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스토리> 126년 전통 LA명문 사립여고‘말보로 스쿨’ 섹스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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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스커트의 매력적인 상의로 유니폼을 장식한 발랄한 여고생들로 상징이 되고 있는
‘말보로 스쿨’(Malboro School, 250 S. Rossmore Ave. LA)은 LA상류사회를 대변하는 여자고등학교로 유명세를 지니고 있다. 126년의 전통을 지닌 이 학교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여자학교로 한인들도 많이 재학하고 있는데 SAT 성적이 전국 6위에 오르고, 대학진학률도 평균 36%가 아이비리그나 스탠포드 명문대로 향하고 있어 그야말로 엘리트 학교 중 최고의 여학교다. 전체 학생수 560명에 40%가 한인학생 등 유색 인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학비만도 년 3만 달러가 넘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실공히 최고의 여자 고등학교라는데 이의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학교가 유명한 것은 후원회니 학부모 그룹이 LA타임스 그룹을 포함한 정계와 재계 기업 그리고 문화 예술계의 명망가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유명학교에서 어린 여고생이 한 영어교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학교 당국에 신고했으나, 추문이 밖으로 나갈까… 이를 은폐 하려고 시도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 끝내 교장이 사퇴를 하기에 이르렀고 동창회로부터는 지탄을 받고 있다. 이같은 말보로스쿨에서 10년 이상이나 감추어졌던 섹스 스캔들이 연속 터져 나오는 바람에 1889년 학교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최악의 성추행 사건의 전모를 드려다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 성추행을 고발한 미카엘라(왼쪽),영어교사 조셉쿼터스(오른쪽)

섹스 스캔들은 전혀 우연한 곳에서 발단이 됐다. 지난해 여름 University Penn철학과 2년생 미카엘라 길버트-루리(Mikaela Gilbert-Lurie)가 XoJane.com이란 사이트 ‘나에게 일어났던 일’(It Happened to Me)란에 익명으로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에 겪었던 영어 선생과의 은밀한 일을 털어 놓았다.
이 글은 소문이 나면서 삽시간에 화제가 되면서 퍼져 나갔다. 이같은 교사와 학생간의 이메일까지 수집한 Buzzfeed가 이를 소개하자,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기 시작했다.
글의 내용은, 인기 선생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바람끼 있는 영어 선생이 자신을 유혹하는 바람에  무척이나 곤혹스러워 끝내 학교 당국에 불만을 신고했으나, 학교당국이 내린 조치는 고작 해당 교사에게 상담을 받으라는 솜방망이 조치였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고교시절 학교 신문 기자로 활동했는데, 어느날 그 영어 선생을 인터뷰하기 위해 이메일로 요청을 했는데, 돌아온 답변이 “데이트 군요”(It’s date)였다. 정작 인터뷰에 나섰을 때 영어선생은 “너의 눈이 아름답다”면서 “짧은 스커트와 타이트한 폴로 셔츠가 매력적”이라면서 은근히 학생 무릎에 손을 얹으며 “내가 너에게만 A학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추악한 영어선생, 제자를 성 노리개로

이런 글이 나가자 8명의 말보로 스쿨 졸업생들은 미카엘라에게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나누며 “나도 당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말보로 스쿨 졸업생들은 그 영어 선생이 누구인가를 바로 집어내었다.
47세의 조셉 퀘터스 박사는 말보로 하이 스쿨의 영어 담당 책임교사였다.
인터뷰를 위한 영어 선생과의 만남에서 그 교사는 개별적인 만남을 요구하면서 은근한 수작을 걸어와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낀 미카엘라는 더 이상 진행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오빠에게 하소연을 했다. 오빠는 문제의 이메일 교신 내용을 부모에게 전했다. 미카엘라의 아버지는 인기여배우 산드라 불록을 담당하는 연예계 변호사였고, 어머니는 작가이며 학교 후원회의 기부자이기도 했다.

부모는 이 사실을 학교 당국에 알렸고, 바바라 와그너 교장이 미카엘라와 부모를 만나 상담이 벌어졌다. 와그너 교장은 26년간 말보로 스쿨의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오늘날 명문 사립고로 키워 놓은 공적으로 학교 내외에서 존경을 받는 덕망 있는 교육자이다. 어떤 교직원은 와그너 교장을 가리켜 “힐라리 클린턴과 같은 지도자”로 내세우는가 하면 ‘포츈500 CEO”에 들어가는 인사라고 말한다.
미카엘라 어머니는 와그너 교장에게 “이 학교에서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는가”라고 물었을 때, 와그너 교장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큰 실수를 했다.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미 2005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하여간 와그너 교장은 미카엘라와 영어교사 퀘터스와의 사건을 이사장인 존 에머슨(John Emerson)과 일차 상의했다. 학교에는 이런 경우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규칙이나 방침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에머슨 이사장은 1992년 클린턴 선거캠페인 매니저였고, 게리 하트 선거캠페인 부매니저로 활동했기에 이같은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에머슨 이사장은 와그너 교장에게 ‘이런 일은 이사회가 굳이 알 필요가 없다’라면서 ‘내부적으로 해결을 하라’고 했다. 이에 와그너 교장은 학교 법률고문과 상의한 결과, 퀘터스 영어 교사에게 영어반 책임교사 자리를 면직시키고, 성희롱 상담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또한 미카엘아 학생을 담당하지 말고, 이 학생을 다른 영어반으로 이전시켰다. 그것이 전부였다.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까지 사건 은폐

이같은 사실을 와그너 교장은 미카엘라 부모에게 알려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했다. 퀘터 선생이 미카엘라가 옮겨간 다른 영어반에 나타나 미카엘라에게 추파를 보내곤 했다. 미카엘라는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미카엘라 어머니는 교장을 찾아가 “미카엘라가 그 영어 선생 때문에 불편해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그 선생에게 주의를 얼마큼 주었는가”라고 따졌다. 교장은 “수차례 말했다”고 답변했다. 그리곤 미카엘라 어머니는 “그러면 우리 딸에게는 어떻게 했는가”라고 했는데 “몇 번 했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같은 사실에 미카엘라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제대로 학교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일이 있은 후 2003년 문제의 퀘터스 영어 선생은 퇴직하여 파사데나에 있는 폴리테크닉 학교로 이전했다. 일반적으로 교사가 타 학교로 전근을 갈 경우, 이전 학교에서 일어났던 경력을 알려주는 것이 정상인데, 말보로 스쿨에서 폴리테크닉에 퀘터스 영어 교사에 대하여 미카일라 학생과의 문제를 단순한 일로만 알렸다.
한편 말보로 스쿨은 교내 성희롱 사건에 대해 특별조사반을 구성했다.
조사반은 크리스 이웰 (LA카운티법원행정관)과 데브라 왕 양 변호사로 구성됐는데  수개월 조사 끝에 8페이지짜리 보고서가 나왔다.
그런데 보고서가 문제였다. 보고서에 내용에는 미카엘라 케이스와 2005년에 발생한 유사 사건에 대해 학교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고, 왜 이사회에 정식으로 보고가 안 되었는지 그 사유가 없었고, 교장이 상의한 존 에머슨  당시 이사장의 이름도 빠져 있었다. 에머슨은 현재 주독미국대사로 나가있다. 보고서의 내용은 다분히 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이었다.
결국 와그너 교장은 2015년 6월부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는 이를 수리했다.
현재 말보로 스쿨에는 프리실라 샌즈 박사(Dr. Priscilla Sands)가 새로 교장으로 부임했다.
이같은 보고서가 발표되자 학교의 전직 이사들, 학부모, 후원자, 동창생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해결방안에 불평들을 학교에 쏟아냈다. ‘교장 이외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이사회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수지 코넬리 전 이사장은 “존 에머슨 이사장이 비열하다”면서 “우리 학교의 도덕성이 파괴됐다”면서 “말보로 스쿨이 먹칠을 당했다”고 비난했다.
이같은 와중에 학교에 답지하는 기부금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어 학교 관계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 한 졸업생은 75,000달러를 기부하려고 했으나 생각을 바꾸었다.

10년 방치한 성추행사건 일파만파 확산

지난해 여름부터 이처럼 학교가 어수선한 가운데, 이번에는 할리웃 연예잡지 Vanity Fair가 최근 이 사건을 집중 취재하면서 새로운 스캔들을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잡지는 문제가 되고 있는 ‘특별조사반’의 8페이지 보고서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보고서가 중요한 사실들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더우기 이 말보로 스쿨에서 2000년 초기에도 성추행 사실이 발생했는데, ‘부적절한 신체행위’로 묘사된 스캔들은 어느때 보다도 심각한 사항이었다. 미성년자였던 여학생이 바로 그 영어교사 조셉퀘터스에게 농락당한 사실이 10여년간 묻혀 졌다가, 미카엘라가 처음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사이트에 올리는 계기에 10년 미스테리 성희롱 사건이 햇볕을 보게 됐다.
Holly(홀리, 가명)라는 여성은 최근 미카엘라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어 두 여성이 함께 지나간 추악한 성추행을 고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말보로 스쿨은 제대로 학생들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학교의 명예만을 살리려고 여러가지를 은폐한 흔적이 나타난다.

홀리가 영어선생 퀘터스를 만난 것은 그녀가 말보로 스쿨 재학 16세 때였다. 당시그녀는 섹스피어 작품 ‘함렛’을 공부하는데 힘들어 할 때였다. 퀘터스는 홀리에게 개인교습을 권했다. 한번 만나고 두 번 만나고면서 그들의 만남을 계속되면서 학교정원에서 만나던 것이 다른 장소로 옮겨 가고 끝내 퀘터스의 집에까지 가게 되었다.
홀리는 “선생은 나에게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하면서 내가 매우 똑똑하고 재미있는 학생이라고 말해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가을학기에 만나기 시작한 두 사람의 관계가 봄 학기가 되면서 퀘터스의 집에까지 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홀리가 그 집에 갈 때는 영어선생의 부인은 의사이기에 집에 없었다. 어느날 두사람의 관계가 성관계로 이어지면서 자주 성관계가 지속되었다. 홀리는 이런 행동이 남에게 들킬까 두려워했으나, 선생은 ‘걱정말라’며 이리저리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녀가 상급반에 이르자 상황이 변했다.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끝내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홀리는 퀘터스 선생 집에 찾아가 집안 거실의 층층대 아래서 선생에게 자시의 임신 사실을 말하면서 극히 혼란스러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임신 사실을 들은 퀘터스는 무표정한 자세로 “내가 알아서 낙태수술을 알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개월 후에 유산을 하고 만다.

침묵이 죄를 양산시켜, 끝내 법의 심판대에

홀리는 이 영어선생과 관계에서 유산이 될 때 까지 이 모든 사실에 대해 혼자 속을 태웠다. 주위에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녀는 비록자신이 미성년자이지만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대학에 입학하고 전문직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지난 10년 동안 불행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그녀를 괴롭혔다. 자신이 퀘터스 때문에 망가졌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난 2009년에 그 영어 선생이 학생들과 관계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홀리는 퀘터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퀘터스는 전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2014년 여름 그녀는 미카엘라의 기사를 읽고 아픔을 느꼈다. 그 영어 선생이 상습범임을 느꼈다. 그래서 다시 퀘터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당신이 나를 속이고 있다”고 했더니, 그는 “미카엘라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이다”라고 대꾸했다.
홀리는 미카엘라에게 연락했다. 둘은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 서로 알지는 못했다. 미카엘라는 홀리에게 ‘퀘터는 내가 아는 것 보다 더 사악한 남자’라고 하면서 ‘또 다른 여학생들도 피해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홀리는 갑자기 지금까지 자신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님을 새로 깨닫게 되었다. 자신도 피해자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인식됐던 것이다. 그래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미카엘라는 퀘터스가 근무하는 폴리테크닉 스쿨로 가서 교장을 만나고 자신들이 당했던 피해를 이야기 했다. 교장은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그날 퀘터스는 사직했다.
홀리는 타오르는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말보로 스쿨에 와그너 교장에게 편지를 띄워 퀘터스 선생의 행위를 고발하면서 학교가 자신을 보호해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얼마나 많은 여학생들이 퀘터스의 표적으로 했는지, 그 영어 선생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가를 알지 못하고, 오히려 그 선생의 경력을 높여주고 명성까지 올려 주었는가, 그리고 그를 폴리테크니크로 가도록 알선을 해주었다”며 비난했다.
홀리는 그리고 그 자신에 대해서 질책을 했다. “내 자신이 침묵했기에 그자가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가 있었다”며 “내 자신도 용서할 수가 없다”고 아파했다.
현재 홀리는 성적피해자 돕기 재단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재단에서 홀리를 돕고 있는 링 담당관은 “말보로 스쿨이 제대로 상황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측은 홀리가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랬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의 이사회는 속죄양을 찾기에 바빴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학교가 진상을 은폐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학부모들, 사건 소식에 우려감 분출

아마도 학교는 홀리로부터 엄청난 고소를 당할 것이다.
한편 문제의 영어교사 퀘터스는 지난 달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가 14만 달러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났다. 그에게 2개의 혐의가 걸렸는데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5년 형을 살게 된다.
이같은 추문 속에 이 학교에 학생을 두었던 한인 학모들은 혹시나 하는 우려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126년의 전통 속에서 명망을 지니며 유명세를 떨치던 말보로 스쿨은 시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망각하는 바람에 학교명성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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