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민박물관이 세워지기를 고대한다

이 뉴스를 공유하기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시작된 한국국민의 미국이민역사는 이제 100년을 지난지도 오래며, 도산 안창호선생, 현순 목사 그리고 영웅 김영옥 대령 등등 한국인의 자존심을 위해서 활동한 존경스러운 선조들이 우리 곁을 떠난지도 오래다.
이제는 훌륭한 선조들의 업적을 쉽게 되돌아 볼 길이 없으며, 우리후손들은 자신의 뿌리마저 모르고 살아가게 되었으니 창피하고 슬픈 일이다. 이제 이민 선조들이 한사람씩 역사의 뒷길로 사라지고 있어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제대로 보존 하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샘이 아닌지?
내가 미국에 이주해 온 후 뉴욕시의 메트로폴리탄 미술박물관, 워싱톤DC의 스미소니언 박물관, 보스톤의 케네디 대통령 기념박물관, 시카코의 현대미술 박물관, 하와이 진주만 습격으로 세워진 애리조나 전함의 전쟁기념관, 그리고 LA의 게티뮤지엄 등등 많은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어느곳이던 그 시대의 역사문화 및 유산을 보전하면서 후손들에게 교육의 목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곳이 박물관이라는 것을 배웠다.
필자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박물관은 LA의 ‘리틀도쿄’에 세워진 일미박물관(Japanese American National Museum)이다. 1982년 첫 모금운동이 시작될 때, 나도 창립멤버로 참가해서 이제 박물관의 창립회원으로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한국서 손님이 오면, 이웃나라의 박물관 이지만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번 안내한 적이 있다.
이 땅에 어렵게 뿌리내린 일본인 후손들의 이민역사와 일본문화의 박물관으로 등장한 이곳은 일본정부의 도움 없이 일본인 후손들 전부가 뭉쳐서 세운 유일한 일미박물관은 그들의 자존심의 상징이다.
1950년대 까지도 시민권을 받지 못하고 투표권도 못가진 일본이민자들이었는데 이제는 미국시민 으로서 당당하게 이땅에 뿌리를 내린 그들의 모습은 장하기만 하다.
그들의  모금운동은 전국적으로 그리고 조용히 이루어졌기에 더욱 인상적이었으며, 부러움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1997년에 증설개관이 있었는데, 개관에 쓰여진 돈은 4.500만 달러가 소요 되었으며, 회원과 모금에 참가한 사람들이 4만5천명이라니 이런 큰 성공적인 사업은 그들 이민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일 것 같다.
다민족이 사는 미국 땅에서 자기나라의 고유한 박물관을 가졌다는 것은 그 민족의 자존심의 큰 상징이다. 한 예로 1950년대에 2개 밖에 없었던 유대인 박물관이 1990년에는 미전국에 35개나 됐다고 한다.
한인박물관을 건립한다는 일은 미주 전체의 한인사회가 움직이지 않고는 될 일이 아니니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와이 사탕수수밭 선조로 시작해서 100년이 넘은 우리 이민역사는 2백년 조금 넘은 미국역사에 이렇게 찬란한 문화를 이룬 미국역사에  비교해 본다면, 그렇게 짧은 역사라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미국과 한국의 문화차이에서 방황하는 우리의 10대 젊은 세대와 빠르게 성장하는 우리의 2세들, 그리고 17만이나 된다는 한국계 입양자들과 그들의 후손들을 향해서, 뿌리 교육을 강조하지만, 한미 박물관이 있다면 뿌리교육의 산 교육장으로서 또 재미 한국후손들의 문화적 궤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미국주류사회에서도 크게 각광을 받으리라 믿는다.
과거는 우리의 유산이요, 현재는 우리의 책임이요, 미래는 우리의 도전이란 말이 있다. 우리 박물관을 세우는 일은 우리의 책임이요, 후손들의 도전이라고 한다. 지금이라도 모금사업이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이제는 미국땅에서, 한국이민 박물관을 건립할 수 있는 시기가 된 것 같은데, 한편 돌이켜 보면 왜 그런 일이 시작이 되지 않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기도 해서이다. 사실은 동포 사회에서 이런 성금을 보낼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신용을, 그동안 비축한 신용과 능력을 갖춘 봉사 기관도 찾기 힘든 일이다.
사실은 1992년 당시 한인이민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가 원로 건축가 데이비드 현 이사장을 중심으로 해서 도산 안창호 선생 따님 안수산여사, 김영옥대령, 그리고 아직도 활발히 활동하고 올림픽다이빙 금메달 수상자 새미 리 박사 등등을 포함해 시작이 되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 당시 필자는 창립 이사로서 첫 모금위원장으로 일했다.
한인 후손이 많이 사는 LA 나 뉴욕 같은 곳에 한인박물관이 세워지는 모습을 그리는 것은 미주 후손들의 꿈이며 하나의 도전이겠는데, 왜 아직도 한인사회에서는 시작이 되지 않는지, 내내 궁금한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한인 후손이 전부 동참해서 전 미국에서 모금운동이 일어나고 해서 10년 또는 20년 후에라도 미국사회에 한인이민 박물관이 세워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