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특집1> 성완종 물귀신 살생부 리스트에 오른 거물급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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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가 본국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전 메모와 육성을 통해 불법정치자금을 건넸던 인사들의 리스트를 남겼고, 이 리스트는 정치권에 메가톤급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완구 총리를 비롯해 이병기 비서실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홍문종 의원, 김기춘 전 비서실장, 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 리스트에 거명된 8명의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진행되는 정황은 ‘성완종 리스트’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검찰과 본국 언론은 이번 사건의 초점을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도지사에 맞추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조성 여부다. 특히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 홍 의원 등은 박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서 두 번의 대선을 도운 인물이다. 이들이 금품을 수수했다면 이는 박 대통령과 무관치 않다는 의미다. 사실상 현 정부의 칼을 맞게 된 성 전 회장은 죽음으로서 숨겨진 진실을 말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의 주범으로 낙인찍혔다가, 숨진 채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역시 정치권 인사들과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주에도 언급했듯이 그가 부도 이후 급속하게 성장하게 된 배경과 금융권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은 점 등은 정치권의 비호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됐고 진실도 묻혀버렸다. 여기다 유 전 회장의 사실상의 후계자인 유혁기 씨 역시 도피 중이고 정부의 신병확보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몇 개월의 간격을 두고 세상을 떠난 두 사람의 죽음에 감춰진 진실을 <선데이저널>이 쫓아가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전 회장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공통점은 정권에 의해 쫓기다가 목숨을 잃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경찰이 발표한 유 전 회장의 사인은 여전히 ‘사인불명’으로 남아있다. 또한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현 정부의 대선자금과 관련한 의혹을 받아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구원파 신도들은 ‘김기춘 전 실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김기춘 실장, 우리가 남이가!’라는 플랭카드도 경기도 안성 금수원 앞에 내다 걸었다.
뿐만 아니라 전 정권 실세들이 유 전 회장과 얽혀 있다는 의혹도 여러 곳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본보 943호가 보도한 우리은행과 신협의 대환대출건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금융감독원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계열사들이 금융권으로부터 4000억원에 육박하는 거금을 빌린 사실을 확인했다. 당연히 부실한 담보를 대가로 거액의 대출을 제공한 배경에 정관계 로비나 리베이트 등이 있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수상한 500억 대환대출

당시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계열사 70곳은 42개 금융사로부터 3747억원을 빌렸다. 1997년 3000억원에 이르는 부도를 내고 회생절차를 통해 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탕감 받은 세모그룹이 또다시 금융권으로부터 4000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받은 것이다. 문제는 이들 금융사들이 유씨 일가 계열사에 수천억원대 대출을 해주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회사의 자산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협 측이 세모 측에 대출해 준 돈 500억원을 우리은행이 대환대출해준 것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당시 행장이었던 이순우 행장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그리고 허태열 전 비서실장이 대구고 동문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의혹은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 소리 소문 없이 일부 은행에 대해서 가벼운 징계만을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의혹들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체로 발견되면서 사실상 묻혀버렸고, 이후 그 어떤 수사기관도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하지 않았다.

본지가 지난주에도 지적했지만 고 유병언 전 회장은 한 번 망했던 세모그룹을 빠른 시간 내에 재건했다. 유 전 회장은 지난 1986년 한강유람선 사업을 따내며 세모그룹의 사세를 대폭 확장했다. 당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는 데 전두환(83)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72)씨와의 인연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유 전회장이 부실기업으로 드러난 청해진해운 사업을 해가면서도 정관계 인사를 ‘관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또한 세모그룹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사업이 더욱 성장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선박 안전 운행 연수를 10년이나 늘리는 특혜를 받았다.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가 사업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던 유 전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대선자금을 뿌렸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러한 정관계검찰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며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그 이후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았다.


 

성완종의 죽음이 남긴 것들

자원비리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도 지난 정권과 현 정권에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특히 유병언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중견기업 회장이었던 성 전 회장은 정치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한 자신의 기업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에 적지 않은 돈을 뿌렸다.
하지만 돈을 받은 인사들이 그를 지켜주지는 못한 채, 오히려 자신을 제물로 정권의 위기를 벗어나려고 하자 죽음으로서 억울함을 드러냈다. 성 전 회장의 상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는 현 정권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과 돈 액수가 적혀 있었다. 이 리스트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만 달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 인천시장 3억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2억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원, 이름 없이 ‘부산시장’ 2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의 이름도 금액 없이 기재돼 있었다.

이후에 경향신문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는 성 전 회장이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담겨 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말했다. 이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은 돈의 용처에 대해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또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현금 2억원을 어디서 줬느냐’는 질문에는 “뭐 같이 (조직본부) 사무실 쓰고 어울려 다니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또 “홍문종 아버지를 잘 알았다”며 “홍문종 본부장 이 양반은 (내가) 국회의원이 되고 잘 알거든요. (2014년) 지방선거 때도 자기가 사무총장하고 같이 선거 치르고”라고 말했다. “다 신뢰를 갖고 해야 하는 건데 신뢰가 안 되니까 참 말을 다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성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홍문종 의원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 된다.  아직 구체적 정황이 공개된 것은 없지만, 리스트에 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는 유정복(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 인천시장, 2억 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는 서병수(선대위 당무조정본부장) 부산시장도 2012년 대선 당시 주요 직책을 맡아 돈을 받았을 의혹이 제기된다.

성, 대선 때 충청권서 핵심역할

성 전 회장의 이러한 폭로에 신빙성이 있는 것은 그가 박 대통령의 핵심은 아니지만 대선 과정에서 충청 지역 표를 모으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핵심 조직책하고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선진통일당 소속으로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에서 19대 초선으로 당선됐다. 대선을 두 달가량 앞둔 2012년 10월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을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의원으로 당적을 옮기고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합당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이 선진당 측 창구 역할을 맡았다.

합당 이후 성 전 회장은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직함을 부여받았다. 선진당 배려 차원에서 주어진 ‘명예직’이나 다름 없었지만, 성 전 회장은 선진통일당 세력을 조직화해 힘을 보탰다고 한다. 당시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충청권 표심을 모으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충청권 정·관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충청포럼’의 회장이자 ‘서산장학재단’의 설립자였던 성 전 회장은 본인이 그간 다져온 충청권 인맥을 가동해 선거 운동을 자발적, 열성적으로 도왔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설명이다. 성 전 회장이 ‘메모’에 포함된 친박계 핵심 인사들에게 ‘대선 자금’을 건넸다고 밝힌 때가 그가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바로 이 시점이기도 하다.

성 전 회장은 허태열 전 실장과 김기춘 전 실장에게 돈을 건넨 시점도 2007년 대선의 불이 붙고 있을 때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당시 박근혜 캠프 직능총괄 본부장이었던 허태열(당시 박근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 전 실장에게 7억 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2006년 9월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를 건넨 것도 경선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사건이 공소시효가 남아있는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완구 총리나 홍준표 지사 등이 해명을 하고 반박을 하며 논란의 중심에 있는 데 반해 허 전 실장은 잠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성완종 회장은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7억 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허태열 전 실장은 이런 내용이 보도된 직후 집을 나간 뒤 모습을 보이지 않아 성회장의 리스트가 상당한 신뢰성을 두고 있다. 허태열 전 실장은 지방에 체류하며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비해 법률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향방은?

검찰은 이미 칼을 들었으나 수사가 어디까지 번질지 검찰 스스로도 장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현재 검찰의 수사 관전포인트는 크게 5가지로 모아진다.
우선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제1호 검찰수사 대상으로 급부상한 점이다. 성 전 회장은 2013년 4월4일 오후 이완구 당시 후보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비타500박스’에 현금 3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총리는 “만약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현직 총리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직무집행정지를 할 수는 없다. 탄핵 소추를 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해임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성완종 금고지기’로 알려진 경남기업 한모 부사장은 비자금 32억 인출 기록이 담긴 USB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자금 인출 내역과 성 전 회장이 주장한 로비 내역을 대조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성 전 회장이 죽기 전 정치권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던 자신의 행적을 복기한 비밀장부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밖에 2013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주요인사와의 만남을 담은 ‘성완종 다이어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자료 확보에 나선 상태다. 성 전 회장은 자살을 선택하기 전 경향신문과 50분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일 새로운 사실들이 곶감단독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금품전달 시점과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내용이다. 금품로비 수사는 일반적으로 검찰이 정보를 틀어쥐고 내용공개 방법과 시점을 조율한다. 이번에는 언론 폭로 속도가 검찰 수사를 앞지르고 있다.

일단 수사팀이 관심을 두는 부분은 전체 횡령액 250억원 가운데 본사에서 건설 현장에 보내는 지원금(전도금) 32억여원과 성 전 회장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대아건설 등 계열사로부터 빌린 것으로 알려진 182억원 행방이다. 나머지 30억여원은 코어베이스 등 부인명의 회사의 용역계약금, 부인·아들 등의 급여와 퇴직금으로 사용됐다. 수사팀은 전액 현금으로 이뤄진 전도금의 경우 18대 대선 전인 2011∼2012년 집중적으로 회계상에 잡힌 점으로 미뤄 성 전 회장이 제공했다는 정치권 자금과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도금 외에 성 전 회장의 대여금 182억원도 검찰이 쫓는 다른 자금 흐름이다.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갖다 준 3000만원은 회사에서 빌린 돈”이라고 밝혀 대여금 용도를 둘러싼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특별수사팀이 자금을 따라가다 보면 ‘성완종 리스트’를 벗어난 의외의 인물이 드러나고 이는데 김한길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를 비롯해 거물급 여당의원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어 성종환 리스트 파문은 갈수록 점입가경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서 박근혜 대통령처럼 대형 사건 사고와 스캔들로 인해 임기 절반을 날려버린 대통령을 찾기 힘들다. 특히 직접선거가 시행된 이후 선출된 대통령 중에서는 더욱 그렇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대선에서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국정원 직원들이 온라인에 댓글 공작을 펼친 일이 드러나면서, 나라가 1년 내내 시끄러웠다. 이것을 수사하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사건으로 인해 물러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촉발된 각종 구설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집권 2년차를 맞이하면서 세월호 참사라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운행 중이던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는 무리한 변침으로 인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인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이 끔찍한 사건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으로 지난 1년이 훌쩍 지나갔다. 여기에 대통령이 사건 발생 7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구두로만 상황을 보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라 안팎이 시끄러웠다. 이를 두고 일본의 산케이 신문이 남의 나라 정상의 사생활을 비꼬는 일까지 벌어졌다.
세월호 사건이 잠잠해지자 오랫동안 곯아왔던 정윤회 문건파동이 터졌다. 정윤회 문건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박관천에 의해 만들어졌고, 이후 유출되어 문건의 내용을 세계일보가 보도하였다. 이 문건은 정윤회와 청와대 비서관 등 10인이 매달 강남의 한 중식당에서 모임을 가지며 국정 운영을 논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이 문건의 내용을 조사한 청와대와 검찰은 이 문건이 허위라고 결론 내렸으며, 검찰은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에 의해 유출되었다며 두 사람을 기소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국정이 사실상 마비됐고, 박근혜 정부 2년차 마지막을 이 사건으로 마무리됐다.
어느 덧 정권 3년차를 맞이한 올 4월. 이번에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성완종 게이트다. 현직 기업인이자 정치인이 죽음을 무릅쓰고 폭로한 이 사건으로 현 정국의 시계는 제로가 됐다. 대정부질문의 핵심 이슈였던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경제 활성화 방안 등 주요 과제들은 뒷전에 묻히고 말았다.
다음 달까지 여야가 입법을 완료하기로 한 공무원연금 개혁, 1주기를 하루 앞둔 세월호 참사 관련 후속 조치, 각종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 대법관 장기 공백을 불러온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 문제 등도 제자리에 멈춘 상태이다. 당초 여권은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인 8월 전까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계획했던 주요 국정과제 대부분을 마무리하거나 기반을 다져놓는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박근혜 정부는 결국 사상 초유의 정치 스캔들과 함께 정권 반환점을 돌면서 거센 국민적 저항과 의혹으로 20%대의 지지율 하락으로 대통령으로서의 국정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실제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윤회 관련 수사도 사실상 정권이 가이드라인을 정해준대로 끝난 것과 비슷하다. 일단 이번 수사 대상이 권력의 핵심부란 이유가 가장 크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전 현직 비서실장 3명이 모두 포함돼 있다. 순서대로 허태열, 김기춘, 이병기 비서실장까지 그리고 현직 이완구 국무총리가 포함됐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홍문종 의원과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친박 핵심은 아니지만 홍준표 경남지사 등이다.
이 중 홍준표 경남지사는 김진태 검찰총장과 사시 동기로 막역한 사이인데다 지난 총장 임명 시 홍 지사가 많이 밀었다는 공공연한 소문이 파다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고 성완종 회장은 평소 두 사람의 이런 막역한 관계를 알고 홍지사에게 부탁을 했으나 사실 상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리스트를 공개한 것으로 추측된다.

검찰이 이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지만 사실 소환조사도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찰이 한 고위관계자는 “성완종 전 회장의 폭로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소환조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의 핵심 실세들을 상대해야 하는 수사이다보니 그만큼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또 핵폭탄이 도사리고 있다. 성 전 회장은 홍문종 의원에게 전달한 돈이 대선자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12년 대선자금이 수사대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거명된 8명 중 홍준표 지사를 제외한 7명이 친박 핵심이고 돈도 대선자금이거나 대선 후보 경선자금과 연관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럴 경우 이번수사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고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차에 레임덕을 넘어서 식물정부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다보니 청와대로서는 국민적 의혹을 잠재우면서도 적절한 선에서 타협이 가능한 카드를 고심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별수사팀이 수사를 잘해도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는 어려운 수사라는 얘기다. 또 이런 수사는 통상 특검으로 넘어가게 되어있다. 정치적 의혹이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특별수사본부가 아닌 특별수사팀으로 명칭을 한정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수사팀에 전권을 줬다가는 어디로 튈지도 모를 상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당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호남 출신의 특수통 검사장이 수사를 세게 했는데도 ‘성완종 리스트’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발표하면 여론이나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피해 갈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검찰 내부 관계자들은 문무일 검사장이 특수통 출신이고 호남출신이어서 적절한 선택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렇지만 문무일 검사장을 선택한 것이 정말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것이냐? 아니면 모양 갖추기를 위한 것이냐? 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반응들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총장이 되기 이전까지는 ‘강골 특수통 검사’로 불려왔다. 그렇지만 검찰총장이 된 뒤에는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한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이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사찰의혹’, ‘정윤회 씨와 문고리 3인방의 국정개입 의혹’, ‘전 산케이신문 지국장 명예훼손 사건’ 등을 처리하면서 청와대 눈치 보기를 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별수사팀 구성이 검찰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사전에 협의한 결과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여기에다 검찰이 특별수사팀 구성을 발표한 타이밍도 어색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직후에 이뤄진 것이다. 사전 협의에 의한 것인지 오비이락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절한 타이밍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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