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大 특집4-1> 민언련, 본지 보도 MBN업무일지 검증보고서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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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회(공동대표 이완기 박석운)은 27일 <선데이저널>이 단독 입수해 공개한 ‘종편광고계 X파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민언련은 이날 MBN 미디어렙 영업일지 관련 보고서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본지가 입수한 업무일지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통해 MBN의 불법적이고 약탈적인 광고 행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BN은 광고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고 자사 기자들을 광고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하는가하면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한전에 돈을 받고 홍보치적을 일삼는 등 불법 탈법 행위를 자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상품 프로그램 출연 희망자들에게 뒷돈을 받고 교묘한 제작 방법으로 홍보를 해준 사실과, 10대 브랜드 선정에도 뒷돈이 오고가는 등의 심각한 비리를 일삼아 온 사실도 백일하에 드러났다. 다음은 민언련의 MBN의 약탈적 광고 수주 행태 고발 보고서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 비정상적 영업행위 의혹 있는 메모
 ⓒ2015 Sundayjournalusa

선데이저널이 공개한 MBN 미디어렙 영업 1팀의 영업일지(이하 MBN 영업일지) 일부가 유출되면서 종편의 약탈적 영업행위의 단면이 드러났다. 광고 영업은 불법 행위가 아니며, 영업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이다. 그러나 방송법에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이 규정되어 있고,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이하 미디어렙법) 제15조(광고판매대행자 등의 금지행위)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방송사업자 또는 광고대행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현재 유출된 MBN 영업일지를 보면 탈법‧불법적 광고행태는 물론, 비윤리적이고 약탈적인 광고영업의 모습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민언련은 MBN 영업일지를 전격 분석해보았다. 유출된 MBN 영업일지에는 2014년 12월 1일부터 2015년 1월 20일까지의 영업내용에 대해서 387건의 기록이 들어있었다. 민언련은 이중에서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광고영업 행태라고 보기 어려운 사안을 54건 골라서 유형별로 묶었다.
민언련은 그중에서 메모가 실제 방송에 반영되었는지 등 확인 가능한 아이템을 37건으로 판단해서 직접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확인은 MBN 편성표와 MBN 홈페이지 VOD, 인터넷 검색 등 민언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아래 37건의 MBN 기록내용 중 56.8%인 21건이 실제 방송에 반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언련의 이번 조사는 제한된 정보 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기에 100% 정확하다고 볼 수 없고 개연성이 높은 사안을 지적한 차원이다. 명백한 조사가 어려운 상황에도 민언련이 이런 분석을 실시한 이유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심지어 검찰까지도 이 사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상식적인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만으로도 MBN 영업일지에서 불법적 행태가 기록된 내용 중 56.8%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면 이제부터 책임 있는 관할청에서 본격적인 조사를 통해 방송사의 불법영업 행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1. 보도프로그램에서 돈을 받고 업체나 제품을 홍보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이하 미디어렙법) 제15조(광고판매대행자 등의 금지행위)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방송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방송법 시행령 제59조의 3(간접광고) 1항 1호 “방송분야 중 오락과 교양 분야에 한정하여 간접광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어린이를 주 시청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보도․시사․논평․토론 등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방송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간접광고를 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객관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보도 프로그램의 특성을 감안해, 보도에서는 어떤 유형으로든지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고 보도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보도에 홍보성 아이템을 넣는 등의 행태를 할 수 없음을 말한다. 보도프로그램에서는 간접광고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MBN 영업일지에는 돈을 받고 보도프로그램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다. 

1) 자원외교 실패 보도하면서, 한전 협찬받고 치적 홍보
MBN 영업일지에는 12월 6일 한국전력공사 관련해서 “금년도 하반기 컬러풀아프리카 선청구 되었던 건 12월 경제포커스에서 소진 예정. 12월 6일 경제포커스(이슈포커스)에서 자원외교에 대해 다뤄지며, 한국전력공사에 부각 시킬 예정”라는 메모가 적혀있다.
MBN이 2011년 개국 16주년을 맞아 ‘컬러풀 아프리카(Colorful Africa)’를 주제로 제18차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했고 매일경제신문사에서 관련내용으로 <컬러풀 아프리카>라는 단행본을 출간한 바 있다. 그러나 영업일지에서 언급된 ‘컬러풀 아프리카’가 정확하게 어떤 프로그램에 대한 어떤 광고를 말하는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단지 미리 청구했던 금액에 대해서 12월 MBN <경제포커스>라는 프로그램의 ‘이슈포커스’라는 꼭지에서 광고비를 ‘소진’할 것이라는 의미는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 12월 6일 <경제포커스>는 자원외교에 대해 다뤘으나 한국전력공사는 별 문제가 없거나 성공한 자원외교 사례로 언급되었다. 방송에서 사회자는 “수십조 원을 투자한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투자액의 10%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제기부’나 ‘깡통자원외교’라는 말까지 들리는데요. 국부 창출을 위한 일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른 걸까요?”라며 자원외교의 문제를 물었다. 방송은 ‘석유공사는 2조원을 쏟아 부었다. 백분의 일인 이백억을 회수했고, 가스공사는 7천억 정도의 손해를 보았으며, 광물자원공사도 2조원을 날렸고, 석탄공사는 293억원을 낭비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방송은 실패한 투자에 대해 언급하다가, 영상으로 성공사례를 보여주면서 “95년 필리핀 말레사업을 시작으로 20여년 간 지속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해온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중동을 비롯해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3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약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한전은 올해 4조 5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라고 리포트했다. 이어 한참 성공사례를 이야기 하다말고 사회자가 불쑥 패널로 출연한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 교수에게 “한전은 진행이 좀 잘되는 거 같아요?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 교수가 한전에 대한 홍보도 비판도 아닌 평이한 답변을 하자, 사회자는 이어 “전문회사다 보니 경험이 많은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또한 방송은 “한전 전문회사로서의 경험 살려 안정적인 자원확보”라는 자막을 실어 한국전력공사를 부각시켰다.


 ▲ 보도프로그램에서 돈을 받고 업체나 제품을 홍보한 사례
 ⓒ2015 Sundayjournalusa

2) 돈 받고 뉴스에서 수상업체 노출

 2014년 12월 2일 영업일지에는 광고주 민성커뮤니케이션즈와의 만남에 대해 “경제포커스 협찬 제안서 접수(2천만 원). ‘브랜드 대상’ 수상업체 약 3개 정도를 경제포커스 꼭지에 소개하는 컨셉이며 행사 자체가 12월 중순으로 잡혀 있어 당장 계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수상업체의 프로그램 출연의사에 따라 금액과 협찬시간이 달라질 전망”라고 기록되어 있다.

MBN의 경제토크쇼인 <경제포커스>에 일부 꼭지에서 브랜드 대상 수상업체를 소개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경제 프로그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소개할 업체를 <경제포커스>제작팀이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정한 것이 아니라, MBN 미디어렙 영업팀이 돈을 받고 정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MBN 영업팀은 브랜드 대상 수상업체로 프로그램 출연시켜주겠으니 방송에 협찬금을 내라는 제안을 한 것이고, 협찬금에 따라 방송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포커스>라는 프로그램이 경제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돈 주면 만들어주는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

민언련은 MBN 홈페이지에 게재된 <경제포커스>를 통해, 과연 실제 이런 방송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해보았다. 그러나 메모에 적힌 ‘12월 중순에 행사가 진행될 브랜드 대상’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데다가 MBN 홈페이지의 VOD 서비스도 방송내용 전체가 업로드 되어 있지 않아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다양한 경제인을 인터뷰하고 있는 <경제포커스>의 ‘진격 인터뷰’ 코너를 보면 과연 여기 출연한 인물들이 이런 개연성 없이 순수한 목적으로만 출연했을지 의심의 여지가 컸다. 예컨대 <경제포커스>의 ‘진격 인터뷰’에는 모 기업 회장이 출연했는데, 이 기업은 매일경제가 주최하는 ‘100대 프랜차이즈’에 2011년부터 작년까지 4회째 선정된 기업이었다. 이런 경우 MBN 영업일지와 같이 제안서를 주고 협찬을 계약한 뒤 출연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경제포커스>는 일종의 시사토크쇼 형식을 띄고 있으나 보도프로그램이고, 보도에서 돈을 받고 방송 출연자나 아이템을 정하는 것은 분명한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다. 경제토크쇼에 특정 기업이나 경제인이 등장할 경우, 시청자에게 광고보다 더 큰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3) 5백만 원 추가 협찬, 기획기사로 소진?
12월 23일 메모에서는 KB국민은행 관련해서 “5백만원 12월 추가 협찬 확정. 기획기사로 협찬 소진 예정이며 KB국민은행 내부 사정으로 빠른 청구, 빠른 계약서 전달 필요한 상황”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과연 5백만 원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마침 12월 23일 MBN에는 역력히 국민은행 제품을 홍보하는 기사가 하나 게재되었다.

 △ MBN <경제포커스> ‘싱싱경제’ 코너의 농협 홍보성 장면

MBN <통장 선택이 돈 버는 길…직장인우대 통장 인기>(2014.12.23)에서는 앵커가 “직장인 대부분은 급여이체 통장을 갖고 있지만, 어떤 혜택이 있는지 잘 모르고 통장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요즘처럼 초저금리시대에 좀 더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며 국민은행 적금상품을 소개했다. 기자는 금리가 너무 낮아서 저축하는데 속상하다는 직장인의 하소연을 담은 뒤, “정 씨 같은 직장인을 위한 맞춤 통장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006년 내놓은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은 8년 넘게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통장입니다.”라고 전했다.

기자의 리포트 내용은 가관이다. “급여이체를 하고, 3개월 통장 평균잔액이 100만 원 이상, 3개월간 KB카드 이용실적이 100만 원 이상이면 자동화기기 시간 외 이용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됩니다. KB카드 결제실적이 있거나 공과금만 자동이체해도 월 10회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장 가입자가 기존 어린이 상품을 주택청약예금으로 전환하면 연 0.35%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면 추가로 연 0.3%포인트 우대 금리를 또 받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주택청약예금 부금을 가입하면 또 0.2 %포인트 금리 혜택이 있습니다. 통장 잔액이 적은 젊은 고객이라면 KB Star*t 통장을 고려할 만합니다. 통장 잔액이 월평균 100만 원 미만이더라도 연 2.5%의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전체가 직장인우대종합통장에 대한 상세한 홍보였고 국민은행 통장에 대한 정보 이외에는 다른 은행이나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 보도가 MBN 광고일지와 연관성이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과연 이렇게 노골적으로 한 업체의 제품을 광고하는 내용이 보도로 실린 것은 어떤 거래가 오고간 대가가 아닐까 충분히 의심해볼만하다.

4) 돈은 예능으로 내고, 내용은 보도로 해주세요?
농협중앙회 관련 12월 23일 메모에는 “12월 2천만 원 협찬 확정. 실질적인 2천만 원 소진은 내년 구정 전 ‘싱싱경제’로 소진 원하는 상황이며 일단 청구 명목은 ‘동치미’ 협찬으로 결정”이라고 기록되어있다. 이는 협찬은 동치미로 내지만, 원하는 방송은 보도프로그램의 일종인 <경제포커스>의 ‘싱싱경제’라는 코너에 농협 관련 내용을 넣어달라는 의미이다.
이는 협찬 프로그램과 명목상 협찬 프로그램이 불일치하게 해달라는 것으로 회계 관련법과 농협 내부의 규정 위반 가능성 있는 행위이다. 확인 결과 2014년 12월 27일 <경제포커스> ‘싱싱경제’(17회)에서 ‘뜨끈뜨끈 겨울 보양식 사골’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하나로마트에서 농협 한우를 현수막 배경으로 촬영했다.
 
5) 행사를 뉴스에서 3분미만으로 보도해 줄테니 2천만 원 주라 먼저 제안?
1월 19일 한우자조금위원회와의 미팅에 대해서는 “2월 11일 청계천 한우판매 행사 보도 제안 2,000만원. 행사 당일 현장 취재 후 5시 30분 뉴스 또는 익일 <굿모닝MBN> 최대  3분미만 보도 제안”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청계천에서 열리는 한우 판매 행사를 취재한 후 뉴스에 최대 3분미만으로 보도해 줄테니 2,000만원을 달라는 제안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마디로 뉴스에서 행사를 전해주는 꼭지를 활용해 부당한 영업을 한 셈이다.
그런데 관련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청계천에서 열린 행사는 MBC 뉴스투데이 <쉽고 빠른 화장실 청소, 비결은 ‘순서’ 外>(2/12), JTBC <내일까지 청계광장서 한우 직거래 장터…최대 50% 저렴>(2/12)와 여러 신문사에서 보도했으나, MBN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아마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MBN은 이후 2월 16일 <“바코드로 한우 원산지 확인”…찍어봤더니 무용지물>라는 기사를 냈다. MBN 보도는 정부가 쇠고기 포장에 있는 바코드만 확인하면 원산지를 알 수 있다고 홍보했으나, 정육점의 쇠고기 포장지에 있는 이력조회용 바코드를 정부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바코드를 인식해보니 인식하기 어렵고 QR코드로도 인식해보니 이력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은 MBN만 보도한 내용이었고 인터넷신문사들도 비슷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또한 다음날인 2월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쇠고기이력정보를 조회하는 방법은 세 가지이며 현재 QR코드는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MBN)보도에서 스캔한 바코드 중 일부는 이력정보조회용 바코드가 아닌 정육업체의 판매관리용 바코드이며 소비자가 판매관리용 바코드와 이력정보 조회용 바코드를 혼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해명했고, 이 기사는 <정책브리핑>에 게재되었다.

사안의 성격을 볼 때 MBN 보도는 보도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실 확인을 소홀히 한 성급한 오보일 가능성이 큰 내용이었다. 다음날 농식품부의 해명자료를 봐도 중대한 문제점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내용이다. 그럼에도 MBN이 한우와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를 하필 이 시기에 단독으로 보도한 속내는 무엇일까. 혹시 청계광장 행사를 보도해 줄테니 돈을 달라는 제안을 했는데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서 괘씸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6) 확인은 불가능하나 MBN 영업일지에 드러난 부적절한 보도개입 유형들
MBN 영업일지에는 광고비가 보도를 좌지우지 하는 또 다른 사례가 등장하지만, 이에 대해 명확한 확인을 할 수 없었다. 예컨대 2015년 1월 19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와의 면담은 올해 4천만 원 예산을 확보했으며 “위원회 성격상 뉴스보도 등에 민감하여 당사 협조 입장 전달”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들 사례 뿐 아니라 ‘타사에 비해 MBN에 광고비를 많이 냈으니 신경써 달라’라는 기록도 적혀있다.

2. 협찬(돈)을 받고 뉴스 외 프로그램에서 제품이나 업체를 홍보

1) PPL을 받고 만든 예능 프로그램, 방송 끝나자마자 홈쇼핑 런칭? 목표액의 150% 달성
12월 3일 한국인삼공사 관련해서 “천기누설 기획PPL 확정, 1/4(일) 신년특집 한 살 덜 먹기 프로젝트! 젊음의 비밀 편, 아로니아 아이템 확정, 12월 선청구 예정으로 3천만 원, 익일 계약서 초안 작성예정”이라는 메모가 있다. MBN의 <천기누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아로니아’라는 건강보조식품의 재료를 소개한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1월 4일 MBN <천기누설> ‘아로니아’ 편이 방송되었다. 게다가 아로니아는 이미 2013년 8월 29일 65회에서도 다뤘음에도 굳이 2015년 1월에 다시 제작, 방송한 것이다.

 ▲ 협찬(돈)을 받고 뉴스 외 프로그램에서 제품이나 업체를 홍보한 사례
 ⓒ2015 Sundayjournalusa

물론 이 방송에서는 한국인삼공사의 상품이 노출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작지원 및 협찬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국인삼공사는 왜 굳이 ‘아로니아’라는 건강식품 재료를 PPL 계약까지 하면서 방송을 만들어달라고 했을까. 한국인삼공사는 ‘홍삼담은 아로니아’라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홈쇼핑 런칭을 위해 원재료를 홍보하는 방송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BN <천기누설> ‘아로니아’ 편은 1월 4일 저녁 9시 40분부터 시작했는데, 이날 10시 35분 NS홈쇼핑 채널에서 한국인삼공사가 출시한 ‘홍삼담은 아로니아’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황당한 것은 10시 35분 방송하는 홈쇼핑에서는 “MBN <천기누설>이 오늘 아로니아의 유용성을 집중보도”했다는 내용을 자막까지 처리해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는 MBN 영업일지 1월 20일자에는 ‘1월초 방송되었던 아로니아 건의 경우, 홈쇼핑에서 목표치의 150% 판매를 달성했다고 함.’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이는 한마디로 제품을 만들어 홈쇼핑 런칭하기 전에 상품판매를 위해 원재료의 효능을 부각한 방송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방송사가 돈을 받고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교양프로그램에 광고성 내용을 담아주고, 그 방송이 나오자마자 홈쇼핑에서는 효능을 인정했다며 판매를 시작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청자 기만행위이다.

또한 <MBN 천기누설>을 강조한 NS홈쇼핑 채널의 상품판매 방송은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셈이다.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18조(방송 및 보도내용 인용) ①항에는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방송 및 보도내용을 인용할 경우, 특정 방송사업자명 또는 프로그램명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시청자의 구매를 유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천기누설> 아로니아 편에 출연해서 아로니아의 효능에 대해 전문적 발언을 하는 약사는 ‘장봉근 아로니아’라는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로니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무리 돈을 받고 제품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객관성조차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점을 감안하면 NS 홈쇼핑 방송은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18조(방송 및 보도내용 인용) ②항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에서 특정성분에 대한 새로운 효능‧효과를 소개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및 신문기사 내용을 인용할 경우에는 공인된 기관의 임상시험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만 사용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도 일반화될 수 없는 구체적인 시험결과를 방송 중 표시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도 위반한 셈이다. 

2) 돈 받고 만든 프로그램, 그러나 출연자들이 모두 이해 관계자 또는 친인척?

MBN 영업일지에는 일동생활건강과의 미팅에 대해서 두 차례 메모가 나온다. 12월 1일 “<다큐M> 계약 진행, 금일 일동생활건강 모 부장 내방, 계약서 체결, 11월 계수처리 끝 향후 진행사항 정리”라는 메모가 있으며 1월 12일에는 “<다큐M> 본사 미팅진행, 현재 진행 중인 와송 편은 2/1일 첫방영 요청. 일동생활건강은 올해 와송, 아로니아 황칠 3품목을 주요 판매상품으로 홍보예정. 와송 이후 아로니아, 황칠 또한 다큐M, 천기누설 등으로 PPL 요청, 이런 사정을 근거로 2/1 05시 편성을 06시로 바꿔달라는 요청”이라고 기록되어있다.
 이는 일동생활건강이 돈을 주고 <다큐M> ‘와송’ 편을 주문했고, 이에 따라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방영날짜와 시간까지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2015년 1월 4일 MBN <천기누설> 135회에 아로니아의 효능을 입증하는 ‘약사’ 장봉근 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아로니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실제 2월 1일 방영된 <다큐M> ‘자연치유의 기적 와송의 비밀’ 편은 40여 분간 와송(바위솔)의 효능을 다뤘다. 인터뷰 구성은 와송으로 뇌종양을 치료했다는 사람과 인제대 이동석 교수, 한국와송협회 등이다.

이번에도 한국인삼공사의 ‘아로니아’와 마찬가지로 일동생활건강의 제품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또 해당 프로그램의 어디에도 ‘일동생활건강’이 협찬했거나 제작을 지원했다는 내용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황당한 것은 <다큐M>에 출연한 사람들의 관계도이다. 2014년 9월 한국와송협회는 일동생활건강과 와송 관련 제품생산 MOU 협약을 맺어 제품을 출시했다. 게다가 <다큐M>에서 와송의 효능을 언급해주는 역할을 한 이동석 교수팀도 제품생산 MOU를 체결한 상태이다.

▲ 2015년 1월 4일 MBN <천기누설> 135회에 아로니아의 효능을 입증하는 ‘약사’ 장봉근 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아로니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와송에 대해 다룬 채널A <신대동여지도> 36회(2014년 5월 10일 방송)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한국와송협회 박기영 회장과 한국와송협회 김태순 이사장은 부부관계이다. 그리고 어처구니없게도 <다큐M>에서 뇌종양을 치료했다고 나온 사례자 이병택 씨는 한국와송협회 박기영 회장의 손윗동서(한국와송협회 김태순 이사장의 처형)이다.

이쯤 되면 과연 아로니아로 큰 효험을 봤다는 사례자의 진실성마저 믿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아무리 돈을 받고 만든다고 해도 이처럼 제품과 직접적으로 연관성 있는 출연자들이 소개하는 방송을 만든다니, 이것이 과연 방송사에서 할 수 있는 짓인지 되묻고 싶다.
     
3) 기업의 자원봉사를 담은 미담성 다큐도 결국 돈 받고 만든 것
MBN 영업일지에 12월 11일 한국전력공사와 만난 기록에는 “소나무 방송 프리뷰 홍보기사 작성(12월 27일 방송), 광고주 컨펌 완료. 시티라이프, 이코노미 방송전 프리뷰 홍보기사 게재(22일). 홍보팀 15일에 전달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12월 17에는 “소나무. 홍보팀 시티라이프, 이코노미 프리뷰 기사 전달 확인, 22일, 23일 잡지 수령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이는 12월 이전에 한국전력공사가 돈을 주고 한전 홍보성 내용을 노출시켜달라고 한 것이 12월 27일 방송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광고팀에서는 이 방송을 홍보기사로 작성해서 광고주에게 내용 컨펌을 완료했으며, 홍보기사를 매경 자매지에 실리게 해주겠다는 계약내용이다. 실제 MBN <소중한 나눔 무한행복> 12월 27일 방송분에는 한전의 자원봉사팀이 낡은 장애인 가옥을 수리해주는 내용이 담겨있었고, 매경발행 주간지 <시티라이프>(2014년 12월호 459호), <매경 ECONOMY>(2014년 12월호 1788호)에 <소중한 나눔 무한행복>의 방송내용을 미담성 기사로 처리해서 게재했음을 확인했다.

4) 농협 목우촌도 2천만 원 내고 방송내용 주문
1월 5일 농협 목우촌과의 미팅 결과는 “알토란 협찬 제안서 접수(2천만원, 영양가 최고, 고기 고르는 법). 방영일자는 2월 중순이나 녹화 일정이 이번주 토요일로 최대한 빠른 답변  부탁. ○○○ 부장 검토 후 피드백 주겠다.”라는 내용이 있다. 실제 2월 8일 MBN <알토란>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꼭 먹어야 하는 이유 있다.’ 라는 내용을 방송했다.


△ MBN <엄지의 제왕> 2월 10일 방송의 ‘당근잡채’ 아이템을 다루며 당근의 효능을 강조하고 있다.

5) 돈 받고 당근잡채 아이템에 넣기

12월 10일 영업일지에는 농협(대행사 문애드)와의 만남에서 “(문애드) 엄지의 제왕 당근 아이템 노출 요청. 농협 1월. 2천~3천 사이 예상(분량따라 결정예정)”이라고 기록되어있다. 문제는 이 메모만으로는 당근을 PPL(간접광고)로 노출시켜달라는 것인지, 협찬인지 추측하기 어렵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저 <엄지의 제왕>에 당근을 노출시켜달라는 요청을 문애드가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2월 10일 <엄지의 제왕>은 바로 이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일 방송된 ‘2015 설날밥상 이렇게 바꿔라’에서는 ‘당근잡채’라고 해서 당면을 줄이고 당근을 많이 넣은 잡채를 소개했다. 1시간 25분 정도 방송하는 <엄지의 제왕>은 설날밥상을 건강하기 차리기 위해 여러 가지 요리가 등장하는데, 그중에서 당근잡채를 11분간 다뤘다. 방송은 당근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당근이 많이 들어가도 맛있는 잡채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방송을 실제로 확인한 결과, 당일 방송에는 간접광고가 포함되어있다는 표시가 전혀 없었고, 협찬사도 자막처리된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굳이 당근잡채라는 아이템을 넣은 것은 위의 요청을 수락해서라는 개연성이 매우 높다. 만약 실제 이 방송이 돈을 받고 만든 것이라면, 이것은 PPL도 협찬도 아니면서 불법으로 돈을 받고 제품을 선전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정당한 수입 명목이 없으니 탈세 의혹도 발생할 수 있다. 메모에서는 “2천~3천 사이 예상(분량따라 결정예정)”이라고 써있는데, 과연 11분 가량 방송한 당근잡채는 얼마를 받은 것일까.

게다가 MBN은 이후 2월 11일 <건강한 설 상차림 비법…건강 잡채 만드는 방법 공개!>라는 건강 생활기사까지 별도로 만들어서 ‘당근잡채’를 거듭 홍보했다. 보도한 기사는 “명절에는 칼륨이 나트륨 배출을 돕기 때문에 당근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지용성 비타민이 풍부한 당근은 베타카로틴도 풍부합니다.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비타민A로 전환돼 각종 효능을 발휘하는 베타카로틴은 야맹증 등 안과 질환을 예방하고 몸속의 배기가스라 할 수 있는 활성산소의 체내 세포 손상을 방지합니다. 또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을 무력화해 면역력을 높여줍니다.”라고 당근의 효능을 광고하고 있다.

6) 기타 확인되지 않았지만, 돈을 주면 방송 만들어준다는 제안들
12월 29일 한국철도공사와의 만남에서 “출범 9년 만에 첫 영업흑자로, 흑자를 이뤄낸 것과 관련하여 <다큐M> 협찬하는 방향에 대해 광고주 접촉중”이라는 메모가 있다. 이는 MBN이 철도공사의 치적을 홍보해주는 다큐를 만들어 방송할 테니 협찬하라고 권유한 것이다. 실제 이 방송이 만들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마사회와는 보다 적극적이다. MBN 영업팀은 마사회에게 도박 이미지 벗겨주는 일을 MBN이 해주겠다며 이벤트나 공공 캠페인의 이름으로 기획하자고 제안했다. MBN 영업일지에는 1월 7일 “○○○과장 미팅. 홍보팀과 IMC팀으로 분리, ○○○과장이 속한 IMC팀에서 대외적인 모든 광고 및 마케팅 업무를 담당. 한국마사회가 가진 도박적인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브랜드 홍보에 니즈가 있어 보여, MBN이 주관이 되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경마공원 행사 및 MBN 캠페인 제안한 결과 광고주가 호감을 보임. 정식적인 제안서 작성하여 접수 예정. 마케팅 전문가 팀장급 인원 금주 금요일부터 출근예정이며 곧 대행사 입찰하여 선정예정”이라고 적혀있다. 1월 12일에는 “홍보실장이 변경되면서 IMC팀을 신설하여 금년도는 자사브랜드 ‘렛츠런’을 홍보할 수 있는 BTL광고위주로 집행할 계획. 광고주는 한국마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도박이미지를 ‘렛츠런’ 브렌드로 이미지 변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 도박 이미지를 변경시키고자, 당사와 한국마사회가 공동주관하는 가족행사 기획 및 캠페인 구두상으로 제안, 광고주 흥미를 보이고 있어 당사 IMC팀과 협의하여 세부 제안서 작업중”이라고 적혀있다.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는 1월 8일 만난 기록에 대해 “12.01~2.28  3천만원 천명원 천마 광고 집행 중. 추가적으로 건강기능식품 홍보에서 강세를 보이는 당사 프로그램 천기누설과 지역특산물 홍보에 유리한 리얼다큐 숨 협찬 구두 제안. 광고주 측에서 흥미를 보이고 있으며, 천명원 천마 제품 판매와 직결되기를 원하고 있음. 정식적으로 3천만원 제안서 접수하고 협찬 유도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MBN 영업팀은 건강기능식품 홍보에 강세를 보이는 <천기누설>을 스스로 광고하고 있는 셈이다.

1월 12일에는 K2와 만남에 대해서는 “1월26일 경쟁P/T. 참여사:HSAd(現대행사), 오리콤, M허브 예산 : 상반기 약 100억(전 매체, 제작비 포함) 경쟁P/T에 ‘나는 자연인이다’ 등의 프로그램과 콜라보레이션 할 수 있는 기획안 요청(HASd)”을 논의했다고 적혀있다. 이 메모는 방송 프로그램이 광고주의 이익이나 요구를 제작에 계획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경쟁P/T에 프로그램과 광고를 콜라보레이션할 수 있는 기획안을 요청했다니, 지금까지 나온 것보다 더 기상천외한 광고성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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