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취재>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 MB일족 숨겨진 검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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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사정수사가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검찰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자원외교, 포스코 그리고 방위사업 비리다. 포·자·방으로 일컬어지는 검찰 수사는 이명박 정권 실세들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자원외교와 포스코에는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다. 방위사업비리도 마찬가지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방위사업 비리는 대부분 이명박 정부 초대 방위사업청장이었던 변무근 전 청장 시절 계약된 것이었다. 변 전 청장은 이상득 전 의원이 뒤를 봐줬던 MB국방정책 자문조직이었던 서초포럼의 멤버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어떻게 권력을 동원해 자신의 탐욕을 채웠는지는 지난 2012년 검찰이 수사하며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던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이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이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됐지만, 사실상 이 사건은 몸통을 숨기기 위한 이명박 정부 검찰의 면죄부 수사였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이명박 정부의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던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이야말로 지난 정부의 비리를 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건이란 말이 나온다. 이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하수인이라 할 수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암묵적 합의하에서 벌어진 강탈 사건이라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지난 2012년 4월 29일 본보(830호 사진참조)는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둘러싸고 포스코건설과 우리은행 간 맺어진 비밀양해각서를 입수, MB가신들이 ‘돈은 돈대로 받아먹고 사업권까지 빼앗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과 관련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포스코건설 측은 자신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순전하게 사업성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우리은행과 비밀합의를 한 채 흑막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이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포스코와 우리은행의 검은 거래

당시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파이시티’ 개발사업의 공동시행자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 전 경영진은 2011년 11월 25일 사기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 이정배 파이시티 대표 등은 고소장에서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이 파이시티 사업권을 인수하기 위해 비밀협약서를 체결했고, 경영진 의사와 관계없이 파이시티를 파산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0년 초 대우자동차판매 등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으로부터 200억원에 모든 사업권을 양도하라는 협박을 받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같은 해 8월 채권은행단이 일방적으로 법원에 파이시티의 파산을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법원이 파산신청을 기각한 뒤 파이시티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됐다.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이 사실상의 정부 입김 아래 움직이는 회사였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에는 이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이팔성 씨가 회장으로 있었으며, 포스코 역시 정권 실세들의 손아귀에 있었음이 최근 수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수사에서 현정부 실세들이 사업을 빼앗기 위해 공모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사건은 이상득 전 의원까지 가지 않았고 최시준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차관이 구속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때문에 당시 수사를 두고 이명박 정부 검찰의 꼬리자르기라는 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당시 실세들이 알짜배기 사업으로 불리는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빼앗기 위해 권력을 동원한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라는 분석이 여전히 남아 있다.

권력에 놀아난 포스코

최근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서는 당시 권력에 의해 지배당한 두 기업, 즉 포스코와 우리은행 중 포스코와 관련한 내용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검찰의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포스코그룹의 2010년 성진지오텍 부실 인수·합병(M&A)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M&A의 ‘최대 수혜자’인 전모 전 성진지오텍 회장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불교분과위원장과 민주평통 울산 남구협의회장을 맡았던 대목도 검찰의 관심거리다. 이때 전 전 회장은 295억여원의 매각 차익을 올렸다. MB 정부 당시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의 친분설 등 뒷말도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MB 정부 실세들과의 관련성도 주목하고 있다.

 ▲  지난  2012년 4월 29일 본보(830호 사진참조)는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을 둘러싸고 포스코건설과 우리은행 간 맺어진 비밀양해각서를 입수, MB가신들이 ‘돈은 돈대로 받아먹고 사업권까지 빼앗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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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창기업 원자력 부문 인수건도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ICT는 지난 2012년 1월 삼창기업의 원자력 부문을 인수해 포뉴텍이라는 계열사를 새로 설립했다. 삼창기업은 울산지역 기업인인 이두철(70)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이 회장은 경주 이 씨 중앙종친회장을 맡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의원과 가깝게 지낸 사이다. 17대 대선이 있었던 해인 2007년에 열린 경주 이 씨 종친회 주최 제사에 이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 이재오 의원 등이 참석해 크게 치러졌는데 당시 이 회장이 종친회장을 맡고 있었다.  포스코 ICT가 삼창기업의 원자력 부문을 인수한 가격은 1023억원이었다. 이 가격은 현금 213억원과 삼창기업의 채무 809억원을 포스코 ICT가 대신 갚아주는 조건 등이 포함되어 책정됐다. 당시 포스코 내부에서는 삼창기업 인수의 적정성을 놓고 뒷말이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0억에서 300억원이면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보다 몇 배 더 많은 돈을 주고 샀기 때문이다. 결국 포뉴텍은 2013년 58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삼창기업 역시 포스코에 원자력부문을 넘긴 2012년부터 회사의 재무재표를 회계법인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 일가와 포스코건설의 연관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왔다.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6553㎡(1986평) 땅 때문이다. 1995년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1985년 16억 원에 매입한 이 땅을 263억 원에 사들였다. 그런데 이 도곡동 땅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던 곳이다. 도곡동 땅은 본지가 2007년 대선 당시 특종보도했던 BBK 사업과도 깊숙하게 연관된 곳이다.
하지만 검찰과 특검의 결론 모두 ‘아니다’였다. 2년 뒤 “2007~2008년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 실소유주 : 이명박’이란 전표를 봤다”는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의 주장이 나왔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포스코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도 참여했다. 이 사업을 진행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2012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의혹의 파이시티 사업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이명박 정권에서 포스코가 깡통기업으로 전락한 징후는 이미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비리의 실체는 포스코 하나만을 보는 것보다 우리은행과 손잡고 했던 양재동 파이시티 사업에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파이시티는 강남 노른자 땅인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9만6000㎡ 부지에 3조원을 투입해 오피스빌딩, 쇼핑몰, 물류시설 등을 조성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유통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2조4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당초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착수됐고 결국에는 8월 채권단이 시행사 파산신청을 냈다. 그 이듬해인 2011년 1월 파이시티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같은 해 5월 채권단은 시공사를 재선정했는데, 이때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13개 대형 종합건설회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문제는 지급보증조차 하지 않은 포스코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불거졌다. 당연히 ‘MB정권 실세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는 의심이 생겼고, 사전에 포스코건설이 내정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보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은 시공사가 대출지급보증을 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사업성만을 보고 사업에 참여했다고 해명했는데, <선데이저널>의 단독보도로 인해 이미 포스코건설과 우리은행 간 밀약이 맺어진 가운데서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포스코나 우리은행 관련 의혹의 핵심에는 전 정권 실세들과의 연루 의혹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검찰도 알고 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2012년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수사를 맡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전 차관이 2009년 초 신임 포스코 회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부 조사를 벌였다.
 대검 중수부는 박 전 차관이 2008년 10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이구택 포스코 당시 회장을 시작으로 윤석만 포스코 사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 등을 잇따라 만나며 신임 회장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을 파악했다.  당시 박 전 차관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한 ‘권력 사유화’의 당사자로 지목돼 2008년 6월 청와대를 잠시 나와 이듬해 1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6개월간 민간인으로 지낼 때였다. 대검 중수부는 인사 개입설을 비롯한 박 전 차관의 주변 의혹을 확인하다 법리검토 끝에 내사를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이 공직자 신분이라면 이같은 포스코 회장의 인사개입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능하지만, 민간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사법처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파이시티 수사 당시에도 박 전 차관에 대한 의혹을 검찰이 들여다봤었다. 그런데 내부 법리검토 끝에 사건을 더 확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포스코건설의 성장과정에 있던 제반 의혹을 파헤쳐 상황에 따라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까지 수사범위가 확대될 공산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이 꼬리자르기 수사를 했던 파이시티 사업이 다시 도마에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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