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LA방문 때 ‘역사왜곡 사죄요구’ 동포사회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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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 3.1여성동지회(회장 홍순옥), 흥사단(미주위원장 정영조), 김좌진 장군기념사업회(미주회장 권욱종)등 광복운동 단체는 물론 애국동포단체연합회(대표 회장 김봉건), 가주한미포럼(국장 김현정)을 포함한 남가주 한인단체들이 오는 1일(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LA 방문 때 일본의 역사왜곡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 등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또한 이번 대규모 시위에 중국, 필리핀 등 동남아 전쟁 피해국 커뮤니티 등도 함께 참여하는 방안도 강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LA는 우리 조국이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의 요람지였다”면서 “일본이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 없이 역사왜곡을 자행 하면서 그 책임인 아베 총리가 LA를 방문한다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동포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성 진 취재부 기자>

한인단체들은 한인언론들의 협조로 1일 오전 9시 30분부터 빌트모어 호텔 앞에서 오찬 참석자들과 행인들에게 아베 총리의 역사왜곡을 알리는 시위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참상을 알리는 전단을 배포하기로 했다.
한인단체들은 시위에 목적을 분명히 할 성명서, 피켓구호 등을 준비할 것이라며, 참여할 동포들의 편의를 위해 단체 버스 등을 마련하기로 하였으며, 시위 참석자들이 경건한 복장으로 참가해 유의 해주기를 당부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LA를 방문해 다운타운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미·일 경제인들과 오찬을 하고 에릭가세티 LA 시장과 면담을 할 예정이다.

한편 아베 총리를 향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 일제의 식민지배 및 전쟁 범죄를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라는 미국 내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언론들과 연방의원들을 포함해 지식인과 학자들의 언론 투고와 인터뷰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침략을 공개로 인정하고 명시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관측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29일 미국 의회 연단에 서도 그는 역사왜곡에 대해 사과가 없었다.

교묘한 발언으로 핵심사안 피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아베 총리와 일본의 역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방미의 성공 여부는 아베 총리가 얼마나 정직하게 일본의 전쟁 역사를 마주할 것인 지에도 달려 있다”고 밝혔다.
NYT는 “아베 총리가 공개적으로는 전쟁에 대해 반성(remorse)을 표하고, 성노예 문제를 포함해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과거의 사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자신의 발언에 ‘모호한 수식어(vague qualifiers)’를 덧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가 사과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희석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 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일본이 21세기에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기를 아베 총리가 희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은 자국의 과거에 대한 비판을 계속 거부하려 한다면 더 큰 역할을 신뢰감 있게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매체로 평가되는 NYT의 이 같은 사설은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 주의적 언행에 대한 미국 주류사회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도 이날 도쿄 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는 의회연설에서 지난 70년간 미국과 일본이 평화적 협력과 공통의 가치를 추구해온 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한다면 이 중요한 올해에 동아시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이어 “아베 총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일부 보수층 학자들은 일본군 위안부의 숫자가 훨씬 적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매춘부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일본의 전쟁범죄 행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나쁘지 않았다고 까지 말한다”고 비판했다.

WP, 과거역사의식 강조

WP는 또 “역사수정주의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주변국에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입힌 데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어떻게 다룰지 분명치 않다”며 “공개적으로는 과거의 담화를 ‘전체로서’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핵심어인 ‘식민지배’와 ‘침략’을 다시 쓸지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진보 성향의 미국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쿠스 유에스에이’(PoliticusUSA)는 이날 칼럼을 통해 “아베 총리는 공개적으로는 미안하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로 아베에게는 식민지 여성을 위안부(성노예)로 삼은 것이 불편한 진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라크슨 해랄드슨 명의로 된 이 칼럼은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1996년 유엔보고서가 수정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것이 1993년 고노 담화가 실수였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미국인들로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진주만과 ‘바탄 죽음의 행진’을 기억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은 일본의 주요한 희생자들 이었다”며 “한국 외교부의 말대로 아베 총리는 이번 의회연설에서 진정한 참회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또 “과거에 대한 거짓말 위에 세워진 미래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적어도 안전하지 않다”며 “아베 총리는 전쟁 당시 일본의 극악무도했던 행동에 대해 깨끗이 털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선은 편하고 불편하고의 문제일 수 없으며 환상보다 진실이 더 나은 토대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우리가 중국의 매우 전정한 위협 앞에 직면해있다면 역사의 매우 진정한 사실들과도 마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 동아시아문제 칼럼니스트인 에몬 핑글톤은 19일 자 미국 잡지 포브스에 실은 ‘베이너 의장이 일본의 가장 해악스런 총리에 아부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총리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사과 안하기’(unapologize)”라며 “아베 총리는 오웰리언(전체주의자)과 같은 태도로 일제의 악행으로 고통을 겪은 아시아와 미국, 서유럽, 러시아의 수백만 명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회 합동연설에서 사과촉구

미국 컬럼비아대 제랄드 커티스 정치학 교수도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에 실은 기고문에서 아베 총리가 이번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미국 상이군인회(DAV)도 나섰다. 이 단체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에 붙잡힌 미군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일본 기업들은 아베 총리 방미를 계기로 이 사실을 정식 인정하라”고 베이너 하원의장 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는 한국정신대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미국•중국 •대만 시민사회단체는 23일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과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을 비판하면서 “합동연설 때 반드시 공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연방하원 의원 25명이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해 23일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에게 전달했다. 4월26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로서는 20명이 넘는 의원이 서명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이다.
친한파 의원인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 등 민주·공화당 의원 25명은 이날 연판장에서 “아베 총리가 역사를 직시하면서 (식민지 지배를 사과하고,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무라야마·고노 담화를 재확인하고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종전 70주년을 맞아 워싱턴을 방문한다는 점을 아베 총리가 최대한 활용해 치유와 화해의 비전을 가지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명 참여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 17명, 공화당 소속이 8명이다. 아베 총리를 초대한 당사자인 존 베이너(공화당) 하원의장이 당내에 함구령을 내렸는데도, 로이스 외교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비판적이면서도 외교위원장이란 자리 때문에 중립을 표방해 왔지만, 결국 소신을 지켰다.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미국 중진의원으로서는 최초로 글렌데일 소녀상을 참배한 의원으로서 평소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해 양심적인 발언을 강조해 온 의원이다. 그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강한 비핀자이며, 역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줄기차게  비판을 가해 온 의원이다.
마이크 혼다 의원도 일본계이지만 평소 양심에 따라 일본의 전쟁범죄를 강하게 응징해왔으며, 특히 2007년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 주도적 역활을 했다.
이 밖에도 공화당 수석 부총무를 지낸 피터 로스캄(일리노이), 민주당 선대위 의장 출신인 스티브 이스라엘, 23선의 찰스 랭글(뉴욕), 히스패닉 코커스 공동 의장인 린다 산체스(캘리포니아) 의원 등은 의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중진들이다.
지난해 6월 일본이 고노 담화를 재검토하겠다고 했을 때 연명서한에 서명한 의원은 18명이었는데, 이번에는 25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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