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LA한인사회의 큰 어른 청운 오재인 박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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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재인 박사

103세의 일기로 지난 7일 서거하신 청운 오재인 박사는 미주한인사회에 축구사랑을 심은 원로 이고, 동포사회의 건강생활을 지도한 의사이고, 한인커뮤니티 단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을 열어준 봉사자였다. 청운 선생이 45년간 LA에서 살면서 보여준 삶은 겸손과 고결한 원로로서 ‘남을 탓하지 말라’였다.
치과의사였던 청운 오박사는 후진들을 위한 길을 열어 주어 선배로서의 임무를 다하기도 했다. 우선 1969년 미국에 온 후 미국면허를 따지 못해서 봉제공장에 힘든 일을 하고 있던 한국출신 치과의사들을 위해서 재미 한인치과의사협회를 설립해 주정부에 로비를 했다.
그 결과 한국 자격증을 가진 치과전문의들이 시험을 통해 처음 15명이 미국면허를 용이하게 따서 정식 치과 의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LA한인사회 위대한 족적 남겨

오늘날 한인사회에서 치과의사들이 전문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을 이룩한 것이다. 이런 활동은 치과의사에게만 좋았던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한인들을 위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는 서울대동창회, 치과의사협회, 한인의사회, 재미의료인연합회, 축구협회, 청운 장학회 등등 직접 설립한 단체만도 10개가 넘는다. 특히 70년대 LA한인회의 전신인 남가주 한인거류민 회를 육상 하는데 남다른 열성을 보였다. 이같은 많은 단체들을 조직하고 육성하는 과정에 갈등도 있고, 다투기도 하는 것이 예사인 환경에서  청운 선생은 결코 화를 내거나 남과 척을 지는 법이 없었다.
청운 선생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한결같이 고결한 삶과 거짓 없는 삶으로 미주한인사회의 지도자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을 존경하면서 살았다.
지난 2012년 3월 28일 재미 올드타이머협회(회장 이한종)가 마련한 ‘청운 오재인박사 백수연’에서 오 박사는 장수를 기원하는 동포들과 만나 ‘건강한 동포사회’를 위해 스포츠 정신을 강조 했다고 한다.

겸손으로 일관한 103년

지난 13일 오후 6시 윌셔연합감리교회에서 서울대학교남가주총동창회 장으로 거행된 ‘고 청운 오재인 장로 천국환송예배’에는 500여명이 넘는 조객들이 성전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엄수됐다.
이 자리에서 백승배 목사는 설교를 통해 “우리 한인사회가 고인이 남긴 유산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고 오재인 박사는 평생 남과 다투지 않은 고결한 삶을 살아왔다고 전한 백 박사는 “오늘의 우리 한인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청운 선생은 유산으로 남겨주었다”고 강조했다. 또 백 목사는 우리 생활의 건강법에 대해 “청운 선생은 뛸 수 있는 사람은 뛰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걷고, 그렇지 못하면 기어서라도 움직이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지난 1969년에 미국에 이민한 청운 오 박사는 LA한인회의 전신인 남가주한인거류민회, 남가주 한인치과의사협회, 장, 남가주서울대동창회를 창립 육성하는데 힘썼으며, 특히 과거 ‘경평축구’ 시절의 선수생활의 경험으로 LA동포사회에 축구 붐을 조성하는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대회 때는 102세의 최고령자로 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해 화제가 됐다.

4대에 걸친 의사집안 사회봉사 활동

한편 오박사 집안은 또한 4대째 인술을 펼치고 있는 의료인 집안이다. 그의 부친 오명량씨는 경성제대 의학부 출신으로 내과의사 였고 장남 오흥조 박사도 대를 이어 치과의사로 LA에서 개업 중이다. 이어 딸 오미영씨는 정신과 전문의, 차녀 오은영씨는 사회봉사가로, 장손인 존 오씨와 손주며느리 티나씨도 토머스 제퍼슨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와 방사선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청운 오재인 박사는 14일 오전 글렌데일 메모리얼 팍에서 많은 조객들이 명복을 기원하는 가운데 우리 곁을 떠났다. 
그를 떠나보낸 한인사회는 아직도 많은 단체들이 내분과 갈등으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웃 중국인 커뮤니티나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는 원로들이 한마디 하면 그 말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평생 남과 다투지 않는 삶을 살아온 고 청운 오재인 박사의 유산을 우리 한인사회는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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