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파문, 유력 일간지 느닷없는 보도에 주식시장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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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파문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력 일간지들까지 기본적 사실도 확인하지 않은 보도가 주식시장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FDA의 NDI승인, 즉 ‘먹을 수 있는 신물질’이라는 승인이 ‘여성 갱년기 장애효능 승인’으로 둔갑돼 보도되면서 난리가 난 것이다.
지난 13일 오전 9시, 증시 개장 전 8일간 하한가 행진을 하던 내츄럴엔도텍에 ‘사자’ 주문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개장 전 사자주문이 무려 196만주, 전체주식 1940여만주의 10%에 달했다. 하루전날인 12일의 거래량이 만9천주였으므로 개장전 사자주문량만 전날 전체거래량의 백배를 넘어선 것이다. 하루 전날부터 8일간 하한가에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제대로 팔수가 없었던 주식인데 갑자기 언론보도 직 후부터 사자주문이 폭증한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내용을 <선데이저널>이 따라가 보았다.
조현철(취재부기자)     

▲ 유력 종합일간지에서 느닷없이 백수오에 대한 원천기술이 사장되서는 안된다는 보도가 나가자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었던 네츄럴엔도택의 사자 주문이 몰려 주식이 100배이상 급증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것은 대혼란의 서막에 불과했다. 이처럼 13일 증시개장전부터 사자주문이 폭발한 것은 한 유력 일간지의 보도 때문이다. 이날 새벽 3시 4분 한 중앙일간지 웹사이트에는 ‘백수오 원천기술마저 사장돼선 안 돼’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이글의 요지는 백수오 피해자들을 위해 검찰은 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의 고의성여부를 철저히 밝히고 엄단하라, 하지만 백수오는 1-2년전만 해도 정부와 시장이 환호하는 혁신적 원료였으므로 원천기술마저 사장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칙임을 강조하면서 다만 백수오 관련 원천기술은 살리자’는 내용이다. 백수오가 혁신적 원료라고 한다면 이를 사장시켜서는 안된다. 좋은 지적이다.

유력일간지 보도에 투자자 기대심리 자극

새벽 3시부터 내츄럴엔도텍이 보유한 백수오 원천기술을 살리자는 일간지 보도가 나가자 내츄럴엔도텍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었고 이미 이 회사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물론 일반 주식투자자들까지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자주문이 폭증한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다는 유력일간지에 게재된 기사이다보니 투자자들이 혹하고도 남을 만 했다.
이미 FDA의 NDI인증은 효능승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여러차례 보도되고 회사측도 인정했지만 거대일간지 보도이다 보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에 불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이 기사는 기본적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은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은 미국 FDA가 여성갱년기 증상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인정받았다’라고 보도한 것이다.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심지어 내츄럴엔도텍조차 부인하는 내용이다. FDA가 백수오에 대한 효능을 인정하지 않았음에도 FDA가 효능을 인정한 제품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미 FDA 승인제품으로 둔갑 보도

내츄럴엔도텍도 명백히 밝히고 있듯 FDA의 NDI인증이란 ‘먹을 수 있는 신물질’이라는 의미이지 FDA가 효능을 승인한 것은 아니다. FDA 홈페이지도 NDI인증이란 ‘새로운 물질이 식용으로 가능하다’는 인증이라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NDI 인증이란 제품의 효능을 평가하고 승인하는 절차가 아니므로 효능과는 아예 무관한 것이다. 즉 FDA로 부터 효능을 인정받으면 그것은 ‘의약품’이 되는 것이지만, FDA의 NDI 인증을 받으면 건강보조 식품 [건강대체 식품]으로서 먹을 수 있으므로 판매는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내츄럴엔도텍의 에스트로지는 의약품으로서 효능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도 밝히듯 NDI 즉 ‘먹을 수 있는 신물질’ 이라는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내츄럴엔도텍 홈페이지만 봐도 알 수 있고, 미국 FDA 홈페이지에서 NDI를 검색하면 단 번에 효능과는 전혀 무관한 인증제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일간지는 이같은 기본적인 확인도 하지 않은채 백수오가 미국 FDA로 부터 여성갱년기증상개선에 효과를 인정받았다고 보도한 것이다. 아무런 효능도 인정받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신물질’이라고만 승인받은 것을 ‘FDA가 갱년기증상개선 효능을 인정했다’고 둔갑시킨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여성갱년기 증상개선에 효과가 있는 우수한 원료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다. FDA는 효능 승인을 하기는 커녕 효능평가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효과가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우수한 효과가 있다고 덧붙인 것이다.

허위보도 나가자 폭락주가 대반전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8일간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주, 주식투자자이 큰 손해를 보고, 일반 소비자, 홈쇼핑업체, 백수오재배농가들도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사는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고 일어나면 주가가 하한가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팩트를 확인했어야 했다. 내츄럴엔도텍의 FDA NDI인증이 효능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됐고 회사도 인정한 내용이며 내츄럴자체 홈페이지에도 신원료인증이라고 명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사실관계를 잘못 보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내츄럴엔도텍이 최근에는 말을 바꿔서 FDA NDI 인정은 효능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언론보도를 검색해보면 그동안 김재수 사장은 숱한 인터뷰를 통해 FDA NDI승인이 제품의 안전성은 물론 기능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왔다. 그리고 언론들은 김사장의 말에 대해 검증하지 않고 ‘받아쓰기’만 계속하며 기능성, 즉 FDA로 부터 효능을 인정받았다고 보도해 왔다. NDI가 무엇인지만 구글에 검색했어도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우리 언론은 받아쓰기만 해왔고 그 같은 타성이 이같은 결과를 나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짜백수오 논란이라는 민감한 상황에서도 또 다시 그 같은 ‘받아쓰기’를 그대로 계속한 것은 의혹이 아닐 수 없다. 말하자면 이번 기사는 최근 언론들의 보도내용과는 사실상 정반대의 내용으로, 그동안의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울 정도임에도 허위사실이 여과없이 보도된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내츄럴엔도택 주식 진풍경을 연출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식시장 개장과 함께 196만주 사자주문이 몰린 내츄럴엔도택의 주식은 이날 하루 진풍경을 연출했다. 8일 연속하한가를 기록하며 제대로 거래조차 되지 않던 주식이 9시 3분에 하한가를 잠시 벗어났다 다시 하한가로 내리는가 했더니 9시 13분부터 하한가를 본격 탈출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량거래를 수반했음은 물론이다. 이 회사 전체 주식은 총 1940여만주, 오전 10시14분 거래량이 전체주식수를 돌파했다. 한바퀴 돈 것이다. 점차 내림폭을 줄여가는 가 했더니 오전 11시3분 마침내 오름세로 돌아섰다, 파란색 내리막 화살표가 빨간색 오르막 화살표로 바뀐 것이다. 그러다가 오름폭은 더 커졌고 전일종가보다 859원, 즉 8%까지 상승했다. 8일 하한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급격한 호재가 출현한 양상이며 그 호재는 다름아닌 조간의 ‘FDA 백수오 효능인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FDA NDI가 효능인정이 아니라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었던 만큼 오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오름세로 돌아선지 1시간 30분만인 12시 34분부터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때 거래량은 이미 3530여만주, 전체주식의 약 2배가 거래된 뒤였다. 그리고 2시직후부터 하한가에 접근하더니 2시 15분부터는 내리 하한가를 기록하며 결국 폐장까지 이어졌다. 9일 하한가가 된 것이다. 거래량은 약4천7백만주. 하루동안에만 전체주식의 2.4배가 거래되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하한가였고, 하한가 매도잔량만 75만주에 달했다. 거래액은 5천6백30억원, 삼성전자 거래액의 2.1배나 됐다, 거래량과 거래액은 내츄럴엔도텍이 상장된 코스닥 시장뿐 아니라 코스피시장까지 통틀어 1위였다. 누가 이 주식을 샀는지 봤더니 결국 개인들이었다. 외국인은 203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은 136억원어치 순매수, 기관은 15억원 순매수였다. 외국인은 손을 털고 개미투자자 들간에만 손바뀜이 일어난 것이다.  이날 고점에 매입한 사람은 평가손이 약 23%에 달하는 큰 손해를 입은 셈이다.

보도에 현혹된 투자자 혼선 초래

중앙일간지의 오보가 개인투자자들의 ‘혹시나’하는 투자심리에 자극했고 이에 현혹된 투자자들이 또 다시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13일 큰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주식매입단가가 만천원에서 만2천원대로 낮아져 한숨 돌릴 가능성은 있다. 새로 갈아탄 주주들이 어느 정도의 하락은 감내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수오의 이엽우피소 혼입, 백수오효능에 대한 의혹, 김재수사장 등의 그간의 거짓말 행진, 제품판매의 사실상 중단 등을 감안하면 여건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예전처럼 8일 하한가가 없을 지는 몰라도 큰 손실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중앙일간지의 오보는 중앙일간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유감없이 입증한 사건이며 그만큼 책임도 막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 오보파문으로 그동안 주식을 팔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던 투자자들은 그나마 8분의 1토막이라도 건지는 등 매도라도 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오보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손을 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준 셈이다. 그러나 또 다른 투자자들을 다시 내추럴호에 탑승시킴으로써 이들이 선의에 피해를 입게 된다면 그들의 손가락은 다시 한번 언론을 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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