 한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간수치가 너무 높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왜 에어부산은 되고 우리 회사는 안되지요, 그는 일원동 삼성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고 통과됐다’등의 대화가 이어졌고 한 사람은 재차 ‘왜 우리 회사는 안되고 에어부산은 됩니까’라고 말하자 다른 사람은 ‘진짜 이상한 일이지’라고 답했다.
이들은 잠시 비행기를 체크한 뒤 다시 말을 이어갔다. ‘우리회사 근무조건이 진짜 나쁘네요, 그런 것 아닙니까’하자 ‘우리 회사 신체검사기준이 높으니 우리 건강이 좋아지지’라고 우스갯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다르게 생각하면 건강문제가 있어도 에어부산에서는 통과되는 것이네요’라고 말해서 조종사들만이 알 수 있는 저가항공사의 문제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아시아나뿐 아니라 대한항공의 조종실 뒷담화도 미연방정부를 통해 공개됐다.

무료함 달래기 위해 애환 토로도

지난 1997년 8월 8일 승객 254명을 태운 대한항공 소속 보잉 747 300여객기가 김포공항을 이륙했다. 이륙시간은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늦은 오후 8시 22분, 목적지는 괌의 아가나 국제공항이었다. 대한항공은 당시 괌노선에 에어버스 300기종을 주로 투입했지만 당시에는 보잉 747 을 투입했고 이 여객기는 같은 해 7월 7일 기체 이상검사를 통과한 상태였다. 당시 보잉 747기가 투입된 것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괌여행객이 급증함에 따라 보다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여객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장은 총 비행시간이 8932시간에 달한 42세의 박용철씨, 부기장은 총 비행시간 4066시간의 40세 송경호씨, 항공기관사는 57세의 남석훈씨로 총비행시간이 무려 13065시간에 달하는 베테랑이었다. 특히 박용철 기장은 3개월 전인 같은 해 5월 낮은 고도에서 보잉 747 엔진 결함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대처, 대한항공사장으로 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었다.

▲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발생 약 50일이 지난 1997년 10월 30일 이 조종실내 음성녹음장치를 분석, 한글 번역까지 해서 녹취록을 만든뒤 조사위원들에게 검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한국측 조사위원들은 최흥옥, 이우종, 윤달용씨등 건설교통부 조사관과 김영욱, 정모기장등 대한항공 직원들이었다. 연방교통위원회는 이같은 검토를 거친뒤 다음해인 1998년 3월 1일 이 녹취록을 공개했다.
 ⓒ2015 Sundayjournalusa

그러나 이 여객기는 괌 상공에서 착륙도중 현지시간 같은 날 오전 1시 42분 악천후 속에 니미츠힐이라는 부딪히면서 추락하고 말았다. 폭우가 내렸지만 거대한 여객기의 연료탱크가 타면서 내뿜는 불길은 8시간동안이나 잡히지 않았고 결국 조종사를 포함한 228명 숨지고 26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발생 약 50일이 지난 1997년 10월 30일 이 조종실내 음성녹음장치를 분석, 한글 번역까지 해서 녹취록을 만든 뒤 조사위원들에게 검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한국 측 조사위원들은 최흥옥, 이우종, 윤달용씨 등 건설교통부 조사관과 김영욱, 정모기장 등 대한항공 직원들이었다. 연방교통위원회는 이 같은 검토를 거친 뒤 다음해인 1998년 3월 1일 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을 살펴보면 조종사들도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의 애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불만도 털어놓으며 비행의 무료함을 달랜 것으로 드러난다.
당시 박용철기장은 원래 아랍에미레이트연합으로 비행할 예정이었지만 스케줄 변경으로 괌으로의 조종간을 잡았다. 당시 대한항공은 9시간 이상의 비행에만 추가수당을 지급, 원래대로 비행했다면 박기장은 추가수당을 받을 수 있었지만 괌은 8시간 비행으로 인정돼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없었다.

‘비가 많이 온다’ 우려,  20분 뒤 추락

이 여객기가 괌에 추락한 시간은 8일 새벽 1시 42분, 녹취록을 보면 추락 22분전의 대화가 눈길을 끈다. 이미 그 직전인 새벽 1시 11분 조종실내 누군가가 기장에게 착륙관련 브리핑을 했으므로 착륙준비로 긴장이 고조됐을 때였다. 기장은 새벽 1시20분1초 ‘이거 뭐 왕복해 가지고, 한 9시간 나와야 뭐 조금이라도 있는 것 아니야’라는 말을 내뱉었다.
한 직장인으로서, 가장으로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대화이다. 당초 스케줄대로 UAE로 갔으면 추가수당을 받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그대로 녹음된 것이다.

 ▲ 이 녹취록을 살펴보면 조종사들도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의 애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불만도 털어놓으며 비행의 무료함을 달랜 것으로 드러난다.
 ⓒ2015 Sundayjournalusa

잠시 뒤 기장은 ‘이것 8시간 나오면 말짱 헛일 아니야, 8시간 가지곤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구, 맥시멈으로 고생시키는 구나, 맥시멈으로’ 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새벽 1시20분 28초에는 ‘이게 아마, 오 이래 되면 (알아 들을 수 없는 말) 캐빈 승무원들, 호텔비 안들어 가지요, 비행시간 맥시멈으로 태우죠, 그래서 노멀 점보만 잡아먹는 거야’라고 이야기했다. 8시간 비행일 경우 조종사는 물론 스튜어디스 등 캐빈 승무원들에게도 하루 휴식 등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 같은 불만을 이야기한 것이다. 곧바로 ‘어 정말로 졸려서’라는 말이 들여왔다. 너무 피곤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곧바로 기장은 ‘야 비가 많이 온다’며 기상악화를 우려하는 말이 들려왔고 20분 뒤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조종사들도 조종실내에서 이른바 ‘뒷담화’라고 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등도 털어놓는 등 일반직장인들과 똑 같지만 사고가 나면 블랙박스가 공개되면서 그들의 은밀한 대화내용도 모두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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