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물귀신 정국 막전막후> 김기춘은 왜 성완종을 죽이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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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성완종 물귀신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끝내 총리 취임 63일만에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압박한 검찰 수사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이와 관련 최근 성 전 회장이 생전에 가깝게 지낸 한 측근으로부터 “성 전 회장이 이번 수사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도하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기획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특히 우 수석이 성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1개월 전인 지난 2월경에 김진태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급 인사들을 잇달라 접촉했던 사실도 포착됐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권을 사정함으로써 반전을 꾀하고 있다는 본보의 보도와 일치한 시점이다. 즉, 검찰의 이번 사정 작업이 사실상 성 전 회장을 통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표적수사였음이 드러나고 있는 것. 특히 이번 수사가 지난 2009년 우병우 민정수석이 대검 중수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맡았던 노무현 수사와 판박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의혹제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성완종 사태는 김기춘이 연출하고 우병우가 극본을 쓰고 이완구가 실행에 옮기려다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선데이저널>이 성완종 지인 단독 인터뷰를 토대로 사건의 실체를 추적해 보았다.
리차드 윤(취재부기자)

▲ 성 전 회장이 만났던 한 지인은 20일 <선데이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사의 배후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사법고시 기수가 민정수석을 맡기에는 한참 낮은데도 불구하고, 민정수석에 임명됐던 데에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가 비서실장에 물러났지만 여전히 대(對) 검찰 관계에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사실상 이번 수사도 그가 초안을 작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두 사람이 앞에 나서서 사정을 주도하기가 어려운 만큼, 이완구 총리에게 총대를 메게 했다가 부메랑을 맞았다. 결국 박근혜 정권에 실컷 이용만 당하다가 토사구팽을 당한 성완종 회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8인의 뇌물 리스트를 남겨 김 전 실장과 이 총리의 경우 제 무덤 제가 판 꼴이 되고 말았다.

죽기 전 지독한 배신감 억울함 호소

성완종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시발점 내막과 배후를 추적해 보니 김기춘과 우병우 이완구 김진태로 이어지는 검찰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3월 중순부터 스스로 목숨을 끊던 4월 초까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을 만나 구명운동을 벌였다. 그가 자살하기 전 김기춘 전 실장의 평창동 자택 주변을 배회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명운동이 소용없게 되자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성 전 회장은 이런 선택을 하기 전에 몇몇 극소수의 지인들에게 검찰 수사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성 전 회장이 만났던 한 지인은 20일 <선데이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사의 배후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우 수석이 김진태 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급 간부들을 만나서 수사를 기획한 것으로 성 전 회장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수사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던 우병우 수석의 방식과 비슷하다는 데서 이런 확신을 가졌다”고도 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검 중앙수수부 과장시절 노 전 대통령 수사 실무를 진두지휘하면서 수사상황을 언론에 노출시켜 피의자 등 수사 대상자들을 정치적·사회적·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일종의 ‘여론몰이식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성 전 회장이 가장 억울해하는 부분이 바로 별건수사였다고 한다.

실제로 3월 19일 검찰이 경남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기 전 이미 언론에서는 경남기업에 대한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진행했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사업과 관련해서 언론에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사건은 이미 2012년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에서 수사를 한 후 무혐의가 나온 사안이기 때문에 성 전 회장의 의혹은 짙어갔다.

별건수사 가장 억울해 해 

실제로 검찰은 지난 3일 성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다음날 새벽 4시까지 16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95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정부지원금 등 800억원을 챙기고 회삿돈 25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고 성 전 회장의 부인과 아들 등 가족의 비자금 조성과 회삿돈 유용 혐의를 거론하며 조사의 강도를 높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 성 전 회장의 변호인에 따르면 검찰은 조사 당시 부인 동모씨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특정 회사의 이름을 말하며 신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동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동씨가 실소유주인 ‘코어베이스’와 ‘체스넛’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러나 검찰이 고 성 전 회장을 조사하면서 거론한 회사는 ‘코어베이스’와 ‘체스넛’ 등과는 다른 별개의 기업이었다고 변호인은 밝혔다. 이에 대해 고 성 전 회장은 검찰이 비자금과 관련해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회사 이름을 거론했다는 말을 변호인에게 했다고 한다.
검찰은 또 고 성 전 회장의 아들이 법인카드를 이용해 4년 동안 1억6000여만원의 회삿돈을 사용한 정황이 있다며 구체적인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고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자원개발 의혹 수사를 벌이다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자 가족들을 뒤지며 압박하는 등 사실상 별건 수사를 했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성 전 회장은 이와 함께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생명을 바쳐서라도 이름 석 자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보가 만났던 인사는 “우 수석은 사실상 김기춘 전 실장의 오더를 받아서 이번 사정을 기획한 것으로 그는 봤다”고 말했다. 그는 “목숨을 끊기 전 김기춘 전 실장의 집 근처에서 그를 만나려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우병우 배후가 김기춘

성 전 회장이 김 전 실장을 만나려고 시도한 흔적이 발견된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경찰 무선 교신 녹취록’에는 성 전 회장이 9일 자살을 하기 직전 김 전 실장의 자택 인근에서 배회한 정황이 확인됐다.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김 전 실장의 자택과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포착된 것이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평창동 K빌리지와 평창동 정토사 인근을 맴돌았다.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과 만남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성 전 회장은 CCTV 기준으로 오전 5시 33분 형제봉 매표소에 도착해 오전 9시쯤 김 전 실장의 자택에서 400m 떨어진 K빌리지를 지나 오전 11시 5분쯤 정토사를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의 신호가 잡힌 정토사 인근이 김 전 실장의 자택을 중심으로 형제봉 매표소와 정반대에 있는 것으로 볼 때 자살하기 직전 김 전 실장의 집을 들렸을 개연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성 전 회장이 이번 수사가 김기춘 감독, 우병우 각본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그가 파악한 바로는 우병우 수석이 김진태 총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을 2월과 3월에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이 김 전 실장과 우병우 수석과의 관계가 각별하게 판단한 것은 우병우 수석이 민정수석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김 전 실장의 영향력이 컸다고 봐서다.
실제로 우병우 수석은 연수원 기수가 한참 낮은데도 민정수석을 할 수 있었던 우 수석은 연수원 19기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법연수원 13기, 김진태 검찰총장은 연수원 14기다. 나이는 우 수석이 두 사람보다 열 살 넘게 어리다. 우 수석이 김 전 실장의 눈에 든 결정적 이유는 정윤회 사건 때문이다.  ‘문건 유출’ 수사는 청와대 입장에서 더 이상의 ‘악재’ 없이 무난히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 안팎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우 수석의 업무역량을 높게 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김 전 실장 재직 시에 그는 우 민정비서관의 상관인 김영한 전 민정수석을 제치고 ‘직보’를 받으며 힘을 실어줬다.

검찰 핵심 요직도 우 수석과 가까운 사람들로 채워졌다.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조상준 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장이 대표적이다. 최 차장과 우 수석이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 우 수석이 대구지검 특수부장 때 조 부장이 부하 검사였다. 김 전 실장은 비록 자신은 물러났지만 검찰 라인은 모두 자신의 손으로 그림을 그렸다. 우 수석이 대표적 인물이고 과거의 대검 중수부를 대신해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그를 통제하는 검찰 수뇌부 모두가 김기춘 전 실장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결국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성완종 전 회장이 김 전 실장을 통해서 구명을 시도했으나, 김 전 실장이 그를 모른 체 했고, 성 전 회장은 그의 이름을 메모에 올렸다.

金 총대 맨 이완구의 몰락

그렇다면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총리를 겨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김 전 실장과 우 수석을 대신해 총대를 메고 나섰기 때문이다. 물러난 비서실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정수사를 기획했다면 이것은 정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대외적으로 이러한 명분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 총리는 총리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대적 사정 수사를 예고하고 나선다. 실제 이완구 신임 총리가 3월12일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 다음날 포스코 수사가 시작됐고, 일주일 뒤에 성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이유는 오래된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성 전 회장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 총리의 이런 인맥관리에 대해서 이미 청문회 과정에서 짚은 적이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고 성완종 전 회장을 알기는 했지만, 수시로 연락할 만큼 친한 사이는 아니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검찰 특별수사팀이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성 전 회장의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전화를 건 건 153건, 그리고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 전화한 횟수는 64건으로,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전화는 1년간 모두 217차례로 파악됐다. 이런 관계에도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의 요청을 모른 체 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그를 밟고 자신의 위치를 곤고하게 하려 했다. 
그렇다면 여전히 김기춘 전 실장과 우병우 민정수석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는 검찰이 과연 이번 수사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을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지난주 본지가 언급했듯이 이번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은 2012년 대선자금에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느냐에 달렸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이던 홍문종 의원에게 대선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정식 회계처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홍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쓴 셈이 된다. 공소시효도 충분하다. 문제는 검찰의 의지다. 정권의 정통성을 뒤흔들 만한 사안인데 검찰이 손댈 수 있을까. ‘김진태 검찰’의 궤적에 비춰볼 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본지가 지난주 단독으로 보도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불법 쪼개기 후원금도 검찰의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본지는 지난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있는 이 총리의 후원금 명단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이후 본국에서는 몇몇 언론들이 이 후원금 명단에 주목하며 후속보도가 잇따랐다. 이 총리가 물러난 것도 이런 의혹들이 제기된 후다. 따라서 이 총리는 불법선거자금을 비롯한 전반적인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 등에서는 ‘쪼개기 입금’을 통해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한 시점은 2013년 4월 4일로, 이 총리가 출마했던 충남 부여ㆍ청양 재선거(4월 24일)의 후보 등록 첫날이었다. 성 전 회장은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완구도 지난번에 보궐선거 했지 않나. 선거 때마다 조금씩 다 주고받고 그러는 거고… 그래서 나는 성심 성의껏 했다. 선거사무소에 가서 한 3,000만원 줬다”고 했다. 선거자금 명목의 돈이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15ㆍ16대 국회의원과 충남도지사 등을 지냈던 이 총리는 당시 선거에 당선돼 19대 국회에 재 입성했다.

문제는 4월 4일 이후, 이 총리에게 500만원을 후원한 고액 기부자들이 모두 ‘회사원’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수상한 점은 본지가 지난주 보도했던 것처럼 이들 모두 직업란에는 ‘회사원’으로만 기재돼 있다는 점이다. 일주일 사이에 회사원 11명으로부터 5,500만원을 기부 받은 셈이다. 하지만 7~80세 이상 고령의 회사원들이 50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정치 후원금으로 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치권에 오래 몸담았던 한 인사는 “서민에겐 거액인 500만원을 후원금으로 선뜻 내는 회사원들은 거의 없다”며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 측이 지인과 지인의 지인 등을 동원해 후원회 계좌로 분산 입금하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귀띔했다. 성 전 회장한테서 받은 3,000만원을 500만원 단위로 나눠 타인의 명의로 후원금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물론, 정치자금 기부 시 직업란은 기부자가 임의로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 11명이 실제로 일반 회사원이라고 단정하긴 이르다. 하지만 ‘3,000만원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는 만큼, 검찰 조사과정에서 성 전 회장 주장의 진위 검증은 물론, 당시 이 총리 측에 건네진 ‘후원금 5,500만원’의 정확한 출처와 기부경위 등도 파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이 돈의 실제 기부자와 선관위 기부자 명단이 다르면 불법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성 전 회장의 3,000만원이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이 돈의 처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지가 꿀꺽 먹었지”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금품 수수 의혹을 거듭 부인한 뒤, ‘500만원 후원자 명단’과 관련해 “충남ㆍ대전에 사는 분들일 것이며, 회사원도 학연, 대개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던 분들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이완구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성완종 전 회장이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온 인사들이다.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성 전 회장은 이들을 통해 구명로비를 시도했다가, 거절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이들을 언급한 것도, 구명로비와 관련된 억울함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스트에 언급된 인사들 중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문종 의원이 언급된 것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세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성 전 회장은 세 사람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 줄을 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선거자금을 댔을 가능성이 높다. 세 사람이 지난 대선에서 핵심자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 김기춘·허태열·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드리워진 의혹들이 소매치기 수준에 불과하다면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 불법모금 의혹들은 특수강도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유정복·서병수 두 시장은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각각 직능총괄본부장과 당무조정본부장을 맡았다. 유 시장과 성 전 회장은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지난해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유 시장 후보 캠프를 찾아 지원유세에 나선 것은 물론 조직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청지역 출신 인구가 30%대에 이르는 인천의 특성상 성 전 회장이 이끈 충청포럼과 서산장학재단의 조직력은 유 시장에겐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이다.
실제 성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24일 당시 중앙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이인제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 충남도당 위원장 자격으로 유 시장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 충청향우회 중앙회 총재를 역임한 인사 등 충청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됐다는 점이 지원방문의 성격을 말해준다. 성 전 회장이 개인 일정표에 선거 지원 일정 외에 유 시장과 4회 만난 사실을 기록해 둔 것도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추정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유 시장 역시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자원비리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으로부터 구명 요청 전화를 받은 사실도 인정했다. 하지만 유 시장은 과거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만난 관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처럼 금품이 오간 사실은 물론 대선 캠프 당시의 금전적 지원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유 시장 측은 “유 시장 외에도 정치권의 수많은 인사들과 계속해서 만났을 텐데 유 시장과 몇 번 만난 사실이 그렇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 전 회장 메모에 나온 ‘부산시장’으로 지목되는 서병수 부산시장도 성 전 회장과의 친분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서 시장은 성 전 회장의 자필로 이름이 직접 적혀 있지 않은 데다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캠프에서의 역할과 그와 10차례 만났다고 쓴 성 전 회장의 기록 때문에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서 시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당무조정본부장을 맡았다. 박근혜 후보의 선거비용으로 충당할 ‘약속펀드’ 발행에 나서 목표액 250억원 모금을 3일 만에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479억원과 485억원을 공식 선거자금으로 썼다고 중앙선관위에 신고했다.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인 559억원에 못 미치는 액수다. 문제는 국고로 보전받는 이 비용 대신 공식 선거기간 전에 조직관리 등에 들어간 돈이다. 본격적인 캠프가 꾸려지기 전 서 시장은 당 사무총장과 함께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서 시장은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던 2012년 대선 때 선진당 원내대표였던 성 전 회장과 양당 통합작업을 했다”면서도 당무 차원의 만남이었다고 의미를 축소하는 모양새다. 예정된 시장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며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함께 있었던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당시 중앙선거대책위 조직총괄본부장)도 성 전 회장이 남긴 육성 증언으로 본격적인 수사를 피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선 캠프 3인방으로 불리는 홍문종 의원과 유 시장, 서 시장의 수사 결과에 따라 국면은 대선 비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수사가 주목되는 이유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경남기업과 성 전 회장 측근 인물들에게서 추가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홍준표 경남지사는 결국 굴욕적으로 출국정지를 당하기까지 하는 등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에 처해 있어 수사가 불가피할 조짐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리스트가 대한민국 정가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실세 정치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로비장부 속에서 7~8명의 야당의원들이 추가 드러났으며 있으며 김한길 추미애 의원의 이름들이 거론되자 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드러난 대로 김기춘(10만 달러), 허태열(7억), 유정복(3억), 홍문종(2억), 홍준표(1억), 부산시장(2억), 이완구(3천), 이병기 비서실장과 서병수 시장의 이름이 성회장의 메모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전해진 불법정치자금 불법정치자금으로 두 번에 걸쳐 치러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자금을 귀결된다.

문제는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받은 돈의 성격이다.
이미 20일 총리사의 의사를 밝힌 이완구 총리의 검찰 수사는 당연한 사안이나 홍준표 지사의 경우 1억원이 정치자금이 아닌 뇌물성이라는 데서 사안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결국 굴욕적으로 출국정지를 당하기까지 하는 등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에 처해 있어 수사가 불가피할 조짐이다.

이번 상란의 가장 핵심은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건네진 7억원과 홍문종 의원이 받은 2억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에서, 그리고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건네진 2억과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전해진 3억과 2억은 지난 대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돈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대선 캠프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드리워진 의혹들이 소매치기 수준에 불과하다면 박근혜 대통령 대선자금 불법모금 의혹들은 특수강도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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